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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 동지여 적을 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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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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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3년 08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544쪽 | 616g | 142*207*35mm
ISBN13 9791130645490
ISBN10 11306454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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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한국의 독자들에게

프롤로그
이바노프스카야 마을
마녀의 소굴
천왕성 작전
볼가강 너머에 우리의 땅은 없다
결전으로 향하는 나날
요새 도시 쾨니히스베르크 - 사랑에 대하여
에필로그

감사의 말
주요 참고문헌
옮긴이의 말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전장에 나아가 적을 쏠 때, 너희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마라. 아무것도 떠올리지 마. ……생각하지 않겠다는 생각도 안 돼. 그저 단순히 기술에 몸을 맡기고, 그 무엇도 느끼지 말고 적을 쏴라.”
--- p.85

“항상 자신이 무엇을 위해 적을 쏘는지를 놓치지 마라. 그건 곧 근본적인 목표를 잃는 것이다. 그다음은 죽음이다.”
--- p.87

"죽음을 택하려고 하지 마라, 이리나. 그건 자네 인생에 대한 배신이야.”
“죽기 위해 전장에 갈 생각은 없습니다, 동지.”
다짐을 받으려는 질문에 이리나는 노라의 눈초리를 피하려는 것처럼 창밖으로 시선을 옮겼다. 샤를로타와 세라피마가 숨을 헐떡이며 달리고 있었다.
“제게는 더 어울리는 죽음이 있으니까요.”
--- pp.115~116

“저는 여성을 지키기 위해 싸웁니다.”
이것이 세라피마가 찾은 가장 정확한 대답이었다.
--- p.144

“아야는 죽었다. 아야의 기록은 앞으로 늘지 않지. 따라서 뛰어난 저격수로 기억될 수도 없고 고향에 돌아갈 수도 없다. 아야는 앞으로 만나야 했을 인간과 만나지 못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지도 못하고 손주가 태어날 일도 없다. 아무것도 없다. 그게 죽음이야. 너희는 아야를 애도하고 아야의 몫만큼 싸워라.”
--- pp.200~201

‘잊지 마라. 너희가 울 수 있는 건 오늘뿐이다.’
천왕성 작전이 끝나고 아야의 죽음 앞에서 울고 있던 자신과 샤를로타에게 이리나가 한 말이었다. 첫 전투였으니까. 다음부터는 눈물 따위의 나약한 모습은 용서하지 않겠다. 대충 그런 의미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아무런 의심도 품지 않았다. 그러나 실상은 달랐다. 오늘을 마지막으로 다신 울지 못하게 된다, 라는 의미였다.
--- p.345

샤를로타는 숨을 한 번 내쉬고, 화살을 쏘는 듯한 어조로 물었다.
“전쟁이 끝난 뒤에, 저격수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존재입니까?”
강당 안이 바짝 긴장했다. 이질적인 질문. 저격병들이 떠안은 공통의 무언가를 자극하는 질문이었다.
--- p.408

싸우겠는가, 죽겠는가.
싸우겠다고 대답한 자에게는 싸움을 가르치고, 세라피마처럼 죽음을 바라는 자는 일으켜 세웠다. 양쪽 다 거부한 자에게는 다른 길을 가르쳐주었다.
--- p.513

설령 뱃머리가 가라앉아도 대조국전쟁 이야기를 아름답게 전승하려는 이 나라에는 그 이면을 보려는 날이 절대로 오지 않는 걸까.
그런 생각에 잠긴 채 또 다른 편지를 뜯었을 때, 나열된 한 문자의 행렬이 물 위로 떠오르듯 세라피마의 시선을 붙잡았다.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 pp.531~532

세라피마가 전쟁에서 배운 것은 800미터 너머의 적을 쏘는 기술도, 전장에서 갖게 되는 인간의 처절한 심리도, 고문을 견디는 법도, 적과의 힘겨루기도 아니다. 생명의 의미였다. 잃은 생명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대체할 생명도 존재하지 않는다. 배운 것이 있다면 그저 이 솔직한 진실. 오로지 이것만을 배웠다. 만약 그 외에 무언가를 얻었다고 말하는 자가 있다면 그런 사람은 신뢰할 수 없다.
--- pp.533~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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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데뷔 5개월 만에 거둔 어마어마한 결과
2022년 일본에서 가장 많이 팔린 소설


2022년 4월 6일, 일본 출판계에 이례적인 사건이 벌어졌다. 직장인이 낸 독특한 데뷔작이 기성 문인들의 쟁쟁한 경쟁작들을 누르고 서점대상 1위에 오른 것이다. 작가 아이사카 토마는 인사노무 업무를 담당하는 회사원이었고 소설가로 데뷔한 지는 5개월이 지난 시점이었다.

증후는 이미 도사리고 있었다. 『소녀 동지여 적을 쏴라』는 애거서 크리스티상 최초로 심사위원 전원에게 최고점을 받아 대상을 수상하며 출간된 작품이었고, 도쿄 최대의 서점인 기노쿠니야에서 점원들이 그해 출간된 책 중 최고의 추천작을 직접 꼽는 ‘키노베스! 2022’에서도 1위에 오른 바 있었다. 나오키상 최종후보에도 올라 있었으며, 이미 베스트셀러 목록에도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이 유별난 제목에 500쪽이 넘는 두꺼운 데뷔작이 서점대상 1위를 거둔 충격은 대단했고, 또한 소설의 배경이 된 땅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때였기 때문에 더욱 큰 이슈를 가져왔다. 그후 이 책은 일본에서 50만 부가 넘는 판매를 거두어, 그 절반가량이 팔린 2위 히가시노 게이고의 신작과 약 두 배의 월등한 차이를 벌리며 ‘2022년 일본에서 가장 많이 팔린 소설’이 되었고, 일본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오프라인 서점에서 직접 구매해 여름휴가에 가져간 유일한 소설로도 이름을 올렸다.

『소녀 동지여 적을 쏴라』는 이렇듯 지금 일본 문학계에서 가장 뜨거운 신인 아이사카 토마의 데뷔작으로서, 현재 500일 넘게 지옥이 펼쳐지고 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땅에서 80년 전에 벌어졌던 독소전쟁을 소재로 하는 전쟁소설이자 반전소설이다. 전쟁을 세상 그 무엇보다 혐오한다고 밝힌 저자는 2015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속 500명 이상의 여성 병사들의 증언을 읽고 그것을 모티브로 삼아 전쟁의 비참함을 소설로 표현하기로 결심했다. 폭력을 향한 혐오가 저자로 하여금 폭력을 외면하지 않고 오히려 그에 맞서도록 만든 것이다. 한해 전쟁으로 24만 명이 죽어나가는 폭력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 독자들에게, 이 책은 지금 전쟁소설만이 지닐 수 있는 시의적절한 감동과 재미를 안겨줄 것이다.

역사상 가장 참혹한 전쟁
열여덟 살 소녀 앞에 놓인 삶과 죽음의 기로


전쟁의 참상에 경중을 논할 수는 없겠으나 그럼에도 독소전쟁을 인류 역사상 최악의 전쟁으로 꼽는 데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소련에서는 민간인을 포함하여 2700만 명이 사망했는데, 이는 제2차 세계대전으로 인한 총 사망자의 절반에 이르는 수치다. 독일 역시 민간인 포함 사망자가 70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러한 압도적 수치의 배경에는, 두 나라가 서로를 전멸시킬 적으로 간주하는 이데올로기를 근간에 두고 그것을 위해 참혹한 학살을 철저히 수행했다는 독소전쟁만의 본질이 깔려 있다. 『소녀 동지여 적을 쏴라』는 이 역사상 가장 끔찍한 전쟁을 배경으로 소련 여성 저격수들의 삶과 전쟁의 참상, 특히 약자인 여성에게 가해지는 잔혹함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주인공 세라피마는 독소전쟁이 한창이던 1942년, 마을을 급습한 독일군에 의해 하루아침에 어머니와 고향을 잃는다. 자신도 나치에게 사살되기 직전, 저격병 출신의 붉은 군대 지휘관 이리나에게 구출되지만, 아군이라고만 믿은 이리나의 손에 엄마의 시신을 모욕당한다. “싸울 것인가, 죽을 것인가?” 이리나가 제시하는 이분법을 받아들인 세라피마는 그의 제자가 되어 저격병이 되기로 결의한다. 어머니를 쏜 독일 저격병을 처치하기 위해, 그리고 어머니의 시신을 모욕한 원수 이리나를 죽이기 위해.

이리나가 교관으로 있는 여성 저격병 훈련학교에서 세라피마는 자신과 같은 처지의 소녀들과 만난다. 모두들 독일군에게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고, 그때 이리나가 제시한 싸움과 죽음의 선택지 사이에서 싸우는 쪽을 선택한 자들이다. 뜨거운 전우애를 나누며 훈련을 마친 세라피마는 어엿한 저격병으로 거듭나고 동료들과 저격소대를 이룬다. 그리고 임무를 받은 저격소대는 시가전에 투입될 목적으로 한 도시로 향하는데, 도착한 곳의 이름은 바로 ‘스탈린그라드’. 소련 병사의 평균 생존시간이 24시간에, 7초마다 한 명의 독일 병사가 죽어나간다는 격전지였다.

자칫 일본인 작가가 쓴 전쟁 관련 콘텐츠는 군국주의의 잔재로 치부되기 쉬우나, 저자는 소설의 모티브가 된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의 주제의식 역시 이 책에 끌어왔다. 주인공은 붉은 군대의 일원으로서 100명에 달하는 적병을 해치우는 전과를 세우지만, 전쟁의 끔찍함과 여성을 향해 가해지는 폭력을 마주하면서 서서히 깨닫게 된다. 이 전쟁이란 결국 독재국가끼리 벌이는 괴상한 살육일 뿐이란 것을, 그리고 전쟁 아래서 가장 큰 폭력에 놓이는 것은 여성이라는 것을. 그리고 세라피마는 원수를 갚는 것을 넘어 자신이 싸우는 진정한 동기를 발견한다. 그것은, 여성을 지키기 위해서다.

스펙터클한 전쟁소설인 『소녀 동지여 적을 쏴라』가 일본에서 젊은 여성들의 지지를 특히 받은 이유는, 이렇듯 단순히 여성 저격병을 주인공으로 삼은 데서 그치지 않고 소설 자체를 어엿한 여성서사로 만들어낸 데 있다. 저자는 매우 의식적으로 여성 저격병 간의 연대를 전면에 그려냈는데, 그로 인해 소설의 주제와 결말이 명확해졌다고 고백한다. 또한 만화나 게임 등에서 흔히 병기(兵器)를 든 여성의 이미지가 오용되는 방식을 비판하고 “젊은 여성이 총을 들고 싸우는 것이 페티시즘의 대상이 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라 말하며, 그러한 자극적 대중문화와 이 소설이 궤를 달리함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여성 저격병의 이야기를 그려야 했던 이유

제2차 세계대전, 병력의 고갈에 직면해 있던 것은 독일도 마찬가지였지만 그들은 여성을 보조 인력으로 활용했다. 미군에서 여성은 남성 병사의 치어리더 역할을 수행할 뿐이었다. 그런데 왜 소련만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그 수많은 여성을 전선에 병사로서 동원하였을까? 『소녀 동지여 적을 쏴라』는 저자가 대학 시절에 품은 이 오래된 의문에서 비롯되었다.

역사적으로 매우 드문 사례로서 분명히 존재했으나, ‘남자들은 전장에서 용감하게 싸웠고 여자들은 집에서 남자의 귀환을 기다렸다’라는 전후에 만들어진 환상 속에서 참전 여성들은 불편한 존재로 지워져버렸다. 차별 속에서 남자들과 똑같이 싸웠고, 전후에는 똑같이 전쟁 경험으로 인한 정신적 후유증 등에 시달렸음에도 불구하고 그 정체성을 잃어버린 것이다. 저자는 알렉시예비치의 논픽션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에 이어서, 전쟁 중에는 억압받고 전후에는 소외된 존재를 픽션으로 그리고자 했다. 이야기되지 않은 사람들을 이야기하는 것. 바로 그 의지가 이제껏 존재하지 않았던 전쟁소설을 탄생시켰다.

저격병이라는 병과의 특수성에 주목한 것도 새로운 부분이다. 기술의 발달로 현대의 전쟁에서 병사는 사람을 죽이는 과정을 좀더 간접적으로 수행하게 되었다. 그러나 저격수는 그렇지 않다. 반드시 눈으로 상대를 보고 확인하고 조준 사격하여 죽이고 돌아와야 한다. 또한 일반 보병처럼 집단성이 보장하는 익명성에 기대는 것도 불가능하다. 저자는 그런 점에서 저격병이 ‘죽이는 것’이라는 전쟁의 본질에 가장 직결된 병과라고 지적하며, 이런 배경에서 여성 저격병을 전쟁소설의 주인공으로 삼았다고 한다.

『소녀 동지여 적을 쏴라』는 2021년 11월에 일본에서 출간되었고 2022년 2월 말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출간 직후보다 큰 주목을 받았다. 이후 아이사카 토마는 이 작품이 반전소설임을 분명히 밝히고 “최악의 방식으로 동시대성을 얻게 되었다”라면서 큰 유감을 표했다. 저자는 서점대상 수상 이후 진행한 NHK 인터뷰에서, 전쟁으로 희생되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철저하게 한 사람 개개인의 인간에 투영해 전쟁이라는 극한의 상태를 표현한 이 소설을 읽는 일은, 80년 전의 전쟁과 지금 한국으로부터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벌어지는 전쟁이 우리와 절대 무관하지 않음을 실감할 수 있는 훌륭한 수단이 될 것이다.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도저히 신인에 의해 쓰인 것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작품이다. 문장 자체는 물론 전투 장면의 묘사가 특히 돋보이는데, 이는 풍부한 상상력과 어휘력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야말로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난 작가다.
- 아사다 지로 (소설가, 『철도원』 작가)
전쟁은 여자의 얼굴은 물론, 남자를 포함한 그 어떤 성의 얼굴도 하지 않았다. 즉, 인간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어떻게든 이 사실을 말하고자 하는 작가의 높은 의지에 감탄했다.
- 미우라 시온 (소설가, 『배를 엮다』 작가)
충격적인 결말 안에 이 이야기가 전하려는 모든 것이 담겨 있다.
- 노리즈키 린타로 (소설가, 『요리코를 위해』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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