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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 아버지의 시간

아들과 아버지의 시간

: 여행을 통해 내 삶의 유산을 남겨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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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8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248쪽 | 378g | 140*210*20mm
ISBN13 9791158771874
ISBN10 11587718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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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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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 함께 허리까지 오는 물속에 들어와 강물과 하나가 된 순간, 여행을 강물에 비유하며 이야기를 나누니 여행의 의미가 한결 더 쉽게 와 닿는 듯했다. 이런 이야기를 나눌 때마다 아들은 깊은 생각에 사로잡힌다. 천성이 그런 것인지, 바둑을 오래해서 그런 것인지 한 번씩 이렇게 장고(長考)를 한다. 아들이 깊은 생각을 마치고 난 후 우리는 대화를 나누며 서로의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자, 다시 한 번 물어볼게. 아들은 여행이 뭐라고 생각해?”
“음……. 나는 여행이 일상에서 벗어나 일상 속의 나를 바라보는 것. 그리고 아까도 말했지만, 만남. 새로운 경험과 사람과의 만남. 그리고 삶의 소중한 의미를 찾아나가는 것이 여행이라고 생각해.”
“이야. 아들. 너 중학생 되더니 생각이 정말 많이 어른스러워졌는데? 그럼 아들이 생각하는 삶의 소중한 의미는 뭘까?”
“가족, 친구, 내 꿈, 그리고 지구의 평화?”
“하하하, 그래! 지구의 평화는 지속되어야지. 생각 주머니가 많이 자랐네. 아들, 훌륭하다.”
--- p.29~30

“에고. 아빠, 나 꼰댄가 봐.”
“하하하. 아냐, 앞으로 커가면서 나이에 그렇게 집착하지 않으면 되지, 뭐. 우리나라에 살면서 어려서부터 그런 문화가 자연스레 몸에 밴 걸 거야. 우리 앞으로 아메리칸 스타일로 살자.”
“그래야겠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니까, 히히.”

어린 나이에 세상 모진 풍파를 겪어 웬만한 중년들보다 인생의 경험을 많이 하고, 깨달음을 얻은 젊은이들을 많이 만났다. 그런가 하면 나이를 먹고도 세상물정 모르고 철없이 사는 사람들 역시 많이 만났다. 그들을 보면 인생은 결코 길이가 아니라 깊이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종종 든다. 물론 나이를 먹은 길이에 비례해 깊이도 더해진다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유치하게 나이 한두 살 따지는 사람 중에는 그런 사람이 드문 편이다. 산전수전 공수전까지 다 겪은 젊은이의 눈에는 나이만 먹었지 세상물정 모르고 나이 타령만 하는 우물 안 개구리인 꼰대가 한심해 보인다. 나이 마흔이 되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이 있듯이 살아가며 외적인 나이에 어울리는 내공을 쌓아 가급적 길이와 깊이가 비례하는 삶을 살도록 노력해야 할 듯하다. 오늘 거울을 한번 유심히 봐야겠다.
--- p.111~112

여행을 가고 싶었지만 떠날 수 없었던 어느 날 저녁, 아들이 인터넷 지도를 한번 보자고 제안했다. 아들과 함께 컴퓨터 앞에 앉아서 구글맵을 화면에 띄워놓고 검색을 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도 아직 가보지 않은 곳들이 너무 많았고, 외국은 더군다나 그러했다. 우리는 그렇게 구글맵을 통한 여행을 시작했다. 이전에 가본 곳들로부터 시작해서 아직 가보지 않은 곳으로 점점 나아갔다. 항공뷰와 거리뷰를 이용하여 마치 현지에서 보는 듯한 체감을 하며 이곳저곳을 둘러보았고, 처음 해보는 지도여행에 아들도 나도 흥미로움을 감출 수 없었다.

먼저 내가 다녀온 장소로 이동하여 설명을 해주었다. 이후 아들이 다녀온 곳을 둘러보며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 아들은 본인이 다녀온 여행지가 지도에 너무나 선명하게 보이는 것을 보고 연신 “우와~”를 연발했고, 그건 나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선진국이야 그렇다 쳐도 인도나 네팔의 오지까지 구글맵으로 볼 수 있다는 것에 우리는 혀를 내둘렀다.

“아빠, 근데 재미는 있는데 금방 지루해진다. 확실히 여행은 이렇게 하는 것보다는 직접 다니는 게 진리인 것 같아.”
“아무래도 그렇지. 우리가 지금 여행을 못가니까 이렇게 대리만족을 하는 거지. 그렇지만 사랑하는 아들아. 사람은 가장 밑바닥부터 가장 꼭대기까지 모든 것을 다 경험해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구글맵을 통해서 하는 방구석 여행이지만 이런 지도 여행을 하면서 지금 아들이 느끼는 것처럼 실제로 하는 여행의 귀중함을 깨닫잖아. 안 그래?”
--- p.194~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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