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2년 11월 24일 |
---|---|
판형 |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 384쪽 | 584g | 128*188*30mm |
ISBN13 | 9791192107318 |
ISBN10 | 1192107314 |
발행일 | 2022년 11월 24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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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 |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 384쪽 | 584g | 128*188*30mm |
ISBN13 | 9791192107318 |
ISBN10 | 1192107314 |
발간사 ┃ 「드디어 다윈」 시리즈 출간에 부쳐 ……… 5 머리말 ┃ 대한민국, 드디어 다윈을 만나다 ……… 13 01 진화론, 그 간결미 ……… 23 02 자연 선택의 ‘원리’ ……… 31 03 돌연변이 맹신의 허점 ……… 41 04 변이, 변화의 원동력 ……… 51 05 진화의 도박, 유전적 부동 ……… 61 06 진화는 진보인가? ……… 71 07 적응과 자연 선택 ……… 83 08 완벽한 진화란 없다 ……… 91 09 눈먼 시계공 ……… 101 10 진화의 현장 ……… 111 11 진화의 실험실, 병원 ……… 121 12 팬데믹과 공진화 ……… 133 13 성의 진화 ……… 145 14 암수의 동상각몽 ……… 157 15 허풍은 수컷의 본성? ……… 169 16 일부일처제의 모순 ……… 181 17 레크와 경합 시장 ……… 193 18 성의 기원: 암수가 꼭 필요했나? ……… 205 19 성은 꼭 암수 둘이어야 하나? ……… 217 20 유전자의 눈으로 본 생명 ……… 229 21 라마르크의 부활? ……… 241 22 선택의 단위, 수준, 대상, 그리고 결과 ……… 253 23 계약의 생물학 ……… 265 24 호모 심비우스: 경쟁에서 경협으로 ……… 277 25 마음의 진화: 진화 심리학 ……… 289 26 종교의 진화: 굴드, 윌슨, 도킨스, 그리고 데닛 ……… 301 27 음악의 진화: 음악은 어떻게 인간을 사로잡았나? ……… 313 28 문화의 진화와 유전자의 손바닥 ……… 325 29 자유 의지의 출현과 인간 두뇌의 진화 ……… 337 맺음말 ┃ 다윈에 대한 오해와 새로운 이해 ……… 349 더 읽을거리 ……… 370 찾아보기 ……… 375 |
다윈의 진화론이 무엇인지부터 진화론을 둘러싼 흔한 오해와 크고 작은 소동들까지 엿볼 수 있는 책이다. 에세이를 표방하고 있는 이 책은 29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장은 평균 12페이지 밖에 되지 않는다. 낯선 용어와 내용에 주의를 잃을 새도 없이 한 장이 끝나 있다. 우리나라의 리처드 도킨슨이라고 불리는 최재천 교수는 쉽지만 문학적인 어투로 다윈의 진화론을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가장 부담없이 다윈과 처음 만날 수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생물의 진화는 네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할 때 일어나게 되어있다. 진화는 단순명료하다.
이 네 가지 조건은 현재에도 유지되고 있다. 주변을 둘러보면 '어쩜 저럴 수 있지' 싶은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있다. 자원은 여전히 한정되어 있다. 심지어 몇몇 자원은 고갈될 위험에 처해있기도 하다. 따라서 진화는 현재진행형이다. 우리는 지금도 조금씩 진화하고 있다.
인간이라는 종이 완성되면서 진화가 끝났다고 믿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은 우리가 아직도 진화중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그건 진화의 일부를 전부라고 오해하고 있는 것이다.
진화는 대진화와 소진화로 나뉜다. 대진화는 개체의 종이 갈라지는 진화를 말한다. 이런 류의 진화는 아주 오랜 시간에 걸쳐 진행된다. 한편 소진화는 개체 내에서 일어나는 진화로, 개체들의 형태, 생리, 행동 등의 변화를 말한다. 대진화와 소진화가 나란히 진행 중이지만 유한한 생명을 가진 인간은 대진화를 목격하기 힘들다. 하지만 소진화는 우리 주변에서도 계속 일어나고 있다.
개체의 진화에 대한 오해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진화의 첫번째 충족조건인 개체 간의 변이에 대해서 오해하고 있다. 우리는 변이를 생각하면 돌연변이를 생각하고는 한다. 갑자기 돌연변이 같은 것이 나타나서 개체들을 휘젓고 다닌다? 하지만 이런 돌연변이에 의존해서 진화가 진행되면 진화는 아주 느린 속도로 미미하게 진행된다. 물론 진화에 돌연변이가 영향을 미치기는 하지만 유일한 요소는 아니다.
개체들간의 변이가 나타나는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은 암수 간의 짝짓기를 통해 자손을 만드는것이다. 서로 다른 개체들이 짝짓기를 하게 되면 유전자가 섞이게 된다. 자손은 섞인 유전자를 물려받게 된다. 이 과정에서 변이는 아주 쉽게 일어난다. 진화 심리학에서 오직 인간의 짝짓기 행위로 모든 행동 특성을 설명하던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개체 간의 변이가 없으면 진화가 발생하지 않고, 변이는 짝짓기를 통해서 가장 쉽게 발생한다.
진화에 방향이 있다는 믿음 또한 오해이다. 우리는 흔히 진화가 곧 진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의 조상이 침팬지와 동일하다는 사실을 상기하면서, 침팬지보다는 인간이 훨씬 낫다고 믿는다. 하지만 진화에는 방향이 없다. 그때그때 유전자가 생존해야 하는 환경의 변화에 따라서 진화가 이루어진다. 진화가 이루어질 당시와 진화의 결과물을 탑재한 채 살아야 하는 환경은 다르기 때문에, 이때는 최선이었던 진화는 생존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진화론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이타주의, 동성애에 대한 해석도 흥미로웠다. 리처드 도킨슨의 <이기적 유전자>에서 유전자는 세대를 거쳐 살아남기 위해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생존 기계이다. 그런 유전자의 집합으로 구성된 인간이 다른 사람을 구하기 위해 자기자신을 희생하는 현상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오랜 시간 동안 베스트셀러로 사랑받아온 이기적 유전자의 내용이 틀린 것은 아니었을까?
하지만 놀랍게도 인간의 이타적인 행위는 유전자가 이기적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한다. 유전자가 이기적이라서 인간이 이타적이라니. 선뜻 받아들일 수 있는 말은 아니다. 혈연관계에 있는 사람들은 최대 50% 까지 같은 유전자를 공유하고 있다. 내가 사라지더라도 나와 유전자를 공유하고 있는 사람이 산다면, 내 유전자는 계속해서 살아남는다. 그런 이유에서 인간은 기꺼이 가족을 위해, 가까운 사람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다.
그렇다면 나와 전혀 혈연적 관계가 없는 사람을 위해서 희생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내가 도움을 줬을때 다른 사람도 나를 똑같이 도와줄 것이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지금 위험에 빠진 사람을 도와주고 나면, 내가 위기때 다른 이의 도움으로 살 가능성이 확보된다. 유전자가 계속해서 살아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보답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인간 사회는 진화되어왔다.
동성애를 진화의 의도치 않은 부산물로 보는 시각도 신선했다. 진화론에서 암수의 짝짓기가 중요한 이유가 있다. 유전자의 생존적 관점으로 보았을 때, 번식에 성공한 유전자만이 대를 걸쳐 살아남을 수 있다. 아무리 뛰어난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도 자손을 낳지 않으면 진화론적 관점으로는 실패한 것과 다름없다.
그만큼 진화에 있어서 짝짓기와 번식이 중요한데, 동성애자의 출현은 유전자의 관점에서는 이해하기가 어렵다. 살아남는 것을 최우선시하는 유전자는 어째서 번식을 할 수 없는 동성애자 같은 존재를 발생시켰을까?
진화론에서는 동성애의 출현이 유전자가 번식이 성공할 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진화하다가 우연히 생긴 결과라고 본다. 생물학 연구에 따르면 동성애자 형제자매를 둔 친인척 여성들의 출산율이 다른 군의 여성들보다 높았다고 한다. 이 여성들은 다른 여성보다 성관계를 많이 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이러한 결과로 보았을 때 특정 유전자가 어떤 사람에게는 성적인 매력을 높여 번식의 가능성을 높이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다르게 작용하여 동성애를 하게 만들기도 한다는 추론을 내릴 수 있다. 이걸 보더라도 진화에는 방향이나 목적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떤 진화학자가 말했듯이, 진화는 눈 먼 시계공이 수리하는 시계처럼 작동할 뿐이다. 대부분 안 맞지만 아주 가끔 맞는 식으로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며 이 세상에 진화론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모든 것이 진화론적 관점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진화가 없었더라면 인간은 탄생하지 못했기에 진화론은 모든 학문의 원천이 될 수 있다. 진화론에 대해서 더 많이 공부해야 겠다고 결심했다.
다윈 지능 | 최재천 | 다윈의 진화론 이야기 | 유시민 알릴레오 북's 추천도서
나만 그런지 모르겠으나, 초등학생이었던 당시 「포켓몬스터」 만화를 통해 '진화'라는 개념을 처음 접했다. '파이리'는 '리자드'가 되어 '리자몽'이 되었고, '꼬부기'는 '어니부기'가 되어 '거북왕'이 되었다. '파이리'는 아이 공룡이니까 점점 몸집이 커지고 커다란 날개가 생긴다는 건 알겠는데, '꼬부기'는 전화가 거듭되면서 훗날 등에 물대포가 생긴다는 건 정말 놀라운 충격이었다. 그 외에도 '캐터피 → 단데기 → 버터플', '야돈 → 야도란', '또가스 → 또도가스' 등 진화하는 무수한 포켓몬들이 만화 속에 등장했다.
포켓몬이 진화하는 모습을 보면 점점 몸집이 커지거나 강해졌다. 그저 귀여웠던 친구들이 진화를 거듭하면서 날카로워지고 멋있어진다. 최종 진화의 모습이 정해져 있다는 것도 독특한 특징이다. '리자몽'이나 '거북왕'까지 진화하면 끝이다. 끝이 정해져 있기에 순서가 있고, 예외가 없다. '파이리'가 진화하면서 뿔이 자란다거나 '캐터피'가 진화하면서 '버터플'이 아닌 '잠자리'가 되는 경우는 없다. 어린 내게 '진화'란 그저 "점점 좋아지는 거"로 이해되었다.
찰스 다윈은 『종의 기원』을 통해 우주의 생성과 생명의 탄생이 창조주의 은총과 의지로 이루어진 게 아니라 자연의 법칙에 따라 저절로 그리고 우연히 나타난 결과라고 주장했다. (최재천의 『다윈 지능』 - 73쪽 참고) 최재천 교수님 역시 『다윈 지능』을 통해 진화란 방향성이 없으며 목적성도 없다고 말씀하신다. 인간은 무계획적이고 무도덕적이며 비효율적인 자연선택 과정의 우연한 결과물이며, 항상 단순한 데에서 복잡해지는 방향으로만 진화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최재천의 『다윈 지능』 - 75쪽 참고)
진화는 멈추지 않고 계속 흐르는 강물과 같다. 유일한 단 하나의 결과물이 아니라 그저 과정일 뿐이다. 우리가 마주하는 모든 생물은 진화를 통해 오늘날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고, 먼 훗날 또 다른 모습으로 진화해나갈 것이다. 안타깝게도 우리 인간의 수명이 너무나도 짧기에 특정 종이 진화하는 과정을 목격하지 못할 뿐이다. 그러나 찰스 다윈이나 최재천 교수님 같은 생물학자 덕분에 지구에 있는 생명체가 어떻게 진화해나갔는지를 알 수 있다.
진화를 이야기할 때 '자연선택'이라는 말을 자주 쓴다. "우리 인간의 조상이 원숭이래!"라는 말과 함께 산과 들을 뛰어다니는 자연 속 원숭이 모습을 떠올린다. 그러면서 오늘날 우리가 사는 도시가 아닌 숲으로 둘러싸인 자연에서 진화의 비밀이 시작되었을 거로 생각하기 쉽다. 혹시나 그랬다면 "땡!"이다. 다윈이 말하는 '자연선택'에서 자연은 방금 말한 자연이 아니다.
"쌍커플 수술이 자연스럽게 잘되셨네요.", "반복해서 연습하니 춤동작이 꽤 자연스러워졌는데."라는 말에서 쓰이는 자연이 '자연선택'의 자연이다. 결국, 자연선택이란 누가 의도적으로 조정하는 게 아니라 자연스러운 관계 속에서 필연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이라는 의미다. (최재천의 『다윈 지능』 - 38쪽 참고) 진화란 그저 저절로 그리고 우연히 벌어진 결과물이라는 말과 통하는 표현이다.
『이기적 유전자』로 널리 알려진 리처드 도킨스 교수는 그의 또 다른 역작 『눈먼 시계공』을 통해 자연선택의 결과를 눈먼 시계공으로 빗대어 설명했다. 오늘날 생명체를 숙련된 시계공이 정교한 설계와 수리를 통해 만든 고쳐진 시계 같지만, 현실은 앞을 못 보는 시계공이 시계를 나름 고쳐보려 애를 쓰다 실패와 실패를 반복하다 어느 순간 갑자기 작동하게 된 시계 같은 존재라는 것이다. (최재천의 『다윈 지능』 - 104쪽 참고)
우리는 강한 자만이 살아남은 세상을 그리며 '적자생존'이나 '약육강식'이란 말을 쓰곤 한다. 마치 신의 선택을 받은 열등한 개체만이 살아남고, 선택받지 못한 이들은 전부 멸종되어 사라져버린 거로 생각한다. 그러나 변하는 환경에 적응하지 못했거나 거대한 운석이 지구와 충돌하여 멸종된 공룡처럼 그저 운이 없어서 사라졌을 뿐, 충분히 훌륭한 대부분은 살아남는다. 알다가도 모를 세상이라는 말이 종의 기원을 논하는 진화 이야기에 딱 맞아 떨어지는 느낌이다.
"그토록 단순한 시작으로부터 수없이 많은 아름답고 화려한 생명이 진화했고 지금도 진화하고 있다." 다윈의 『종의 기원』 마지막 문장이다. 『종의 기원』은 '과연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라는 물음으로부터 시작된 이야기다. 우리의 시작은 그리 거창하지 않다. 신이라는 존재가 아담과 이브를 만들어 어쩌구 저쩌구 이렇게 시작되지 않았다. 그저 어쩌다 우연한 계기로 태초에 생명체가 이 지구에 생겼고, 자연선택론을 통해 진화를 거듭하여 오늘날 세상을 만들었다. 『다윈 지능』의 최재천 교수님은 이 세상 모든 생명이 근원적으로 한 가족이라는 깨달음은 우리 인간을 더할 수 없이 겸허하게 만든다고 말씀하셨다. (최재천의 『다윈 지능』 - 279쪽 참고)
만화 「포켓몬스터」 엔딩 OST 들어보면 "서로 생긴 모습은 달라도 우리는 모두 친구"라는 가사가 나온다. 만화 속에서는 서로 치고받고 싸우지만, 진화론에 따르면 그들 모두 단 하나의 생명체로부터 시작되었으며, 그들만의 생태계를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안에서 때로는 경쟁도 하고 공생도 하면서 진화해나간다. 늘 강자만이 살아남는 것도 아니고, 때로는 서로 다른 얼굴을 가진 이들이 서로 어우러져 살아간다. 그 모습 자체가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내 앞에 놓여있는 소소한 일에만 집중하며 치열하게 살아왔는데, 『다윈 지능』을 읽으면서 세상을 좀 더 넓게 볼 수 있는 안목과 여유가 생겼다. 우리 주변에 있는 꽃과 나무들에 한 번 더 눈이 가고, 길에서 강아지나 고양이나 새를 마주치면 그들이 모습을 유심히 관찰하기 시작하였다. "그들은 어떻게 저런 모습을 하고 있을까? 그들은 어쩌다 여기까지 오게 되었을까?" 이런 소소한 질문 덕분에 하늘을 보고 땅을 본다. 이 지구는 인간들만의 세상인 줄 알았는데, 『다윈 지능』을 통해 우리 주변에는 우리와 다른 무수한 생물들이 우리와 함께 숨 쉬고 있음을 알게 된다.
이번 영상은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낀 가족의 달에 맞춰 내리사랑과 치사랑을 말한다. ‘동물엄마들’이라는 표현이 다정하다. 동물엄마들의 희생적인 사랑은 별나다. 최재천 교수는 양羊이 제왕절개로 새끼를 낳은 뒤 새끼 식별을 못하더라는 끔찍한(?) 말을 전한다. 그리고 제왕절개를 한 경우 아기들이 뒤바뀌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고. 갑자기 궁금하다. 자연분만일 때와 비교 연구 조사가 있는지. 있으니까 언급했다고 보지만.
분만 과정에서 괄약근을 조절하며 뇌를 자극해 옥시토신 호르몬이 분비된다고 설명한다. 출산의 산고(진통)는 labor이고, 내보내는 분만은 deliver. 무심히 지나쳤으나 다시 보니 단어끼리 정교하게 맞붙고 또 차이를 둔다. 사실 최 교수가 제왕절개 이후 새끼 식별을 못하는 양 얘기를 할 때, 인물 ‘카이사르’가 제왕절개한 역사성을 품음과 동시에 셰익스피어의 ‘맥베스’에서는 의미심장한 메시지로 등장함을 거론하고 싶었다.
바로 그 찰나에 인간 엄마에게는 본능을 뛰어넘는 ‘인지능력’이 있다고 말한다. 이 대목이 좀 웃픈 것이 대통령 내외의 메타인지력 부족이 다른 방송에서 지적되었기 때문이다. 제너럴로 일반화하면 예외 카드가 불쑥 튕겨 나올 수 있다. 그리고 상황적으로 2000년대 초반 십년 넘게 산부인과에서 제왕절개를 부추겼다. 장비 보급과 학회 연구와 약제 개발비 투자 관계 때문인지 모르겠으나 유행이었다.
지도교수님은 ‘모성애를 본능’이라고 규정하는 걸 피하신다. 한 제자가 루이스 어드리크의 소설들을 이 주제로 분석하려 할 때 은근한 벽이 세워졌다. 양과 달리 인간 엄마는 제왕절개로 나온 자식을 ‘내 아이’로 알아본다. 그렇다면 입양이나 보모는 어떨지 또 궁금해진다. 그럴 때는 본능이 아니라 인지능력인 건가 …@.@
여자들은 말하지 않을 뿐 유산, 낙태 경험을 평생 간직한다. 방송인 장영란이 셋째 유산을 남편에게 말하며 울 때 많이 슬펐다. 몸에 들어와서 무럭무럭 자라던 태아를 보내는 아픔. 기억의 방에서 이맘쯤이면 어느 정도 일 테고.. 그러면서 함께 하는haunted 것 같다. 최 교수가 산양 사례를 다룰 때 먹먹했다. 맹수에게 공격당하는 새끼를 지키려 사투를 벌이다가 툴툴 털고 가버린다고. 그 이유가 정확해서 납득이 되면서도 좀 그렇다. 앞으로 낳을, ‘다음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합리적이고 계산적인 행동에 근거한단다. ‘얘는 글렀구나.’ 포기와 도망.
이와 달리 인간 엄마는 여러 자식들이 있음에도 저마다의 손가락에 아파한다. 최 교수는 ‘비합리적인’ 부/모성애 차원을 말한다. 집까지 마련해주려 하는 한국 부모의 열성 혹은 극성. 가족주의는 이기주의가 따라붙는다. 흥미롭게도 여왕벌은 딸(?)이 짝짓기 시기가 되면 경험 많은 자신의 집을 내주고(‘분봉’) 이동한다고 한다.
K-장녀 남보라를 보면 기특하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먼저 태어났다는 이유로 유전자적 ‘도움’을 기꺼이 동생들에게 내준다. 아마 양브로 형제라면 방 구할 돈이 준비되는 대로 얼른 독립하라고 하겠지ㅎㅎㅎ. 다른 방송에서 정준희 교수는 공간 분리는 확실히 하되 부모와 성인 자녀들과 함께 사는 거에 찬성한다. 나는 좀 다르다. 성인이 되면 독립하고 거기에 맞춰 주거 정책과 사회복지 기반이 갖춰지고 지원되는 국가로 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이 좁은 나라에서 굳이? 의문이 들 수 있는데 때론 그래서 더욱 그럴만하다(아 모래ㅋ). 동생네는 신혼부터 지금까지 같은 집에 산다. 시댁 어른들과 일정 거리가 확보되는 도보거리에 살면서 자주 보는 사이로 지냈다. 무엇보다 사는 공간에 대한 합의점 찾기가 수월하지 않을 것 같은데 ‘둥지언니’나 ‘멜과 진돗개 봉순’ 속 커플들의 소탈하면서도 열린 수용성이 놀라움을 자아낸다.
지금까지는 내리사랑이었고 다음은 치사랑을 언급한다. 효(도)는 ‘진화적이지 않’으며, 진화생물학적으로 설명이 안 된다고 한다. 내리사랑은 빈집증후군 등의 분리 장애의 극복을 요구한다. 서로의 경제적, 신체적, 정서적 독립이 이상적이다. 노령화 사회에서 요양원 같은 시설이 많이 보급되었다지만 아직 많이 열악하다. 여담이지만 김 여사의 모, 최은순이 건드린 투기사업도 이쪽이다. 혹시 소설로 노인 사회구성원의 정체성을 훈훈하게 탐색해보고 싶다면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작품들을 권한다.
가족주의 잔재가 여전한 한국에서 구속과 억압이 되지 않는 다양한 생활권과 공간 유형 추구는 남겨진 숙제이다. 돌아섰던 유현준 교수의 ‘셜록현준’이라도 참고해야 하나. 사회적 과제로서 있는 건 있다하고 음양 모두 허심탄회하게 논하는 문화가 안착되길 바란다.
효에 기반한 조상 숭배와 집단 문화는 사회 구축과 유지를 위해 ‘만들어진’ 부분이 적지 않다. 팬데믹의 거리두기가 이 인위성을 깨는 조짐이 되었다는 분석이다. 사회적 시선에서 자유로운 스몰웨딩과 스몰장례식이 인기라고 한다. 최 교수에 따르면 침팬지 이상의 지능이면 패륜아(영단어로는 immoral person. 펄슨도 뉴트럴. 문화 차이가 단어에 반영)에 반대하는 반응을 보인다고 한다. 일례로 제인 구달의 침팬지 ‘플로’가 죽자 아들 이 식음을 전폐하고 시름시름 앓다가 죽었다. 어찌 보면 단백질의 합성체인 ‘유전자’를 두고, 제너럴 운명을 주장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개체들의 생리적 차이를 설명하지 못하는 이유에서다.
최 교수는 유학생활 중에 부모가 되어 ‘내 분신’ 정도로 봤을 뿐 마구 예뻐할 여유가 없었다고 전한다. 그러면서 자기 자식은 키울 때 예쁜 줄 몰라도 손주, 손녀가 유독 예쁜 건, ‘중간 책임자’이기 때문이란다ㅎㅎㅎ. 한 다리 건너 한갓짐. 유전자의 사분의 일을 받은 손녀보다 이분의 일인 자식이 훨씬 좋다고 확언한다. 헉, “알면 사랑한다”의 창시자께서 나와 입장이 다르다. 같이 보내는 시간이 늘면 정들고 살가워 헤어나지 못하실 거다.
앞서 말했듯 부모 공경은 생물진화적 연결고리가 발견되지 않는다. 자식을 어떻게 키우냐가 그 자식이 부모를 어떻게 대하느냐를 결정한다지만, 결과를 보장할 순 없다. 쓸쓸하지만 내리사랑을 듬뿍 준 데에 만족하고 치사랑은 깔끔하게 접는 게 좋다(갑분 이잼의 “日에 알아서 퍼주고 美엔 알아서 한 수 접는” 팩폭 워딩 생각~). 예상 못한 보너스로 생각하면 서로 좋음. 끝으로 최 교수는 외국에 나가 사는 아들네를 자주 보고 싶다고 고백한다. /교수님, 쌀쌀맞은 아드님에게 섭섭해 하지 마시고, 며느리를 꼬드기셔용Be good to h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