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1년 09월 17일 |
---|---|
쪽수, 무게, 크기 | 252쪽 | 264g | 118*188*17mm |
ISBN13 | 9788936478865 |
ISBN10 | 8936478869 |
발행일 | 2021년 09월 17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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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52쪽 | 264g | 118*188*17mm |
ISBN13 | 9788936478865 |
ISBN10 | 8936478869 |
MD 한마디
[함께 걷는 여성창작자들의 다정한 연대의 편지] 정세랑, 김소영, 이반지하 등 지금 가장 주목받는 스무 명의 여성창작자들이 ‘나의 언니’에게 쓴 편지. ‘혼자 걸을 때에도 함께라는 걸 알고 나자 벽들이 투명해진다’는 정세랑 작가의 말처럼, 편지를 통해 시공간을 뛰어 넘어 서로를 이어주는 다정한 연대가 펼쳐진다. - 에세이 MD 김태희
프롤로그 봄에는 습지를 산책하고 싶습니다 / 정세랑 더 많은 여성들에게 잘했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 김인영 꽃샘추위 / 손수현 포기하면 끝이야, 살아서 다시 보자 / 이랑 식물은 언제나 다정합니다 / 이소영 나도 한때는 언니들 참 좋아하는 사람이었습니다 / 이반지하/김소윤 고통은 이야기가 되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 하미나 우리는 나쁜 일에 사로잡힐 시간이 없어요 / 김소영 우린 이렇게 사랑하고 웃고 그러다가 죽겠지 / 니키 리 어떤 말들은 버리기 위해 하고 싶어집니다 / 김정연 당장 두꺼운 이불을 꺼내야겠어 / 문보영 당신을 생각하면 눈물이 나요 / 김겨울 언니의 이름을 불러주고 싶어 / 임지은 어떤 사랑을 하며 살아야 할까요 / 이연 많은 날들을 죽고 싶다고 생각하며 살았어 / 유진목 어느새 언니가 되어버린 나와 당신께 / 오지은 ‘여자의 적은 여자’인 세상을 위해서 / 정희진 언니 앞에서는 무엇도 숨길 수가 없었습니다 / 김일란 모험을 떠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요 / 김효은 우리의 그라운드를 넓게 쓰는 방법 / 김혼비 에필로그 |
언니에게 보내는 행운의 편지라는 제목을 보고 학창시절 받았던 행운의 편지가 떠올랐어요.
호기심에 구입했는데 너무나 큰 위로를 받았습니다. 위로를 받고 보니 학창 시절에 받았던 행운의 편지처럼 누군가에게 나도 편지를 써 전달하고픈 마음도 들더라고요. 나도 누군가의 언니가 되어 그들에게 그늘을 내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생각했습니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언니들 뿐만아니라 시공간을 뛰어넘어 언제나 우리에게 길이되고 빛이 되어준 언니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네요. 좋은 책 감사합니다!
출판사 창비에서 출간된, 많은 여성 작가님들이 참여하신 <언니에게 보내는 행운의 편지>를 읽고 작성하는 리뷰입니다.
책으로 묶여 나오기 전에 뉴스레터로 연재될 때부터 챙겨봤는데, 드디어 단행본으로 나온다고 해서 바로 구매했습니다. 책의 맨 앞에 구독자들의 이름을 넣어주신 것도 좋았고, 서로 다른 삶을 치열하게 살아온 여성 작가들의 서로 다른 편지를 읽을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옛날에 '행운의 편지'가 유행했던 적이 있어요. 누가 왜 시작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붙여진 이름과는 달리 벌칙처럼 편지의 내용을 똑같이 적어서 일곱 명에게 편지를 보내야 하는데 이를 어기면 행운 대신 불행이 찾아온다고 했죠. 제 기억에는 귀찮아서인지 반항심 때문인지 그 편지를 읽기만 했던 것 같아요. 굳이 남이 쓴 내용을 옮겨 적어야 하나, 나는 싫소, 그러니 끝.
그때는 주변 사람들에게 손편지를 많이 쓰던 시절이었는데, '행운의 편지'는 왠지 골탕 먹이려는 의도가 보여서 자체적으로 폐기했었죠. 하지만 오랜만에 '행운의 편지'라는 책 제목을 보니 반가웠어요. 언니에게 보내는 행운의 편지라니, 과연 어떤 내용이 적혀 있을라나.
와우, 신선해요.
우리 시대를 살고 있는 수많은 언니들, 그들이 서로에게 전하는 이야기예요. 물론 편지의 형식을 띠고 있지만 과거의 그 행운의 편지가 아니라 진짜 진심을 담은 내용이에요. 소설가 정세랑, 음악감독 김인영, 배우 손수현, 뮤지션 이 랑, 식물세밀화가 이소영, 퀴어 퍼포먼스 아티스트 이반지하, 작가 하미나, 작가 김소영, 미술가 니키 리, 만화가 김정연, 시인 문보영, 작가 김겨울, 작가 임지은, 유튜브 크리에이터 이 연, 시인 유진목, 뮤지션 오지은, 여성학자 정희진, 다큐멘터리 감독 김일란, 기자 김효은, 작가 김혼비. 이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정성껏 적은 이유는 얼굴은 본 적 없지만 목소리는 들었기에 나름의 친밀감을 표현하고 싶어서예요. 당신의 목소리, 당신의 이야기가 비록 나를 향한 것이 아니지만 그럼에도 공감했고 좋았으므로, 이렇게 혼자 끄적이는 글을 대신하여 답장하려고요.
나는 '여자'를 외치면서도, 내가 '여자'인 걸 싫어하고,
'여자'를 잃지 못하면서, 동시에 '여자'가 되는 길을 다
망치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게 전부, 굉장히 괜찮은 사람인
'나'라는 인간입니다.
- 이반지하 (68p)
이 문장을 읽으면서 어린 시절의 '나'를 떠올렸고, 신기했어요. 왜냐하면 지금은 '여자'라서 싫지 않고, '여자'를 잃어도 괜찮다고 여길 정도로 '여자'로 사는 것에 익숙해졌으니까요. 이제는 '여자'에 얽매이지 않아요. 뭘 망치고 싶은 충동도 없어요. 살아가는 거지, '나'로서 사는 거라고 받아들였거든요.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아요. 좀 더디고 많이 돌아온 듯 하지만 괜찮아요. 개성 넘치는 그녀들의 편지를 읽으면서 문득 나는 어떤 언니였나를 돌아보았네요. 그럴 듯한 수식어를 찾지 못한 '언니', 그냥 언니로 살고 있지만 별 불만은 없어요. 솔직히 고백하자면 '언니'라는 호칭보다 제 이름, 누구 씨로 불리는 게 더 좋다는 걸 말하지 않았어요. 일부러 숨긴 건 아니고 말할 기회가 없었던 거죠. 왜 그랬을까요. 이 책을 읽다가 불쑥 말하고 싶었어요. 언니 말고 OO씨라고 불러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