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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얼굴을 되찾을 수 있을까?’
근사하게 포장된 사진 속에서 점점 사라지는 ‘나’ 자신 익숙하고 낯선 허구의 세계, 연기처럼 퍼지는 서늘한 감정들 책장을 넘기면 누군가의 앨범을 펼친 듯, 사진들이 겹겹이 등장한다. 갓난아이 때부터 시간이 흐르며 성장하는 한 남자가 있다. 빛나는 눈, 선이 예쁜 코, 도톰한 입술을 가진 그는 무척이나 또렷한 사람이다. 또렷한 사람은 모두가 좋아하는 자신의 얼굴을 항상 사진으로 남긴다. 도시와 유적지, 구름과 바다, 숲과 차와 사람이 가득한 거리…. 부러울 것이 없는 그의 사진이 인터넷을 떠돈다. 그러던 어느 날, 거울 앞에 선 그는 자신의 얼굴이 흐려지고 있음을 느끼고 눈, 코, 입에서 시작된 변화는 점점 얼굴 전체로 번져 얼룩처럼 희미해진다. 더 이상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또렷한 사람. 좌절한 그는 얼굴을 되찾기로 다짐한다. 불법적인 방법을 써서라도. 얼굴을 파는 밀수품 거래인에게 ‘다시 또렷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한 뒤 평생 모은 돈으로 얼굴을 구매하는 우리의 주인공. 그는 잃어버린 얼굴을 되찾을 수 있을까? 이 시대의 모습을 그린 섬뜩한 상상력 보여지기 위한 삶에 경종을 울리는 이야기 전작이 출간된 후, 코로나19 팬데믹 가운데 전 세계는 멈췄다. 바쁜 일상도 만남도 소통도 부재했다. 사람들은 저마다 SNS를 통해 근황을 확인한다.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해 다양한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에 집착하는 일상이 당연해져버렸다. 작가는 그런 우리에게 오싹한 이야기를 건넨다. ‘사진을 찍을 때마다 얼굴에서 꺼풀이 하나씩 벗겨질 거야.’ 내가 누구인지, 어떤 모습인지 나인지 점점 희미해지는 순간. 얼굴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고. 이 작품은 한 남자에게 일어난 미스터리한 사건을 통해 현대인들의 부풀려진 자아를 비판한다. ‘그가 누구인지보다는 얼굴을 더 기억하는’ 사람들은 누군가의 존재보다 겉모습에 집착하는 우리의 모습이기도 하다. 얼굴을 잃어버린 그는 결국 온전한 ‘나’ 자신을 잃어버린 현대인들을 비추고 있다. 요안나 콘세이요의 그림은 자유롭고 위트 있다. 허구의 세계를 아주 능청스럽게 그려낸다. 또렷한 사람의 앨범을 구경한 독자는 그가 방문했던 화려한 장소들과 건조하고 고독한 일상을 번갈아 마주한다. 요안나 콘세이요는 실제로 이 책의 그림들을 세계 여러 장소에서 그렸다. 프랑스의 라셀생클루, 폴란드 니에미차, 이탈리아 사르메데 그리고 포르투칼 오비두스 등 여러 곳이 작품 속에 담겨 있다. 무서운 영화처럼 서늘하면서도, 르포를 마주한 듯한 씁쓸함이 공존하는 그림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