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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는 6학년 1반 교실 앞에 섰다. 초등학교에 들어온 이후로 미지에게 매년 3월은 설렘과 약간의 불안이 오가는 시기였다. 새 학년, 새 교실, 새 친구. 아직 접하지 못한 것들에 대한 기대와 걱정 때문에 개학 전에는 자다가 깨는 일도 종종 있었다.
‘올해는 특히 더 그랬어.’ 초등학교의 마지막 1년이라는 사실 때문이기도 했지만 얼마 전에 접한 소식 덕분이기도 했다. 미지와 4학년 때 같은 반이었던 무지가 같은 6학년 1반이라는 걸 단짝 하나를 통해 알게 된 것이다. --- p.10 중에서 미지가 무지를 보는 조건에 키는 없었다. 그런데 무지는 미지에게서 키만 본 것 같았다. 미지에 대해 잘 모르고, 알려고도 하지 않는 사람 같았다. ‘하나 말대로 고백하지 말 걸 그랬나.’ 잠깐 후회했지만 과거로 돌아간다고 해도 결국 똑같은 선택을 할 것이다. 무지가 자기에게 마음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미지가 고백한 이유가 있었다. --- p.23~24 중에서 “비가 많이 온다, 그렇지?” 미지가 아닌 초코에게 묻는 말이었다. 초코는 대답 없이 무지의 팔에 얼굴을 괴고 있었다. 빗물이 바닥을 때리는 소리가 세차게 울렸다. 미지는 아파트 바깥을 배경으로 초코와 무지를 바라봤다. 앞으로도 오랫동안 이 풍경을 잊지 못할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 p.39~40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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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의 6학년이 시작되었다. 초등학생으로서 마지막 1년이기에 약간의 설렘과 불안이 오가는데, 4학년 때부터 짝사랑해 온 무지와 같은 반이 되었다는 사실에 괜한 기대와 걱정이 더 된다. 반 아이들 사이에서 미지가 무지를 좋아한다는 소문이 퍼지자, 미지는 직접 자신의 마음을 알려야겠다고 마음먹고 용기 내 고백하지만, 무지는 미지의 ‘큰 키’를 이유로 거절한다. 단짝 하나는 미지를 위로하기 위해 미지보다 키가 큰 남자아이를 소개해 주고, 미지는 ‘설’이라는 이름을 지닌 그 아이와 친구가 된다. 한편 미지네 가족은 무지개다리를 건넌 반려견 초코와 똑 닮은 유기견을 임시 보호할 계획을 세우는데, 미지는 초코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그 계획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여러 복잡한 마음 때문에 힘든 미지 앞에 자꾸만 무지가 나타나는데……. 과연 미지와 무지에게는 어떤 1년, 어떤 사계절이 펼쳐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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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 수 없는 미지와 알지 못하는 무지
서로의 세계가 만난 열세 살의 1년 『미지와 무지』는 전작 『최악의 최애』 속 인물들을 공유하지만, 이 두 작품은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단편 〈무지와 미지〉가 무지의 시선에서 서술되었다면, 이번 신작은 미지의 시점으로 전개된다. 단순히 단편에서 장편으로 분량이 늘어난 것이 아니라, 화자의 교체를 통해 독자들에게 익숙한 사건을 전혀 새로운 각도에서 조명한다. 무지의 시점에서는 도저히 짐작할 수 없었던 미지가 무지를 좋아하게 된 이유, 고백을 거절당한 뒤의 감정, 그리고 무지를 업고 달렸던 그 극적인 순간의 진짜 심경이 미지의 목소리를 통해 생생하게 되살아난다. 무지를 좋아하는 마음이 큰 부피를 차지하지만, 미지의 세계에 무지만이 전부는 아니다. 미지는 태어날 때부터 함께 살았던 반려견 초코를 떠나보낸 뒤로 다른 강아지들을 볼 때마다 마음이 편치 않다.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이별을 전혀 준비되지 않은 순간에 맞이하게 된 미지가 이 상실을 어떻게 극복하고 나아가는지, 미지만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미지의 단짝인 하나와의 관계도 소중하다. 하나는 무지에게 차인 미지를 위해 미지보다 키가 큰 남자아이를 소개해 준다. 그렇게 만난 ‘설이’는 미지에게 ‘관계’에 대한 시각을 넓혀 주는 새롭고도 소중한 인연이다. 무지와 함께하지 않는 미지만의 세계도 견고하고 다채롭게 펼쳐지는 것이다. 미지(未知)는 ‘알지 못함’, 무지(無知)는 ‘아는 것이 없음’을 의미한다. 무지는 자신의 마음에 무지했고, 미지의 마음을 알 수 없었으며, 미지는 무지를 좋아하는 감정이 자신을 어디로 데려갈지 알지 못했다. 이렇듯 알지 못하고, 알 수 없는 것투성이인 주인공들의 이야기지만, 결국 우리의 만남, 이별, 사랑, 모든 관계가 그것을 겪을 당시에는 알지 못하고 알 수 없는 것들이기에 어린이 독자들은 미지와 무지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알 수 없는 미지와 알지 못하는 무지의 계절을 함께 보내며 독자들도 그만큼 성큼, 성장해 갈 것이다. · ‘미지와 무지는 사귀나요?’ 완벽한 해피엔딩, 그 너머를 상상하게 하는 힘 ‘미지와 무지는 사귀나요?’ 김다노 작가가 『최악의 최애』 강연 현장에서 만난 어린이들에게서 두 번째로 많이 받은 질문이다.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역시 “『최악의 최애』 2편이 나오나요?”) 〈무지와 미지〉로부터 두 계절이 흐른 뒤의 이야기인 〈그리고 한 바퀴 더〉에 작가가 힌트를 숨겨 놓았기에, 작품을 읽었다면 그 답을 충분히 알 수 있었을 텐데도 어린이들은 좀 더 정확하게 방점을 찍은 미지와 무지의 이야기를 원했다. 그리고 『미지와 무지』를 통해 어린이 독자들이 그토록 바라던 상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면 이제 더 이상 어린이 독자들은 미지와 무지에 대해 궁금한 것이 없을까? 그들의 뒷이야기를 더는 궁금해하지 않을까? 어린이 독자들은 『최악의 최애』를 단순히 읽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 안에서 저마다의 이야기를 발견했다. 미지처럼 키가 커서 연애하기 어려운 독자가 있는가 하면, 부모님이 연애는 하면 안 된다고 해서 고민인 독자도 있다. 이들은 책 속의 인물들과 함께 호흡하며 자신만의 해답을 찾아 나갔다. 책을 다 읽고 난 뒤, 누군가는 용기 내 고백을 하기도, 누군가는 선생님, 부모님과 ‘연애’에 대해 진지하게 대화를 시작하기도 했다. 『미지와 무지』를 읽은 독자들 역시 꽉 닫힌 결말로 마무리된 이야기에서 그치지 않고, 해피엔딩 그 너머를 상상하며 자기만의 이야기를 써 내려갈 것이다. 미지가 무지를 비롯한 주변 사람들과 관계 맺으며 그만의 세계를 공고히 만들어 나가듯 독자들도 가족, 친구, 이웃과 함께 살아가는 자기 세계를 건강하게 구축해 나가기 시작할 것이다. 그 세계의 사계절이 반복되는 동안, ‘미지와 무지 이야기’는 영원히 끝나지 않는다. 미지와 무지, 그리고 6학년 1반 친구들이 어린이 독자들과 함께하며 서로가 서로를 돕고 자라게 하는 존재가 되어 주기를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