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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4 · 추천사
008 · 프롤로그 여행에서 마주한 아빠는 내가 생각한 사람이 아니었다 Part1 생각지도 못한 순간에 시작된 아빠와의 여행 아빠와 떠나는 여행의 조건 019 · 애도와 치유의 시간이 필요해! 024 · 아빠와 딸을 소개합니다 025 · 가장 필요한 건 마음의 준비일까? 028 · 아빠, 갈 수 있을 때 길게! 030 · 체코, 슬로베니아, 이탈리아 035 · 그 어느 때보다 잠잘 곳이 중요한 여행 039 · 아빠 모시고 무사히 다녀오겠습니다! 042 · 걱정으로 충만한 우리 여행의 시작 [아빠 생각] 딸과 단둘이 여행이라니, 잘한 선택일까? Part2 아빠에게 보여주고 싶던 내 세상, 체코 잔소리꾼 딸과 사오정 아빠 051 · 프라하를 소개할 최아름 가이드입니다 055 · 엄마의 제1미션 ‘아침 먹기’ 059 · 시내를 빠르게 보려면 ‘왕의 길’을 따라 065 · 프라하 성에 심봉사와 심청이가 나타났다 070 · 아빠와 딸의 시간은 거꾸로 흐른다 [아빠 생각] 딸과 내 역할이 서로 바뀌어버렸다 078 · 아빠는 사오정 [아빠 생각] 딸에게서 마눌님이 보였다 082 · 연인처럼 다정해보였다면 성공한 거지 뭐 30년이라는 시간의 다리에 지치다 089 · 더위를 피해서 찾은 맥주의 도시 플젠 095 · 난 너희의 호구가 아니야 099 · 헬렌, 이르카와의 깊고 아름다운 인연 106 · 맥주는 흐르는 빵이자, 약이다 [아빠 생각] 미안해, 그리고 고마워 딸 112 · 체코의 과거, 현재, 미래를 품은 비셰흐라트 118 · 고장나버린 아빠의 배꼽시계 123 · 같은 곳을 걸으면서도 다른 곳만 바라봤다 133 · 아빠의 애끓는 사모곡 Part3 아빠와 함께 알아가는 낯선 세상, 슬로베니아 아빠도 젊을 때가 있었는데 141 · 계획대로 다 된다면 그게 인생이겠어? 148 · 갈수록 눈물이 많아지는 아빠 그리고 나 아빠 생각 딸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긴 싫었는데 155 · ‘인생 참 허무하네’를 외치게 한 슈코치안 161 · 포스토이나 동굴이 알려준 어둠의 경이로움 [아빠 생각] 살아생전 우리는 후회 없이 살아야 해 169 · 유럽 거리를 오가는 한국자동차들 [아빠 생각] 딸과 친해질 방법이 뭐 없을까? 176 · 블레드 호수처럼 아빠 마음이 들여다보인다면 이건 내가 바라던 여행이 아니야 183 · 허를 찌르는 우리네 인생 190 · 아빠랑 어떻게 여행을 같이 해요? 195 · ‘이럴 순 없어!’ 우비 소녀의 절규 201 · 유럽여행에서 첫 라면을 대령하다 203 · 서운한 마음으로 피란을 홀로 걸었다 [아빠 생각] 딸이 오기만을 기다리며 214 · 화해는 생선을 타고 Part4 아빠와 나란히 걷는 세상, 이탈리아 조금씩, 천천히 가까워진다 225 · 베네치아까지 무사히 갈 수 있을까? 229 · 트리에스테 발 기차에서 듣는 옛날이야기 [아빠 생각] 익숙함과 새로움 사이에서 235 · 조금씩, 천천히 우리는 가까워지고 있다 241 · 아빠랑 인생 사진 찍기 참 힘드네 [아빠 생각] 사진 속 내가 너무 낯설어서 250 · 지도 없이 거니는 여행의 묘미 소년, 남자, 아버지를 만나다 259 · 감기에 걸리고 말았다 263 · 깨져버린 숙소의 장식품 271 · 걷고, 기다리고, 걷고, 기다리고 276 · 타국에서 맛본 비빔밥의 향연 281 · 수고했어, 오늘도 [아빠 생각] 한국인이라는 게 자랑스럽군 287 · 쉿! 이건 아빠와 딸만의 비밀이야 293 · 쇼핑, 그것이 무엇인가요 298 · 소년, 남자, 아버지를 만난 여행의 끝 [아빠 생각] 어른이 된 딸을 이제야 좀 알 것 같은데 307 · 에필로그_우리는 틈날 때마다 가족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311 · 아빠 후기_내 생에 언제 딸과 단둘이 여행을 또 하겠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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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에게서 어느덧 세월의 자취가 드러난다. 아빠는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급격히 늙어버리셨다(내가 자란 만큼 아빠도 나이 들었다는 사실을 이제야 인지한 건지도 모른다. )나는 알 수 없는 감정의 늪에서 조금씩 빠져나와 다시금 일상으로 돌아오고 있었지만, 완전히 회복하기는 어려웠다. 나만의 방식으로 애도와 치유의 시간을 가져야만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았다. ‘혼자 여행이나 다녀오자! 갔다 오면 괜찮아질지도 몰라.’ 하지만 내 계획은 엄마의 갑작스러운 제안으로 물거품이 되었다.
“아빠랑 같이 다녀오는 거 어때?” “제가요? 엄마, 아빠 두 분 같이 가시는 게 아니고요?” 처음에는 농담인 줄 알았다. “올해 환갑이시잖아. 아빠가 티는 안 내도 할머니 돌아가시고 난 후로 영 기운이 없고 무기력해서 예전 같지 않아. 아빠에게도 치유의 시간이 필요한가 봐.” 동생들도 어차피 갈 거, 이번엔 아빠랑 다녀오라며 엄마 말에 적극적으로 동조했다. “니들 일 아니라고, 그렇게 쉽게 말하는 거지? 엄마도 아니고 아빠랑 여행을 가라고?” --- p.22 “오늘 아빠는 딸이 자랑스러웠어. 저 사람들이랑 대화하는 게 신기하기도 했고. 공부시킨 보람이 있네. 요즘 젊은 친구들은 참 대단해. 이렇게 외국인들이랑 대화도 나누고, 친구도 하고. 그런데 이르카는 맥주를 좀 줄일 필요가 있어. 아무리 체코에서는 맥주가 약이라고 해도 그렇지, 아픈 사람이 너무 많이 마시더라.” 아빠의 마무리는 이르카의 건강 걱정으로 끝이 났다. 술을 좋아하시던 아빠도 건강상의 이유로 술을 줄였기 때문에 이르카의 마음을 모르지는 않지만, 많이 아파 보이는 이르카가 나 못지않게 걱정스러웠던 모양이었다. “헬렌을 위해서라도 오래 살아야지. 나도 내 건강과 가족을 위해 술을 줄였잖아.” --- p.110 “아빠, 저 아기 예쁘죠? 유럽 아기들, 정말 인형 같지 않아요?” 아빠도 나처럼 아기들을 보며 감탄하시는 줄 알았다. 무더위에 지쳐 계단에 앉은 아빠에게 부채질을 해주자, 아빠가 침묵을 깨고 입을 열었다. “우리 딸도 저렇게 예쁠 때가 있었지. 더 예뻤어, 저 아기보다. 아빠도 저렇게 젊을 때가 있었고. 우리도 저럴 때가 있었는데, 언제 이렇게 나이가 들었을까?” 순간 묘한 감정에 휩싸이며, 가슴 깊은 곳에서 무언가 울컥 올라왔지만 꾹 참았다. 사람들 앞에서 눈물을 보이고 싶지 않아서 애꿎은 부채만 세게 흔들어 댔다. “아빠는 이제 걸어 다니기도 힘들고, 자꾸 지치는데, 우리 딸이 언제 이렇게 컸는지 아빠를 데리고 다니네. 옛날엔 아빠가 데리고 다녔는데 말이야. 딸 많이 컸네! 참 대단해. 나이 든 아빠랑 다니기 쉽지 않을 텐데, 부채질도 해주고.” 예상치 못한 아빠의 말에 눈물이 쏟아질 뻔했다. 아빠 눈엔 이미 눈물이 고여 있었다. 나는 더 세게 부채질을 하며, 있는 힘을 다해 눈물을 참았다. ‘왜 나약한 말씀을 하시는 걸까?’ --- p.151 “딸, 정말 신비롭다. 난생처음 동굴 여행을 해보는데 놀라워.” 아빠도 동굴의 신비로움에 빠지셨나 보다. 아빠의 걸음은 어느 때보다도 빨라졌고, 하나하나 집중해서 살펴보셨다. 기분 좋은 아빠 모습에 나도 뿌듯해졌다. ‘동굴 투어 하기 잘했다!’ “이제 동굴 안 불이 전부 꺼질 거예요. 여러분은 처음 동굴을 발견했을 때의 기분을 느끼시게 될 겁니다.” 가이드가 멈춰서며 말했다. “탁, ….”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발견되기 전 동굴 그 모습 그대로 진한 어둠이 우리를 에워쌌다. 갑자기 주변이 고요해졌다. “톡톡톡….” 화려한 동굴의 모습 때문에 들리지 않았던 동굴의 소리가 들려왔다. 자연은 지금도 예술품을 만들고 있는 모양이었다. 동굴은 여전히 살아 있었다. 보이진 않지만, 소리를 통해 우리의 숨어있는 감각을 깨웠다. ‘소리조차 이리도 아름답다니!’ --- p.163 많은 것을 눈에 담기 위해 발걸음은 느려졌지만, 흘러가는 시간이 결코 아깝지 않았다. 아빠 말대로 사람들이 많이 가는 곳으로 따라가다 보니 우리가 찾던 곳이 나오기도 했고, 예상치도 못한 훌륭한 전시를 만나기도 했다. 아빠와 여유 있게 셀카도 찍고, 대화도 하면서 골목을 누볐다. 전에 본 적 없는 아빠의 전투적인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지도가 없으니까, 아빠는 이때다 싶으셨는지 아빠의 촉으로 길을 찾기 위해 선두에 나섰다. ‘여행하는 동안 내가 아빠를 너무 과소평가했구나.’ 우리는 골목을 걷다가 수상 버스 타기를 반복하며 베네치아를 돌아다녔다. 해가 저문 후 다시 찾은 산마르코 광장에는 라이브 음악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이게 바로 유럽의 밤이죠! 멋진 광장에서 멋진 음악을 듣는데 어찌 좋지 않겠어요?! 안 그래요?” “좋네, 이런 낭만…. 유럽인들은 참 낭만 있어.” 우리는 잠시 광장 구석에 앉아 달달한 음악에 젖어 있다가 숙소로 향했다. 밤에 바라보는 베네치아는 낮과는 또 다른 분위기였다. --- p.255 나의 내면엔 변화가 생긴 게 분명했다. 정확히 설명할 순 없지만, 아빠에 대한 내 감정이 이전과 같지 않았다. 이 낯선 기분은 뭐지? 한국에 돌아가면, 다시 우리는 서로의 일상을 살아갈 것이다. 또다시 바쁜 일상을 보내며 가족 관계보다 사회적 관계에 더 집중하겠지. 이렇게 오랜 시간 아빠와 단둘이 붙어 지낼 일은 없을 것이다. 언제나 그랬듯이. 아빠와 나의 여행이 일상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어쩌면 별 영향이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단둘이 떠난 여행에서 서로 부딪치며 느끼고 배운 것들이 아빠와 나 사이에 보이지 않는 끈끈한 무언가를 만들어 줬기에, 우린 훗날 이 시간을 추억하며 그리워할 것이다. 적어도 난 두고두고 되돌아볼 것 같다. 이 시간이 없었다면, 나는 평생 아빠를 내가 아는 단편적인 모습들로만 기억했을 테니까. --- p.304 |
유럽 한복판에 심청이와 심봉사가 나타났다!
새벽에 갑자기 걸려온 전화. 넘어지신 뒤에 수술을 받으러 입원하신 할머니가 곧 세상을 뜨실 것 같다는, 뜻밖의 소식. 하지만 장례를 치르는 내내 저자는 우연히 아빠의 모습을 보게 된다. 모두 오열하는 순간에도 제대로 울지 못하는 아빠. 소리 내어 울지 못하고 자꾸 뒤돌아서 눈물을 훔치는 아빠. 그 순간 저자는 지금껏 몰랐던 새로운 아빠의 모습을 발견한다. 저자는 여행을 통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할머니의 죽음을 애도하고 치유하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 그런 아빠를 위로하기 위해 저자는 힘차게 외쳤다. “아빠랑 같이 유럽 다녀올게요! 그게 뭐 별 거라고. 아빠! 우리 여행 갑시다!” 그렇게 시작된 아빠와의 유럽여행. 유럽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몸까지 불편한 아빠는 ‘심봉사’가 되어 딸의 손에 이끌려 다닌다. 졸지에 ‘심청이’가 된 딸. 가장 가까우면서도 가장 먼 두 사람은 이국적인 풍경이 가득한 유럽에서 그동안 몰랐던 서로의 모습을 마주한다. 『어떻게 아빠랑 단둘이 여행을 가?』는 18일 남짓한 기간 동안 환갑의 심봉사와 서른살 심청이가 프라하와 슬로베니아, 이탈리아를 종횡무진 넘나들었던 가슴 따뜻한 여행기이자 에세이이다. 그러나 이것은 효도여행이 아닙니다 아빠와의 여행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만만치 않았다. 챙겨야 할 것이 너무 많았다. 여행을 가기 전 빗발치는 질문폭격 “아빠와 여행을 간다고? 왜?” - “다 큰 딸이 아빠랑 같이 여행하는 게 가능해?” - “아빠랑 여행하면 아무래도 불편하지 않을까? 엄마는 왜 안 가셔?” - 부터 시작하여, 한번도 여행을 떠난 적 없는 아빠 몫까지 도맡은 여행준비, 그리고 18일이라는 긴 시간 동안 일을 쉬어야 한다는 사실에 주저하는 아빠까지. 단순히 내가 누볐던 ‘내 세상’을 보여주고 싶단 이유만으로 선택한 체코 프라하에서의 여행 또한 쉽지 않았다. 생각했던 것보다 아빠의 체력은 빨리 떨어졌다. 가장 고대했던 프라하 성의 야경, 아빠와 같이 구석구석 들여다보고 싶었던 유럽 최대의 유대인 지구 유세포프. 아빠에게 꼭 보여주고 싶은 풍경들뿐이었는데 여행은 마음처럼 흘러가지 않는다. 자꾸만 부딪치는 딸과 아빠의 마음. 그러나 행복했던 순간들도 많았다. 체코의 ‘맥주의 도시’ 플젠에서는 맥주 공장 투어를 통해 맛있는 플스너 맥주를 맛보았다. 오랜 친구 헬렌과 이르카를 만나서 아빠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아빠와 딸 둘 다 처음 가보는 슬로베니아에서는 프레드야마 성과 포스토이나 동굴에서 자연이 만들어낸 신비로운 세상을 온몸으로 느끼는 경험을 했다. 운 좋게 가게 된 블레드 섬에서 아빠와 딸은 따뜻하고 반짝이는 햇살을 한껏 만끽했다.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아빠와 함께 지도 없이 거닐며 색다른 여유를 즐기기도 했다. 2015 밀라노 엑스포에 설치된 한국관에서 오랜만에 한식을 맛보며 감탄하기도 했다. 아빠와 딸은 그렇게 서서히 조금씩, 가까워졌다. 아빠와 조금씩, 천천히 가까워진다 아빠와 딸이 처음으로 함께 떠나는 유럽여행. 당연히 여러 부침도 겪고 온갖 곤란한 일을 맞닥뜨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아빠와 딸은 서로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아빠는 지금껏 몰랐던 딸의 듬직한 어깨를, 딸은 자기도 모르는 새 나이가 들어 굽어버린 아빠의 등을 본다.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면서 시작되었던 여행은 어느덧 점차 같은 곳을 향하기 시작했다. 한국으로 돌아갈 날이 가까워질수록 아빠와의 여행이 점점 익숙해진다. 딸은 아빠에게 한없이 고맙고 미안하다. 더 잘해주지 못하고 더 배려해주지 못해서. 그렇지만 부족한 딸을 끝까지 믿고 따라줘서. 아빠 역시 시원섭섭하고 아쉽다. 이제야 어른이 된 딸을 알 것 같은데, 이제야 좀 익숙해진 것 같은데. 저자는 『어떻게 아빠랑 단둘이 여행을 가?』에 많은 이들이 자신에게 던진 질문에 대한 답변을 담았다. 가장 가까운 사이면서도 어쩌면 가장 먼 사이일 수 있는 아빠와 딸은 유럽여행을 갔다온 뒤로 확실히 변했다. 틈만 나면 가족들끼리 뭉쳐서 국내 여행을 다니고, 아빠는 여행에 필요한 체력을 기르기 위해 운동을 시작했다. 아빠 최상권씨는 이 여행에 대해서 이렇게 말한다. “여행은 딸과 추억을 만들게 해주었고, 훌쩍 커버린 딸에 대해 새로운 것들을 알게 해주었으며, 서로 사랑하는 마음을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그리고 “내 생애 언제 이런 여행을 또 할 수 있겠는가?”라고. 아빠와의 여행, 또는 엄마와의 여행. 아니면 부모님과 가족이 다 함께 하는 여행. 여건이 되면 언제든지 갈 수 있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슬프게도 다 같이 건강한 상태로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기간은 정해져 있으니까. 그러니 소중한 시간을 그냥 흘려보내지 말자. 사랑하는 사람들과 추억을 만들며 살아가기에도 우리네 인생은 너무 짧으니까. 아빠 최상권 평생 일과 가족만 알고 살아온 평범한 가장. 40년 이상 의료기기업에 종사해 왔다. 여행보단 집에서 텔레비전 보는 게 더 즐겁고, 출장이나 패키지여행 외에는 해외를 나가본 적이 없다. 환갑에 처음으로 배낭여행으로 유럽을 다녀왔다, 그것도 딸과 단둘이. 엄마 잔소리에 못 이겨 집안일도 잘 도와주는 (엄마의 성에 차진 않지만) 남편이자, 자식들에게 다정한 아빠가 되려고 애쓰는 사람이다. |
아빠의 설렘을 함께 한 적이 있나요?
생각해보면 나의 모든 처음을 가르쳐준 사람은 아버지입니다. 세발자전거 타는 법을 가르쳐 준 것도, 유치원 동요대회에 나가기 전 나를 꼭 안아주던 사람도 ‘아빠’였습니다. 그런 아빠에게도 ‘처음’이 있다는 걸 잘 몰랐어요. 아버지의 첫 유럽여행, 처음 보는 풍경들, 처음 만나는 인연들……. 그리고 환갑이 지난 나이여도, 항상 처음은 설레고 떨리다는 것도요. 이 책을 읽으며 아버지의 설레는 처음을, 그 순간을, 함께 할 수 있어서 참 행복했습니다. - 박현주 (tvN 예능 PD) |
딸과 아빠의 역할 체인지
평생 일과 가족만 알고 살던 집안의 기둥과도 같던 아버지는 낯선 여행지에서 심청이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심봉사가 되고, 방황과 반항을 꿈꾸던 딸은 장님인 아버지를 위해 단둘이 떠나는 여행의 파도 속을 용감하게 뛰어드는 심청이가 된다. 이들은 역할 체인지를 통해 서로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고 깊이 있게 서로를 알아간다. “대체 내 딸은 왜 체코어를 배우러 간 걸까? 내 자식이지만 가끔은 진짜 누구 유전자가 들어갔는지 궁금할 때가 있다.” 아빠생각 코너에 나온 문장을 읽고 배를 잡고 웃었다. 이 책의 저자는 체코 여행 가이드북까지 출간한 여행 작가다. 그러나 어떤 여행 전문가도 부모 앞에서는 그저 어린 자식일 뿐. 서로의 단편적인 모습만을 기억하던 두 사람은 함께 여행하며 작아진 아버지의 어깨, 독립적인 딸의 모습을 알아간다. 이 책은 “내가 이렇게 멋진 여행을 했소!”가 아닌 “아버지랑 평생 곱씹을 추억거리 좀 만들었소!” 하고 외치는 멋진 책이다. 삶의 새로운 의미를 찾기 위해 여행을 준비하는 분들. 아버지와의 여행은 어떠신지? 어느 날 문득 매일 내 옆에 있는 아버지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다면 얼른 이 책을 집어 들고 짐을 챙기시라! 내 아버지의 다른 모습을 통해 삶 전체를 돌아볼 좋은 기회가 생길 것이다. 비록 그 길은 순탄치 않겠지만 그 끝은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 김하진 (금천문화재단 음향감독) |
아버지와의 따뜻한 여행길
아픈 고백을 하나 해야겠다. 최아름 작가의 『어떻게 아빠랑 단둘이 여행을 가?』를 담담히 읽어 내려가던, 즉 아주 평범한 일상을 지내던 중에 공교롭게도 아버지와의 ‘영원한 이별’을 마주했다. 예기치 못한 일이었다.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인가 싶었다. 한동안 혼이 쏙 빠졌다. 이미 나에겐 소용없어진 여행기는 그렇게 잊히는 듯했다. 하지만 마냥 슬퍼하고 후회에만 빠져있기란, 아버지가 되찾은 두 번째 생(生)에 대한 예의가 아니었다. 당신을 아름답게 이야기하는 적극적인 호명 의식이 필요했다. 그때 다시 이 책이 생각났다. 소소하지만 소소하지 않은 작가의 감정선을 따라 가니 아버지와의 따뜻한 여행길이 머릿속에 선명하게 펼쳐졌다. 함께한 추억 속의 길이든, 꿈꿔온 상상 속의 길이든. 그저 독특한 여행 에피소드를 대리체험 해보자며 알량한 마음으로 시작했던 읽기가, 이제는 아버지를 그리며 아늑한 마음으로 끝맺는 읽기가 되었다 아버지가 생각나는 날이면 언제든 이 책을 쥐고 보려 한다. - 신현정 (프리랜서 에디터) |
여행으로 위로 받고 싶은 가족이라면….
아빠와 딸의 같지만 다른 마음 속 감정 표현이 돋보인다. 우리는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함께 살아가지만, 여행이라는 새로운 공간 속에서 미처 깨닫지 못했던 서로의 모습과 생각들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미묘한 갈등과 오해, 기대와 실망이 여행을 통해서 하나씩 해결되고, 치유된다. 역시 여행은 일단 떠나면 된다, 그게 누구와 떠나는 여행이든지 간에. - 오성환 (덕수궁 소장) |
자녀와 함께 여행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먼저 주고, 조건 없이 주고, 더 많이 주고, 그리고 모두 잊어버려라.” 꽃비 내리는 봄날! 이 작품을 읽고 난 소감이다. 작가의 진면목이 진솔하게 녹아내려 아빠의 가슴을 치유하는 놀라운 에세이다. 서정성과 담백한 감정이 여행을 통해서 아빠의 마음을 흠뻑 적신다. 자녀와 함께 여행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정중히 권하고 싶다. - 김병토 (원광여자고등학교 국어과 퇴직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