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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서문
비 에드워드 버나드의 몰락 호놀룰루 점심 개미와 베짱이 고향 샘 매킨토시 현상과 실재 앙티브의 뚱뚱한 세 여자 삶의 진실들 |
저윌리엄 서머싯 몸
관심작가 알림신청William Somerset Maugh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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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황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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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은 슬픔이다.
--- 「비」 중에서 “그럼 자네는 인생의 어떤 것에 가치를 두나?” “유감스럽게도 자네는 비웃을지 모르지만, 내게 인생의 가치란 아름다움, 참됨, 선함이야.” --- 「에드워드 버나드의 몰락」 중에서 “나는 무언가를 창조할 거야. 세월은 무심히 흘러갈 테고, 나이를 먹어 노인이 되었을 때 행복하고 단순하고 평화롭게 살아온 삶을 돌이켜 보고 싶네. 소소한 방식으로도 나는 아름답게 살아갈 수 있을 거야. 그것이 너무 시시해 만족감이 없을 거라 생각하나? 알다시피, 세상 전부를 얻어도 자기 영혼을 잃는다면 그 사람에게는 이로울 게 별로 없지 않나. 나는 내 영혼을 얻었다고 생각하네.” --- 「에드워드 버나드의 몰락」 중에서 나는 아무런 기대 없이 호놀룰루와 조우했다. --- 「호놀룰루」 중에서 나는 숨이 탁 막혔다. 한 남자가 자신의 벌거벗은 영혼을 내 앞에서 드러내는 것만큼 경외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 순간에는 세상에 하찮은 사람도 못난 사람도 없다는 깨달음이 일어나고 그 남자 안에서는 어떤 것이 반짝이며 연민을 자극한다. --- 「샘」 중에서 불확실한 것은 끔찍했지만, 확실한 것은 더욱 끔찍했다. --- 「매킨토시」 중에서 이 순간 애로에게 사랑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왕자님은 로마의 궁전과 아펜니노의 성이나 지키라지. 그들은 말조차 하지 않았다. 대단히 진지한 작업을 수행하는 중이었다. 그들은 엄숙한 환희와 열정 속에서 먹었다. --- 「앙티브의 뚱뚱한 세 여자」 중에서 |
「비」
비로 인해 우연히 정박한 마을에서, 발칙한 아가씨와 계몽적인 선교사 부부가 충돌하며 일어나는 소동. 사람의 본성은 계몽될 수 있다고 믿는 선교사와 매일 밤 유흥과 파티를 즐기는 아가씨는 번번이 부딪친다. 결국 선교사는 직접 아가씨를 계몽하기 위해 행동에 나선다. 「점심」 가난하고 젊은 작가와 그의 독자인 한 여성은 작품에 대한 편지를 주고받으며 친밀해진다. 파리의 한 고급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함께 하게 된 두 사람. 작가는 궁핍한 삶이지만 생활비를 쥐어 짜내어 어떻게든 식사를 대접하고자 노력한다. 「삶의 진실들」 공부도, 운동도 잘하는 장래가 유망한 젊은 청년은 테니스 경기를 위해 잠깐 몬테카를로에 들른다. 짧은 여행 전, 누구보다 아들을 아끼는 그의 아버지는 무엇보다 술, 도박, 여자를 조심하라는 당부를 잊지 않는다. 몬테카를로에서 청년은 과연 그 당부를 지킬 수 있을까. 「춤꾼들」 다이빙 쇼를 벌이는 서커스를 하며 생계를 이어가는 젊은 커플. 공연을 올리기 전 어느 저녁, 다이빙 선수인 여자에게 한 할머니 손님이 찾아온다. 손님은 과거 자신도 다이빙 쇼를 하며 유명세를 떨쳤다는 이야기를 건네준다. 「시인」 위대한 스페인의 시인 돈 칼리스토를 흠모하던 한 청년은 그를 만나기 위해 에시야 거리 골목 사이에 있는 그의 저택을 방문한다. 시인이 나오기를 기다리며 둘러본 저택의 풍경 속에서 청년의 기대감은 점점 부풀어 오른다. 「새가슴」 혼혈인 것을 숨기고 보르네오에서 돈을 벌고 있는 이자트는 챔피언이란 남자와 몇 달째 여행 중이다. 우연히 정박한 섬에서 범람하는 해일을 맞이하는 두 남자. 해일 속 뒤집히는 배에서 죽을 고비를 넘긴 이자트는 뜻하지 않은 괴로움에 휩싸이게 된다. |
서머싯 몸은 현대 작가 중 나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끼쳤다. 그는 담백하고 단순하게 이야기를 풀어내는 데 천재적이다. -조지 오웰
삶에 관한 통찰을 유머와 서스펜스로 직조하다 서머싯 몸의 단편은 간결하면서도 재미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인물과 상황들로 웃음을 자아내는 단편 속에서 “결국, 소설은 즐거움을 주어야 한다.”는 서머싯 몸의 소설에 대한 철학을 엿볼 수 있다. 서서히 긴장감을 고조시키다가 반전을 통해 뜻밖의 결말을 맞이하는 서머싯 몸의 절제된 서스펜스 구성 방식 역시 장편보다 단편에서 더욱 빛난다. 기발하고 재치 있는 묘사로 표현한 소설 속 인물들은 저마다의 개성을 드러낸다. 늘 놀기만 하는 형제를 질투하기도 하고(「개미와 베짱이」), 구속과 속박으로 ‘결혼’을 바라보며 어떻게든 도망치려 하며(「탈출」), 가난한 주머니 사정을 어떻게든 들키지 않으려 허세를 부리기도 한다(「점심」). 몸의 단편 소설 가운데 유머 소설이 적지 않은데, 인간의 위선이나 저열한 면모를 신랄하게 조롱하기보다는 연민과 이해를 바탕으로 따뜻한 웃음을 끌어내는 작품이 많다. 몸은 유머 감각이 있으면 인간 본성의 모순됨에서 즐거움을 찾아낼 수 있다고 보았다. -「작품 해설」 중에서 서머싯 몸의 단편은 예상을 뛰어넘는 행동으로 극적 긴장감을 끌어내며 ‘반전’을 꾀해 인간의 양면성을 부각시켜 모호한 현실을 드러내는 것이 특징이다. “나는 단편 소설을 흐지부지한 말줄임표보다는 마침표로 끝내는 것을 더 선호했다.”는 서머싯 몸의 말처럼, 그의 단편은 잘 짜여진 플롯 속에서 이야기를 풀어내다가 빠르고 확실하게 매듭을 짓는 방식을 취해 완결성을 높인다. 블랙코미디와 감동적인 휴머니즘을 넘나드는 단편들 속에서 단순한 재미뿐 아니라 인간 군상을 세심하고 또렷하게 관찰한 서머싯 몸의 통찰까지 엿볼 수 있다. 생을 정면으로 마주하고자 하는 젊은이들을 나름의 방식으로 응원한 서머싯 몸의 휴머니즘은 시공을 초월해 현재까지도 읽는 이의 공감을 자아낸다. 어쩌면 타인에 대한 관용은 자아성찰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이 아닐까. 몸은 자신의 왜소한 체구와 말을 더듬는 버릇 때문에 일찍이 열등감이 있었고 자기가 무엇을 잘하고 못하는지 경험과 성찰을 통해 잘 알고 있었다. 그러한 이유에서인지 그는 이상적이고 완벽한 인간이 아니라 장점과 단점이 양립한 현실의 인간들에게 공감하고 그러한 측면을 소설에서 구현하려 노력했다. -「작품 해설」 중에서 태평양에서 유럽까지 전 세계를 무대로 펼쳐지는 낯설지만 보편적인 순간들 서머싯 몸의 단편들은 여행의 심상과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 타히티, 사모아, 하와이 등 남태평양의 섬들부터 스페인, 파리, 모나코의 유럽까지. 이국적인 정취 속에서 이방인, 여행자, 원주민 등 다양한 인간 군상들이 서로 충돌하고 공명하는 순간들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타히티의 섬에서 인생의 깨달음을 얻기도 하고(「에드워드 버나드의 몰락」), 몬테카를로를 여행하며 짜릿한 일탈을 맛보고 (「삶의 진실들」), 남태평양 아피아섬의 원주민과 사랑에 빠져 치정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기도 한다(「연못」). 서머싯 몸은 이탈리아, 독일, 스페인 등 유럽을 넘나들며 체류 생활을 했고 러시아, 스위스 등지에서 첩보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또한 1920년부터 태평양과 동아시아, 남미 등을 두루 돌아다니기도 한 숙련된 여행자이기도 하다. 각 나라의 정취가 담긴 단편들에는 인생 전체를 여행길 속에서 살았던 그의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서머싯 몸은 손에 잡힐 듯 섬세하고 날카로운 묘사로 다양한 시공간과 인물들을 생생하게 그려내 독자에게 마치 함께 여행을 하는 듯한 독서 경험을 선사한다. 나는 세상을 두루 돌아다녔는데, 어디에서 얼마나 오래 체류하든 이야깃거리가 한두 가지는 꼭 있어서 그것을 가지고 늘 이야기를 썼다. -서문 중에서 현명한 여행자는 오로지 상상만으로 여행을 한다. -「호놀룰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