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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두리 로켓

변두리 로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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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11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428쪽 | 558g | 143*205*30mm
ISBN13 9791191056273
ISBN10 1191056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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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MD 한마디

[일하는 사람들의 우직한 휴먼 드라마]『한자와 나오키』 이케이도 준의 장편 시리즈. 현실의 어려움에도 우주 로켓의 꿈을 도전하는 작은 공장 쓰쿠다제작소의 이야기를 담았다. 세상과 타협하지 않는 뚝심을 가진 사람들. 묵묵히 꿈을 향해 걸어가는 이들의 여정은 이 세상 꿈꾸는 자에게 열띤 응원을, 일하는 이에겐 깊은 교감을 전한다. -소설MD 이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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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예금을 해약하면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잘하면 1년쯤일까요.” “1년…….” 그게 짧은지 긴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비행기는 연료가 떨어져도 관성으로 잠깐은 날 수 있다더군요.” 도노무라가 말했다. “지금 쓰쿠다제작소가 딱 그렇습니다. 대출이라는 연료가 떨어져 관성으로 날아간다. 그게 1년이죠.” “그 사이에 급유할 곳을 찾지 못하면 야단나는 거로군.” “그렇습니다.” 도노무라가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기 위해선 일단 소송부터 해결하시죠. 만약 재판에서 지기라도 하면, 아니, 지지 않더라도 1년 안에 결판이 나지 않으면 그때는…….” “추락인가.” 세이렌. 문득 예전에 자기가 개발한 엔진의 이름이 떠올랐다. 그때 궤도를 벗어난 세이렌처럼 쓰쿠다제작소도 서서히 궤도를 벗어나고 있다. 세이렌처럼 바다에 빠져 사라질 것인가, 아니면 다시 정상 궤도에 올라탈 것인가. 이제부터 승부다.
--- p.63~64

나카가와라는 변호사는 안색 하나 바꾸지 않고 말했다. “반론하기 위한 증거를 다음번에 제출하고 싶습니다만.” 그리고 다음 변론준비기일에 한꺼번에 검증할 수 없을 만큼 방대한 자료를 제출해 재판 일정이 족히 두 달은 밀렸다. 시간 끌기다. 너무나 비열한 전략이라 쓰쿠다는 상대방 변호사를 두드려 패고 싶을 만큼 화가 났다. “이런 게 무슨 법정 전략이야. 그냥 대기업의 횡포잖아!” 쓰쿠다가 저도 모르게 방청석에서 언성을 높이자 “진정하세요” 하고 가미야 변호사가 차분한 목소리로 달래며 얼른 자리에 앉으라고 했다. 그때 상대방 변호사가 보인 가엾다는 듯한 표정이 지금도 가끔 불쾌한 감정과 함께 머릿속에 되살아난다. 나카시마공업은 쓰쿠다제작소의 처지를 잘 알고 있다. 이 조그마한 회사의 자금이 바닥나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 p.129~130

“돈이 문제가 아니야.” 쓰쿠다는 단언했다. “엔진 제조사로서 꿈과 자존심의 문제지.” 테이블을 둘러싼 직원들은 납덩이라도 삼킨 듯한 표정으로 할 말을 잃었다. (…) “지식재산으로 장사를 하면 분명 돈은 잘 벌리겠지만, 그건 우리 회사의 본업이 아니야. 특허는 어디까지나 우리 제품에 활용하기 위해 개발해온 거잖아. 한 번 편한 쪽으로 눈을 돌리면 물건을 만들어 파는 일이 시시해 보일걸.” 가라키다가 못마땅하다는 듯 팔짱을 끼고 입을 꾹 다물었다. 가라키다는 합리주의자다. 손쉽게 돈을 벌 방법을 놔두고 굳이 멀리 돌아서 가려는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분명하다. 물론 쓰쿠다도 눈앞에 어른거리는 특허 사용료가 아깝지 않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입맛을 다실 만큼 탐난다. 하지만 일이 곧 돈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아니,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쓰쿠다는 아니다. 어릴 적에 아폴로 계획에 가슴 설레고, 도서관에서 빌린 도감 속 월면 사진을 눈 속에 새기며 자란 쓰쿠다에게는 꿈이 있다. 자신이 개발한 엔진으로 로켓을 쏘아 올리고 싶다는 꿈이. 이번 기회를 놓치면 로켓엔진 부품을 만들 기회는 두 번 다시 찾아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 p.202~203

자신의 꿈은 생각했지만 직원들은 생각하지 않았다. 확실히 그런 비판을 들어 마땅한 결단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젊은 직원한테 그걸 지적당한 게 충격이었다. 꿈보다 급여, 대우, 그리고 상여금. 자신의 꿈은 어디까지나 자신만의 것이지 직원의 꿈은 아니다. “그야 그렇지.” 쓰쿠다는 터벅터벅 걸으며 불쑥 중얼거렸다. 내 생각이 너무 짧았다. 사장의 꿈을 이루기 위해 회사를 경영하다니, 그래서 되겠느냐―젊은 직원들은 그렇게 말하고 싶은 게 틀림없다. 하지만 또 다른 생각도 떠올랐다. ‘내게도 인생이 있다’는 생각이. 젊은 직원들의 마음은 이해한다. 분명 내 생각에도 미흡한 점은 있었다.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나보고 하고 싶은 일은 때려치우고 회사를 위해 인생을 바치라고 하는 거나 마찬가지 아닌가? 그럼 나한테는 무슨 보람이 남지?
--- p.247

지금껏 반대해온 부품 공급을 검토하는 테스트이기는 하다. 그렇지만 사코타와 에바라가, 아니 쓰쿠다제작소 사람들이 데이코쿠중공업의 평가 담당에게 온갖 무시와 수모를 당한 끝에 낙제 도장을 받기를 바라는 건 아니다. “테스트에 적당히 응하다 불합격을 당하면 그것도 상관없다고 생각했었어.” 에바라가 말을 이었다. “하지만 막상 시작되니까 나 자신이 부정당하는 기분이 들더라. 너희는 결국 중소기업이다, 엉성하다, 세상 무서운 줄 모른다. 하지만 아니잖아?” 에바라는 분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렸다. “놈들은 우리한테 기술로 추월당했어. 이 분야에서는 우리 기술력이 더 뛰어나다고. 왜 우리를 만만하게 보는 건데?” 에바라의 눈 속에서 분노의 불길이 넘실거렸다. “절차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부족한 점을 찾아서 지적질하는 게 테스트야? 아니잖아!” 에바라는 가슴을 들썩이며 씩씩 숨을 내쉬었다. “그럼 지금 여기서 한 말을 다른 사람들한테도 해줘. 비굴해질 필요 없다고.” 사코타는 말했다. “우리한테는 우리만의 방식이 있어. 놈들은 그걸 전혀 이해 못 해. (…) 데이코쿠중공업한테 한 방 먹일 수 있는 건 우리뿐이라고.”
--- p.316~317

“그만두겠습니다. 제가 한 짓에 책임을 지겠습니다.” 마노가 말했다. “까불지 마!” 쓰쿠다는 발끈해서 언성을 높였다. “자네가 그만둔다고 해결되는 건 아무것도 없어. 잘 들어. 신용은 유리 제품과 똑같아서 한 번 깨지면 원래대로 돌아오지 않아.” 마노의 마음속에서 뭔가 움직인 듯했지만, 그게 뭔지 짐작하기도 전에 마노가 시선을 돌렸다. “그만두겠다는 말이 어째서 그렇게 쉽게 나오는 거지?” 쓰쿠다는 한탄했다. “자네, 일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은 있나?” 대답은 없었다. “난 말이야, 일이란 이층집과 같다고 생각해. 1층은 먹고살기 위해 필요하지. 생활을 위해 일하고 돈을 벌어. 하지만 1층만으로는 비좁아. 그래서 일에는 꿈이 있어야 해. 그게 2층이야. 꿈만 좇아서는 먹고살 수 없고, 먹고살아도 꿈이 없으면 인생이 갑갑해. 자네도 우리 회사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나 꿈이 있었을 거야. 그건 어디로 갔지?”
--- p.352~353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우주로켓 연구자였던 쓰쿠다 고헤이는 로켓 발사 실패의 책임을 지고 연구직에서 물러난 후 도망치듯 아버지의 뒤를 이어 변두리 중소기업 쓰쿠다제작소의 사장이 된 지 7년째다. 녹록지 않은 현실에 좌절할 새도 없이, 대기업 나카시마공업에서 날아온 특허 침해 소송장과 함께 쓰쿠다제작소는 하루아침에 도산 위기에 처한다. 대기업의 우위를 이용한 비열한 방식도 서슴지 않는 상대에 맞서 쓰쿠다와 직원들은 최첨단 특허기술을 지키고 자금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지만, 주거래은행마저 등을 돌리고, 직원들 간의 불협화음도 생겨난다. 한편 민간 우주로켓 사업을 추진하는 굴지의 대기업 데이코쿠중공업이 쓰쿠다를 찾아오고, 로켓 엔진에 탑재될 밸브 시스템의 특허 사용권을 넘기는 조건으로 상상을 뛰어넘는 거액의 사용료를 제시한다. 눈앞의 현실적 이득 앞에서 쓰쿠다는 누구도 예상 못 한 제안을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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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이도 준은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고 자기만의 문체를 완성해냈다. 온 힘을 다해 용기 있게 밀어붙이는 완고함에는 언젠가 벽을 깨부수는 힘이 있다. 『변두리 로켓』은 그 사실을 증명했다.”
- 미야베 미유키 (나오키상 심사위원)
“능숙하고도 안정적이다. 이미 ‘이케이도 브랜드’를 확립했으니, 더 말이 필요 없다.”
- 기리노 나쓰오 (나오키상 심사위원)
“명백히 뛰어나다. 꾸준히 구축해온 그만의 소설 세계의 정수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 아사다 지로 (나오키상 심사위원)
“변두리 공장 사장이 바라보는 꿈에, 하나둘씩 일찍이 자신이 품었던 꿈을 걸기 시작한다. 꿈은 희망이다. 희망이 이 이야기의 힘이다. 사람들의 희망을 이어나가는 경쾌한 작품이다.”
- 이주인 시즈카 (나오키상 심사위원)
“이 책의 인물들은 저마다 '돈' 때문에 괴롭다. 이는 거의 모든 어른들의 일상이다. 그것을 제대로 포착해낸 문학은 충분히 높이 평가받을 만하다.”
- 아토다 다카시 (나오키상 심사위원)
“시대와 소설이 결코 무관하지 않다면, 이 시기에 가장 잘 어울리는 수상작이다.”
- 하야시 마리코 (나오키상 심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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