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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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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1년 10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9쪽 | 370g | 215*260*15mm
ISBN13 9788901033518
ISBN10 8901033518
KC인증 kc마크 인증유형 : 적합성확인
인증번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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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 리뷰 YES24 리뷰 보이기/감추기

--- 이용민 shine@yes24.com
분홍색 돼지색깔을 입힌 이 책은 돼지들을 위한 책이라 '돼지책'인가? 제목이 뜻하는 바가 사뭇 궁금해진다. 제목 뿐 아니라 표지그림도 심상치 않다. 어두운 표정을 한 건 엄마 모습을 한 여자 뿐이고, 나머지 셋은 너무나 행복해 한다. 모두 여자의 등에 업혀 있으니, 자신의 몸을 편할 수 밖에 ……. 이쯤되면 감이 잡힐만도 한데, 풍자의 대가 앤서니 브라운은 또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걸까?

본격적으로 가정 내에서 여성의 위치와 존재에 대한 고민이 시작된다. '○○씨의 아내', '○○의 엄마', ○○○호 아줌마', 그것도 모자라 밥해 주고, 빨래해 주고, 청소해 주는 그런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는 얼굴 없는 여성이 등장한다. '아주 중요한 회사'와 '아주 중요한 학교'를 다니는 한 남자와 두 아들이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묶여 생활하고, 여성은 엄마와 아내의 몫을 다 짊어지고 고개숙인 슈퍼우먼으로 살아간다.

어느날 여성은 행복한 가정을 이루려면 가족된 자의 몫에 책임을 져야한다는 근본적인 원칙을 깨우치기 위해 아주 간결한 메모를 남긴다. '너희들은 돼지야." 여성이 떠난 후 모든 것은 예상했듯이 집안은 엉망이 되어가고, 세 남자들은 아무것도 할 수 없고, 관심 없는 무기력한 돼지의 모습이 되어간다. 마치 영화 '구미호'를 보는 것처럼, 서서히……. 그리고 엄마와 아내의 존재를 떠올린다.

절정을 지나 결말로 치닫는 속도는 무섭게 빠르다. 아빠는 설거지와 다림질을 하고 두 아들은 침대를 정리하고, 그리고 셋은 엄마가 요리하는 것을 도우며, 재미를 느끼기까지…, 그리고 나서 등장한 건, 처음 보는 엄마의 또렷하고 환한 얼굴, 엄마는 차를 수리하며, 다시 한번 미소를 보여준다. 결말에 논란의 여지는 충분하겠지만, 보다 중요한 건 '즐겁게' 그리고 '함께'라는 것이다.

페미니즘의 시각에서 이야기를 풀어가는 그림책은 흔치 않다. 자칫, 균형을 잃으면 어린이책의 범주를 벗어나기 십상이겠지만, 이 책은 진지한 주제를 곳곳에 숨겨놓은 유머러스한 볼거리로 적절히 균형을 잡아준다. 인간 돼지의 모습을 암시하는 그림자와 돼지문양의 벽지, 벽난로에 새겨진 돼지그림, 돼지시계, 돼지 소금병, 돼지 수도꼭지 ….

공동체를 인지하기 시작하는 어린이들과 가족과 가정에 대한 인식에 신선한 충격이 필요한 아빠가 함께 이 책을 읽는다면, '돼지책'은 '가족책'이 될 것이다.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피곳 씨와 아이들이 떠나고 나면, 피곳 부인은 설거지를 모두 하고, 침대를 모두 정리하고, 바닥을 모두 청소하고, 그러고 나서 일을 하러 갔습니다.

"엄마, 빨리 밥 줘요." 아이들은 아주 중요한 학교에서 돌아와 저녁마다 외쳤습니다.
"어이, 아줌마 빨리 밥 줘." 피곳 씨도 아주 중요한 회사에서 돌아와 저녁마다 외쳤습니다.
--- pp. 5-8
"이제 어떻게 하지?" 피곳 씨가 말했습니다.
피곳 씨와 아이들은 손수 저녁밥을 지어야 했습니다.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그리고 아주 끔찍했습니다.

다음 날 아침, 피곳 씨와 아이들은 손수 아침밥을 지어야 했습니다.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그리고 정말 끔찍했습니다.
--- pp. 17-18
"이제 어떻게 하지?" 피곳 씨가 말했습니다.
피곳 씨와 아이들은 손수 저녁밥을 지어야 했습니다.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그리고 아주 끔찍했습니다.

다음 날 아침, 피곳 씨와 아이들은 손수 아침밥을 지어야 했습니다.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그리고 정말 끔찍했습니다.
--- pp. 17-18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너희들은 돼지야.”
낡은 고정관념에 맞서는 통쾌한 선언


피곳 씨 가족은 피곳 씨와 피곳 부인, 두 아들로 이루어져 있다. “아주 중요한 회사”에 다니는 피곳 씨와 “아주 중요한 학교”에 다니는 두 아들은 집에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늘 입을 크게 벌리고 아내에게, 엄마에게 빨리 밥을 달라고 요구하고 소파에 기대 빈둥거리기만 한다. 피곳 부인 역시 직장에 다니지만 그 일은 가족들에게 별로 중요하지 않게 여겨지는지 출근을 하기 전에도, 퇴근을 하고 나서도 집안일은 모두 피곳 부인의 몫이다. 결국 견딜 수 없어진 피곳 부인은 쪽지 한 장을 남기고 집을 떠나 버린다.

오랫동안 여성들은 가정의 모든 가사 노동을 수행해야 했다. 가사 노동은 당연히 여성의 일이라는 생각으로 세상의 모든 피곳 부인들에게 떠맡겨져 왔던 것이다. 『돼지책』은 국내 출간 당시 이런 성별 고정관념에 의문을 제시하는 작품으로 주목받았다. 책이 소개된 지 20년이 지난 오늘날, 그 사이 남성들의 가사 참여가 늘어났다고 하지만 아직도 차이가 큰 것이 현실이다. 2019년 통계청이 발표한 ‘생활시간 조사’를 보면 평일 여성이 가사 노동에 3시간 10분을 쓰는 동안 남성은 고작 48분을 할애하고 있다. 『돼지책』의 문제의식은 아직도 우리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많다.

모두가 행복한 가족이 되기 위하여

이제 피곳 부인은 집에 없다. 늘 그렇게, 당연히 집안일을 해 주던 아내, 엄마가 사라진 것이다.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피곳 씨와 두 아들은 혼란에 빠진다. 자기들끼리 밥을 만들어 보지만 부엌은 엉망진창에 음식 맛도 끔찍하다. 그림자처럼 집을 돌보던 피곳 부인이 사라지자 아무도 청소나 빨래를 하지 않아 집은 돼지우리처럼 지저분해진다. 게다가 피곳 씨와 아이들은 말 그대로 돼지가 되어 버린다! 앤서니 브라운은 남자들이 돼지로 변하고 집은 돼지우리가 되어 가는 과정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한다. 돼지 모양으로 변한 문손잡이, 돼지가 된 사진 속 얼굴, 돼지 콧구멍 모양의 단추 등 화면 곳곳에 숨겨진 돼지 모티프가 이야기의 무게를 덜고 웃음을 준다. 앤서니 브라운의 팬이라면 『우리 엄마』에도 등장하는 꽃무늬, 장면 곳곳에 숨겨진 명화 모티프 등 작가의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이미지들을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세 남자는 피곳 부인에게 애원한다. “제발, 돌아와 주세요!” 피곳 씨와 아이들은 이제 집안일을 함께하기 시작한다. 설거지, 침대 정리, 다림질, 요리…… 모두 가정이라는 공동체의 일원이라면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었음을 깨달은 것이다. 그림책은 피곳 부인이 자동차를 수리하는 장면으로 끝난다. 자동차의 번호판은 SGIP 321, 거꾸로 하면 PIGS 123이다. 피곳 씨 가족은 이대로 해피엔딩을 맞은 걸까? 피곳 부인은 집에 머물기로 한 걸까? 앤서니 브라운은 위트 있는 결말로 독자들에게 마지막까지 생각해 볼 거리를 남긴다. 모두가 행복한 가족을 꾸리기 위하여 전체 구성원이 노력해야 함을, 그렇지 않으면 돼지와 다를 바 없음을 『돼지책』은 말하고 있다.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어린이는 그림책의 국적을 따지지 않는다. 좋은 그림책은 오로지 어린이의 것이다. 그림책을 공유하며 어린이는 세대를 이룬다. 『돼지책』이 오랫동안 열렬히 사랑받는 것은 어린이가 어린이에게 건네는 그림책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 담긴 통찰과 유머, 아름다움은 어린이를 통해 계속 새로워진다. 좋은 그림책은 어린이를 독자로서도 시민으로서도 성장시킨다. 이 책이 언제나 어린이 손에 있다는 사실이 그림책을 읽고 만들고 알리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돼지책』은 그렇게 우리 모두의 것이 되었다.
- 김소영 (작가, 독서교육전문가, 『어린이라는 세계』저자)

아빠는 회사에 다니고 엄마는 집안일을 하는 게 당연한 시대를 지나왔습니다. 집안일은 가족 구성원 모두의 책임이라는 사실을 몰랐거나 혹은 짐짓 외면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그림책 속 엄마의 시간은 대부분 어둡고 침울합니다. 웃고 있는 다른 가족들의 표정과 선명히 대비됩니다. 이 책을 읽고 자라나는 많은 아이들의 건강한 생각과 행동이 우리 엄마들의 삶에 밝고 선명한 색을 입혀 주길 소망합니다.
- 문지애 (방송인, 애TV 그림책 학교 운영)

『돼지책』을 처음 아이에게 읽어주던 날의 충격이 지금도 생생하다. ‘아이들 책인데 왜 이렇게 내 가슴이 뛰는 걸까?’ 얼핏 완벽해 보이지만 위태로운 피곳 가족의 이야기는 내게 '우리 가족은 괜찮은지'라는 질문을 남겼다. 이 책을 보며 어른 독자들은 어떤 날은 슬프기도 하고, 어떤 날은 화가 나기도 한다. 하지만 아이들은 재미있어하며 웃는다. 그림 속에 숨은 코드를 능숙하게 찾아내고, 이야기에 쑥 빠져든다. 이것이 바로 거장 앤서니 브라운의 힘이다. 책 속 세상과 달리 현실은 더디 바뀌는 게 슬프지만 다행인 건 이런 좋은 책은 오래 남아 여전히 독자에게 읽히고 사랑받는다는 점이다. 지난 이십 년간 한국의 독자들에게 사랑받아 온 이 책이 다가올 이십 년도 변함없이 사랑받을 것을 믿는다.
- 임민정 (그림책 잡지 『라키비움J』 편집장)

‘내 이름은 엄마나 아내가 아닙니다.’
20년 전, 국내 출간된 그림책 한 권이 들려준 이야기가 다른 세상을 만들고 있다.
『돼지책』은 여성의 권리 찾기이자, 가족의 행복 찾기를 말하는 책이다.
함께 사는 방법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엄마가 하는 일’, ‘아빠가 하는 일’.
아직도 이런 말을 하거나 활동을 하는 곳들이 있다.
『돼지책』이 앞으로도 꾸준히 읽혀져야 하는 이유이다.
- 박미숙 (책과 도서관 대표, 일산도서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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