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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1장 아빠, 어디 계세요? 임종실이 뭔가요? 아빠와 첫째 딸 아빠, 어서 일어나요! 서로 다른 3개의 사랑 1월 19일 미안해요, 아빠! 2장 살아가는 데 정답은 없었나요? 누구를 위한 장례식인가 아빠의 흔적 한 공간 다른 사람들 아빠가 남겨준 인연 그들은 아빠의 형제다 아빠의 노제 아빠의 새 보금자리 3장 삶의 폭풍 속으로 당감동 고무공장의 아이들 아버지의 선물보따리 지병은 지병이다 88코리안 나이트클럽 쪽지와 부모님의 비밀 어머니의 부재 4장 홀로서기는 자기 몫 첫 번째 이별 : 따돌림 다시 뭉친 세 자매 아빠와 아주머니들 눈빛과 냉정함에 버티기 방황 두 번째 이별 : 자취방 재혼가정에서 살아남기 5장 가족! 채워가는 삶 살아보기 다시 만난 아빠 새로운 도전 삶의 방향이란? 부모의 보호자가 되다 외로운 아이들, 가정을 꾸리다 아빠도 암이라고? 아빠의 일상 아빠와 여름휴가 6장 다른 가족도 이런가요? 가족과 함께라면 아픈 것도 잊고 싶어! 검은 그림자와의 투쟁 가족의 내란 가족과 남은 정 나누기 호스피스 적응기 아빠, 걱정하지 마요. 내가 있잖아! 아빠, 조금만 더 견뎌봐요! 마지막 이별 : 아버지를 그리다 |
저최선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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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갑자기 위독해진 이유가 뭘까? 미정이가 내려오겠다고 한 날을 기다리며 아버지는 매일 통화할 때마다 날짜를 확인했고, 항암 부작용으로가물거리는 기억을 놓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이럴 줄 알았다면 나도 아버지께 들어올 거라고 어제부터 얘기할걸. 괜히 확신할 수 없어 미뤘고 결정이되어서도 이벤트할 거라며 비밀로 한 게 후회되었다. 그랬다면 하루라도 더 버티고 나와 얘기할 시간을 가질 수 있지 않았을까. 자식은 또 이렇게 불효자가된다.
--- 「서로 다른 3개의 사랑」 중에서 크게 울고 싶었지만, 떠나가라 통곡하고 싶었지만 여기서 울면 아버지 혼백이 미련이 남아 떠날 수 없다며 미리 당부한 스님의 말이 떠올랐다. 그렇게 고요히흘러나오는 불경 소리에 차오르는 눈물만 닦아내며 떨리는 입술을 깨문 채 아버지를 바라보았다. 오랫동안 기억에 담고 싶어서 그동안 자세히 보지 못한아버지 얼굴을 이곳저곳 살폈다. 눈은 내가 닮았고, 코는 진주를, 입술은 미정이가 닮았구나. 문득 각자 사이좋게 나눈 사실에 실없는 미소가 나왔다. --- 「누구를 위한 장례식인가」 중에서 나는 이제껏 한 기도가 허투루 되지 않길 바랐다. 그렇게 절대 뒤를 돌아보지 않아야 하는 이유를 단호히 다시 설명했다. 내 뜻을 아는지 규현도 정신이 드는듯했다. 주차장과 연결되어 있는 문이 열리고 이제 영정사진 뒤를 따라 아버지 관이 따랐다. 그런데 이 시간 외손자들을 보고 있을 어머니가 문 앞에 서 계셨다. 아이들은 어디 있을까? 어머니와 함께 지내는 분께 맡기고 왔나 보다. 아버지 관이 옆을 지나니 어머니는 관 위에 손을 올리고 눈물을 터뜨렸다. 직원이 의아해잠시 머뭇거리다 이내 아버지 관을 리무진에 싣도록 안내했다. 그리고 남은 가족은 말없이 버스에 올랐다. 직원이 곁에 서 있는 어머니께 함께 가시느냐고 묻자주춤거렸다. 여기서 답을 말할 사람은 나밖에 없었다. “아니요, 그분은 안 가실 거예요! 다 탔으니까 출발하시면 됩니다.” 버스가 출발하면서 그 자리 서 계신어머니 모습도 멀어져 갔지만 아쉬움은 없었다. 어차피 우리와는 어릴 적 이미 헤어졌던 분이고, 각자 잘 살았으니 말이다. --- 「그들은 아빠의 형제다」 중에서 |
7년 만에 다시 만난 아버지,
다시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삶은 계속된다. 타인보다 더한 냉정함으로 서로에게 상처만 남긴 가족이라고 생각했다. 헤어짐과 만남을 반복하면서 서로를 이해해보려고 하지 않았다. 이별 후, 그래도 피를 나눈 뜨거운 사이였을까, 그곳에서 오롯이 기다림을 택한 아버지를 다시 만났다. 왜 떠났는지 묻지도 않고 그대로 받아들였던 아버지. 그렇게 다시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함께했다. “우리는 왜 서로를 원망해야 했을까? 아버지에 대한 특별한 정도 없었던 내가 왜 이렇게 절망스러운 시간을 보내야 하는지, 지난날을 돌아보며 꼭 이유를 찾아야만 했다.” 모두가 자신의 자리를 찾아 다시 서로를 바라보게 된 순간, 아버지는 위암 말기 투병 끝에 다시 떠나갔다. 특별한 정도 없다고 생각했지만, 아버지의 마지막을 바라보며 오열했다. 그리고 왜 이토록 아버지를 그리워해야 하는지, 왜 우리 가족은 이렇게 살아올 수밖에 없었는지 되돌아봐야 했다. 하나하나 추억을 더듬으며 이제야 그 깊은 곳에 사랑이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아버지를 떠나보내며 옳고 그른 삶이란 없음을, 온전히 함께 살아가기 위한 선택이었음을 깨달았다. 남은 가족에게 아버지가 보내는 화해의 손길이며, 선물이었음을 느끼며 오늘도 아버지를 잊지 않기 위해 글을 쓴다. “아빠, 이렇게 사는 게 맞는 거지? 이제는 하늘에서 우리 잘 지켜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