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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판 서문|우울을 겪는 사람과 그들을 돕고 싶은 사람들을 위하여
프롤로그 취약성 두려움 상실 상처 틀어진 계획 사랑과 망상 외로움 신뢰 강박 정신병원 항우울제를 먹을 것인가 과거 마주하기 전이 소통 애도 현재에 살기 에필로그 용어 설명 |
Linda Ga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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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이 나왔을 때 오랜 동료 몇몇은 꽤 충격을 받은 듯했다. 내가 항우울제를 복용한다고 하면 당황해하며 할 말을 찾지 못하는 이들도 있었다. 당당히 사람들 앞에 공개한 것이 용감하다고도 했다. 의료계에는 힘든 티를 내지 말고 의연해야 한다는 불문율 같은 게 있다. 무엇보다도, ‘약한’ 사람으로 보일 만한 행동을 해선 안 된다고들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태도가 낳는 폐해는 너무나 크다. 내 주변에는 스스로 생을 마감한 이들도 있다. 그러나 지난 몇 년 동안 큰 변화가 보이기 시작했다.
--- p.16, 「한국어판 서문」 중에서 친구나 가족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 때 ‘난 괜찮다’고 버티지 말자. 전문가를 만나 조언을 구하자. 우울한 상태는 그 심각한 정도에 따라 극복하는 방법이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일상생활이 어렵거나 업무와 인간관계에 지장이 있고 살아가는 것 자체가 힘들 정도라면, 심리치료와 약물치료가 모두 도움이 될 수 있다. --- p.18, 「한국어판 서문」 중에서 기분이 가라앉은 사람은 색안경을 쓰고 삶을 바라본다. 남들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에 대한 판단이 흐려진다. 흔히 ‘긍정적’ 사고를 하라고 하지만, 그마저도 스스로를 쓸모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다. --- p.21, 「프롤로그」 중에서 나는 우울증을 직접 겪었기 때문에 더 인간적이고 이해를 잘하는 치료자가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정신과 의사도 우울증을 겪는다. 다른 과 의사보다 더 많이 겪는다. 우울증 전문가라고 해서 우울증에 안 걸린다는 법은 없다. 내가 모든 답을 다 아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내가 아는 것도 있다. 이런 것들이다. 처음 온 환자는 무슨 문제인지 말해보라고 하면 정확히 말로 표현하기 어려워한다. 마음 한구석에 감춰진 어떤 감정이 느껴지는데 거기에 맞는 말을 생각해내지 못한다. 문제가 무엇에서, 왜, 어떻게 비롯되었는지 아직 뚜렷하게 인식하지 못한다. --- p.27, 「프롤로그」 중에서 우울증을 일으키는 사건의 종류는 다양하지만, 그중에서 가장 해로운 것은 그 사람의 취약한 부분을 정확히 건드리는 경우다. 열쇠가 짝이 맞는 자물쇠를 찾아가듯, 그 사람의 취약점과 딱 맞아떨어지는 사건이 꼭 일어나는 걸 보면 신기할 정도다. --- p.91, 「틀어진 계획」 중에서 치료자와 환자의 관계가 신용카드 명세서의 항목 하나로 단순화되어버리는 상황, 이것은 나를 늘 불편하게 하는 문제였다. 하지만 치료사들 가운데는 금전적 비용 지불이 치료 과정의 중요한 요소라고 믿는 사람도 많다. --- p.146, 「신뢰」 중에서 우울증 환자의 압도적 다수는, 정신과 병동 입원이 필요하지도 않고 그들의 회복에 도움이 되 지도 않는다. 지금은 다른 대안들, 예컨대 예전보다 효과가 좋은 심리치료라든지(우울증에 성격적 어려움이 겹쳤을 때 특히 유용하다)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한 가족적인 분위기의 치료 공간들이 있다. --- p.188, 「정신병원」 중에서 약이 없었더라면 그 시기를 버텨내고 봄날 아침의 청명한 아름다움에 다시 감탄하지 못했으리라. 약이 누구에게나 효과가 있는 건 아니지만, 아무리 회의론자라도 기분이 심하게 가라앉은 사람에게 약이 어느 정도 유용할 수 있다는 사실만은 부정하지 않는다. --- p.206, 「항우울제를 먹을 것인가」 중에서 괴로워하는 사람들, 세상과의 단절감에 시달리는 사람들, 인생의 가치를 느끼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들은 주위 어디에나 있다. 이들이 겪는 괴로움에는 공통점도 많아서 의사들이 달달 외워 환자들에게 항상 묻는 각종 우울증 증상이 다 포함되지만, 사람마다 고통받는 사연이 다 다르고 우울증을 앓게 된 이유도 다 다르다. 인간으로 살면서 피할 수 없는 여러 현실들이 복잡하게 함께 얽혀 있다. 저마다 안고 있는 경험들을 인정하고 다루지 않고서는 우울증이 낫도록 도울 수 없다. 약 복용만으로는 결코 답이 될 수 없는 이유다. --- p.288, 「에필로그」 중에서 |
우울증을 겪는 정신과 의사의 특별한 상담 이야기
이 책의 독특한 점은 삶을 회고하는 방식이 ‘상담’을 통해서라는 점이다. 내담자로서 자신이 받았던 상담, 정신과 의사로서 환자들에게 행했던 상담. 책에서는 이 두 가지 다른 관점의 상담이 과거와 현재, 의사와 환자 사이를 오가며 진행된다. 저자는 어느 순간 자신의 복잡한 내면을 차마 의사 앞에서는 말하지 못하는 환자가 되기도 하고, 어느 순간에는 환자들의 그 복잡한 내면을 이해하고 치료하는 의사가 되기도 한다. 그는 환자이자 정신과 의사라는 전문가로서 그 사이를 조심스럽게 넘나들며, 자기 자신과 환자를 치유하는 데 이 경험을 공유한다. 우울증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은, ‘외부 관찰자’가 아니라 ‘내면에서의 공감’이다. 그는 자신이 겪어온 경험을 질료로 삼아 자신을 찾아오는 환자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그래서일까. 그의 글에는 진단명이나 치료법, 혹은 성공과 실패 사례 등이 등장하지 않는다. 다만 복잡하고도 고통스런 내면을 지닌 사람들의 풍부한 이야기가 눈앞에 펼쳐진다. 어떤 우울이든 특별한 맥락을 지니고 있어, 우리는 각기 한 편의 드라마를 보듯 그 이야기에 하나둘 빠져든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내 우울과 닮은 곳을 발견하기도 하며 위로를 받는다. 남의 이야기를 들을 뿐인데 나의 마음이 이해된다. 천천히 스미는 힘, 이 사려 깊은 글은 그런 놀라운 미덕을 지녔다. 왜 나는 그때 무너져 내렸을까? 누구에게나 우울은 다른 이름으로 찾아온다 똑같은 상황에서 어떤 사람은 아무렇지도 않은데, 어떤 사람은 무너져 내린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이를 취약성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개개인마다 지닌 취약성은 모두 달라서 우울은 개개인마다 다양한 얼굴로 찾아온다. 또한 우울증이 재발하는 계기가 되는 사건들도 모두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우울은 찾아올 수 있다. 저자는 ‘열쇠가 짝이 맞는 자물쇠를 찾아가듯, 그 사람의 취약점과 딱 맞아떨어지는 사건이 꼭 일어나는 걸 보면 신기할 정도’라고 말한다. 정신과 의사로서 그가 견지하는 관점은, 우울은 단일한 질병이 아니라 모두에게 다른 얼굴로 찾아오는, 일반화할 수 없는 복잡 미묘한 질환이라는 사실이다. 그가 오랫동안 내담자로서, 상담자로서 깨달은 사실은 누구에게나 무너져 내리는 순간이 다르다는 것이다. 고독, 상실, 외로움, 사랑, 불안까지, 우울을 마주하는 순간은 모두 다르기 때문에 상담을 통해 환자 개개인마다 다른 취약성을 찾아내고, 그들을 무너지게 만든 시작점을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우울은 진단하는 것이 아니다. 활짝 열린 넉넉한 마음으로 우울들이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특별하게 바라봐주는 것, 그것이 저자의 기본적인 태도다. 《영국 정신의학 저널》에서는 많은 의사와 환자들이 읽어야 한다고 찬사를 보냈다. 우울은 대상화하지 않을 때 비로소 이해될 수 있는 것이니까. 정신과에서는 누구도 먼저 말을 꺼내지 않는다 정신과에 처음 온 환자는 자신의 문제를 정확히 말로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마음 한구석에 어떤 불편한 감정이 존재하지만, 그에 맞는 말을 생각해내지 못한다. 보통 우울의 증상은 말보다는 행동으로 나타난다. 짜증, 분노, 침잠 등의 형태로 나타나는데 본인 스스로도 원인을 정확하게 알지 못할 때가 많다. 도움을 구하지 않고 미루면서 상황이 심각해질 때쯤 정신과를 찾기 때문에 정신과에 온 환자들이 먼저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은 더 어려워진다. 저자 린다 개스크가 특히 의사-환자 간 소통에 대해 전문적으로 연구를 하게 된 것은, 정신과를 찾아오는 환자들의 이러한 특성 때문이다. 그 자신이 우울증을 겪어온 저자는 환자들이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요동치는 감정을 경험을 통해 꿰뚫어본다. 그리고 자신의 이야기를 언어로 풀어냄으로써, 우울 증상을 겪는 사람들이 복잡한 이면을 언어로 표현하는 데 도움을 준다. 그가 우울증을 겪을 때 겉으로 드러난 행동들은 일에 대한 집착, 사람에 대한 집착, 중독 증상, 충동, 강박 등이다. 그는 단순히 우울하다는 감정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우울증 때문에 나타나는 행동들과 그 원인을 이해 가능하고 수용 가능한 언어로 풀어낸다. 이렇듯 환자들의 증상을 언어로 끌어내는 그의 고백들은 그 자체로, 우울증을 겪지만 정신과에서조차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언어들’이며, 우울증 극복에 도움이 되는 소중한 고백이 된다. ‘의사와 환자 모두가 읽어야 한다’ 개인적 경험을 담았으면서도 과학적으로 타당한 우울증 책 이 책의 매력은 아주 사적이며, 개인적인 고백록임에도 과학적이고 전문적인 시선으로 뻗어나간다는 점이다. 저자가 다루는 주제는 ‘항우울제를 먹을 것인가’, ‘인지치료가 효과 있는 상태’, ‘환자와 의사간 전이현상’, ‘마음챙김’과 ‘정신병원’까지 매우 폭넓다. 그럼에도 저자는 전문가가 빠질 수 있는 진단의 과도한 일반화를 경계한다. 우울이 뇌 속의 ‘신경전달물질’ 때문이라고, 인지치료를 통해서만 치료할 수 있다고, 혹은 어린 시절의 경험이나 무의식을 드러내야만 치료할 수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개개인의 이야기는 모두 다르고 특별하기 때문에 환자 개개인의 우울을 깊이 들여다보고 가슴으로 이해할 때 비로소 치료할 수 있다고 말한다. 진단의 단순화에 빠지지 않고 풍성한 개인의 이야기를 펼쳐놓았다는 점에서 책은 이야기 본연의 매력을 줄 뿐 아니라, 진정한 치료자로서의 위치를 지켜준다. 환자이자 의사이며 학자로서 이야기하는 우울은 편안하고 꾸밈없으면서도 다정하다. 이유 모를 우울에 빠졌을 때, 혹은 우울이 내 생활을 좀먹고 있을 때, 그녀를 만나면 좋겠다. 최고의 책. 많은 의사와 환자들이 읽어야 한다. 《영국 정신의학 저널》 |
살아가면서 이렇게 진실한 위로와 정확한 조언을 동시에 제대로 주는 지침서를 만나기란 좀처럼 쉽지 않다. - 김경일 (인지심리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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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도움을 청하는 것은 인간임을 의미할 뿐’이라고 말한다. 나는 도움을 청하는 것은 스스로의 강인함을 증명하는 일, 더 나아가 ‘타인에게 희망을 주는 용기 있는 일’이라고 말하고 싶다. 의사로서 환자들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인술은 자신이 살아낸 삶의 과정을 통해 환자들에게 감동과 희망을 주는 것이 아닐까. - 나종호 (예일대학교 정신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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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사랑에서의 성공과 실패, 반복된 상실, 회색빛 파편으로 산산조각 난 정신, 동료들에게 받은 상담과 약물치료, 재발한 우울증과 그럼에도 이어지는 삶까지. 놀라울 정도로 모든 것을 보여준 저자의 고백에 감사하다. - 김지용 (정신과 의사, 〈뇌부자들〉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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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 경험을 담았으면서도 과학적으로 타당한 우울증 책이라는 점에서, 보기 드문 성과다. - 루이스 애플비 (전 영국 국립보건원 정신건강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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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솔직하고 인상 깊은 서술로 본인이 거듭하여 우울증을 겪었던 이야기를 다양한 치료 경험과 함께 들려준다. 이런 종류의 여느 회고록과 차별되는 특징은 저자가 긴 세월 우울증과 투병하면서 동시에 정신과 의사로 일했다는 사실이다. 저자가 직접 치료하면서 본인의 이해를 풍부하게 넓힐 수 있었던 환자들의 모습이 생생한 필치로 묘사되어, 건조한 임상 사례가 아닌 실제 인간의 모습으로 눈앞에 되살아난다. - 톰 번스 (옥스퍼드 대학교 사회정신의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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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감하고 대담하면서 가슴 저미는 이야기. 무엇보다도 의사이면서 환자이자 학자로서 살아가는 삶의 더없이 복잡한 이면을 하나로 엮어낸 최초의 시도. - 수전 베일리 (영국 왕립정신의학회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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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의 실상을 흡인력 있게 그려낸 가슴 뭉클한 수기. 하지만 그렇게 말하는 것만으론 부족하다. 개인적인 깨달음과 전문가로서의 식견을 담아낸 이야기이자 사색록이면서, 지침서이자 안내서다. - 사이먼 웨슬리 경 (교수, 영국 왕립정신의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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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솔하고 생생하고 강렬하다. 이른바 ‘흔한 정신건강 문제’를 앓아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책에 공감할 것이다. - 캐럴린 추그레이엄 (교수, 일반진료의, 킬 대학교 일반의료연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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