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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구들

욕구들

: 여성은 왜 원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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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5월 17일
쪽수, 무게, 크기 400쪽 | 508g | 140*210*19mm
ISBN13 9791164051069
ISBN10 11640510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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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명랑한 은둔자』의 캐럴라인 냅이 거식증으로 고통받던 시절을 회고하며 쓴 생애 마지막 에세이. 음식을 앞에 두고 먹을지 말지 끊임없이 고민하며 자신을 괴롭혀온 여성들의 내면에 담긴 다양한 욕구를 들여다본다. 음식 뿐 아니라, 사랑, 물건, 소유, 사회적 성공에 대한 욕구를 여성이라서 억압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고민하게 한다. 고통의 바다를 헤엄쳐 나와 희망을 발견한 그녀의 지적인 사유가 빛을 발한다. - 에세이 MD 김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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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적, 지구와 목성이 다른 만큼이나 르누아르의 세계와는 다른 세계에 살던 시절 내 몸무게는 37킬로그램이었다. 스물한 살이었고 키는 162센티미터였으며 허벅지가 무릎보다 가늘었다. 표준 체중이 54킬로그램 정도이니 17킬로그램을, 그러니까 몸의 3분의 1가량을 깎아낸 그 일은 헤라클레스의 과업에 비견할 어마어마한 노력이자 삶을 뒤바꿀 정도의 노력이었고, 엄밀히 생각해보면 여자들만 하는 노력이었다.
--- p.15

3년 동안 나는 매일 같은 것을 먹었다. 아침은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참깨 베이글 하나, 점심은 다농에서 나온 커피향 요거트 한 개, 저녁은 사과 한 알과 작은 치즈 큐브 하나였다. 그리고 나는 달렸다. 작대기 같은 몸으로 얼굴을 잔뜩 찡그린 채 몇 킬로미터씩. 늘, 심지어 여름에도 추위를 탔고 지독히 암울했으며 이 모든 일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굶기 강박은 어디서 생겨나 이리도 나를 몰아대는지, 그 강박이 나에 관해 혹은 여자들 전반에 관해, 혹은 인간의 갈망이라는 더 큰 문제에 관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나는 그저 그렇게 행동하고 반응했다.
--- p.16

식욕은 내 모든 부수적 괴로움을 끌어다 걸어두는 걸이이며 (나 자신과 수많은 여자들의) 내면에 흐르는 모든 강이 생겨난 바다다. 물론 식욕/욕구appetite란 단어는 우선 먹는 일에 관한 것이다. 다만 먹는 일과 관련된 이 부분은 수많은 여자들의 삶을 결정하고, 나 역시 너무나 잘 아는 부분이지만, 이 단어는 갈망과 동경과 필요로 이루어진 훨씬 폭넓은 범위도 아우른다. 욕구는 세계에 참여하고자 하는, 삶에서 풍요의 감각과 가능성을 느끼고자 하는, 쾌락을 경험하고자 하는 더욱 깊은 수위의 소망에 관한 것이다.
--- p.18

이제 나는 먹는다. 이 말 자체는 승리의 진술이지만, 음식과의 더 평화로운 관계─이는 당연히 내 몸과 나 자신, 나를 괴롭히는 것들과의 더 평화로운 관계를 의미한다─를 향해 나아가는 길은 빙빙 둘러가는 기나긴 길이었고 (그렇지 않으면 좋았겠지만) 동행자들로 가득한 길이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나를 굶기로 내몰았던 것과 정확히 똑같은 두려움과 감정, 압박에 시달려보지 않은 여자가 있을까.
--- p.31

식사장애에 관한 책들이 꽂힌 자기계발서 서가는 연애 관계 문제를 다룬 책들과 따로 떨어져 있고, 강박적 쇼핑에 관한 책들은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다룬 책들과 따로 있으며, 문화와 미디어를 다룬 책들은 여성의 심리를 다룬 책들과 떨어져 있다. 당신에게 해당하는 것을, 당신을 괴롭히는 악마를 꼽아보라. 한 진영에는 너무 많이 사랑하는 여자들이 있고 또 다른 진영에는 너무 많이 먹는 여자들이 있으며 또 다른 곳에는 너무 많이 쇼핑하는 여자들이 있다. 사실 세 진영은 서로 그리 다른 곳들이 아니다. 욕구의 문제라는 가닥이 모든 진영을 하나로 묶는다.
--- p.34~35

우리는 다른 어느 시대, 다른 어느 집단의 여성들보다 자유재량으로 쓸 수 있는 기회와 자유를 더 많이 누렸고, 무엇이든 할 수 있고 무엇이든 될 수 있으며 우리가 적합하다고 여기는 방식으로 우리의 삶을 결정할 수 있었다. 그런데도 나는 스물한 살의 나이에 해골 같은 형상으로 깎여나간 나 자신의 모습을 목도했다. 그때 나의 존재 전체는 욕구의 부인을 지향하고 있었다. 그리고 마흔두 살인 지금도 여전히 욕망의 주변부에서 머뭇대고 있는 나를 느낀다. 종종 나와는 어마어마하게 떨어져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그 문들의 틈새를 엿보면서, 그 안으로 호기롭게 들어가도 괜찮을지 어떨지 나는 아직도 완전히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 p.47

세상은 남성의 욕구에 봉사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나의 성장기에도 그랬고 지금도 여전히 그렇다. (…) 어머니들은 먹이고 아버지들은 독단적 자기주장과 노골적 경쟁심의 모범을 보이며 교사들은 거침없는 허세를 북돋운다. 집에서나 직장에서나 남자들에게는 대개 조력자들이 있고 이들은 주로 여자들로 청소와 요리와 쇼핑과 타이핑과 파일 정리와 잔심부름을 해준다. 그리고 눈 돌리는 데마다 보이는 옥외 광고판과 잡지 표지와 광고에서 남자들은 제공의 이미지들, 즉 언제든 가질 수 있다고 말하는 가슴과 벌어진 입술과 뜨거운 눈빛의 이미지들에 둘러싸여 있다. 여자들의 삶에도 기회가 엄청나게 늘어났다고는 하나 여성의 욕구에 대해서는 그와 같은 노력이 존재하지 않으며, 저런 이미지들에 비할 수 있는 봉사와 제공의 이미지도 존재하지 않고, 다수의 타인들이 우리의 필요를 충족하거나 우리의 갈망을 만족시키기 위해 성심성의를 다해줄 거라는 기본적인 기대도 존재하지 않는다.
--- p.81~82

선택할 자유는 바꿔 말하면 실수할 자유, 더듬거리다 실패할 자유, 자신의 결점과 한계와 두려움과 비밀과 정면으로 대면할 자유, 자아의 파괴가 필연적으로 동반하는 끔찍한 불확실성을 견디며 살아갈 자유다. / 나는 이것이 해소되지 않은 욕구 뒤에서 끊임없이 뛰고 있는 동요의 맥박이라고 생각한다.
--- p.95~96

나는 3년 반 동안 거의 예외 없이 매일 밤 내 방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아무도 모르게, 공들이고 신중을 기해, 사과 한 알과 가로 세로 높이가 각각 손가락 한마디만 한 체다치즈를 작은 조각으로 썰었다. 열여섯 개의 사과 조각은 하나하나가 투명할 정도로 얇아서 전등을 향해 들어보면 빛이 통과하는 게 보일 정도였다. 그런 다음 나는 작은 사기 접시에 사과 조각을 줄지어 늘어놓고 그 위에 아주 작은 사각형의 치즈 조각을 하나씩 얹었다. 그러고는 그걸 하나씩 먹었다. (…) 나는 사과와 치즈 큐브 외에 그 무엇도 갈망하지 않았고, 다른 모든 욕망을 끊어냈고, 그와 함께 다른 모든 불안도 끊어냈다.
--- p.100~101

강박관념은─가벼운 강박관념조차, 한 여자의 생각에 계속해서 끼어드는 흔하고 세속적이고 일상적인 강박관념(이 청바지를 입으면 엉덩이가 너무 커 보이지 않을까? 헬스장에 가야 할까?)조차─범상치 않은 왜곡의 힘을 지니고 있다. 강박관념은 욕망의 진행을 멈추고, 그것을 땅 밑으로 몰아넣고, 그 욕망의 형태를 뒤틀고 위장한 다음 완전히 다른 형태의 욕망으로, 너무나 진짜처럼 느껴진다는 점에서 몹시 음흉한 형태의 욕망으로, 만들어 다시 세상으로 내보낸다.
--- p.102

“성년이 되고 세상으로 들어서면서 갑자기 딸은 어머니의 부러움과 질시를 불러일으킬 위험에 처하는데, 그보다 더 나쁘고 더 고통스럽고 생각하기도 심란한 점은 이제 딸이 자기 어머니에게 어머니 자신의 실패와 결핍을 상기시키는 위치에 자리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처닌은 이 딜레마가 식사장애에서 핵심적이며, 여자가 자신의 몸에 가하는 그 공격은 “어머니에 맞선 쓰디쓴 전쟁”을 은폐한다고 본다. “그것은 우리가 느끼는 죄책감이자 표현할 수 없는 감춰진 분노다.”
--- p.151

몸에 관한 한 뭔가 초조한 웃음이 따르는 창피함의 분위기가, 또한 몸의 예측 불가능성에 관한 걱정, 그러니까 흘러나오고 냄새를 풍기고 부끄러움을 초래할 수 있는 몸의 힘에 관한 낮게 깔린 걱정이 마치 증기처럼 늘 공기 중에 퍼져 있는 것 같았다. 나는 학교에서 무엇이든 지나친─너무 시끄러운, 너무 머리 좋은, 가슴이 너무 큰, 가슴이 너무 작은, 너무 섹슈얼한, 너무 헤픈─존재로 보이는 일에 대한 공포도 잘 기억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들 밑에는 명시적으로 이야기되지는 않았지만 누구나 분명히 이해하고 있던 하나의 전제, 즉 잘 따라서 운항해야 할 선들이 있고, 실시해야 할 통제가 있으며, 폭로되어서는 안 될 과도함들이 존재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 p.204~205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는 동안 나는 특히 여성 문제에 끌렸다. 차별과 낙태, 여성이 당하는 폭력에 관한 글을 썼다. 여성의 건강, 언론에 나타나는 성차별, 문화적 이미지에 관해서도 썼다. 심지어 나는 식사장애가 있는 (다른) 여자들에 관한 글도 썼다. 그런데 사적인 영역에서는 조용히 굶으며 나를 반쯤 죽음으로 몰고 갔다. 바로 이런 것이다. 지적인 신념은 있지만 그에 상응하는 정서적 뿌리는 없다는 것. 페미니즘의 힘을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어떤 식으로든 몸으로는 알지 못한다는 것.
--- p.243~244

“쇼핑은 20킬로그램 분량의 미친 마음을 쏟아부을 수 있는 2킬로그램짜리 가방이야.” 어느 친구의 말이다. (…) 쇼핑은 언제든 할 수 있고, 거기 그냥 존재하며, 자기 삶의 나머지 부분들에서는 대체로 자신에게 허용하지 않는 여러 혼란스러운 갈망들을 배출해주는 수단임을. 너무 많이 먹는 것은 금기다. 섹스는 성가시다. 몸이 육체적 충동과 심리적 갈망을 이상하게 짝짓는 것은 수수께끼처럼 알 수 없고 무서운 일이다. 하지만 상점에 들어가보라. 갑자기 금지되거나 손에 넣을 수 없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지고, 손에 잡을 수 없던 무형의 것이 명료하고 생생하며 소유할 수 있는 것이 된다.
--- p.278~279

아주 진지한 그 젊은 엄마는 아주 단순하고도 명료하게, “나는 내가 말을 하지 않는다면 먹을 거라는 걸 알아요”라고 말했다. 그것은 꼭 집어 자기 인생에 대해 한 말이었고, 자신이 과하게 먹는 것은 자기 인생을 함께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필요로 하는 것을 말할 수 없을 때 느끼는 분노와 실망을 꾹꾹 밀어내리기 위한 것임을 스스로 이해하고 있다는 말이었다. (중략) 고통은 고립 속에서 창궐하고 은밀함 속에서 번성한다. 단어들은 고통의 숙적이며, 괴로움에 이름을 붙이는 것이 그 괴로움을 진정시키는 첫걸음이고, 여자가 힘겹게 발을 옮기며 헤쳐나가는 진흙 수렁─자기혐오와 죄책감의 몸부림, 공허함과 욕구의 메아리─에 관해 말하는 것은 그 수렁을 빠져나가기 위한 선결 조건이다.
--- p.303~304

슬픔은 통찰에 완강히 저항한다. 나는 불안과 죄책감과 자기혐오의 조각들을 끼워 맞춰 퍼즐을 완성할 수 있고, 어디까지가 문화이며 어디까지가 몸과 자아로부터의 소외인지 깔끔한 선을 그어 구분할 수 있으며, 내 거식증의 역사를 이루는 각각의 조각들에 대한 근원을 이런 순간과 저런 순간으로, 이런 교훈과 저런 메시지로 거슬러 올라가 추적할 수도 있다. 이 모든 것의 저변에 슬픔이 흐르고 있다. 슬픔은 대지처럼 깊이 자리하면서도 동시에 자유롭게 떠도는 듯하고, 욕구의 문제를 끌어당겨 거기에 강렬하고 독특한 빛을 비추는 아주 신비로운 힘이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던 모든 개별적 갈망은 그 이글거리는 빛을 받으면 흐릿해져 구별할 수도 없게 된다. 거식증은 나를 이런 슬픔의 감정에서 보호해주지 못했고, 거식증에서 회복했다고 해서 상황이 달라지진 않았다.
--- p.319~320

유년기의 그 상실들은 어디까지 견딜 수 있는 것이었을까? 그 허기는 어디까지 참을 수 있는 것이었을까? 그 상실과 허기에는 혼란이, 거부가, 혹은 상처가 얼마나 섞여 있었을까? 그리고 그 후 자아의 고갱이는 얼마나 결핍되고, 얼마나 권리를 박탈당하고, 얼마나 슬픔과 자기혐오로 가득한 상태가 되었을까?
--- p.334

마침내 이 삶에서 얻는 가장 좋은 것일지도 모를 순간들이 있다. 섬광처럼 스치는 만족감, 얼핏얼핏 희미하게 반짝이는 희망의 빛과 맛, 파이처럼 깊이 음미하며 완전히 누려야 할, 아주 잠깐의 순간들이.
--- p.371

욕구들이 육체적으로는 자유로워졌을지 모르지만 사회적으로나 제도적으로 뒷받침되지는 못하며, 첫 절반의 변화에 연료를 공급했던 사회운동은 1980년대에 처음 시작된 수면 상태와 망각의 안개 속에 아직 머물러 있다. 페미니즘의 추진력은 밀물과 썰물처럼 몰려왔다 빠져나가기를 반복하며 약 30년 주기로 최고조에 달했다가 가라앉았다가 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페미니즘의 부흥기가 곧 오리라는 뜻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바로 그 건망증이 걱정스럽다. 그 건망증이 너무나 끈덕진 것 같아서이기도 하고, 진보가 여성의 인식 수준 및 우리에게 할당된 운명의 개선이나 악화 정도에 우리 자신의 정치?역사의식과 그만큼 밀접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 p.3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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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를 자기 뜻대로 움직이는 ‘글로벌 기업의 남성 CEO’에겐, 욕구나 욕구불만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그것이 없어서가 아니라 규명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욕구는 타자성과 관련된 언설이다. 그래서 어떤 집단에게 욕구는 계속 규명되어야 할 그 무엇이다. 왜 ‘현대 여성’의 일상은 자신이 원하는 것, 욕구, 자아 사이에서 협상을 거듭하면서 소진되는가. 왜 여성이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은 자기 몸 밖에 없을까. 식사장애는 제2의 성, 여성에게 당대 최전선의 이슈다. 〈욕구들〉은 여성의 주체적 종속에 대한 저자 자신의 혼란과 분노를 넘어선, 고단한 성찰의 기록이다. 대면하지 않을 수 없고,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책이다. 신자유주의 시대, 여성들의 상황은 더욱 다양해졌다. 전 세계 10억이 넘는 기아와 난민 여성, 미국 사회의 비만과 거식증, 우리의 ‘탈코르셋 운동의 연령과 계급성’을 함께 논의할 수 있는 지적인 텍스트가 당도했다.
- 정희진 (문학 박사, 『정희진의 글쓰기 시리즈 1, 2, 3』 저자)
책장을 덮으면서 나는 언젠가 내가 쓰고자 했던 정확히 그런 글을 읽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여성의 욕망이 자본의 지배를 받는다는 그런 ‘멀찍이서’ 내리는 분석 말고 여성의 희생을 대가로 한 누군가들에 대한 감정적 적대 말고 무엇이든 원할 수 있는 ‘뷔페’로 나아갔지만 결국 접시에 아무 욕구도 채울 수 없어 불안으로 진동하는 우리의 내면에 대해. 여성의 자아에 ‘기입’된 그 숱한 ‘허기’의 명령들, 캐럴라인 냅은 내면을 파괴해 들어가는 그 불길한 주문의 목소리에 대해 놀라울 정도로 면밀하고 진실되게 기록해낸다. 수면 위로 미끄러져가는 능숙한 조정 선수처럼, 자신과 세상에 대한 투명한 성찰과 더 정확히는 선한 투지로, 자기혐오와 자아의 폭정 속에 허우적거리는 우리 자매들을 힘껏 건져내는 것이다.
- 김금희 (소설가, 『복자에게』 저자)
여성이 글을 쓰려면 자기만의 방과 연간 500파운드의 돈이 있어야 한다는 백 년 전 버지니아 울프의 말에 전제가 필요한 시대가 됐다. 그 방에 거울과 저울이 없어야 한다고. 이 책은 살려면 먹어야 하는데 먹기를 거부함으로써 ‘사회적 생존’을 도모했던 한 여성의 서사가 담겼다.
긴 책이 지루할 틈이 없다. 실제로 몸이 깎이는 고통에서 온 통찰, 속도와 밀도를 갖춘 문장과 표현이 촘촘하다. 만약 당신이 죽음을 앞두고 “내가 좀 더 많은 시간을 다이어트하는 데 보냈더라면” 후회하진 않을 거라면, “몸과 더 느긋한 관계”를 맺고 싶다면 지금 읽어야 할 책이다. 식욕을 통제하며 욕구를 단속하는 자기 학대에서 자기 돌봄으로 나아가는 법을 캐럴라인 냅은 ‘자기만의 방’에서 길어올렸다.
- 은유 (에세이스트, 『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 저자)
캐럴라인 냅은 자신의 거식증 경험을 바탕으로 여성으로 하여금 심리적 신체적 허기를 불러일으키는 그 모든 복합적인 이유들을 끈질기게 밝혀낸다. 불안과 공포에 취약한 개인적 기질은 물론, 어머니와의 관계에서 오는 죄책감, 헛된 신체 이미지를 갖게 하는 사회 문화적 추동에 대해, 그리고 그 모든 이유를 넘어 인간이기에 느낄 수밖에 없는 존재론적인 슬픔에 대해서도. 거식증, 쇼핑 중독, 알코올의존, 관계 집착 등등 캐럴라인 냅은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는 내면적 허기의 근원을 밝혀내는 과정을 통해, 제대로 언어화할 수 없었던 슬픔과 죄책감과 인간 그 자체에 대한 연민 앞에서 오래도록 숨겨두었던 영혼의 울음을 토해낸다. 깊숙이 숨겨두었던 슬픔과 분노의 바닥을 알아차리게 될 때, 자신의 몸과 마음에 대해 끝없는 결핍과 불만을 품게 했던 사회 문화적 맥락을 비판적으로 받아들이게 될 때, 여성의 욕망을 여성 그 자신의 관점과 용어로 정의할 수 있는 새로운 언어를 고안해낼 때, 진정한 자기 자신으로 충만히 존재할 수 있다는 것. 욕구에 관해 균형 잡힌 태도를 갖게 되기까지의 캐럴라인 냅의 이 지난한 과정은 그리하여 주체성을 가진 오늘의 존재로 걸어나갈 때 순간순간 뼈아프고 귀하고 유효하다.
- 이제니 (시인, 『그리하여 흘려 쓴 것들』 저자)
캐럴라인 냅이 몇 년에 걸쳐 쓴 『욕구들』은 한층 더 깊이 들어가 욕구에 얽힌 모든 문제와 원인을 철저하게 규명한다. 시선은 더 깊어지고 시각은 더 넓어졌다. 그 시선 아래서 거식증(을 비롯해 폭식증, 쇼핑 중독, 자학과 자해, 자기 파괴적 연애, 도벽 등 욕구와 얽힌 온갖 문제들)은 한 개인만의 괴로움이 아니라 이 사회에서 여자로 살아가는 모든 이가 피할 수 없는 괴로움을 표출하는 저마다의 방식으로, 이 사회와 세상은 그 괴로움의 근원으로 드러난다. 여자의 욕구와 페미니즘의 관계, 그리고 여자와 사회가, 사람이 세상과 만나는 곳에서 생겨나는 불안, 두려움, 죄책감, 수치심, 슬픔 같은 깊고 넓은 ‘감정의 바다’에 관해 캐럴라인 냅만큼 잘 설명해줄 사람은 없을 것 같다.
- 정지인 (『욕구들』 옮긴이)
내 친구 캐럴라인 냅은 용감하고 웃기고 심리적으로 예리하고 표현력이 좋으며 다른 사람들이라면 두려워하며 달아났을 법한 감정적 솔직함의 길로 기꺼이 들어서는 사람이었다. 캐럴라인은 이 책 속에 많은 희망을 남겨놓았다. 나는 캐럴라인이 가장 남기고 싶었던 유산이 바로 그 희망일 거라고, 그보다 더 남기고 싶었던 유산은 없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 게일 콜드웰 (퓰리처상 수상 작가, 『먼 길로 돌아갈까』 저자)
식욕은 우리의 삶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주제다. 냅은 음식, 신체 이미지, 여성 정체성 등 에 대한 30년간의 사유를 종합해 이 문제를 파고든다. 이 책은 여성과 사회의 역학 관계를 다룬 귀중한 유산이 될 것이다.
- 베치 러너 (출판 편집자 겸 작가, 『음식와 혐오』 저자)
“여성이 영혼을 탈주시키고 몸을 해체하는 이유를 알고 싶다면 반드시 이 책을 읽어야 한다. 냅의 글을 읽을 수 있어서 말할 수 없이 행복했다. 그의 이른 죽음이 더 슬프게 다가오는 이유다.”
- 캐스린 해리슨 (작가, 『트루 크라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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