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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티 마을 영미네 집

[ 개정판 ]
이금이 글 / 한지선 그림 | 밤티 | 2024년 04월 0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10.0 리뷰 3건 | 판매지수 5,0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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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4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128쪽 | 2420g | 150*220*8mm
ISBN13 9791191826357
ISBN10 119182635X
KC인증 kc마크 인증유형 : 적합성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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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티 마을에 가면 가을 햇살에 지붕이 반짝반짝 빛나는 집이 있어요.
--- 본문 중에서

“비누 향이 참 좋구나!” 팥쥐 엄마가 세숫비누 냄새를 킁킁 맡았어요. ‘그 비누, 엄마가 쓰세요.’ 그 말은 큰돌이 마음속에서만 맴돌 뿐이었어요.
--- p.14

영미는 땅바닥에 낙서를 하며 모르는 척했어요. 아이들이 삐삐 같다느니, 도깨비 뿔 같다느니 하며 머리 모양을 놀릴 때보다 더 창피했어요. 얼굴에 수두 흉터가 가득한 팥쥐 엄마가 자기 엄마라는 사실이요.
--- p.21

“국 맛있으니까 다 먹고 더 받으러 와.” 팥쥐 엄마가 걸걸한 목소리에 어울리지 않게 속삭였어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왜 갑자기 코끝이 찡해졌는지 모르겠어요. 큰돌이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식판을 들고 돌아섰어요.
--- pp.37~38

순간, 큰돌이는 팥쥐 엄마가 참 예뻐 보였어요. 팥쥐 엄마 얼굴에 엄마 얼굴이 겹쳐 떠올랐어요. 왜 이제야 온 건지, 왜 좀 더 빨리 오지 않았는지 큰돌이는 슬며시 엄마가 원망스러워졌습니다.
--- p.74

“참, 팥쥐 엄마는 이름이 뭐야?” 영미는 대답 대신 엉뚱한 걸 물었어요. “여태 몰랐냐? 정, 옥 자, 순 자, 정옥순 씨잖아.” 큰돌이가 어이없어했어요. “말해 준 사람도 없었잖아. 어떤 엄마가 더 좋은지 잘 모르겠어. 은선 엄마하고 옥순 엄마 중에 누가 더 좋으냐고 물으면 말할 수 있는데.”
--- pp.81~82

“으앙!” 갑자기 영미가 두 다리를 쭉 뻗더니 울음을 터뜨렸어요. 팥쥐 엄마가 깜짝 놀라 쫓아 들어왔어요. “왜 맨날 나만 가라고 해? 나도 밤티 마을 집이 좋단 말이야. 그런데 왜 나만 미워하냐고.” 영미가 서럽게 울면서 말했습니다.
--- pp.88~89

팥쥐 엄마 품에 안긴 영미가 투정 부리듯 말했어요. “다 오빠만 좋아해. 사람들도 다 큰돌이 아빠, 큰돌이 할아버지라고 부르고. 우리 집도 큰돌이네 집이라고 하잖아.” 큰돌이는 웃음이 나왔어요. 아빠도 어이없다는 듯 피식 웃었습니다. “그래, 이제부터 영미네 집 해라, 영미네 집 해.” 큰돌이는 큰 목소리로 말했어요. 그렇게 하면 다시는 영미가 떠날 일이 없을 것 같았습니다.
--- p.89

큰돌이는 팥쥐 엄마가 처음 왔던 날이 생각났어요. 누군가 마당을 말끔히 쓸었는데 꽃도 진 민들레들은 그냥 놓아두었지요. 큰돌이는 그때부터 팥쥐 엄마 마음이 곱다는 걸 알았어요. 민들레 꽃씨처럼 외롭게 떠돌며 살아온 팥쥐 엄마는 또다시 어디로 간 걸까요.
--- p.91

“영미야, 우리 하는 데까지 해 보자.” 팥쥐 엄마는 영미를 꼭 끌어안고 새빨개진 얼굴로 계속해서 뛰었어요. 다른 아이들이 모두 결승선을 넘은 뒤에도 팥쥐 엄마는 멈추지 않았어요. 눈을 부릅뜨고 이를 앙다문 채 앞만 바라보며 뛰었어요. 팥쥐 엄마의 거친 숨소리가 영미 가슴속에서 울려 퍼졌습니다.
--- p.109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아이가 없는 집에 양녀로 갔던 영미가 다시 돌아온대요. 큰돌이는 영미랑 함께 쓸 방을 닦고 또 닦았습니다. 영미도 이 방을 좋아할까요? 하지만 집으로 돌아온 영미는 달라졌어요. 방이 작다고 투덜대고 새엄마인 팥쥐 엄마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어요.

그래도 팥쥐 엄마는 영미와 큰돌이를 위해, 그리고 자기 자신을 위해 최선을 다했어요. 영웅처럼 나타나 영미를 놀리고 괴롭히는 재석이네를 혼내 주고요. 가족과 함께 고추 농사를 시작하면서 미래에 대한 기대를 품기도 합니다.

어느덧 영미도 그런 팥쥐 엄마에게 마음을 열어 가고 있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엄마가 찾아왔어요! 큰돌이와 영미는 고민에 빠집니다. 엄마는 밤티 마을로 돌아오는 걸까요? 그럼 팥쥐 엄마는 또다시 민들레 꽃씨처럼 떠돌며 외롭게 살아야 하는 걸까요?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분석이 무의미해지는 작품을 만날 때가 있다. 작품 속 인물들이 살아 있는 존재처럼 느껴지면, 그리고 그 존재가 살아온 삶의 무게가 가슴을 휘젓고 눈물샘을 건드리면, 어느새 분석이 끼어들 자리는 사라지고 등장인물과 함께 웃고 우는 순간만 남는다.
- 유영진 (아동청소년문학평론가)
시간이 한참 흐른 지금, 다시 이야기를 매만지면서 혹시나 놓쳤던 마음이나 생각은 없는지 살펴보았어요. 그러자 그때는 미처 듣지 못했던 영미와 팥쥐 엄마의 목소리가 새롭게 들려왔어요. 그 목소리를 독자들에게 전해 드립니다.
- 이금이 (『밤티 마을 영미네 집』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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