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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킹

: 신인류의 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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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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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4년 01월 03일
쪽수, 무게, 크기 246쪽 | 360g | 140*220*15mm
ISBN13 9788920048944
ISBN10 8920048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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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5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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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킹하다to stalk’라는 말은 고대 영어의 ‘조심스럽게 또는 몰래 걸어가다stealcian’라는 동사에서 유래했다고 알려진다. 고대 영어에서 ‘말하다to talk’가 ‘자주 말하다’라는 뜻을 포함하고 있듯이 스토킹 역시 반복되는 행위를 의미한다. 여기에 ‘폭력을 행사하다’라는 의미가 더해지면서 마치 사냥꾼이 식량으로 쓸 사냥감을 조심스럽게 따라다니듯 누군가를 집요하게 추적하는 행위를 상징하는 의미로 쓰이고 있다.

이렇듯 지난 몇 세기 동안 스토킹은 육식동물들이 먹잇감을 몰래 따라다니는 행위를 의미했다. 옥스퍼드 영어사전에서도 스토킹이라는 단어에 사냥의 의미를 포함하고 있고 스코틀랜드에는 ‘사슴 스토킹(사냥)의 날’도 있다. 미국의 ‘스토커’라는 옷가게에서는 아웃도어 브랜드 L. L. 빈에서 만든 사냥꾼 스타일의 옷들을 살 수도 있다. 흥미롭게도 스토킹이라는 말은 사냥꾼에게 희생당하는 사냥감에 대한 피도 눈물도 없는 포식 행위를 간접적으로 시사하고 있다.
--- p.20, 「스토킹의 어원」 중에서

이후 1970년대 중반까지 스토킹은 여성이 입는 의복을 의미하는 말로 쓰였다. 그러다가 스토킹이라는 단어가 범죄 사건에서 처음 등장한 것은 1976년 4월 15일자 〈동아일보〉 기사에서다. “대낮 명동에 3인조 복면강도 미용원 침입, 인파 속 도주”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3인조 복면강도가 스토킹을 얼굴에 쓰고 강도를 벌인 사건을 다루고 있다. 또 같은 해 12월 18일자 〈동아일보〉기사에서도 스토킹이라는 단어가 나타났다. “안방서 목졸린 채 여공변사”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스토킹으로 목이 졸린 채 사망한 여공을 동생이 발견한 내용이다.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스토킹이라는 단어는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스토킹이라는 의미로 쓰이게 된다. 1993년 6월 15일자 〈조선일보〉를 보면 “어린 피해자 약물중독 많아 치료시급”이라는 제목으로 미국의 미시간주립대 메리 모래시Merry Morash 교수의 인터뷰이다. 〈미국 성폭력 위기 센터와 보호시설〉에 대한 발표를 위해 방한한 그는 “요즘은 여자 뒤를 집요하게 따라다니며 겁을 줘 무력감을 느끼게 하는 스토킹이 새로운 성폭력 유형으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몇몇 주 정부에서는 이런 가해자를 처벌하는 법을 마련했지요”라면서 스토킹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 p.28, 「스타킹에서 스토킹으로」 중에서

안인득은 이후 최 양의 큰어머니에게도 오물을 투척하고 욕설을 퍼붓는 등 다소 이해하기 힘든 스토킹 행위를 지속적으로 저질렀다. 최 양과 가족은 공포에 떨며 집 앞에 CCTV를 설치하고 경찰에 수차례 신고했다. 하지만 오물 투척과 욕설 등의 괴롭힘과 스토킹 행위는 변함없이 이어졌다. 결국 안인득은 자신을 경찰에 신고하고 배척하는 최 양과 그의 가족들로 인해 격분해 자신이 사는 아파트에 불을 냈고, 불길을 피해 도망쳐 나오는 주민들을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안인득이 휘두른 흉기에 숨진 피해자 중에는 최 양도 포함돼 있었다.

안인득의 행동에서 분노형 스토커의 특징을 확인할 수 있다. 분노형 스토커는 스토킹 피해자가 자신을 학대했거나 괴롭힌 적이 있다고 믿는 등 실제로는 일어나지 않았던 사실을 진실로 믿고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실제 피해자인 상대방을 진심으로 증오한다. 이는 정신질환에서 기인한 편집증적 믿음에서 비롯한다. 안인득이 최 양에게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스토킹하기 시작했던 것은 조현병에서 주로 나타나는 편집증적 요인과 개연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보인다.
--- p.44, 「분노형」 중에서

초기 스토킹 연구에서 가장 흔하게 발견된 성격 진단의 예는 에로토마니아Erotomania, 즉 애정망상장애다. 애정망상장애는 전체 인구에서 자주 발생하는 질환은 아니나 스토킹을 행하는 집단에서는 종종 발견된다. 스토킹 행위자에게서 흔하게 발견되는 에로토마니아란 무엇일까?

애정망상의 개념은 여러 학자들을 통해 발전해온 만큼 다양한 명칭으로 불렸다. 먼저 18세기에 프랑스 정신과 의사 장 에티엔 도미니크 에스키롤Jean-Etienne Dominique Esquirol은 에로토마니아를 정신질환의 한 형태인 ‘상상의 질병’으로 봤다. 그는 애정망상장애가 어떤 대상을 향한 공상이든 실제 발생할 수 있는 생각이든 과도한 사랑을 표현하는 만성적 대뇌 질환이며 판단 오류를 동반하는 상상력의 병리라고 했다. 이후 에스키롤은 애정망상 장애가 자신과 교류가 아예 전무했거나, 자신과 관련이 거의 없는 상대에게도 가질 수 있는 과장되고 비합리적인 정서 애착이라고 특징지었다.
--- p.121-122, 「에로토마니아」 중에서

스토킹 피해 이후 피해자가 보이는 반응이나 증상에 정해진 특성은 없다. 라벤더와 같이 피해 신고 전부터 고통에 시달려오다가 경찰에 신고를 했지만 여전히 힘들어하기도 하고,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런 변화를 겪지 않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피해로 인해 고통이 엄청나지만 생계를 위해 그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기에 자신의 감정을 억제하며 아무렇지 않은 척 행동하기도 한다.

사회적으로 팽배하게 형성돼 있는 스토킹 범죄 및 범죄 피해자에 대한 오해와 편견 때문에 차마 힘들다는 표현을 하지 못하고 고통을 꾹꾹 눌러 담기도 한다. 또는 힘들어하는 자신을 바라봐야만 하는 가족 및 친구들이 걱정되어서 가슴이 타들어가지만 일부러 괜찮은 척하기도 한다. 피해로 인한 후유증은 범죄 피해 발생 직후에 나타날 수도 있고 한 달 뒤, 6개월 뒤, 1년 뒤에 나타날 수도 있다. 심지어 10년 이상 시간이 지난 상태에서 나타나기도 한다.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피해자가 힘들지 않은 것이 아니며, 감정이 무딘 것도 아니다. 우리가 겉으로 확인할 수 없을 뿐 모든 피해자들은 각자의 속도에 맞춰서 자신에게 발생한 일을 소화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인다. 피해자를 정형화된 틀에 끼워 맞추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 p.121-122, 「심리적 증상과 장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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