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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_ 일반화에 대하여 - 5
1부 혼미한 시대 ‘외로움 담당 장관’이 된다면 - 17 현대문명이라는 기계 - 21 도시 노동자의 무료 노동 - 25 비 오는 날 배달 음식 - 29 자존감, 통제력, 그리고 자기 서사 - 33 양심이라는 말 - 37 전화 공포증과 초연결 시대 - 41 신문의 종말과 그 이후 - 45 감자칩과 인터넷 밈 - 50 새 시대의 감수성과 일관성 - 54 혼미한 시대에 대하여 - 58 오타쿠, 팬덤, 그리고 부족주의 - 62 불편함이 도덕의 근거가 될 때 - 66 소셜 미디어와 조롱의 시대 - 71 독립 서점, 전통시장, 그리고 자본주의 - 75 왜 과학을 가르쳐야 하는가 - 79 규범에 대한 규범 - 84 사물의 가격, 미덕의 가격 - 89 ‘미세 좌절’의 시대 - 93 순한맛이 사라지는 시대 - 97 MZ 세대는 분석을 기다리는가 - 101 병든 선진국과 질병인식불능증 - 105 공정의 오십 가지 그림자 - 109 2부 어떤 나라를 꿈꾸는가 분노는 진보의 필수 요소인가 - 115 나는 왜 보수주의자인가 - 119 심오롭고 공허한 - 123 지역갈등과 세대갈등 - 128 X 세대의 빚 - 133 제정신으로 살기 위하여 - 138 대한민국 주류 교체와 두 파산 - 142 팬덤이라는 세계관 - 146 간증과 저주, 그리고 개인숭배 - 150 한반도에서 산다는 것 - 155 북한 옆에서 산다는 것 - 159 저출생 대책을 넘어서 - 163 확진자 A씨의 동선과 새로운 바이러스 - 168 K-방역에서 궁금한 것들 - 172 쇼핑과 정치 - 176 선하고 순수한 우리와 사악한 저들 - 180 투쟁하는 것 같은 기분 - 184 거대 담론이 없는 선거 - 188 새 정치란 무엇일까 - 192 협업의 도구 - 196 실력은 디테일에 있다 - 200 대통령에게 기대하는 비전, 두번째 - 204 보수의 품격 - 208 무슨 표정을 지어야 하는가 - 212 평화로운 체념이냐, 두려운 분노냐 - 216 3부 우리는 삶을 통째로 긍정해야 할까 내 인생 최고의 실패 - 223 돈 얘기, 꿈 얘기 - 227 꿈이라는 친구 - 231 행복을 정확하게 추구할 권리 - 235 언제 개를 키울 수 있을까 - 240 마음챙김, 위장 챙김 - 244 아내의 방 - 248 편의점 도시락을 먹으며 - 252 돈, 지혜, 그리고 돈이 주는 지혜 - 256 시간의 품질 - 260 좋은 삶이란 무엇일까 - 264 색소폰을 배웠던 시간 - 268 자기혐오에 대처하는 요령 - 272 자기 착취 사회와 분별력 - 276 한국어에 불만 있다 - 280 몸뻬 입고 모찌떡 먹고픈 - 285 다른 생명을 먹는 일 - 289 무인 자동차, 그리고 현대의 화전민들 - 293 목적이 이끌지 않는 삶 - 297 꼰대라는 말 - 301 공인이 되는 훈련 - 305 신실함에 대하여 - 309 존엄하다는 말 - 313 크리스마스 아침 단상 - 317 다른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 - 321 4부 삶이 얄팍해지지 않으려면 다시 읽는 ‘난쏘공’ - 327 기쁨을 아는 혀 - 331 [백종원의 푸드트럭]을 보다가 - 335 누룩미디어와 국립한국문학관 - 340 지원하되 간섭하지 말라는 말 - 345 아이돌 산업의 윤리학 - 350 만년 조연 배우를 보내며 - 354 로맨틱 코미디의 시대는 지나갔나 - 358 힘들 때 떠올리는 영화 대사 리스트5 - 363 흥미로운 중년이 되기 위하여 - 370 제비뽑기, 오멜라스, 그리고 쿠오 바디스 - 374 늦게 와주면 고맙겠어 - 37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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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명은 점점 더 정교하고 복잡하고 자체적인 작동 원리를 지닌 기계가 되어간다. 우리는 생존과 안전에 대한 걱정을 더는 대가로 그 회색 기계 속 부품으로 살기를 선택했다. 변덕쟁이 신과 사나운 야생보다는 그편이 좀더 우리의 이치에 가까우리라 믿고. 우리는 오늘도 그렇게 다른 부품들 사이에 옴짝달싹 못한 채 서서, 이 무표정한 기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관리자가 있기나 한 건지를 궁금해한다. 그러다 속으로 중얼거린다.
‘그런데 이 기계는 늘 어딘가 고장이 나 있는 것 같아.’ --- p.23 「현대문명이라는 기계」중에서 ‘우리가 혼미한 시대를 살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지금 매우 분명하다. 최소한 그 사실을 부정하는 선동가들만큼은 거를 수 있는 지혜를 우리가 놓지 않기를 바란다. --- p.61 「혼미한 시대에 대하여」중에서 글쓰는 사람은 자연스럽게 공인이 된다. ‘보편 독자’를 상상하게 되기 때문이다. --- p.307 「공인이 되는 훈련」중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꼬마전구와 달콤한 캐럴과 아기 예수 인형에는 사람을 들뜨게 하는 힘이 있다. 그것은 인간의 힘이다. 그리하여 성탄절 아침에는 일개 세속주의자도, 우리가 산상수훈의 한 구절 정도는 실천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가냘픈 희망을 품는다. 남에게 대접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는. --- p.320 「크리스마스 아침 단상」중에서 지금의 내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래서 장점을 키우는 게 아니라 단점을 지워버리려 했던 것 아닐까…… 내게 어떤 잠재력이 있는지는 살펴보려 하지도 않은 채. --- p.324 「다른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중에서 타인을 쉽게 악마화하지 않는 훈련을 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 문학을 읽는다. 그런 의미에서는 서사 없는 악인을 시원하게 응징하는 복수극이야말로 가장 ‘비윤리적인’ 픽션 아닐까 싶다. --- p.424 「악인(惡人)에게 서사를 주지 말라?」중에서 |
사회 정치 문화 전반에 걸친
현대사회의 이슈를 집대성한 필독서 이 산문집은 총 네 개의 부와 한 편의 에필로그로 구성되어 있다. 1부 ‘혼미한 시대’는 주로 사회 분야의 이슈를 다룬다. 영국 정부가 신설하여 국내외 언론의 주목을 받았던 ‘외로움 담당 장관직’의 의의(「‘외로움 담당 장관’이 된다면」),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실시되었던 시기의 배달 노동 문제(「비 오는 날 배달 음식」), 자기 계발서 구매 열풍과 자존감 만들기의 이면(「자존감, 통제력, 그리고 자기 서사」),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복제되고 휘발되는 밈(meme)의 부작용(「감자칩과 인터넷 밈」), 인공지능 시대에 과학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왜 과학을 가르쳐야 하는가」), MZ 세대를 향한 사회적 시선에 숨겨진 어둠(「MZ 세대는 분석을 기다리는가」) 등 누구나 문제의식을 지니고 있지만 명쾌한 정답을 제시하기는 어려운 주제를 예리하게 분석함으로써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2부 ‘어떤 나라를 꿈꾸는가’는 정치 영역, 그중에서도 한국사회의 정치 풍경을 이모저모 뜯어보면서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고민하게 한다. 유구하게 이어져온 지역 간, 세대 간 충돌 문제(「지역갈등과 세대갈등」), 한국사회의 주류가 된 1970년대생에 대한 분석(「X 세대의 빚」), 헤게모니를 사수하기 위해 투쟁하는 진보와 보수 두 진영의 민낯(「대한민국 주류 교체와 두 파산」), 정치 팬덤에 대한 성찰(「팬덤이라는 세계관」), 남북한 대립 문제(「한반도에서 산다는 것」), 새로운 세상을 꿈꾸기 위해 개선해야 할 선거 제도(「거대 담론이 없는 선거」) 등을 논한다. 3부 ‘우리는 삶을 통째로 긍정해야 할까’는 좀더 우리네 삶의 경험과 일상과 밀접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신문기자를 그만두고 전업작가로 활동하게 된 작가의 과거 이야기(「내 인생 최고의 실패」), 예민함이라는 성향이 인생관에 미치는 영향(「행복을 정확하게 추구할 권리」), 괴로운 잡념에서 벗어나기 위한 명상법(「마음챙김, 위장 챙김」), 나이차에 따라 위계가 생기는 한국어의 특성에 대한 비판(「한국어에 불만 있다」), 글쓰기와 말하기를 통해 자기주장을 제대로 펼치는 방법(「공인이 되는 훈련」) 등이 그것이다. 마지막으로 4부 ‘삶이 얄팍해지지 않으려면’은 고전에서부터 현대에 이르는 양질의 책과 영화 등 다양한 문화 미디어에 대한 작가의 풍부한 해석을 통해 감성을 풍요롭게 하고 깊이 있는 안목을 길러나가게 해준다. 우리 시대의 필독서 『난쟁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에 대한 재해석(「다시 읽는 ‘난쏘공’」), 문화계를 지원하는 국가의 공공제도와 예술행정에 대한 고찰(「누룩미디어와 국립한국문학관」 「지원하되 간섭하지 말라는 말」), 지혜롭고 현명하게 나이드는 삶을 돕는 독서(「흥미로운 중년이 되기 위하여」), AI 시대에 소설쓰기라는 일의 어려움(「AI 시대 소설의 미래, 우울한 버전으로」) 등이 담겨 있다. 관성을 깨뜨리는 건강한 의심, 팩트를 직시하는 시선으로 미래를 모색하는 성실한 탐구 장강명은 에필로그 ‘살아야 하는 이유’에서 우리는 왜 고통밖에 없는 삶을 계속 살아가야 하는지를 도스토옙스키의 『악령』을 통해 이야기한다. 신에게 의지하는 것 외에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명쾌한 답을 내리는 것은 요원하지만, 끊임없이 그 이유를 찾으려는 노력에서 얻는 긴장이 일종의 삶의 축복일지도 모른다고 작가는 말한다. 이러한 결론은 삶에 분명한 해답이 있다는 무비판적이고 맹목적인 믿음에 대항해 늘 건강한 의심을 견지해온 작가의 태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는 언제나 작품세계를 경신하며 부지런한 글쓰기를 펼쳐온 작가의 성실한 포부로 느껴지기도 한다. 작가는 ‘작가의 말’에서 “보다 예측 가능한 세상에서 희망찬 이야기를 쓸 수 있”기를 바란다고 썼다. 『미세 좌절의 시대』는 그러한 “희망찬 이야기”를 꿈꾸는 작가의 청사진이다. 변화와 변혁을 바라는 마음을 품게 되는 새봄, 바로 지금 『미세 좌절의 시대』를 펼쳐들 때이다. “쉽게 들뜨거나 비관해서는 안 된다.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그렇다. (……) 거기에 차분한 희망이 있다.” _226쪽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