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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게

달과 게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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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03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412쪽 | 554g | 153*224*30mm
ISBN13 9788937833199
ISBN10 8937833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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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로 암은 ‘캔서(cancer)'라고 하는데, 별자리에서 게자리를 말하는 ‘캔서’ 와 철자가 똑같다. 그것은 인체를 좀먹는 암 조직이 게의 모습과 닮았기 때문이다, 라고 그 연구자는 설명했다.
아빠의 야윈 몸…… 게가 그 피부 밑을 굼실굼실 기어 다니는 이미지가 그 이후로 줄곧 신이치의 머리 한구석에 들러붙어서 떨어져 나가지 않았다. 같은 방송을 보고 있었는데, 엄마는 괜찮을까. 괜찮으니까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게를 도마에서 토막낼 수도 있는 걸까. --- p.75

자동차 조수석에 기댄 스미에의 옆얼굴. 병실에서 상반신을 일으키고 있던 아빠의 모습. 홱 뒤집힌 쇼조의 아랫입술. 하루야와 같이 주오암이 신음하는 소리를 들으러 갔을 때 느낀 가슴의 두근거림. 아직 이렇게 친해지기 전, 밤에 다리 위에서 우연히 만났던 날 달빛을 받은 나루미의 하얀 이마. 밤바람을 타고 코 끝에 와 닿은 부드러운 냄새. 그것들이 사라져 감과 동시에 신이치를 둘러싼 것들이 소리도 없이 늘어나고 부풀어 올라 서로의 틈을 메워 갔다. 그리고 틈이 메워질 때마다 그때까지 오그라들어 있던 폐가 원래 크기를 되찾아가는 것처럼 자신의 호흡이 편해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손을 모으고 눈을 감은 채, 신이치는 잠에 빠져들기 직전과도 같은 온화한 차분함을 맛보고 있었다. 탁하고 따뜻한 물속에서 조용히 지내는 생물처럼, 여기라면 들키지 않을 것이라는 포근한 안도감을 느끼고 있었다. --- p.328

“그런데…… 우예 해줬으믄 싶노?”
말하면서 하루야는 완성된 받침대를 땅에 놓았다. 신이치는 다리 여덟 개를 휘두르는 소라게를 붙잡아 받침대 위에 단단히 고정했다. 암컷 소라게는 잠시도 쉬지 않고 미친 듯이 온몸을 움직이며 받침대 위에서 도망치려고 버둥댔다.
“소라검님이 우예 해줬으믄 싶노?”
이끼가 낀 감정의 깊은 곳에서 기묘한 혹 같은 덩어리가 치밀어 올랐다. 신이치는 이를 악물고 발버둥치는 소라게를 노려보며 숨을 멈췄다.
무섭지 않다. 무서울 것은 하나도 없다.
전부 잘 된다.
신이치는 받침대를 향해 양손을 모았다. 눈을 감고, 천천히 숨을 들이마시고는…….
“나루미네 아빠를.”
자신의 소원을 말했다.
“이 세상에서 없애 주세요.”
그때까지 불던 바람이 멎었다. 자신과 하루야, 그리고 받침대 위의 소라게. 그것만을 남기고 세상에서 모든 생물이 사라진 것처럼 고요했다.
--- p.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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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주인공에게 모든 것을 맡겨, 복잡한 심리 상태가 얽힌 인간관계와 어머니의 연애라는 민감한 사건들을 그려내는 것은 대담한 도전이었다. 그 도전적인 자세가 크게 어필했다.
미야베 미유키 (『모방범』『화차』의 작가)
아름다운 제목에서 연상할 수 있는, 유년시절을 서정적으로만 그려낸 작품이 아니다. 만만치 않은 소설이다.
기리노 나쓰오 (『아웃』『다크』의 작가)
작가의 타고난 문장력이 유감없이 발휘된 훌륭한 작품이다.
아사다 지로 (『철도원』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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