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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 J. 브로노우스키 6
천사 아래 있는 존재 15 동물의 적응-인간 선택-아프리카에서의 시작-화석 증거-선견력-머리의 진화-인간의 모자이크-수렵 문화-빙하시대를 넘어서-이동방목 문화:랩족(Lapp)-동굴 그림에서의 상상력 계절의 수확 59 문화적 진화의 보조-유목 문화:바크티아리(Bakhtiari)-농경문화의 시작:밀-예리코-지진 지대-부락의 생활 기술-바퀴-동물의 가축화:말-전쟁놀이:부즈카시(Buz Kashi)-정착 문화 돌의 결 93 신세계로 오다-혈통 집단에 의한 이주의 증거-쪼개고 형상화하는 행위-구조와 위계 조직-도시:마추픽추-수직 건축:파에스툼-로마의 아치:세고비아-고딕 건축의 모험-랭스 성당-건축술로서의 과학-숨겨진 형상:미켈란젤로에서 헨리 무어까지-건설의 기쁨-물질의 보이지 않는 구조 숨겨진 구조 129 불:변형의 요인-금속의 추출:구리-합금의 구조-예술품으로서의 청동-쇠에서 강철로:일본도-황금-황금의 불멸성-인간과 자연의 연금술적 이론-파라셀수스와 화학의 도래-불과 공기:조지프 프리스틀리-앙투안 라부아지에:결합의 정량화-존 돌턴의 원자론 천구의 음악 165 수 언어-화음의 열쇠:피타고라스-직각과 삼각형-알렉산드리아의 유클리드와 프톨레마이오스-이슬람 문화의 부흥-아라비아 숫자-알람브라:공간의 무늬-결정의 대칭-알하젠의 원근법-시간 운동, 새로운 역학-변화의 수학 별의 사자(使者) 201 계절의 주기-그려지지 않은 하늘:이스터 섬-돈디 시계 속의 프톨레마이오스 체계-코페르니쿠스:중심으로서의 태양-망원경-과학적 방법의 창시자 갈릴레이-코페르니쿠스 체계의 금지령-두 체계에 관한 대화-종교재판-갈릴레이의 항복-과학혁명의 북상 장엄한 시계 장치 241 케플러의 법칙-세계의 중심-아이작 뉴턴의 발견들:유율법(fluxions)-스펙트럼을 펼치다-중력과 『원리』-지성적 독재자-풍자의 도전-뉴턴의 절대 공간-절대 시간-알베르트 아인슈타인-여행자는 자기의 시간과 공간을 가지고 있다-증명된 상대성-새로운 철학 |
저제이콥 브로노우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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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추픽추는 1500년경 잉카 제국의 절정기에 건설되었다. 이들의 계단식 농경문화의 핵심에는 관개시설이 있으며 이를 관리하기 위해 강력한 중앙의 권위가 요구된다. 그 권위의 통신망은 도로, 다리, 통신이라는 3개의 고리가 지탱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리 아래에는 아치가 없었으며 통신은 문자로 씌어지지 않았고, 도로에는 바퀴 달린 수레가 없었다. …… 인류의 기념비들은 군왕들과 종교, 영웅들과 신조를 찬양하기 위해 세워졌다고 생각되어 왔으나, 궁극적으로 찬미되는 것은 그것을 건설한 사람이다. 그러므로 모든 문명의 위대한 신전 건축은 개인이 곧 인류와 하나가 됨을 표현한다.
---「돌의 결」중에서 마야인들은 유럽보다 훨씬 앞선 수체계(그들에게는 ‘0’의 기호가 있었다)를 가지고 있었지만, 간단한 것을 제외하고는 별의 운동을 작성한 적이 없었다. 왜 못했을까? 한 가지 분명한 이유는 남반구의 하늘에 북극성이 없다는 데 있다. 하지만 그들에게 천문학이 없었던 가장 큰 이유는 위대한 상상력, 즉 바퀴 같은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천체가 축을 중심으로 돈다는 생각은 콜럼버스가 출항할 때 그에게 영감을 주었고, 그 축은 둥근 지구였다. ---「별의 사자」중에서 제임스 브린들리는 열일곱 살에 물레방아를 만들며 자수성가의 생애를 시작했다. 또한 공장과 광산의 토목공사를 하러 다니며 운하들을 독자적인 계획에 따라 조사하여 400마일이나 되는 운하를 건설, 영국 전역에 수로망을 형성했다. 운하망을 건설하는 데는 두 가지 요소가 두드러지는데 이것이 산업혁명 전반의 성격을 규정한다. 하나는 산업혁명을 이룩한 사람들이 실용적이었다는 사실이며, 다른 하나는 새로운 발명, 발견들이 일상생활에 이용되었다는 점이다. 운하를 통해 잡다한 물건들이 운반되었고, 촌락에서 생산된 물건들은 전국적인 교역이 가능해졌다. …… 동력은 과학의 새로운 관심사, 어떤 의미로는 새로운 사상이다.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과학은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탐색하는 일에만 전념했지만 이제는 자연을 변형시켜 동력을 얻으며, 한 형태의 동력을 다른 형태의 동력으로 전환한다는 ‘에너지’에 대한 근대적 개념이 과학의 첨단에 나타났다. ---「동력을 찾아서」중에서 물리학의 새로운 사상들은 괴팅겐 대학을 중심으로 퍼져 나갔다. 1921년 막스 보른이 물리학 과장으로 지명되자, 그는 원자물리학에 흥미를 가진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일련의 학술대회를 시작했다. 보른과 함께 여기서 전성기를 보낸 이가 하이젠베르크이다. 당시에는 전자가 입자인지 파동인지를 두고 한창 논쟁이 벌어지고 있었다. 1927년 초 하이젠베르크는 전자의 성격을 새롭게 규정했다. 그는 전자가 입자이기는 하나 단지 한정된 정보를 주는 입자라고 했다. 이를테면 전자의 속도와 위치는 양자의 허용 한도 내에서 제한되도록 맞춰져 있다. 이는 과학사에 있어서도 위대한 과학적 사상의 하나이며, 그는 이를 ‘불확정성 원리’라고 불렀다. ---「지식과 확실성」중에서 19세기 인간의 진보는 오스트리아 빈 대학에 그레고르 멘델이 도착함으로서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갔다. 농부의 아들로 수도사가 된 멘델은 교사로서 정식 학위를 받기 위해 빈 대학에 갔다. 하지만 시험관은 그가 ‘지식에 있어서 필수적인 명확성과 통찰력이 결핍되어 있다’고 판정하고 그를 낙제시켰다. 1853년 그가 빈에서 돌아왔을 때 그는 서른한 살의 실패자였다. 멘델은 빈에서 돌아온 지 2~3년 후인 1856년경부터 8년간 완두콩 실험을 시작한다. 그는 실험을 위해 완두콩의 서로 다른 일곱 개의 차이점을 선택했다. 그러나 같은 염색체에 두 개의 유전자를 갖지 않고서는, 그러므로 최소한 부분적으로 연결시키지 않고서는 일곱 개의 다른 특성을 조사할 수가 없었다. 그 당시 누구도 유전자는 생각해본 적도 없고, 연결에 대해 들어본 적도 없었다. 하지만 그의 원고는 매 페이지마다 모든 것이 현대 유전학이다. ---「이어지는 세대」중에서 |
20세기 르네상스인 브로노우스키의 방대한 지적 대장정
이 시대의 진정한 고전 『인간 등정의 발자취』 출간의 발자취 이 책의 시작은 원래 브로노우스키가 기획하고 해설한 1973년의 BBC 다큐멘터리 〈The Ascent of man〉이었으며, 책은 이 다큐멘터리를 바탕으로 하여 이듬해인 1974년에 영국에서 처음 출간되었다. 다큐멘터리는 당시 전 세계적으로 절찬리에 방영되었고, 책 또한 상당 기간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KBS에서 한국외국어대학교 박성래 교수의 해설을 붙여 여러 차례 방영된 바 있으며, 책은 1976년에 『인간 역사』라는 제목으로 이종구의 축약번역판(삼성문화문고 79)이 처음 출간되었다. 이후 9년 뒤인 1985년, 김은국 재미작가의 번역으로 범양사에서 ‘신과학총서’의 일환으로 완역판이 출간되었다. 그러나 당시에는 원서에 있던 몇 개의 도판이 빠지고 사진도 흑백으로 실려 책의 모습을 온전히 담아내지 못했었다. 2004년 바다출판사는 220여 개에 이르는 원서의 총천연색 도판을 온전히 싣고, 당시 김은국의 번역을 도왔던 수원대학교 김현숙 교수가 다시 현대적인 언어로 번역을 손질하여 이 책을 출간했다. 또한 국내 과학사 연구의 선구자인 송상용 한양대학교 석좌교수의 감수를 통해 과학적인 정확성을 기하였다. 그리고 2009년 가을, 이 책의 독보적인 위치에도 불구하고 독자들이 쉽게 접하기 어려웠던 가격과 장정을 대폭 수정하고, 번역 일부를 수정하여 개정 보급판을 출간하였다. 과학, 기술, 예술, 문학, 종교의 영역을 넘나드는 인간 지성의 도저한 발달사 『인간 등정의 발자취』는 인류가 이룩한 눈부신 과학적·문화적 성취의 산맥을 타고 오르는 지적인 대장정이다. 브로노우스키가 자신의 모든 연구와 에너지를 쏟아부어 펴낸 이 책은 원시 인류의 진화에서부터 현대 핵물리학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위대한 정신과 무한한 가능성을 깊이 있게 체험할 수 있는 아주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이 책의 원제 The Ascent of Man은 다윈의 유명한 저서 The Descent of Man을 떠올리게 한다. 즉, 다윈이 보잘것없는 원시인에서 현대의 인간으로 진화해 내려온 생물학적인 진화의 과정을 ‘The Descent of Man’이라는 용어로 표현했다면, 브로노우스키는 인간이 상상력과 이성, 정서적 예민함과 강인성으로 환경을 변화시켜 온 문화적 진화의 상승 과정을 ‘The Ascent of Man’이라는 용어로 나타낸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은 분명 과학사를 다루고 있으나 여기서의 과학은 가장 광범위한 의미에서의 과학이며 자연과학이라는 영역을 뛰어넘어 예술, 문학, 종교, 기술, 건축 등 문화적 진화 일반까지를 아우른다. 부싯돌에서 기하학에 이르고, 건축물의 아치에서 상대성이론에 이르는 발명과 발견은 자연을 이해하고 또 그것을 지배하는 인간의 특수한 능력의 표현임을 보여준다. 그러나 책 속에 담겨 있는 지적 세계의 방대함보다 우리를 더욱 매혹하는 것은 브로노우스키의 유려한 문학적 비유와 함께 신비로울 만큼 유연하고 유기적으로 서로 관계를 맺고 있는 그의 관념과 지식들의 ‘체계’이다. 따라서 이 책은 단지 문화적 진화의 ‘역사’만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철학, 즉 브로노우스키에 따르면 현대판 ‘자연철학’을 제시하고자 했다는 점에서 여타의 과학사 책과 구별된다. 과학의 경계를 넘어선 과학자 제이콥 브로노우스키의 생애 자연과학뿐 아니라 인문·사회과학 분야에서도 놀라운 능력을 발휘한 20세기의 르네상스인으로 꼽히는 과학자이다. 1908년 폴란드에서 태어나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로 이주했으며, 1920년에 다시 런던으로 옮겨 영국에 귀화하였다.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 최고의 성적을 받으며 수학을 공부했고, 기하학과 위상기하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뒤 헐대학교에서 강의했다. 1942년 대학을 떠나 영국 국무부 군사연구소에서 근무하던 그는 1945년 원자폭탄으로 폐허가 된 나가사키에 도착한 순간 삶의 일대 전기를 맞이한다. 그는 그 순간이야말로 우주적인 한순간이었고, 그것이 “전 인류적 경험”이었다고 밝혔다. 이후 생명과학으로 관심의 영역을 넓힌 그는 1964년 생물학과 인간학의 통합적 연구를 목표로 세운 소크생물학연구소의 창립 멤버로 참여하여 그곳의 선임연구원이 되었다. 일찍이 TV 미디어의 힘을 인식한 그는 종종 과학 프로그램에 출연하거나 직접 기획을 하면서 과학의 사회적 저변 확대에 힘을 쏟았다. 그리고 13부작으로 구성된 BBC의 〈인간 등정의 발자취The Ascent of Man〉에 평생에 걸친 연구와 사유의 모든 결정을 쏟아부었다. 이 시리즈는 1973년 전 세계적으로 방영되었으며, 그 내용은 같은 해 책으로 출간되어 상당 기간 베스트셀러의 위치를 지켰다. 그러나 이 시리즈에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바친 그는 결국 이듬해인 1974년에 세상을 뜨고 만다. 이 책에는 브로노우스키의 모든 역사와 혼이 담겨 있다. 분명 과학사를 다루고 있으나, 여기서의 과학은 자연과학의 영역을 이미 초월해 있다. 예술, 문학, 종교, 기술, 건축 등 인간의 문화적 진화 일반까지 아우르는 이 책은 자연을 이해하고 그것에 적응하며, 또한 그것을 지배한 인간 능력의 도저한 발달의 역사를 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