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란씨는 생각했어요.
'불쌍하긴 하지만, 만나 본 적도 없는 먼 나라 사람의 이야기야. 나랑은 상관없어.
게다가 그 사람들이 정말로 나쁜 짓을 했을지도 모르잖아?'
그러고는 편지를 그냥 쓰레기통에 버렸어요.
시란씨가 사는 나라는 시란씨가 몰랐을 뿐 끔찍한 나라였다. 겉으로 봤을때는 사회는 평안하고 능력을 인정받는 등의 평범한 일상이 계속 지속되는 것 같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생각이 다르고 남과 다른 사고를 하는 자들을 은밀히 제거해 나가는 나라였던 것이다.
다만, 비오는 걸 좋아해서 우산이 없는 우산을 안 쓰는 시란씨는 표적이 되어 군인들의 폭력앞에 어떤 변호도 받지 못한 채 끌려간다. 그림책의 처음, 시란씨의 담담한 일상이 그려지다가 총을 들이대며 끌려가는 장면은 사뭇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중학교 학생들과 인권 관련된 국어활동 주제 수업을 하기 위해 고르고 골라 여기, 예스 24에서 구매하게 된 이 그림책에 대한 내 만족도는 100%다.
국제 앰네스티(국제 사면위원회)의 홍보를 위해 이 글을 쓰게된 일본저자의 소개글처럼 나는 국제 앰네스티 한국지부가 무슨일을 하고 어떤 활동들을 하는지 그리고 학생들과 나눌 만한 주제가 무엇인지 꼼꼼히 훝어보게 되었다. 이 책은 그런 의미로 성공한 책이다.
시란 씨가 한 번도 가 본 적 없는, 어느 먼 나라 바닷가 오두막집에서 한 젊은이가 편지를 쓰고 있어요. '장관님, 시란 씨가 벌써 2년째 재판도 받지 못하고 감옥에 갇혀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십니까?'
책에서 시란씨를 위해 어느 다른 나라의 누군가가 편지를 쓰고 있다. 편지로 그를 변호하고 그를 걱정한다. 위로한다.
인간이 가져야할 존엄성을 통틀어 인권이라고 한다. 이것은 귀한 가치이며 법적최소장치다.
인권이 무참히 짓밟히는 상황에 고통과 분노, 슬픔을 일깨우고 동참하는 실천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궁극적인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우리 역시 아픈 역사속에 인권탄압시절, 민주화로 흘린 피! 독재에 항거했던 역사를 겪었기 때문이며 그 항거의 자세는 촛불시민혁명으로 정권재창조에 이르를 정도였다. 작년 미얀마의 군부 쿠테타는 올 해 초 세계에 크게 보도되었다. 특히 시민들의 평화시위에서 세손가락 경례는 세계인의 가슴을 두드리는 항거의 모습이였다. 이 세손가락 경례는 헝거게임 영화 판엠의 불꽃에서 추모하고자 사용되었다. 이것을 미얀마에서 정치권력과 독재에 맞서 싸우는 시민들의 불복의 자세로 실시간 재현되었다.
인권을 지키기위해 흘렸던 무수한 희생위에 우리는 현대를 산다,
무관심한 이기에 휩싸여 오늘도 세계 어딘가 권력을 추구하고자 죽이며 빼앗고 짓밟는 억압을 행하고 있다. 예전에는 우리나라의 시란씨가 현재는 미얀마의 시란씨가 되고 있다.
단지 우산을 쓰지않았던 시란씨는 이렇게 우리에게 동참을 알리고 있다. 어느 다른 나라의 편지쓰는 누군가는 다름아닌 나, 너이길 바라며 세대에 이어지는 흐름이 되길~ 간곡히 바란다,
우산을 쓰지 않은 시란씨
나와 상관없는 일
나는 모르는 일
뉴스로나 볼 만한 일.
하지만 알고 보면 바로 내 옆에서 생기는 일이고
그 어떤 신호도 없이 훅 내 앞을 막아서는 일들이 있다.
게다가 굳이 깊게 생각하고 있지는 않지만
지금 당장 “그럴 일은 절대 없어” 하고 말하지 못할 일들도 많다.
교통사고도 그렇고
지금 내 옆에 있는
코로나19같은 전염병에 걸리는 것도 그렇다.
사실 코로나19가 유행하던 초기
유럽에서 동양인 폭행 보도를 보며
중국에서 창궐할 때는
“외국인은 동양 사람은 다 중국인인줄 알아!!”로하며 분노했지만
저런 행동 자체가 나쁜 행동이라는 생각에 미치지 못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나라에서 창궐하니 유럽에서 한국인 폭행 뉴스를 보았을 때
그제야 중국인들에게 대하던 시선이 결국 우리에게도 오는 것인데..
결국 같은 나쁜 행동인데.. 하는 뒤늦은 후회가 올라왔다.
남의 나라 일, 남의 동네 일, 남의 집 일에 닫았던 관심을
다시 남의 집 일, 남의 동네 일, 남의 나라 일에도 잊지 말고
바른 해결책을 찾아가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그 어려운 말을 이 책 한 권이 깊은 감동과 함께 전한다.
관심을 놓지 않는 것으로 우린 많은 것을 해결할 힘을 갖는다.
어른이 읽고 아이와 꼭 나눠야 할 책으로 이 책을 추천한다.
그리고 엠네스티에 후원을 신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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