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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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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6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232쪽 | 376g | 140*210*14mm
ISBN13 9791192836157
ISBN10 1192836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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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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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는 문득 인간을 떠올렸다. 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 이들을 아프게 하고, 다른 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 이들을 도울 수 있는지를…….
--- p.192

아줌마와 할머니, 그리고 이수는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다. 하지만 유일하게 가족이라 부를 수 있는 존재였다. 가족은 그런 사람들이라고 이수는 생각했다.
--- p.214

그 한마디가 이수의 가슴에 묵직한 울림을 남겼다. 진실이 수면 위로 올라오는 건, 역시 시간문제다. 이수(離水)는 물에서 떠 올라간다는 뜻이라 했다.
“그래, 언젠가는 다 밝혀지겠지.”
완전한 밤이 찾아왔다. 하늘과 바다, 그 위에 떠 있는 섬까지 검게 변했다. 그러나 내일이면 다시 날이 밝는다. 영원히 밤만 지속되는 세계는 없으니까. 언젠가 사람들도 세아가 어떤 아이인지 아침처럼 환히 알게 될 것이다.
--- p.220

섬은 가장 밝고 화창할 때 사람들이 찾는다. 그러나 오래 머무는 이는 없다. 사람과 사람 사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잠시 만났다가도 머지않아 등을 보인다. 상대가 눈 덮인 추운 겨울을 지나고 있다면 더더욱 빨리. (…) 하지만 때로는, 무채색인 겨울의 섬을 찾듯, 헐벗은 사람 곁에 머무는 이도 있었다. 이수가 주머니에 손을 넣어 반으로 접힌 편지를 쓰다듬었다.
--- p.221

눈송이가 바다에 떨어져 소금이 되었다. 세상에 소금이 내렸다. 차갑게 언 마음을 녹이려. 소중한 추억을 잊지 않도록 그렇게 짭조름한 눈을 퍼부었다. 그것은 어쩌면 누군가의 마음인지도 몰랐다. 무르지 않도록, 상하지 않도록, 꼭꼭 감싸서 지켜 주고 싶은 간절함. 하늘도 바다도 파랗기만 하던 세상이 거짓말처럼 새하얗게 물들어 갔다. 그 속에 검은 한 점으로 소년이 있었다. 오랫동안 아주 오랫동안, 하얀 소금 바다를 바라보며 서 있었다.
--- p.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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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는 문득 인간을 떠올렸다.
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 이들을 아프게 하고,
다른 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 이들을 도울 수 있는지를…….”

『페인트』로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하며 큰 사랑을 받아온 이래, 이희영은 일관되게 편견에서 벗어나 더 나은 세계를 상상할 수 있도록 독자들을 이끌었다. 신작 『소금 아이』에서는 이제까지의 주제 의식을 미래가 아닌 바로 ‘지금 여기’를 무대로, 새로운 화법으로 풀어내 그의 작품을 아껴 읽어 온 독자들의 마음을 두드린다.

작품의 배경인 작은 섬 솔도는 조선 시대에 유배지였을 만큼 외딴 곳이다. 무책임한 엄마에게 방치되었던 소년 ‘이수’는 엄마가 새로 만난 남자를 따라 그의 고향인 우솔읍으로 내려온다. 엄마와 남자의 불화 속에 아슬아슬한 나날이 이어지는 가운데, 돌이킬 수 없는 사건으로 엄마와 남자는 세상을 떠난다. 충격으로 그날 밤의 기억이 불분명한 채 홀로 남겨진 이수는 남자의 노모와 함께 우솔읍에 딸린 섬 솔도에서 살게 된다. 이수와 할머니를 향한 사람들의 의심스러운 눈초리에 이수는 불현듯 불안감에 휩싸이곤 한다. 시간이 흘러 고등학생이 된 이수는 학교에서 과거의 사건을 빌미로 자신을 괴롭히는 기윤, 숨겨진 사연이 있는 듯한 전학생 세아를 만난다. 그러던 중 어린 이수를 지키기 위해 진실을 가슴에 묻고 산 할머니가 치매에 걸리면서, 의식적으로 숨기던 과거의 비밀이 오히려 무의식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하는데……. 사라져 가는 할머니의 기억 속에 남겨진 그 밤의 진실은 과연 무엇일까?

할머니는 해풍을 늘 소금 바람이라 불렀다. 소금기가 묻은 건 쉬 변하고 상한다고. 이수의 시선이 고춧가루에 무친 빨간 조개젓에 닿았다. 소금기가 묻은 건 빛이 쉬 바랠 수도, 반대로 형태를 오랫동안 유지할 수도 있었다. 소금 바람이 할머니에게 남기고 간 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앗아간 것은……. (10면)

‘섬’이 된 소년과 ‘선인장’이 된 소년에게 전하는 위로

『소금 아이』의 주인공 이수는 양육자의 방임으로 보호받지 못한 어린 시절을 보내고, 비극적인 사건으로 무책임한 양육자마저 잃지만, 그 결과 ‘할머니’와 뜻밖의 인연을 이어 간다. 학교에서 늘 자기 힘을 과시하려 드는 동급생 기윤의 끈질긴 괴롭힘에 시달리지만, 그 일이 도리어 전학생 세아와 말문을 트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홀로 외떨어진 섬처럼 자라 온 이수에게 세상은 이제까지 기댈 어깨를 내어 주지 않았지만, 그런 비정한 세상의 눈으로 보기엔 혈연이 아닌 할머니가 가족이 되어 주고, ‘문제아’라 손가락질받는 세아가 도움의 손길을 내민다. 각자 저마다 아픔을 지닌 인물들이 겉모습만으로 알 수 없는 내면의 선한 의지로 서로를 기꺼이 돌보며 울타리가 되어 주는 과정은 그렇기에 더 큰 울림을 남긴다. 할머니와 세아의 진심 어린 보살핌과 믿음이 있었기에, 이수는 결말에서 끝내 상처를 치유하고 “건널목 너머”로 스스로 걸음을 옮긴다.

소금기 밴 해풍은 무언가의 빛을 바래게도 하지만, 바로 그 소금이 무언가를 변치 않도록 지켜 주기도 한다는 소설 속 한 대목처럼, 저자는 이번 작품을 통해 인간은 선하다고 손쉽게 낙관하기보다는, 선악이 공존함에도 선한 쪽으로 나아가기를 선택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섬과 선인장처럼 외로운 아이들에게 “이 세상 모든 축복과 안녕과 사랑을” 안겨 주고 싶다는 작가 이희영의 간절한 바람이 『소금 아이』를 읽는 독자들에게도 가닿기를 바라게 된다.

눈송이가 바다에 떨어져 소금이 되었다. 세상에 소금이 내렸다. 차갑게 언 마음을 녹이려, 소중한 추억을 잊지 않도록 그렇게 짭조름한 눈을 퍼부었다. 그것은 어쩌면 누군가의 마음인지도 몰랐다. 무르지 않도록, 상하지 않도록, 꼭꼭 감싸서 지켜 주고 싶은 간절함. 하늘도 바다도 파랗기만 하던 세상이 거짓말처럼 새하얗게 물들어 갔다. (227면)

작가의 말

인간에게 받은 상처가 가장 아프고, 인간에게서 받은 위로가 가장 따뜻하다. 누군가의 한마디가 칼날이 되는가 하면, 누군가의 손길은 생명이 된다. 소름 끼치는 악행을 저지르는 것도 인간이요, 숭고한 희생을 감당하는 존재도 인간이다.

누군가의 표면적 모습이 전부가 아니라서 가라앉은 진실이 떠오를 때 비로소 마주하는 진짜 얼굴이 있다. 과연 나는 어느 쪽인가 고민했는데 결론은 단순했다. 그 어느 쪽도 아니었다. 추악함과 선함이 공존하는 게 바로 나란 인간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선과 악을 말하고 싶었다. 그런데 결국 못난 내 모습만 고백하고 말았다. 이야기를 쓰는 내내, 때론 방관하고 증오하며 남 탓만 하는 내 뾰족한 마음과 마주했다. 문득 퍼렇게 날 선 감정들을 둥글게 다듬어 가는 시간이 삶이란 생각이 들었다. 글쓰기는 그 지난한 여정에 좋은 길라잡이 역할을 해 주었다.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두 아이의 외로운 삶 앞에서 눈물이 흘렀다. 이들이 무너지지 않은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기적의 비밀은 놀랍게도 ‘사람’이었다. 사람 때문에 쓰러진 아이를, 사람이 일으켜 주었다. 사람이 건넨 손은 뜨거웠고, 몸의 무게를 실어 기댄 어깨는 든든했다.

『소금 아이』를 읽으며 배운다. 사람은 본래 약하디약한 존재라는 것, 그래서 서로의 손을 잡고 함께 걸어야 한다는 것. 이 소설이 건네는 따뜻한 손을 맞잡은 사람이라면 사람 곁에 사람으로 설 용기를 잃지 않을 것 같다. 울고 있는 이의 곁을 지키는 ‘단 한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조용히 결심할 것 같다.
- 서현숙 (국어 교사, 『소년을 읽다』 저자)
범죄, 가해자, 피해자, 유죄, 무죄……. 법의 언어는 단순하고 명료하다. 우리의 실제 삶도 그러하면 좋으련만, 안타깝게도 우리가 사는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그렇다 보니 법의 세계는 실제 세계를 온전히 담아내는 데에 실패할 때가 많다. 그리고 때로는 이 실패가 너무나 가혹하다. 우리는 이것과 저것 사이, 넓은 스펙트럼 어딘가에 존재함에도 제도와 사회는 이따금 우리를 엉뚱한 이야기 속에 가둔다. ‘섬’이 된 아이와 ‘선인장’이 된 아이의 이야기는 이렇게 우리의 삶이 명료한 언어로 단순하게 설명될 수 없음을 보여 준다. 복잡다단한 인간을 이해하기 위한 길로 소설만 한 것이 없음을 다시 깨달았다.
- 김소리 (변호사, 밝은책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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