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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 발행일 | 2021년 06월 25일 |
|---|---|
| 쪽수, 무게, 크기 | 360쪽 | 406g | 140*205*17mm |
| ISBN13 | 9791188974498 |
| ISBN10 | 1188974491 |
내가 지워진 날
블랙홀 청소년 문고-019이동
리사 톰슨 저 / 이민희 역
|
블랙홀
|
2021년 06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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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서이동
- 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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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2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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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와 나는 아주 각별한 사이다. 정말로 각별하다. 몬스터는 밥을 먹거나 잠을 자거나 자기 엉덩이를 핥고 있지 않으면 보통 내 옆에 꼭 붙어 다닌다. 날 올려다보는 커다란 갈색 눈을 보면 녀석도 자기를 살린 사람이 나라는 걸 아는 게 분명하다.
그렇다. 바로 나, 맥스웰 베케트가 몬스터의 생명을 구했다.
--- p.21
“실은 별로예요, 할아버지. 오늘 일진이 사나웠거든요. 학교에서 또 사고를 쳤지 뭐예요. 내일 개교 100주년 기념 무도회에 연예인들이 깜짝 방문한다는 소식을 반 전체에 퍼뜨렸고요, 체육 시간에 장난치다가 찰리 긱을 머리로 들이받았죠. 찰리는 코피를 흘렸는데 완전 피바다가 됐어요. 찰리가 기절하자 다들 제가 일부러 그런 줄 알더라고요. 그런데 아니거든요! 전 진짜 안 그랬어요. 순전히 사고였다고요.”
할아버지는 고개를 주억거렸다.
--- p.64
정처 없이 걷다 보니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다리가 쿡쿡 쑤셔서 한 걸음 떼기도 버거웠다. 나는 다시 레지 할아버지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모든 상황을 이해하려고 애썼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합리적인 설명을 찾으려고. 하지만 내가 틀렸다는 게 너무나 분명했다. 속임수가 아니다. 우리 가족이 내 버릇을 고치려고 교묘하게 꾸민 일이 아니다.
뭔가 훨씬 심각한 일이 벌어졌다.
나, 맥스웰 베케트가 지워진 것이다.
--- p.162
나는 차오르는 눈물을 억지로 삼키며 레지 할아버지 집을 향해 터덜터덜 걸어갔다. 더는 이 세계에 있고 싶지 않았다.
도둑질 따위 할 리 없는 범생이 누나가 있는 예전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아빠와 멍청한 남자 친구 따위는 없는 엄마가 보고 싶었다. 평소처럼 괴짜같이 구는 내 절친 찰리가 보고 싶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내 반려견이 그리웠다. 살아 있는 몬스터를 꽉 안아 주고 싶어 견딜 수 없었다.
지워진 세계는 이제 지긋지긋하다.
나는 다시 존재하고 싶다.
--- p.225
“전 선생님을 잘 알아요. 믿어 주세요. 저는 며칠째 제정신이 아니에요. 어젯밤에는 한숨도 못 잤고……. 그래서…… 그냥 쪽잠이라도 자고 맑은 정신으로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어요. 저는 선생님이 얼마나 좋은 사람인지 아니까, 너그럽게 봐주시리라고 생각했어요.”
하워드 선생님은 입만 벙긋거렸다.
“아무튼, 헉슬리 선생님께 전화해서 선생님이 잘못했다고, 사랑한다고 말하세요. 알았죠? 그렇게 하실 거죠? 약속이에요”
하워드 선생님의 턱이 느릿느릿 위아래로 움직였다. 나는 땅이 꺼지게 한숨을 내쉬고 차에서 내려 그대로 도망쳤다.
--- p.303
나는 중요한 사람이다. 이제는 안다.
아빠가 싫어하던 회사를 떠난 것도, 누나가 역사를 좋아하는 자신에게 떳떳한 것도, 하워드 선생님과 헉슬리 선생님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것도 다 내가 있어서였다.
돌아가게 되면 학교 사람들에게 내가 저지른 모든 일과 올해 가장 큰 행사를 망친 것에 대해 사죄할 것이다. 그리고 하나뿐인 절친 찰리와 화해할 것이다. 이제까지 좋은 친구가 아니어서 미안하고 앞으로는 잘하겠다고 말해야지.
무엇보다 내 반려견을 만날 생각에 가슴이 벅찼다. 내가 돌아가면 몬스터는 살아있을 테니까.
그렇다. 바로 나, 맥스웰 베케트가 몬스터의 생명을 구했다.
--- p.21
“실은 별로예요, 할아버지. 오늘 일진이 사나웠거든요. 학교에서 또 사고를 쳤지 뭐예요. 내일 개교 100주년 기념 무도회에 연예인들이 깜짝 방문한다는 소식을 반 전체에 퍼뜨렸고요, 체육 시간에 장난치다가 찰리 긱을 머리로 들이받았죠. 찰리는 코피를 흘렸는데 완전 피바다가 됐어요. 찰리가 기절하자 다들 제가 일부러 그런 줄 알더라고요. 그런데 아니거든요! 전 진짜 안 그랬어요. 순전히 사고였다고요.”
할아버지는 고개를 주억거렸다.
--- p.64
정처 없이 걷다 보니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다리가 쿡쿡 쑤셔서 한 걸음 떼기도 버거웠다. 나는 다시 레지 할아버지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모든 상황을 이해하려고 애썼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합리적인 설명을 찾으려고. 하지만 내가 틀렸다는 게 너무나 분명했다. 속임수가 아니다. 우리 가족이 내 버릇을 고치려고 교묘하게 꾸민 일이 아니다.
뭔가 훨씬 심각한 일이 벌어졌다.
나, 맥스웰 베케트가 지워진 것이다.
--- p.162
나는 차오르는 눈물을 억지로 삼키며 레지 할아버지 집을 향해 터덜터덜 걸어갔다. 더는 이 세계에 있고 싶지 않았다.
도둑질 따위 할 리 없는 범생이 누나가 있는 예전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아빠와 멍청한 남자 친구 따위는 없는 엄마가 보고 싶었다. 평소처럼 괴짜같이 구는 내 절친 찰리가 보고 싶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내 반려견이 그리웠다. 살아 있는 몬스터를 꽉 안아 주고 싶어 견딜 수 없었다.
지워진 세계는 이제 지긋지긋하다.
나는 다시 존재하고 싶다.
--- p.225
“전 선생님을 잘 알아요. 믿어 주세요. 저는 며칠째 제정신이 아니에요. 어젯밤에는 한숨도 못 잤고……. 그래서…… 그냥 쪽잠이라도 자고 맑은 정신으로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어요. 저는 선생님이 얼마나 좋은 사람인지 아니까, 너그럽게 봐주시리라고 생각했어요.”
하워드 선생님은 입만 벙긋거렸다.
“아무튼, 헉슬리 선생님께 전화해서 선생님이 잘못했다고, 사랑한다고 말하세요. 알았죠? 그렇게 하실 거죠? 약속이에요”
하워드 선생님의 턱이 느릿느릿 위아래로 움직였다. 나는 땅이 꺼지게 한숨을 내쉬고 차에서 내려 그대로 도망쳤다.
--- p.303
나는 중요한 사람이다. 이제는 안다.
아빠가 싫어하던 회사를 떠난 것도, 누나가 역사를 좋아하는 자신에게 떳떳한 것도, 하워드 선생님과 헉슬리 선생님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것도 다 내가 있어서였다.
돌아가게 되면 학교 사람들에게 내가 저지른 모든 일과 올해 가장 큰 행사를 망친 것에 대해 사죄할 것이다. 그리고 하나뿐인 절친 찰리와 화해할 것이다. 이제까지 좋은 친구가 아니어서 미안하고 앞으로는 잘하겠다고 말해야지.
무엇보다 내 반려견을 만날 생각에 가슴이 벅찼다. 내가 돌아가면 몬스터는 살아있을 테니까.
--- p.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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