품목정보
출간일 | 2019년 05월 17일 |
---|---|
쪽수, 무게, 크기 | 772쪽 | 934g | 140*205*40mm |
ISBN13 | 9791189982027 |
ISBN10 | 1189982021 |
출간일 | 2019년 05월 17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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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772쪽 | 934g | 140*205*40mm |
ISBN13 | 9791189982027 |
ISBN10 | 1189982021 |
올림픽을 앞두고 벌어진 연쇄 폭발 사건 전 국민이 염원하는 올림픽을 방해하려는 한 청년의 이유 있는 반란 오쿠다 히데오의 장편소설 『올림픽의 몸값 1, 2』의 합본 개정판인 『양들의 테러리스트』가 은행나무에서 출간되었다. 2010년 첫 출간 이후 9년 만에 제목과 표지를 새롭게 단장한 『양들의 테러리스트』는 ‘작가 오쿠다 히데오의 완성’이라 해도 좋을 만큼, 우리가 알고 있는 그의 소설이 지닌 독특한 매력과 그동안 보지 못했던 새로운 개성을 모두 느낄 수 있는 걸작이다. 이야기는 경시청 경시감의 자택 폭발 사고에서부터 시작된다. 대담무쌍하게 경찰에 협박장까지 보내는 테러범의 요구는 당돌하다. 올림픽을 무사히 치르고 싶으면 8000만 엔에 달하는 몸값을 지불하라는 것. 경찰은 외부에는 철저하게 비밀에 부친 채 수사를 진행하지만, 범인은 잡히지 않고 테러는 계속된다. 그렇게 올림픽 개회식 날짜는 점점 다가온다. 『양들의 테러리스트』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이 소설이 오쿠다 히데오의 첫 번째 본격 서스펜스 작품이라는 것이다. 캐릭터보다는 철저히 이야기의 힘으로 총 56장에 달하는 거대한 서스펜스 세계가 움직인다. 하지만 이는 단순한 사건의 나열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교묘한 트릭을 첨가해 사건에 대한 긴장감을 가중하고, 고증을 바탕으로 한 리얼리티와 섬세한 묘사로 놀라운 흡인력을 발휘한다. 뿐만 아니라 전혀 다른 부류의 네 명의 중심인물을 통해 개인과 사회의 관계, 국가의 역할 등에 대한 묵직한 주제를 전달한다. |
도서관에 들렀다가,
‘오~! 언제 신간이 나왔지?!’하며
잽싸게 펼쳐봤...............지만,
..펼쳐보니 <올림픽의 몸값> 개정판이라서 다소 아쉬움.
재기발랄한 그의 다른 작품과 달리
다소 묵직함와 어두운 분위기가 풍기는 작품.
더불어, 주로 현대 배경이었다는 여러 작품들과 달리
이 작품은 일본 패전 후 동경올림픽이 준비되던 1960년대 초반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라서
다소 색다른 느낌으로 읽었던 기억.
원제 : 올림픽의 몸값
2010년 두 권으로 출간됐던 <올림픽의 몸값>이
<양들의 테러리스트>라는 새로운 제목으로
2019년 합본 개정판이 다시 나왔다.
원제로 쓰일 만큼
내용을 이끄는 사건은 올림픽의 몸값이 맞겠으나
사건의 발단에 이르는 동기 측면에선
새로운 제목이 숨은 의미를 잘 전달하고 있는 듯하다.
전후戰後 피폐한 역사를 써내려가야 했을 전범국은
이웃국가의 살신성인 도움으로
뜻하지 않은 전쟁특수를 누리며
패망이란 말 대신 스스로 희망찬 종전을 맞이하기로 한 일본.
남의 불행을 나의 행복으로 쌓아올려
급기야 일본은 첫 올림픽을 개최하게 된다.
하루가 다르게 경기장과 신식건물들이 올라가고
도로가 뻥뻥 뚫리는 올림픽 준비가 한창이 그때,
깡촌 출신 도쿄대학원생 시마자키는 형의 부고를 듣는다.
동생은 학업을, 형을 취업을 위해
도쿄에 상경해 있었기 때문에
시마자키가 형의 시신을 맡게 된다.
전국을 들썩이고 있는 올림픽 공사현장의 인부였던
형의 죽음을 계기로 형과 자신의 인생을 되짚게 된 시마자키.
가족과 지역에 대한 부채와 함께 외면하려 했던 사실을
형제지만 애틋하지도 않은 형의 죽음이 그의 빈틈을 찔렀다.
급기야 형이 일하던 공사현장으로 들어가
한동안 형과 똑같이 살아보기로 한다.
하청의 하청에 소속된 인부들은
사람이 아닌 공사일정에 맞춰 혹사당하며
육신의 고통과 한계를 뒷골목 약의 힘으로 버텨내고 있었다.
백면서생이었던 시마자키가
약에 취한 근육질의 현역인부로 거듭나는 동안에도
바닥으로의 착취가 일부 계층의 배를 불려가며
밑바닥 계층의 이름 없는 인부들의 저렴한 목숨 값으로
허울 좋은 올림픽이 개최되려하고 있었다.
국가의 위상이 곧 국민의 부강과 연결되지 않음을 모르고
국민의 희생을 날로 먹으려는 애국전략에 눈이 먼
무지한 국민의 착취현장을 몸소 체험한 시마자키는
이 모든 원흉인 올림픽 개최를 막기로 한다.
원래대로라면 조만간 일부 계층의 대열에 합류했을 시마자키는
국가와 전국민을 적으로 돌리는 테러범이 되기로 한다.
사리사욕이란 1도 없는 한 가난한 지식인 청년의
올림픽을 인질로 한 청렴테러극이 시작된다.
w.291:21 노예를 해방시켜 주는 것은 노예측 지도자가 아니라 지식계급 혹은 유산계급에서 태어난 이질 분자 혹은 테러리스트라고 이제야 실감했습니다.
w.339:7 “그럴까요? 내가 보기에는 서구 사회를 쫓아가지 못해 안달하는 짓으로 보이는데요. 게다가 국민에게 헛된 꿈을 심어줘서 현실에서 눈을 돌리게 하려는 거예요.”
w.660:16 다소 불공평하긴 해도 지금은 일단 탑을 높직이 쌓아 올릴 시기가 아니겠어? 옆으로 쌓는 건 나중에 해야지.
전쟁의 폐허에서 일어선 일본에서 올림픽이 개최된다.
이는 모든 일본 사람에게 가슴 뿌듯한 자부심을 가지게 하는 대사건으로 무사히 올림픽을 치르는 것만이 유일한 사명인 것처럼 온 나라가 한마음으로 올림픽의 성공 개최를 위해 합심하는 게 당연시되는 이때 누군가가 올림픽 개최를 반대한다는 협박편지를 보내고 곳곳에서 폭발사건이 발생한다.
당연하게도 경시청은 비상이 내려지지만 올림픽 개최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이유로 언론을 통제해 일반 사람들 누구도 이런 사실을 모르는 채 그들은 범인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가운데 드디어 용의자가 떠오른다.
그의 이름은 시마자키 구니오
일본 최고의 대학이라는 도쿄대의 경제학부 대학원생이자 시골마을의 가난한 농부의 아들인 그가 왜 이런 행위를 하는 건지 알 수 없지만 올림픽을 방해는 그의 행위를 용납할 수 없는 경시청은 그를 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담고 있는 양들의 테러리스트는 두 가지 시점에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뛰어난 머리를 가진 조용하고 튀지 않는 성품의 평범한 대학원생이 왜 모두를 적으로 돌릴 수 있는 위험을 무릅쓰는 이런 테러리스트의 길을 가게 되었나 하는 그가 이런 범죄행위를 하게 되는 필연의 과정을 담은 과거 시점과 지금 현재 그가 벌이고 있는 폭탄 테러를 막고 무사히 올림픽을 치르기 위해 그를 검거하고자 노력하는 경찰들의 행동을 담고 있는 현재 시점으로 나눠 진행해 그의 범죄 동기에 대해선 공감하게 하게 그를 잡고자 하는 경찰의 모습을 통해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의 입장과 공권력의 입장을 보여준다.
책을 읽다 보면 구니오가 왜 그렇게 변할 수밖에 없었는지 십분 이해가 간다.
올림픽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가장 밑바닥에 있는 육체노동자에게 가장 많은 희생을 요구하고 또 그런 희생을 당연하다 여기면서 거기서 나오는 부와 영광은 그들에게 돌아오지 않고 부유하거나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이 독차지하는 현실은 충분히 부조리하다 분노할 수밖에 없다.
모든 혜택이 올림픽을 여는 도쿄에 집중되고 자신이 사는 곳에서는 이런 부의 작은 혜택조차 받지 못할 뿐 아니라 풍요가 넘치는 도쿄에 비해 죽도록 일을 하면서도 먹을거리를 걱정하고 어떤 문화적인 혜택을 받지 못한 채 가난이 대물림되는 게 당연시되는 현실을 죽은 형을 대신해 일을 하게 된 건설 현장에서 직접적으로 깨달아가는 구니오가 분노와 더불어 점차 허무함을 느끼는 모습은 고뇌하는 젊은 지식인의 전형적인 모습으로 보인다.
게다가 하필 그가 대학원에서 공부한 과목이 마르크스주의와 같은 공산주의 이론이었다니...
어쩌면 그가 테러리스트의 길을 걷게 되는 건 필연인지도 모르겠다.
그는 어쭙잖은 공명심이 있는 것도 아니고 자신만이 모든 걸 변화시킬 수 있다는... 한 창 피 끓는 엘리트 젊은이가 가지는 오만한 열정이 아닌 순수한 분노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게다가 그가 있는 위치도 이런 결정을 하는 데 한몫을 했다.
타고난 머리로 우수한 대학을 나온 재원으로 그가 원한다면 사회에 나가 어디서든 높은 지위에 쉽게 오를 수 있지만 그는 가난한 마을의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프롤레타리아로서의 한계를 가지고 있는 아웃사이더로 자신보다 못한 사람들의 희생을 당연하게 보아 넘기지 못하는 여린 심성을 지녔다.
그래서 서른이 넘도록 일만 하다 죽은 형의 죽음을 모른 척 외면할 수 없어 마치 죄를 고해하듯 형을 대신해 평생을 해보지 못한 육체노동을 하면서 밑바닥 인생을 사는 사람들이 늘 당하고 겪는 부조리함과 노동착취에 분노하며 분연히 일어설 수 있는 용기와 더불어 그가 앞으로 행 할 행동에 대한 동기를 얻게 되는 것 같다.
그의 동기가 순수했고 그가 분노하는 심정 또한 십분 이해 가능했기에 그가 걷는 행보가 더욱 위태롭고 안타깝게 느껴져 그의 행위와는 별개로 그가 무사하기를 바라게 된다.
발전이라는 명분 아래 수없이 자행되는 폭력의 모습과 도시의 뒤편에 가려진 어둠의 모습을 보면서 느끼는 구니오의 짙은 허무가 왜 이렇게 가슴 아프게 느껴지는지...
그의 도피에 많은 도움을 준 여자들의 심정도 충분히 이해가 가능할 정도로 그는 마치 위태롭기 그지없는 고독한 한 마리의 늑대 같다.
작가인 오쿠다 히데오가 이 작품으로 요시카와에이지 문학상을 받고 현시점에서 나의 최고 도달점이라 생각한다는 말을 한 게 이해가 될 정도로 내가 읽은 그의 작품 중 최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