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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쇼맨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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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블랙 쇼맨과 함께 다시 펼쳐지는 쇼 타임] 히가시노 게이고 스스로 “지금 내가 가장 집중하고 있는 캐릭터”라고 말할 정도로 애착이 큰 블랙 쇼맨 시리즈의 최신작. 죽은 아들의 전처에게 재산을 빼앗길 위기에 처한 노부부, 딸의 죽음을 부정하는 엄마 등 다양한 고민을 가진 이들이 마스터를 만나기 위해 트랩핸드의 문을 두드린다. - 소설/에세이 PD 김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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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천사의 선물
피지 않는 나팔꽃
마지막 행운

저자 소개2

히가시노 게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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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igo Higashino,ひがしの けいご,東野 圭吾

일본 추리소설계를 대표하는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 추리소설 분야에서 특히 인정받고 있는 그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소재를 자유자재로 변주하는 능력을 가진 탁월한 이야기꾼이다. 그의 작품은 치밀한 구성과 대담한 상상력, 속도감 있는 스토리 전개로 처음부터 끝까지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해 독자를 잠시도 방심할 수 없게 만든다. 일본을 대표하는 소설가이자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히가시노 게이고는 첫 작품 발표 이후 20년이 조금 넘는 작가 생활 동안 35편이라는 많은 작품들을 써냈음에도 불구하고 늘 새로운 소재, 치밀한 구성과 날카로운 문장으로 매 작품마다 높은 평가를 얻고 있다
일본 추리소설계를 대표하는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 추리소설 분야에서 특히 인정받고 있는 그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소재를 자유자재로 변주하는 능력을 가진 탁월한 이야기꾼이다. 그의 작품은 치밀한 구성과 대담한 상상력, 속도감 있는 스토리 전개로 처음부터 끝까지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해 독자를 잠시도 방심할 수 없게 만든다. 일본을 대표하는 소설가이자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히가시노 게이고는 첫 작품 발표 이후 20년이 조금 넘는 작가 생활 동안 35편이라는 많은 작품들을 써냈음에도 불구하고 늘 새로운 소재, 치밀한 구성과 날카로운 문장으로 매 작품마다 높은 평가를 얻고 있다.

1958년 2월 4일 오사카에서 태어나 오사카 부립대학 전기공학과를 졸업했다. 곧바로 일본 전자회사인 '덴소사'에 입사해 엔지니어로 활동하며 틈틈이 소설을 쓴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1985년 『방과후』로 제31회 에도가와 란포 상을 수상했고 이를 계기로 전업작가가 되었다. 이공계 출신이라는 그의 특이한 이력은 『게임의 이름은 유괴』에서도 인터넷의 무료메일, 게시판, 불법 휴대전화, FAX, 비디오 카메라 등 하이테크 장비를 이용해 무사히 몸값을 받아내고 유괴를 성공해내는 장면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이과적 지식을 바탕으로 기발한 트릭과 반전이 빛나는 본격 추리소설부터 서스펜스, 미스터리 색채가 강한 판타지 소설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장르의 작품들을 꾸준히 발표해왔다. 이 중 상당수의 작품이 영화와 텔레비전 드라마로 제작되어 큰 사랑을 받았다.

에도가와 란포 상은 그 해의 가장 우수한 추리 작품에 수여되는 상으로 데뷔작이자 수상작인 『방과후』로 화려하게 등단한 그는 일본 내에서 매우 높은 평가를 받는 작가이지만, 유독 한국에서 그 명성과 실력에 맞는 인지도를 쌓지는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었다. 하지만 1999년 제52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수상한 『비밀』을 계기로 우리 나라 독자들에게도 가까워지게 되었다. 엄마의 영혼이 딸에게 빙의된다는 다소 충격적인 소재를 다루었다. 이 작품은 청순한 이미지로 한국에서도 인기가 높은 히로스에 료코 주연으로 영화화되어 한국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은 바 있다.

그의 소설은 치밀한 구성과 속도감 있는 스토리 전개, 예상치 못한 반전으로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 때까지 독자를 방심할 수 없게 만든다. 또한 빙의나 의료 사고 등 녹록치 않은 소재를 능수능란하게 다루며 당대 첨예한 사회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려 추리소설에 국한되지 않은 다양한 소설을 쓰고 있다. 늘 새로운 소재와 치밀한 구성, 생생한 문장으로 매번 높은 평가를 받는 저력 있는 작가인 그는 일본을 대표하는 소설가답게 작품 중 19편이 영화와 드라마로 다시 독자들과 관객들을 만났다. 이제는 한국에서도 가장 사랑받는 작가 중 하나로 꼽히며, 전세계적 팬덤을 형성하고 있다.

데뷔작 이후 20년이 넘는 작가 생활 동안 50편이 넘는 작품을 써내면서도 자신의 사생활을 절대 밝히지 않는 '비밀'의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 그는 독자들에게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퀄리티 높은 다작의 작품과 한 장의 사진이 남긴 강한 인상으로 스타성을 보여주는 독특한 작가로, 20세기 중반의 하드보일드 소설과는 완전히 다른 형태의 드라이한 문체는 극명하게 사건과 행위 위주의 전개 방식을 지향한다. 감정은 휘발되고, 독자들은 등장인물과 함께 다음 퍼즐의 조각을 찾아 매 페이지를 바쁘게 내달려야 한다. 결과적으로 종종 '읽는 엔터테인먼트'로서의 소재주의라는 함정에 빠지기도 하지만, 그만큼이나 동시대의 현실 감각을 놓치지 않는 재능에 감탄하게끔 만들어버린다.

현재 전업 작가로 도쿄 중심가의 한 맨션에서 "가족이자 나를 비추는 거울이며 교사이기도 한 위대한 존재"인 네코짱(고양이)을 부양하며 살고 있다. 그의 삶에는 '술시'라는 독특한 시간이 있는데, 밤 11시부터 잠들기 전까지는 혼자 또는 벗들과 술을 마시는 시간을 정해놓은 것이다. 시계수리공이었던 부친이 늦은 밤까지 일을 끝내고 "아아, 오늘은 여기까지 해냈군" 하면서 혼자 술을 마시는 모습이 행복해 보였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도 마감을 끝내면 이모쇼추(고구마소주)를 마시면서, "그래, 그 대목은 그걸로 괜찮겠지", "아휴, 거긴 고쳐 쓰는 게 좋았을걸" 하며 되돌아본다. 때로는 도쿄 긴자의 바 '문단'을 찾는다. 다양한 업계 사람들을 접하면서 현실 감각을 얻는 곳이며, 편집자들을 만나 인물과 이야기 전개 방향을 논하기도 한다.

『비밀』로 1999년 제52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수상했으며, 2006년 초에는 『용의자 X의 헌신』으로 제134회 나오키상과 제6회 본격미스터리대상 소설부문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2012년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으로 제7회 중앙공론문예상, 2013년 『몽환화』로 제26회 시바타렌자부로상, 2014년 『기도의 막이 내릴 때』로 제48회 요시카와에이지문학상을 수상했다. 이제까지 나오키 상에 『비밀』, 『백야행』, 『짝사랑』(片想い), 『편지』(手紙), 『환야』(幻夜)등 다섯 작품이 후보로 추천받은 바 있으나 전부 낙선하여, 나오키 상과는 인연이 없는 남자라고 불리기도 했지만 여섯 번째 추천작 『용의자 X의 헌신』으로 결국 상을 거머쥐게 되었다. 2012년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으로 중앙공론 문예상을, 2013년 『몽환화』로 시바타 렌자부로상을 수상했으며, 2014년에는 『기도의 막이 내릴 때』 로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상을 수상했다.

『아들 도키오』는 식물인간이 된 아들 ‘도키오’의 영혼이 과거로 날아가, 젊은 시절의 아버지와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타임슬립이라는 SF적 발상부터, 실종과 추적을 넘나드는 스릴과 미스터리, 삶에 대한 긍정과 부자간의 사랑이라는 뭉클한 감동까지 히가시노 게이고의 모든 매력이 한 권에 압축된 작품이라 평가받는다. 2002년 첫 출간 이후 밀리언셀러를 기록하며 히가시노 게이고의 팬이라면 꼭 읽어야 할 책으로 첫손에 꼽히고 있다.

『하쿠바산장 살인사건』은 ‘가가 형사’ 시리즈를 제외하고 데뷔 이후 두 번째로 발표한 장편소설이다. 1986년에 발표한 작품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밀실 트릭, 암호, 연쇄살인 등을 교묘하게 얽어낸 상상력이 돋보이며, 정통 추리소설이 가진 장점을 극대화한 작품이다. 『숙명』은 1993년 발매되었으며, 히가시노 게이고의 무르익은 필력을 확인할 수 있는 미스터리 명작으로, 이 작품을 꾸준히 찾는 독자들의 성원에 힘입어 금번 새로이 재출간되었다.

『회랑정 살인사건』은 1991년에 출간된 이후, 일본에서 드라마로 방영되는 등 꾸준히 사랑받으면서 약 30년 동안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자본주의로 인한 폐해와 외모 지상주의를 소재로 한 초기 대표작으로, 사회악과 부조리를 선명하게 고발해 내는 작가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주요 작품으로는 『방황하는 칼날』, 『흑소소설』, 『독소소설』, 『괴소소설』, 『레몬』, 『환야』, 『11문자 살인사건』, 『게임의 이름은 유괴』, 『호숫가 살인사건』, 『브루투스의 심장』, 『한여름의 방정식』, 『몽환화』, 『그 무렵 누군가』, 『가면 산장 살인 사건』, 『인어가 잠든 집』, 『살인의 문』, 『백야행』, 『기린의 날개』, 『한여름의 방정식』, 『신참자』, 『탐정 갈릴레오』, 『예지몽』, 『다잉 아이』, 『뻐꾸기 알은 누구의 것인가』, 『학생가의 살인』, 『오사카 소년 탐정단』, 『천공의 벌』, 『붉은 손가락』 등이 있다. 『방과 후』, 『쿄코의 꿈』, 『거울의 안』, 『기묘한 이야기』, 『숙명』, 『백야행』, 『갈릴레오』등 지금까지 20편이 넘는 작품들이 드라마로 제작되었으며 『비밀』, 『변신』, 『편지』,『용의자 X의 헌신』, 『더 시크릿』등 10여편이 영화로 제작되는 등, 대중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다른 상품

도쿄대학교 대학원 총합문화연구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고, 현재 동 대학원 박사과정에서 일본 전후 문학을 중심으로 공부하며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무라타 사야카의 『소멸세계』, 기리노 나쓰오의 『천사에게 버림받은 밤』, 『인형 탐정』 시리즈, 이사카 고타로의 『서브머린』, 『칠드런』,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 히가시노 게이고의 『옛날에 내가 죽은 집』, 요네자와 호노부의 『부러진 용골』, 미치오 슈스케의 『스켈리튼 키』, 요코야마 히데오의 『64』, 『그림자밟기』, 미카미 엔의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시리즈, 모리무라 세이치의 [증명] 시리즈를 비롯
도쿄대학교 대학원 총합문화연구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고, 현재 동 대학원 박사과정에서 일본 전후 문학을 중심으로 공부하며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무라타 사야카의 『소멸세계』, 기리노 나쓰오의 『천사에게 버림받은 밤』, 『인형 탐정』 시리즈, 이사카 고타로의 『서브머린』, 『칠드런』,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 히가시노 게이고의 『옛날에 내가 죽은 집』, 요네자와 호노부의 『부러진 용골』, 미치오 슈스케의 『스켈리튼 키』, 요코야마 히데오의 『64』, 『그림자밟기』, 미카미 엔의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시리즈, 모리무라 세이치의 [증명] 시리즈를 비롯해 『인사이트 밀』, 『절규성 살인사건』, 『46번째 밀실』 『도미노』, 『덧없는 양들의 축연』, 『거대 투자 은행』, 『소녀지옥』, 『침묵의 거리에서 1, 2』, 『말레이 철도의 비밀』, 『백년법 상,하』, 『골든애플』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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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3월 02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292쪽 | 438g | 120*188*27mm
ISBN13
9788925575360

책 속으로

“이번 일은 정말 미안하게 됐어요.” 자리에 앉자마자 아사코는 다시 사과의 말을 건넸다. “그이는 가만히 있으라고 했어도, 제 마음이 영 불편해서요. 이번 일은 전 부 나한테 맡겨놓은 터라 그 사람은 가미오 씨가 얼마나 고생했는지 하나도 모르거든요.”
“고생했다니요…… 당연히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이것저것 정해진 타이밍에 이렇게 돼서 안타까울 뿐이죠.”
아사코는 그러게요, 하고 턱에 손을 댔다.
“우리도 설마 일이 이렇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어요. 이제 그쪽하고는 아무 관계도 없다고 생각했죠.”
“그쪽…… 이라 하시면?”
“아들의 전처 말이에요. 둘이 이혼한 지 여덟 달이나 지난 마당에 찾아와서 어처구니없는 소리를 하더군요.”
--- p.18

“그건 앞으로 조사 결과에 따라 달라지겠죠. 저희가 연락을 드릴 테니 그때까지 기다려 주십시오. 그나저나 교섭을 하려면 모치즈키 사치 씨에게 직접 연락하면 됩니까?”
“아뇨, 언니가 대리인을 맡고 있어요. 사치가 임신했다는 소식을 전해준 것도 그분이에요.”
도미나가 아사코는 가방에서 명함을 꺼내 이분이에요, 라고 하며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좀 보겠습니다, 하고 다케시는 명함을 봤다. 마요도 옆에서 들여다봤다. 모치즈키 도코라는 이름으로, 세무사 사무소를 경영한다고 했다.
“이 명함을 제가 가져가도 되겠습니까?”
“네. 저기…… 무슨 해결책이 좀 있을 것 같나요?”
“걱정 마십시오.” 다케시는 코를 벌름거리며 도미나가 아사코를 바라봤다. “그렇게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어딘가에 돌파구가 있을 겁니다. 일단 저한테 맡겨주십시오.”
--- p.30~31

이시자키는 싱크대 앞에 서서 전기포트로 물을 끓였다. 찻주전자와 찻잔, 찻잎이 어디 있는지는 파악하고 있다. 이시자키 본인이 거기 두었기 때문이다. 스에나가 히사코가 직접 차를 타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찻잔을 가져가자 스에나가 히사코는 바로 옆에 있는 불단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곳에는 작은 사진 액자 두 개가 놓여 있었다. 하나는 반년 전에 고인이 된 남편의 사진이었고 다른 하나는 그보다 두 달쯤 전에 세상을 뜬 딸의 사진이었다. 스에나가 히사코는 딸의 사진을 들고 있었다.
드세요, 하고 이시자키는 스에나가 히사코 앞에 찻잔을 내려놓았다.
“고마워요.” 스에나가 히사코는 찻잔을 들고 한 모금 마시더니 인상을 찌푸렸다.
--- p.109

“드디어 찾았어.”
“뭘요?”
“내 딸. 나나에를 찾았어요.”
“네?”
스에나가 히사코는 하얀 봉투를 내밀었다.
“이걸 읽어봐요.”
이시자키는 봉투 앞뒷면을 살펴봤다.
--- p.120

이시자키는 몸을 틀어 여자 쪽을 바라봤다. “저기, 잠시 말씀 좀 묻겠습니다.”
설마 말을 걸 줄은 몰랐는지 여자는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이어서 경계하는 낯을 지었다.
“무슨 일이시죠?”
“이곳에는 자주 오십니까?”
그녀는 일단 마스터 쪽으로 시선을 옮긴 뒤 다시 이시자키를 바라봤다. “종종 오는데요.”
이시자키는 가져온 사진을 여자에게 내밀었다. “이 여성분을 보신 적 있으십니까?”
여자는 관심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무시할 수도 없다고 생각했는지 성가시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뻗어 사진을 들여다봤다.
못 봤는데요. 이시자키는 냉담한 대답이 돌아올 것을 각오했다.
하지만 그녀는 뜻밖의 반응을 보였다. 앗, 하는 소리를 흘리더니 눈을 깜빡거렸다.
아십니까? 이시자키는 재차 물었다.
“있는데요.”
“있다고요? 이 여성분과 만난 적이 있으시다는 거죠?” 이시자키는 힘주어 말했다.
--- p.135~136

“장소는 미나미 아오야마야. 큰 건일 것 같아.” 상사는 반드시 일을 따내라는 듯 눈치를 주며 위압적으로 말하고 있었다. 요즈음 큰 수주가 없어서 부서 전체의 목표 달성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회사를 나오기 전에 의뢰인의 집 구조를 조사한 뒤에 상사의 감이 맞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100제곱미터 이상 되는 물건이었다. 연식은 30년이라 낡았지만 일류 시공사가 대규모 보수 공사를 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내진 구조에도 전혀 문제가 없을 것 같았다. 자산 가치는 충분했다.
구리쓰카는 그 집 소유자로, 2LDK 집에서 혼자 살고 있었다.
--- p.199

“성공하셨군요, 진짜입니다. 미나 씨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구리쓰카 씨가 스마트폰으로 스케줄을 확인하더군요. 내일 건강검진을 받는 것 같던데, 장소는 회원제 고급 의료 시설입니다. 분명 연회비만 수십만 엔은 하는 곳이죠. 밤에는 항공회사 임원과 미팅이 잡힌 것 같고요.”
“항공회사…… 그러고 보니 그런 얘기도 했어요.”
“꽤 바쁜 사람 같았습니다. 그런데도 일부러 시간을 내서 미나 씨와 데이트한 걸 보면 기대해도 되겠어요. 이렇게 조건이 두루 좋은 상대는 웬만해서는 없습니다. 어떻게든 잡으세요.”
“네, 꼭.” 미나는 다케시의 눈을 바라보며 대답했다.

--- p.244~245

출판사 리뷰

“스노보드, 재즈, 다음은 칵테일”
쇼맨의 손끝에서 펼쳐지는 수수께끼의 대향연

리모델링 계약을 위해 고객 부부를 만나러 간 자리에서 마요는 예상치 못한 통보를 받는다. 까다로운 노부부 고객의 입맛에 맞춰 시안 재수정도 감수하며 간신히 마무리를 짓는 자리에서 취소라니. 다른 업체가 마음에 들어 변덕을 부리는 줄 알았는데, 실은 부부가 고쳐 살기로 한 맨션이 얼굴도 모르는 사람에게 통째로 넘어갈 상황에 놓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것이었다. 상대는 죽은 아들의 전처, 정황만 듣자면 재산을 노린 꼼수가 분명하지만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어 재산은 고스란히 전처에게 돌아갈 상황이라 안타까움은 더해지고, 사정을 전해 들은 다케시가 스리슬쩍 부부의 법률 대리인으로 나선다 (「천사의 선물」).

고령에 접어든 여성 스에나가는 가족도 없이 치매를 앓고 있다. 기억하지 못하는 순간이 점차 잦아지면서 그녀가 지내고 있던 실버타운에서도 곧 내쫓길 위기에 처한다. 그러던 어느 날 죽은 줄 알고 있던 딸이 잘 지낸다는 근황이 담긴 의문의 편지 한 통이 도착하고, 딸의 장례까지 치른 마당에 살아있다는 여성이 당최 누구인지 정체를 밝히려 한 남성이 트랩핸드의 문을 두드린다(「피지 않는 나팔꽃」).

일생 「마지막 행운」이 부와 명예를 거머쥔 결혼 상대를 만나는 것인 줄 알았던 미나, 갖은 수법에 넘어가 위기에 처하기를 몇 번 드디어 인생 역전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진정한 해피엔딩은 스스로 만들어갈 때 의미가 있는 것, 속임수에 속임수를 거듭한 사건의 전모가 블랙 쇼맨의 대미를 장식한다.

히가시노 게이고식 문법을 완전히 파괴한 캐릭터 조형 방식에 눈길을 뗄 수 없는 이번 신작은 작가 특유의 흡인력에 신비로운 바에서 벌어지는 마술 같은 문제 해결 방식이 더해져 독자들을 어지럽힌다.

100권이란 엄청난 수의 발표작에 비해 그간 등장했던 여성 캐릭터는 한계가 분명했다. 학대받는 여성, 출생의 비밀을 안고 그 굴레에 순응하며 사는 여성이 다수였으며 대부분이 사건의 희생양이었다. 복수를 위해 상대 남성을 유혹하다가 곤경에 빠뜨리는 정도의 소극적인, 그마저도 자신을 갈등의 근원지로 밀어 넣고 마는 상황이 벌어지곤 했다. 반면 이번 작품에 등장하는 여성들은 자신의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요인이 무엇인지 냉정히 돌아보고 필요하다면 자신의 기록을 전부 말소시켜서라도 그로부터 해방되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여기에 사건이 해결될 때마다 트랩핸드 카운터에 한 잔씩 내어지는 색다른 칵테일이 소설의 풍미를 한껏 살린다.

“장르가 스토리에 한계를 부여하지 않는다”
지금 전 세계가 주목하는 밀리언 셀러 작가

일본에서는 각계각층의 문화계 인사들을 선정해 그 공로를 알리고 해마다 상을 수여한다(기쿠치 히로시상). 문학 부문에서는 히가시노 게이고가 2023년 수상자로 선정되었는데, 그 배경에는 “미스터리 저변을 넓혀 종이책 판매로 1억 부를 달성한” 경이적인 기록이 있었다. 이는 그의 작품당 100만 부가 판매되어야만 가능한 수치로, 전 세계 출판 시장에서도 손꼽힐 만큼 이례적인 일이다. 또한, 그의 작품은 매년 영화, 연극, TV 드라마로 제작되고 있으며 2024년 여름에는 그의 초기 대표작 《게임의 이름은 유괴》의 드라마 방영이 확정되어 다시금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출판, 영상 할 것 없이 활약하며 스토리의 진가를 보여준 히가시노 게이고는 과거 “책 읽기를 싫어했던” 평범한 학생이었다. 학교를 졸업하고는 회사 생활을 하며 쓴 습작을 공모전에 내며 데뷔의 날을 꿈꾸던 예비 작가였고, 데뷔한 뒤에도 이렇다 할 대표작이 없었다. 10년 가까이 무명의 세월을 지나 마침내 베스트셀러 작가의 반열에 오르기까지 그는 한순간도 집필을 멈춘 적이 없으며,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누구든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작품 한 편을 세상에 내놓기 위해 오래 고민해 온 것이 그가 전성기를 거듭하며 외연을 확장해 나가는 비결이라 할 수 있다.

절대불변은 없고, 배움을 통해 계속 세계관을 바꿔가야 한다는 작가의 신념에서도 알 수 있듯 이번 신작이 지금까지 발표한 작품 중 “최고의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란 점만은 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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