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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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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0월 12일
쪽수, 무게, 크기 340쪽 | 458g | 135*205*30mm
ISBN13 9791167373618
ISBN10 1167373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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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당신은 유명해지기 위해, 작품을 불태울 수 있습니까?] 한국 최초 대거상 수상작가 윤고은의 신작. 가난한 한 화가에게 내려온 축복이자 저주. 개의 후원을 받아 창작하되 그 중 최고의 작품은 소각해야하는, 달콤하고 살벌한 제안이 주어진다. 진짜 개가 등장하는 등 기묘한 설정 속에서도 자본주의 세계에서 예술이 처한 현실을 보여주는 작품. - 소설/시 PD 김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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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전시회 마지막 날에 작품 중 하나를 소각한다. 소각할 작품은 로버트 재단에서 선택한다.

소각? 혹시 ‘구매’가 ‘소각’으로 잘못 번역된 것은 아닌지, 인쇄상의 오류가 아닌지 의심했는데 그건 정말 작품을 불태우는 행위 그 자체를 가리키는 것이었다. 은유나 상징의 표현도 아니었다. 정말 불태운다고 했다.
--- p.50

“괜찮아요? 옆으로 빠질까요?” 나는 누구에게랄 것도 없이 그렇게 말했는데 로버트가 걷다 말고 나를 잠시 올려다보았다. 그랬다. 올려다보았다. 그 구도 때문에 기분이 이상했다. 지금까지 한 번도 이런 구도에 놓인 적이 없었다. 로버트를 건물 안에서 만나든 밖에서 만나든 늘 그는 내 눈높이와 동일한 곳에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 나는 로버트를 내려다보게 된 셈이고, 그 구도 때문에 그간에 누적된 어떤 불쾌감이랄까 그런 게 다 우습다는 생각이 들고 말았다. 피로감이 가볍게 휘발되어버렸다. 이 작은 개가 뭘 어쩐단 말인가.
--- p.233

어떻게 트리밍 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삶은 전혀 다른 표정을 갖게 된다. 빌의 경우에도 그랬다. 소각식을 의심한 적은 없었으나 유령 같은 작품으로 인해 그는 상하좌우, 프레임 밖의 세상을 더듬어보게 된 것이다. 빌의 말은 결국 한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로버트가 소각한 작품들이 어디로 가는가? 소각식 이후에 다른 이야기가 있는 것은 아닌가.
--- p.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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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 상상력 빈곤을 자책하게 만드는 기묘한 설정과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놀라운 이야기 전개로 유명한 윤고은이 이번에도 윤고은했다. 오즈 나라의 노란 벽돌길을 걷는 도로시가 되어 엘리스의 이상한 나라 를 여행하다 보면 소통이란 무엇인가, 예술이란 무엇인가라는 묵직한 질문과 마주하게 된다. 하지만 이런 설명이 다 무슨 소용이랴. 한마디로 기상천외하고 흥미진진하다. 이 책이야말로 바로 윤고은의 불타는 작품이다.
- 김상욱 (물리학자)
요셉 보이스의 「죽은 토끼에게 어떻게 그림을 설명할 것인가?」를 친절한 언어로 제시한다면 이러하지 않았을까? 변기가 예술이 된 후, 깡통 속 대변이 작품으로 인정받고, 벽에 붙은 바나나에 열광하는 현대미술계의 질문을 특유의 호기심 넘치는 시선으로 풀어낸 관점이 즐거웠다.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로버트의 모습은 뱅크시와 같았고, 얕은 욕망과 불안 속에 허덕이는 안이지는 이 시대를 견뎌내기 위해 삶을 불태우고 있는 수많은 작가들의 고민처럼 타올랐다.
- 김찬용 (도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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