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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피아빛 초상
리뷰 총점10.0 리뷰 52건 | 판매지수 1,626
베스트
스페인/중남미소설 top20 13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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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5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452쪽 | 506g | 132*225*21mm
ISBN13 9788937464065
ISBN10 89374640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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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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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네 나이였을 때는 두 가지 가능성밖에 없었다. 결혼을 하거나 수녀원에 들어가거나였지.”
“왜 수녀가 되는 길을 택하셨어요?”
“더 자유로워질 수 있으니까. 그리스도는 인자한 남편이거든…….”
--- p.43

“내가 바라는 건 충직과 유머, 두 가지란다.”
“공부는 안 바라세요?”
“그건 네 문제다, 얘야. 네 인생으로 뭘 하든 나는 상관 안 해.”
--- p.48

만일 내 생애 가장 뚜렷하고 지속적인 기억이 할아버지가 아니었더라면, 내가 아는 모든 이의 사랑을 다 합친다 해도 비길 수 없을 할아버지의 사랑이 아니었더라면 아마도 내 속에 중국인의 피가 흐른다는 사실을 믿지 못했을 것이다.
--- p.136~137

“정직하게 쓰렴. 다른 사람들의 기분은 걱정하지 말고. 네가 어떤 식으로 이야기를 풀어 가든 사람들은 널 미워할 테니까.”
--- p.141

“사람들은 선물은 원하지 않아요. 존엄성을 지키며 스스로 생계를 꾸리고 싶어 하지요.”
--- p.210

“할머니. 전 이렇게 많은 미스터리를 안고는 살 수가 없어요.” 한번은 내가 파울리나 델 바예에게 말했다.
“왜 못 산다는 거니? 어린 시절이 불행한 사람들이 더 창의적이란다.”
“뒤죽박죽 엉망이 되기도 하겠지요.”
“델 바예 집안에 미치광이는 없단다, 아우로라. 존경받는 가문이면 어디나 그렇듯이 괴짜들이 좀 있을 뿐이야.”
--- p.220

“빛은 사진의 언어이고 세상의 영혼이란다. 그림자 없는 빛이 없고 고통 없는 행복이란 존재하지 않지.”
--- p.281

“그림에서 느껴지는 효과를 의도하는 거라면 차라리 그림을 그려라, 아우로라. 원하는 게 진실이라면 카메라를 제대로 사용하는 법을 배워라.”
--- p.304

행복해질 책임은 온전히 나의 몫이었다. 남편이 실크 종이에 포장된 선물처럼 영원한 행복을 가져다주는 게 아니라 내가 지혜와 노력으로 하루하루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다행히도 나는 그 남자를 사랑하고 있었고, 그가 안심시킨 대로 시간이 지나고 경험이 쌓이면 훨씬 더 좋아질 거라고 믿었다.
--- p.329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빛은 사진의 언어이고 세상의 영혼이란다. 그림자 없는 빛이 없고 고통 없는 행복이란 존재하지 않지.”
라틴 아메리카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작가 이사벨 아옌데
『영혼의 집』, 『운명의 딸』과 삼부작을 이루는 아옌데 문학의 정수
불의에 맞서 투쟁하고 주체적 삶을 살았던 여성들의 연대기


라틴 아메리카 여성 해방의 역사를 제시하며 가르시아 마르케스 이후 가장 뛰어난 작가로 인정받고 있는 이사벨 아옌데의 『세피아빛 초상』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으로 출간되었다. 이사벨 아옌데는 외교관인 아버지를 따라 세계 곳곳을 다니며 성장했고, 삼촌인 살바도르 아옌데 칠레 대통령이 피노체트의 쿠데타에 의해 실각하며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올라 베네수엘라로 망명했다. 그 시기에 첫 소설 『영혼의 집』(1982)을 펴냈고,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이사벨 아옌데는 라틴 아메리카의 ‘마술적 사실주의’를 계승하면서 여성, 유색 인종 등 역사적으로 소외되고 억압받는 이들의 삶을 조명하여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했다. 『세피아빛 초상』은 주체적이고 능동적으로 진정한 자신을 찾고자 했던 아우로라의 삶을 보여 주며 『영혼의 집』의 클라라, 『운명의 딸』의 엘리사와 함께 4대에 걸친, 여자들의 역사를 연결하며 삼부작을 완결짓는다.

1880년 혼혈이자 사생아로 태어나 어린 시절에 받은 충격으로 다섯 살 이전의 기억은 모두 잃어버린 아우로라 델 바예. 부와 권력을 주무르는 여왕 같은 할머니 파울리나의 손에 자라난 아우로라는 반복되는 악몽을 치유하고 온전한 자기 자신을 찾기 위해 사진을 배우게 된다. 사랑을 찾아 칠레에서 캘리포니아로 무작정 떠나 중국인 타오 치엔과 금지된 사랑을 한 외할머니 엘리사 소머스, 여성 참정권을 위해 끊임없는 투쟁을 지속하는 니베아 등 역사의 굴곡 속에서 저마다의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노력한 여성들의 연대기를 한 가족의 역사 안에서 포착한다. 아우로라의 손으로 빚어진 그들의 초상은 곧 피와 고통으로 얼룩진 파란만장한 칠레 근현대사의 얼굴이다.


진정한 자아와 자유를 찾아가는 주체적인 여자들의 항해

『세피아빛 초상』의 배경은 미국의 샌프란시스코, 칠레의 발파라이소다. 1890년대 후반과 1900년대 초반, 황금 열풍에 몰려들어 칠레에서 미국으로 이주한 사람들과 다시 칠레로 역이주하는 사람들이 증기선을 타고 오가던 두 항구도시를 배경으로 라틴 아메리카의 근대화 시기를 그리고 있다. 당시 칠레는 근대화의 바람을 타고 보수 정권의 몰락, 개혁의 물결, 페루, 볼리비아와 벌인 전쟁 등으로 격동의 시기를 맞았다. 『세피아빛 초상』은 델 바예 일가를 중심으로 각자의 삶의 이유를 찾고자 했던 주체적인 여성상을 그린다. 힘든 삶의 무게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가련한 여인이 아니라, 현실에 문제의식을 던지고 욕망하는 대상을 성취하며 강인하게 살아가는 여성들을 보여 준다. 아옌데는 작품 속에서 미국에서 유색 인종과 메스티소에 대한 백인의 멸시, 차이나타운에서 성행한 성매매 사업, 혼혈 가족 등 소수자를 조명하며 문학적 지평을 확장한다. “내가 쓰는 모든 작품은 자전적 요소를 갖고 있다. 왜 나는 어떤 것을 쓰려고 작정했는가. 왜냐하면 그것이 나에게 중요하기 때문이었다. 다시 말해 자기 자신 안에 있는 어떤 진실을 찾아 나서는 것이다.”라고 말했던 아옌데의 정치적 굴곡 속에서 자유를 갈망해온 삶의 궤적이 작품 속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빛바랜 ‘세피아빛 초상’에서 다시 발견하는 미래

기억은 허구다. 우리는 부끄러운 부분은 잊어버리고 가장 밝은 부분과 가장 어두운 부분만 선택하여 인생이라는 널찍한 융단에 수를 놓는다. 나는 사진과 글을 통해 내 존재의 덧없는 상황을 이겨 내고 사라져 가는 순간들을 붙들어 과거의 혼돈을 벗겨 내고자 필사적으로 노력한다. 매 순간은 순식간에 사라져 금방 과거가 되어 버린다. 현실은 하루살이같이 덧없고 변하는 것이며 순수한 그리움일 따름이다. (430쪽)

아우로라는 유년의 고통스러운 경험으로 흐릿해진 자신의 과거를 더듬어 재구성하려고 한다. 반복되는 악몽의 원인을 포착하기 위해 시작한 사진 찍기는 이 작품 속에서 중요한 모티프가 된다. 네거티브 필름을 현상하고 사진을 들여다보는 과정에서 아우로라는 자신을 둘러싼 현실과 상황에 관한 혜안을 기른다. 사진이 포착한 진실은 때론 남편의 비밀을 드러내 괴로움을 주기도 하고, 파울리나와 엘리사로 대표되는 칠레 여성들의 삶을 이해하게 만들어 준다. 상실과 트라우마를 딛고 일어나 주변의 여성들과 공감하고 연대하며 주체적인 삶으로 묵묵히 나아가는 아우로라의 여정에는 늘 카메라가 함께 한다. 아우로라가 그려낸 ‘세피아빛 초상’은 19세기 후반『운명의 딸』의 엘리사, 20세기 후반『영혼의 집』의 클라라가 보여 준 여정의 중간 시점에서 과거를 받아들이고 미래의 변화를 대비하는 칠레의 여성상을 대변하며 삼부작의 대서사시를 완성한다.

아우로라의 ‘이야기하기’는 동시에 ‘글쓰기’이고, 이는 글쓰기를 통해 자아의 정체성을 찾고자 하는 문학의 가장 기본적인 목적이 주인공을 통해 구현되고 있음을 보여 준다. (...)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소설에서 아우로라의 이야기하기와 사진 찍기는 오랜 악몽을 떨쳐 내는 것, 그리고 사랑과 믿음의 상실을 치유하는 것, 그리하여 온전한 자기 자신에게로 되돌아가는 것임을 알 수 있다. - 「작품 해설」중에서

" 『세피아빛 초상』속에서 펼쳐지는 세계는 현실보다 더 현실 같다. 시공을 뛰어넘는 호소력을 지닌 매혹적인 역사 이야기." - 시카고 트리뷴

" 웅장하고 스펙터클한 상상의 세계로 독자들을 흡인하는 아옌데의 놀라운 힘." - 북 매거진

회원리뷰 (52건) 리뷰 총점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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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세피아빛 초상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c*****8 | 2023.02.21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완전히 무지한 여자는 면하되 질문을 해 댈 정도로 똑똑하지는 않을 만큼 가르치는 것이 그 시대가 바라던 여성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신념을, 부와 권력을, 사랑과 주체권을 찾기 위해 노력한 여성들의 연대기이다.한 세기 전에 여성들의 삶이 얼마나 비참했는지 알 수 있었고 그 모든 여성의 연대로 이뤄진 자유와 평등에 조금 더 책임감을 느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이사벨;
리뷰제목
완전히 무지한 여자는 면하되 질문을 해 댈 정도로 똑똑하지는 않을 만큼 가르치는 것이 그 시대가 바라던 여성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신념을, 부와 권력을, 사랑과 주체권을 찾기 위해 노력한 여성들의 연대기이다.
한 세기 전에 여성들의 삶이 얼마나 비참했는지 알 수 있었고 그 모든 여성의 연대로 이뤄진 자유와 평등에 조금 더 책임감을 느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사벨 아옌데의 책 중
줄거리 상으로는
<운명의 딸 - 세피아빛 초상 - 영혼의 집> 순서이고
출간 상으로는
<영혼의 집 - 운명의 딸 - 세피아빛 초상>이라는 걸 다 읽고 나서 알게 되었다.
운명의 딸도 꼭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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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성장하는, 그러나 하강하는 이야기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5*****1 | 2022.08.18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p48"내가 바란는 건 충직과 유머, 두 가지란다.""공부는 안 바라세요?""그건 네 문제다, 얘야. 네 인생으로 뭘 하든 나는 상관 안 해."ㆍ1880년 소머스(엘리사&타오치엔 #운명의딸 ) 집안의 딸과 델 바예(파울리나 #영혼의집 ) 집안의 아들 사이에서 태어난 '아우로라 델 바예'의 탄생과 성장, 원숙해지며 나이들기까지의 과정을 각 집안의 사정과 칠레 급변기와 엮어서 보여주는 소설.ㆍ;
리뷰제목

p48
"내가 바란는 건 충직과 유머, 두 가지란다."
"공부는 안 바라세요?"
"그건 네 문제다, 얘야. 네 인생으로 뭘 하든 나는 상관 안 해."

1880년 소머스(엘리사&타오치엔 #운명의딸 ) 집안의 딸과 델 바예(파울리나 #영혼의집 ) 집안의 아들 사이에서 태어난 '아우로라 델 바예'의 탄생과 성장, 원숙해지며 나이들기까지의 과정을 각 집안의 사정과 칠레 급변기와 엮어서 보여주는 소설.

아우로라의 성장이 주축이지만 -3부작 - 그러니까 이야기를 맺음하려 뱉어내는 날숨의 분위기가 소설을 지배하는 느낌이다. 앞선 두 편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보여주던 주인공들이 노쇠하며 퇴장하기 때문에 그러했던 것 같다.

독립적인 여성과 모계 집안, 이민자, 다국적 가족, 그리고 피식민지 국가에 정착하는 영국인 등 다양한 정체성이 내부 투쟁과 분열을 겪는 공간(칠레)에서 서로를 존중하며 어떻게 관계를 맺고 공동체를 이루어 서로에게 스며드는지 보는 데서 이 소설의 의미를 완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전하고자 하는 바와 이야기의 선이 명확해서 독자로서는 안전(?)하게 끝까지 읽을 수 있다는 건 이 소설에선 장점에 가까웠다.

아우로라는 그 시대를 살면서도 (다행히) 안전하다.

#세피아빛초상 #이사벨아옌데 #retratoensepia #isabelallende #조영실 #민음사 #민음사세계문학전집 #세계문학전집 #고전 #칠레소설 #책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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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독서평] 이사벨 아옌데 / 세피아빛 초상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래* | 2022.08.14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빛은 사진의 언어이고 세상의 영혼이란다. 그림자 없는 빛이 없고 고통 없는 행복이란 존재하지 않지." 그것은 돈 후안 리베로가 십칠 년 전 아르마스 광장의 스튜디오에서나를 가르치던 첫날 해준 말이다. 지금도 그 말이 잊히지 않는다. 그러나 앞서나가지 말아야겠다. 나는 이 이야기를 한 걸음, 한 걸음 한 마디 한 마디 있는 그대로 들려줄 생각이다. 281쪽 아우로라 리밍 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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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은 사진의 언어이고 세상의 영혼이란다. 그림자 없는 빛이 없고 고통 없는 행복이란 존재하지 않지." 그것은 돈 후안 리베로가 십칠 년 전 아르마스 광장의 스튜디오에서나를 가르치던 첫날 해준 말이다. 지금도 그 말이 잊히지 않는다. 그러나 앞서나가지 말아야겠다. 나는 이 이야기를 한 걸음, 한 걸음 한 마디 한 마디 있는 그대로 들려줄 생각이다.

281쪽


아우로라 리밍 델 바예, 길고 이국적인 이름만큼이나 특별한 이야기를 지니고 있다. 아우로라(aurora)라는 이름은 리밍黎明(여명), 동이 트기 전에 태어난 그녀에게 가족들이 지어준 이름이다. 한자와 영어가 뒤섞인 이유, 그것은 길고 긴 이야기가 될 것 같다. 아우로라의 외할머니는 운명의 딸 엘리사, 외할아버지는 샌프란시스코의 중의 타오 치엔으로 두 사람은 이방인의 역사를 지녔다. 아우로라는 미명의 기억속을 헤매며 출생의 비밀과 자신의 뿌리를 알고 싶지만 그 누구도 명확한 답을 주지 않는다. 그러나 일련의 경험을 통해 그녀의 숨겨진 과거, 뜨거운 애증으로 덮혀있던 그것의 실마리를 발견하게 된다.

작품 <세피아빛 초상>에서 사진기사가 된 아우로라의 "세피아빛 초상"은 그녀의 근원을 되짚어 줄 표식이며 모호한 기억속 "영구적 선명함"을 남기기 위한 매개체를 의미한다. <세피아빛 초상>에서는 자주적인 여인들이 다수 등장한다. 아우로라의 기원을 역행하며 만난 그녀 주변 여성들은 각기 다양한 사연을 품고 있다. 아우로라의 외할머니 엘리사 소머스, 어머니 린 소머스, 할머니 파울리나 델 바예, 숙모 니베아 등이 등장한다. 그 중 파울리나 델 바예는 델 바예 가문을 일으킨 장본인으로 만약 실존인물이었다면 칠레 역사에 한 획을 그었을만큼 대단한 인물이다. 탁월한 선견지명으로 재화의 흐름을 귀신같이 알아차리던 그녀는 농수산물 수출입, 부동산 등 돈이 되는 것이라면 과감히 투자했다.

그런 그녀가 유일하게 실패한 종목이 있었으니, 그것은 자식사업이다. 파울리나는 미국에서 세 아들과 조카 세베로를 부족함 없이 원조한다. 그러나 파울리나의 이 철없는 수혜자들은 린 소머스를 조우하며 이야기는 또 다른 국면을 맞는다.

그렇게 닷새 동안을 울기만 했고 타오 치엔이 투여한 진정제도 소용없었다. 닷새째 되는 날 엄마가 뺨을 두 번 세게 때리면서 현실을 똑바로 보라고 나무라고서야 울음을 그쳤다. 경솔한 행동을 저질렀으니 이제 대가를 치르는 수밖에 없지 않니, 넌 더 이상 어린애가 아니라 엄마가 되는 거다,

...중략

침대에 얼굴을 파묻고 한탄함녀서 세월을 보낼 생각일랑 아예 마라, 지금 산책을 나갈 테니 당장 코 풀고 옷을 입도록 해라, 앞으로는 비가 오나 천둥이 치나 반드시 하루에 두번씩 산책을 하게 될 거다, 엄마 말 알아들었니? 네. 린은 대답했다.

114-115쪽

샌프란시스코의 혼혈아이자 빼어난 미모를 지닌 린 소머스는 순간의 열정을 삭히지 못한 일로 아이를 임신한다. 그렇다, 주인공 아우로라 리밍 델 바예는 이렇게 탄생했다. 그 누구보다 축복받아야할 아우로라의 탄생은 델 바예 가문의 부끄럼이자 린 소머스의 비극으로 이어진다. (어쩌면 린 소머스의 입장에서 아우로라의 탄생은 비극이 아닐 수도 있다. 단지 상황의 희생양이었을 뿐.) 어머니는 강하다고 하던가, 린 소머스의 모친 엘리사는 비극을 견딜 새도 없이 아우로라 리밍을 거둔다. 그렇게 아우로라의 유년시절은 엘리사의 보호와 타오 치엔의 사랑을 듬뿍 받는다. 하지만 아우로라는 알 수 없는 악몽만 반복할 뿐 행복했던 그 시절을 상기시키지 못한다. 델 바예 가문의 치부로 여겨질 뻔한 아우로라는 훗날 파울리나 델 바예 가문에서 성장하며 남다른 어린 시절을 보낸다. 그리고 카메라와 글에 담긴 가족의 역사, 가계의 숨결을 차차 알아가며 한 여성으로 변모한다.

린이 아우로라를 가졌을 때, 파울리나가 전쟁을 격을 때 등 <세피아빛 초상>은 격동의 시기에 현명한 여성들이 내린 결단을 다룬다. 그들은 이기적이지도, 편파적이지도 않았다. 가족이라는 틀을 깨뜨리지 않는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해 그들을 지키고 현실을 직시했다. 그래서 <세피아빛 초상>을 읽으며 우연히 접한 기사가 생각났다. 2006년 개봉한 영화 <괴물>에는 어머니가 등장하지 않는다. 아래 첨부한 어째서 영화 <괴물>에는 어머니가 등장하지 않는가에 대한 봉준호 감독님의 견해 중 일부다. 이사벨 아옌데의 작품뿐만 아니라 위기의 찰나에 "어머니"의 역할은 큰 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비슷했다.

 

<괴물>은 한강둔치에서 매점을 운영하는 평범한 한 가정이 손녀이자 딸, 조카인 현서가 괴물에 납치되자 돌연변이 괴물과 맞서 싸운다는 내용. 그런데 이 가정에서는 어머니를 볼 수 없는 점이 흥미롭다.

...중략

이에 대해 제작사 측은 "봉준호 감독이 '어머니는 위대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영화 속 가족들은 하나같이 어딘가 부족한 데다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 빠져든다. 그러나 자식을 잃은 어머니는 그 순간부터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용기와 지혜가 나오기 때문에 어머니가 자식을 구하는 설정은 당연하게 인식되기 때문이라는 것.

...중략

이 제작사 관계자는 "또한 봉 감독은 기본적으로 여자가 위험에 닥쳤을 경우 남자보다 더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생각해 영화에 어머니를 등장시키지 않았다"고 전했다. 

 


앞에서도 언급했다시피 이사벨 아옌데의 작품은 페미니즘 성향이 강하다. 작품 줄거리를 이끌어가는 주요 인물들이 여성이고 남성이 조력자 역할로 등장한다. 19세기 말과 20세기 초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혁명적인 여성들에는 틀림없으나 적지 않은 한계점이 드러나 아쉬운 점도 있었다. 첫번째로 아우로라는 델 바예 성을 물려 받았기 때문에 가문 사람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파울리나와 살게 된 순간부터 리밍이라는 이름을 버려야했다. 아우로라가 칠레로 입국하면서 이름에 남은, 당시 사회 소수자인 중국의 분위기를 지워야하는 이유와 어머니쪽 혈통을 단절시켜야한다고 마음먹은 파울리나의 결정 때문이다. 여성지향적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주인공 아우로라의 모계를 그녀의 삶에서 모조리 지워버린다는 설정은 극단적으로 느껴졌다.

두번째, 위기 상황에서 공격적 성향을 띠는 인물들은 대부분 남성이며 대립관계의 여성과 여성은 결국 화해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는 남성적인 모습이 폭력을 내포하고 있거나 여성적인 모습이 화합, 평화 등과 같이 비폭력을 대표한다는 한계점을 드러내기도 했다. 물론 파울리나 그 자체로 진취적이고 다채로운 여성을 보여준 것은 맞다. 그러나 이런 구도는 이전의 여타 페미니즘 소설에서 이어지는 인위적인 틀을 지울 수 없었다.

<세피아빛 초상>은 <운명의 딸>, <영혼의 집>과 이사벨 아옌데 3부작으로 불리는 대작 중 하나이다. 위대한 엄마와 강인한 딸, 주체적인 여성의 삶을 그려내고 있다. <세피아빛 초상>의 흡입력있는 전개는 3부작의 다른 작품에 대한 호기심을 일으키기 충분했다. 이사벨 아옌데의 다른 작품을 읽어보지 않았지만 조만간 남은 두 작품을 접하지 않을까 싶다. 남미 소설이 생소하기도 하고 특정 성향이 강한 작품의 경우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곤 했는데, 근래 읽었던 작품중 최고였다.

 

 

리딩투데이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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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23건) 한줄평 총점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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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옌데 작품 다 비슷비슷하지만, 그럼에도 다 읽게되는 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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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골드 s*****8 | 2023.05.04
구매 평점5점
잘읽을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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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로얄 w******0 | 2023.03.29
구매 평점5점
친구 추천으로 너무 재밌게 읽은 책 연작인 영혼의 집까지 아얀데의 또다른 이야기가 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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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m | 2023.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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