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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갈래 길

리뷰 총점9.4 리뷰 73건 | 판매지수 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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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17년 12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304쪽 | 328g | 128*188*30mm
ISBN13 9788984373396
ISBN10 8984373397

이 상품의 태그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새로운 생은 언제나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에서 시작된다!
- 2017년 프랑스 베스트셀러!
- 전 세계 27개국 출간!


『세 갈래 길』은 사는 곳은 다르지만 동시대를 사는 세 사람을 하나로 엮어낸 장편소설이다. 세 인물은 최악의 빈곤부터 치유가 어려운 질병까지, 각자의 삶에 나타난 장애물을 마주하고 있다.

『세 갈래 길』의 원제인 ‘La tresses’는 ‘세 갈래로 나눈 머리카락을 서로 엇걸어 하나로 땋아 내린 머리’, 혹은 ‘세 가닥을 하나로 땋아 엮은 줄이나 끈’을 의미한다. 제목처럼 이 작품은 세 가닥의 삶을 엮어 하나의 세계를 짜내는 데 완벽하게 성공하며 독자와 언론의 호평을 동시에 얻었다.

프랑스 출간 직후 일평균 2500부 판매되며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현재까지 프랑스에서만 약 25만 부 판매, 27개국 해외 판권 계약을 마쳤다. 이례적으로 높은 판매량과 평단의 호평, 해외 출간 계약은 프랑스 대선 직후 출간된 책이라는 시기적 악조건을 이겨낸 터라 출판계는 물론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했다.

순응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훨씬 편한 길처럼 보일 때, 다른 삶을 선택하고 나아가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삶에서 스스로가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는 명제가 여전함을 깨닫는다.

저자 소개 (2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스미타의 생. 그의 의무, 세상이 그에게 지정한 자리, 수 세대에 걸쳐 어머니로부터 딸에게로 대물림된 직분. 스미타가 종일 하는 일은 타인이 싼 똥을 맨손으로 긁어모으는 것이다.
여섯 살, 그가 지금 랄리타의 나이일 때 어머니는 당신의 일터에 처음으로 딸을 데려갔다.
“잘 봐둬, 이게 나중에 네가 할 일이야.”
스미타는 사나운 말벌 떼처럼 덮쳐오던 냄새를 기억한다. 견딜 수 없는, 끔찍한 냄새였다. 그는 길가로 뛰쳐나가 구토했다.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질 거야.” 어머니는 거짓말을 했다.
스미타는 숨을 참는 방법을 익혔다. 똥을 긁어모으는 동안에는 호흡을 딱 멈추고 견딘다.
보건소 의사는 숨을 참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숨을 쉬지 않으니까 그렇게 기침이 나는 거야. 끼니도 챙겨 먹어야 해.”
오랫동안 스미타는 식욕을 잃어버리고 살았다. 뭔가를 먹고 싶다는 느낌이 어떤 것이었는지 이제 기억도 하지 못한다. 그는 음식물을 거의 먹지 않는다. 그저 죽지 않을 만큼만 입으로 밀어 넣곤 한다.
--- p.12~13

줄리아의 가족은 선대부터 100년 가까이 카스카투라에 종사해왔다. 카스카투라(cascatura)는 자르거나 자연적으로 빠진 머리카락을 모아두었다가 가발을 만들던 시칠리아의 옛 풍습이다. 1926년 줄리아의 증조부가 창업한 란프레디 공방은 팔레르모에 남아있는 마지막 카스카투라 작업장으로 현재 10여 명의 직공이 일하고 있다. 이들이 만든 작업물은 이탈리아와 유럽 전역으로 팔려나간다.
열여섯이 되던 날 줄리아는 학교를 그만두었다. 공방 일을 돕기 위해서다. 학교에서 학업에 재능이 있다는 말을 들었고, 특히 국어 교사는 그에게 학자가 될 수 있을 거라며 대학 진학을 권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그로서는 공방 말고 다른 길은 생각도 할 수 없었다. 란프레디 가족에게 머리카락이란 세대를 이어온 가업이기 이전에 일종의 열정이었다.
묘하게도 줄리아의 언니와 동생은 이 일에 관심이 없었다. 덕분에 란프레디 가 딸들 가운데 공방을 이을 사람은 줄리아뿐이다.
--- p.25

사라가 예전에 일하던 로펌에서 한 여자 동료가 시니어로 막 승진한 상황에서 임신한 사실을 공표했다. 다음 날 그의 승진은 취소되고 주니어로 강등당했다. 소리 없는 폭력이었다. 고발하는 사람이 없을 뿐 일상적으로 행해지는 폭력이었다.
사라는 그 일을 자신을 위한 하나의 교훈으로 받아들였다. 사라는 임신했을 때, 두 번 모두 윗사람에게 알리지 않았다. 놀랍게도 그의 배는 꽤 오래 평평함을 유지했다. 거의 7개월에 접어들 때까지도 그리 표시가 나지 않았다. 쌍둥이를 임신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마치 뱃속의 아이들도 최대한 몸을 숨기는 편이 낫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것 같았다. 그것은 사라와 뱃속 아이들 사이의 작은 비밀, 암묵적으로 맺은 일종의 협약이었다.
출산 휴가도 가장 짧게 끝냈다. 제왕절개 수술 후 2주 만에, 체형을 완전히 회복한 모습으로, 피곤한 안색이었지만 꼼꼼하게 화장한 얼굴로, 완벽한 미소를 과시하며 사무실로 돌아왔다.
매일 아침 사라는 로펌 건물에 주차하기 전에 인근 슈퍼마켓 주차장에 차를 세운다. 뒷좌석의 베이비시트 두 개를 떼어 내 트렁크로 옮기기 위해서다. 물론 동료들은 사라에게 자식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새삼 떠올리게 할 필요는 없으니까.
--- p.41~42

스미타는 거칠고 단호하게 딸의 사리를 잡아챘다. 랄리타는 옷을 벗기려는 엄마의 손길에 저항하지 않았다. 사리는 아이의 몸에서 쉽게 흘러내렸다. 처음부터 랄리타에게는 조금 헐렁한 옷이었다. 스미타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붉은 금이 어지럽게 그어진 아이의 등이 눈에 들어왔다. 매질 자국이다. 군데군데 살갗이 찢어져 생살이 드러났다. 이마의 빈디처럼 선홍색이다.
“누가 네게 이런 짓을 했어? 말해! 누가 널 때렸어?”
아이가 눈길을 떨궜다. 그러고는 단 한 마디, 짧게 대답했다.
“선생님.”
(……)
아이는 몸을 떨면서 울었다. 딸의 등에 난 매질 자국이 나가라잔의 눈에 들어왔다. 터진 살갗 위로 줄무늬들이 그어져 있었다. 그는 아이를 품에 꼭 끌어안았다.
“브라만에게 대들었대!” 스미타가 울면서 소리쳤다.
아내를 돌아본 나가라잔이 딸을 품에 안은 채 물었다.
“네가 정말 그랬어?”
랄리타는 잠시 입술을 꼭 다물고 있다가 나지막이 대답했다. 아이의 입에서 나온 대답이 두 사람을 후려쳤다.
“나한테 빗자루를 들고 교실 바닥을 쓸라고 했어.”
스미타는 몸이 얼어붙었다. 랄리타의 목소리가 너무 작아서 자기가 정확하게 들은 건지 믿기지 않았다. 아이에게 되물었다.
“그게 무슨 말이야?”
“모두가 보는 앞에서 내가 할 일은 청소라고 말하면서 바닥을 쓸라고 했어. 그래서 하지 않겠다고 대답했어.”
또 매가 떨어질까 봐 아이는 몸을 움츠렸다. 순식간에 아이는 한층 더 자그마해졌다. 두려움 때문에 몸이 쪼그라든 것 같았다. 스미타는 숨이 탁 멎었다. 딸을 끌어당겨 자신의 허약한 사지에서 짜낼 수 있는 모든 힘을 다해 품어 안고는 울음을 터뜨렸다.
--- p.80~83

물론 의사는 그 단어를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다. 그런 질병의 명칭을 대놓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에두르는 말들 너머로, 쏟아 붓는 의학 전문 용어 너머로 짐작해내야 한다. 그 단어는 어떤 모욕처럼 들리기도 했다. 부정을 탄 무엇, 저주 같기도 했다. 어쨌거나 사라에게 내려진 선고는 명확했다.
“귤만 한 크기예요.”
그래요, 그렇군요.
사라는 현실과의 대면을 최선을 다해 미뤄왔다. 찌르는 듯한 통증과 온몸에서 느껴지는 피로를 최선을 다해 외면해왔다. 최종 선고를 예견할 때마다, 선고 내용을 짐작할 만한 순간마다, 사라는 머리를 흔들어 생각을 쫓아버렸다. 그렇지만 오늘은 그것과 대면해야 한다.
‘귤이라니……. 엄청난 크기인 걸까 아니면 별것 아닌 걸까.’
방심하다 뒤통수를 맞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심술궂고, 음흉한, 귤만 한 놈. 이렇게 한 방 먹이려고 몰래 숨어서 일을 꾸몄겠지.
--- p.104~105

줄리아는 절망감으로 맥이 풀렸다. 지난 수십 년간 그의 가족은 공방에서 나오는 수입으로 살아왔다. 줄리아는 어머니를 떠올렸다. 어머니는 다시 일을 시작하기에는 나이가 너무 많았다. 아델라는 아직 학생이다. 언니는 애가 넷이나 되는 주부이고, 형부는 월급을 도박에 탕진하는 밑 빠진 독 같은 남자다. 월말에 언니와 형부의 카드 대금이며 청구서들을 아버지가 갚아준 적도 많았다. 이들은 이제 어떻게 될 것인가? 가족이 사는 집은 저당 잡힌 상태였고, 모든 재산은 압류될 위기였다. 직원들은 실직하게 될 것이다. 공방 일은 특수 전문 분야라서 새 일자리를 얻으려면 같은 종류의 작업이 필요한 곳을 알아봐야 하는데 카스카투라 공방은 이곳이 마지막이다. 자매처럼 동고동락하며 지내온 사람들인데, 앞으로 그들은 뭘 해서 먹고 산다는 말인가?
의식불명 상태로 병원에 누워 있는 아버지에게로 생각이 옮겨갔다. 문득 무서운 상상 하나가 뇌리를 스쳤다. 줄리아의 몸이 얼어붙었다.
그날 아침, 아버지는 베스파에 올라타고 출발했다. 공방을 유지하려면 언제나처럼 시내를 돌며 머리카락을 사모아야 하니까. 그렇지만 막다른 골목에 몰렸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그는 절망감에 짓눌렸다. 속도를 높여 점점 더 빠르게 달렸다. 가파른 내리막길이 보이자…….
줄리아는 머리를 흔들었다.
‘아니야, 아버지가 그럴 리 없어. 가족과 직원들을 파산의 수렁에 내팽개치고 그럴 리가…….’
아버지는 명예를 중요시하는 사람이다. 불행 앞에서 도망칠 사람이 아니다. 그렇지만…… 공방이 무너지고 있었다. 아버지의 자부심 그 자체인 공방이. 가족 같은 직원들이 일자리를 잃고 업체가 공중분해될 상황이었다. 일생의 과업이 연기처럼 사라지는데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현실을 아버지가 견딜 수 있었을까? 순간 줄리아를 잠식해 들어오는 의혹은 상처 난 다리를 먹어 들어오는 괴저병처럼 잔인했다.
--- p.153~154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새로운 생은 언제나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에서 시작된다!
- 2017년 프랑스 베스트셀러!
- 전 세계 27개국 출간!


『세 갈래 길』은 사는 곳은 다르지만 동시대를 사는 세 사람을 하나로 엮어낸 장편소설이다. 세 인물은 최악의 빈곤부터 치유가 어려운 질병까지, 각자의 삶에 나타난 장애물을 마주하고 있다.

인도에서 불가촉천민으로 태어나 평생 타인의 분변을 치우며 살아야 하는 스미타, 삼대 째 이어온 시칠리아 전통 공방을 위해 열여섯에 학교도 그만두고 노동자로 일해온 줄리아, 사적인 삶을 도려낸 채 ‘대형 로펌의 임원’으로 살아온 캐나다의 사라. 그들은 아주 다른 삶을 살지만 사회 속에서 모두 여자다. 지위와 처한 환경, 개인적 성공 여부에 상관없이 사회 내에서 여성인 그들에게 주어진 삶의 조건은 열악하다. 끊임없이 주변으로 밀려나는 젠더에 속해 있다는 괴로움, 이미 정해진 운명처럼 보이는 족쇄를 태생적으로 타고난 그들에겐 더 강한 의지가 필요하다.

스미타는 엄마다. 평생 타인과 눈 한번 제대로 맞추지 못하고 편히 볼일도 보지 못하며 살아왔지만, 딸에게는 다른 삶을 주고 싶다. 아이에게 글을 가르치겠다는 단 하나의 꿈을 붙잡기 위해 그는 가진 모든 것을 내놓고 딸을 학교로 보낸다. 그러나 등교 첫 날, 아이는 등에 매질을 당한 채 집으로 돌아온다. 스미타는 딸에게 자신과는 다른 삶을 주기 위해 목숨을 건 탈주를 결심한다.

줄리아는 스무살이다. 공방에서 한 사람의 직공으로서 자신의 몫을 다하는 노동자이지만 아직 어른이라는 자각조차 하지 못한 어린 나이다. 갑작스런 사고로 아버지는 의식불명 상태가 되고, 병원 서류를 찾다가 발견한 갖가지 채무이행최고장과 지불명령서는 그런 줄리아를 현실로 내동댕이친다. 순식간에 가족과 공방 식구들 모두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괴로움 앞에서 그는 발버둥친다.

사라는 도시 최고의 변호사다. 남성우위인 대형로펌 존슨&록우드에서 최초로 지분 파트너 자리에 오른 여성이다. 경력을 얻기 위해 그는 무수한 밤샘과 두 번의 결혼을 지불했고, 세 아이의 엄마로서 항상 미안한 마음을 지니고 살아왔다. 너무 열심히 일한 탓일까. 정기 검진에서 암 진단을 받는다.

세 사람은 각자의 막다른 골목 앞에서 무너져 내린다. 세상의 고단함과 자신의 무력함을 실감한다.

변화를 두려워하며 굴종의 길에서 머뭇거릴 것인가?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아직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향해 단호하게 떠날 것인가?

그들은 주어진 운명을 거부하고 스스로의 삶을 선택한다. 서로 가는 길은 달라도 주어진 생을 스스로 바꾸기 위한 뜨거운 열망이 하나 되어 만난다.

『세 갈래 길』의 원제인 ‘La tresses’는 ‘세 갈래로 나눈 머리카락을 서로 엇걸어 하나로 땋아 내린 머리’, 혹은 ‘세 가닥을 하나로 땋아 엮은 줄이나 끈’을 의미한다. 제목처럼 이 작품은 세 가닥의 삶을 엮어 하나의 세계를 짜내는 데 완벽하게 성공하며 독자와 언론의 호평을 동시에 얻었다.

프랑스 출간 직후 일평균 2500부 판매되며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현재까지 프랑스에서만 약 25만 부 판매, 27개국 해외 판권 계약을 마쳤다. 이례적으로 높은 판매량과 평단의 호평, 해외 출간 계약은 프랑스 대선 직후 출간된 책이라는 시기적 악조건을 이겨낸 터라 출판계는 물론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했다.

이 책이 저자의 데뷔작이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더욱 놀랍다. 영화감독으로 잘 알려진 래티샤 콜롱바니는 첫 소설인 『세 갈래 길』을 통해 우리가 몸담은 세계의 모순, 가혹한 불평등과 불의, 이기주의를 정면에 투척한다. 불쾌하고 보기 싫은 것들, 최대한 피해온 현실을 독자들의 면전에 펼쳐놓는다. 그런데 그 괴로움, 고통의 이야기가 놀랍게도 보다 치열한 희망을 피워낸다. 전혀 다른 인물이 마주치는 보편적 차별과 억압, 그리고 그 극복에서 느껴지는 감동이 독자를 전율하게 만든다.

순응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훨씬 편한 길처럼 보일 때, 다른 삶을 선택하고 나아가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삶에서 스스로가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는 명제가 여전함을 깨닫는다.

스스로 바꾸지 않으면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
- 『세 갈래 길』 줄거리 요약


스미타는 인도에서 불가촉천민으로 태어났다. 그는 평생 타인의 분변을 맨손으로 치우며 살아야 한다. 자신의 어머니가 그랬고, 어머니의 어머니가 그랬듯이.

그가 가진 단 하나의 꿈은 딸에게 글을 가르치는 것이다. 불결하고 불길한 존재로 여겨져 타인과 접촉은커녕 눈도 마주쳐서도 안 되는 ‘달리트’ 신분으로는 이루기 어려운 꿈이다.

몇 날 며칠 남편을 설득하고, 브라만 선생에게 그가 가진 모든 재물을 바쳐 겨우 딸을 학교에 보낼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등교 첫날, 딸은 등에 새빨간 매질 자국을 새긴 채 집으로 돌아온다. 학교에서 선생이 딸에게 요구한 것은 ‘청소’, 신분에 맞게 바닥을 쓸라는 선생의 명령을 딸은 거부했다. 그 대가는 선명하게 그어진 상처들이었다.

스미타는 딸이 너무나 안쓰러우면서도 자랑스러웠다. 이제 여섯 살, 서 있어도 머리가 의자 높이를 겨우 넘기는 작은 아이가 브라만을 꼿꼿이 바라보면서 자신의 의견을 말했다. 하지만 남편은 딸이 잘못했다고 말했다. 가서 빌어야 한다고, 청소를 조금 하면 어떠냐고, 그 정도야 별 거 아니라고.

스미타는 딸에게 굴종을 요구하는 선생과 남편을 보며 새로운 결심을 한다. 이곳을 떠나야 한다.

태어난 마을을 떠나는 것은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일이다. 스미타는 도망쳤다가는 강간당하고 목매달아 죽임을 당할 것이라 겁주는 남편이 잠든 틈을 타, 딸의 손을 붙잡고 한밤중의 도주를 시작한다.

줄리아의 가족은 선대부터 100년 가까이 카스카투라에 종사해왔다. 카스카투라는 자르거나 자연적으로 빠진 머리카락을 모아두었다가 가발을 만들던 시칠리아의 옛 풍습이다. 줄리아의 증조부가 창업한 란프레디 공방은 팔레르모에 남아있는 마지막 카스카투라 작업장으로 10여 명의 직공이 일하고 있다.

열여섯이 되던 날 줄리아는 학교를 그만두었다. 공방 일을 돕기 위해서다. 책 읽는 것을 가장 좋아하고, 학교 선생들도 학자가 될 자질이 있다고 진학을 권유했지만 집안을 이을 사람이 그뿐이었다.

줄리아는 아버지를 사랑하고, 공방을 사랑했다. 공방 직원들을 또 하나의 가족처럼 느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졌다.

병원에 가져갈 서류를 찾다가 아버지의 사무실에서 우연히 발견한 채무이행최고장. 수북이 쌓여 있는 지불명령서는 아버지의 경제적 파산을 적나라하게 드러내주었다. 공방은 한 달 내에 폐업할 위기였고, 당장 살고 있는 집에서도 쫓겨날 판이었다. 언제나 아늑함을 주던 집과 공방이 갑자기 스무살 줄리아가 책임져야만 할 무거운 존재가 되었다.

어머니는 집안의 빚을 해결하기 위해 줄리아에게 부유한 남자와 결혼하라고 말한다. 그는 거세게 반발하지만 다른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불면의 밤들을 보낸다.

사라는 캐나다의 대형 로펌에서 일하는 변호사다. 변호사로 취임한 후 거의 모든 소송에서 이겨온 도시 최고의 변호사다. 남성우월주의가 팽배한 로펌에서 가장 먼저 여성임원이 되었다. 이제 로펌 최고 자리까지 단 한 계단을 남겨 놓은 상황, 그에게 유방암 진단이 내려진다.

사라는 놀라울 만큼 침착했다. 그는 아무에게도 자신의 질병을 알리지 않았다. ‘암’이라는 병 앞에 자신을 변호하는 변호인으로 나서기로 결정했다. 여태껏 살아온 것처럼 질병도 스스로 충분히 다룰 수 있을 것이라 자신했다. 그러나 그에겐 더 깊은 절망이 기다리고 있었다. 일어날 수 있는 모든 부작용을 적어 놓은 것처럼 보이던 책자에도, 환자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말을 해주던 의사조차도 짐작하지 못한 부작용이…….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가본 적도 없는 시칠리아, 몬트리올, 그리고 우타르프라데시가 가깝게 느껴진다. 삶의 무게를 기꺼이 감당하며 묵묵히 걸어가는 사람들이 있기에. 그들과 우리의 보이지 않는 인연을 확인하게 되는 놀랍고 따뜻한 이야기. 지금 어딘가에서 주저앉은 당신에게 전하는 말.
“다시 시작하자. 계속해나가자.”
이금희(방송인)

이 책은 불편하다. 내겐 단 일초도 현실이 아니었으면 하는 일들이 어느 누군가에게는 단 하루도 예외 없는 일상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우리와 가까운 곳에서 여전히 여성에 대한 억압과 폭력, 차별들이 상존해오고 있고, 그 부조리한 면을 자각하지 못하기에 평생 숙명인 양 받아들이며 살아가는 여성들이 있다는 사실이 새삼 놀랍다. 많은 분들이 이 소설을 읽고 불편함 속에서 새 희망을 찾길 고대해본다.
오상진(방송인)

희망을 주기 위해, 또한 우리 모두가 서로를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이해하기 위해 옆 사람에게 건네야 할 책!
[페미나]

삶의 여정은 각기 다르지만 하나의 삶을 지향하는 세 여자 이야기! 이들은 편견에 맞서 싸워야 하는 전 세계 여성의 삶을 공유한다.
[리베라시옹]

단 한 번도 마주치지 않지만 동일한 길을 걷는 여자들 이야기.
[르스와]

이 소설은 우리가 몸담은 세계의 모순들, 불평등과 불의, 이기주의를 질타한다.
[르 파리지앵]

세 대륙, 세 여성이 벌이는 이 싸움은 ‘자유’라는 동일한 목표를 향한다.
[엥프라루즈]

회원리뷰 (73건) 리뷰 총점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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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세 갈래 길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h******5 | 2020.02.21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책 제목이 '세 갈래로 땋은 머리'로 번역 되었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문화도 종교도 인종도 다른 세 여성의 삶이 머리카락으로 연결되는 결말의 의미가 더 잘 담기지 않았을까.영화처럼 쉽게 읽히는 책이었다. 이야기를 따라 정신없이 따라가다 보니 세 주인공의 삶에 푹 빠져 인도와 시칠리아, 캐나다를 몇번이고 오갔다. 국가를 막론하고 여성의, 약자의 삶은 고단하다. 어렵고 험;
리뷰제목

책 제목이 '세 갈래로 땋은 머리'로 번역 되었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문화도 종교도 인종도 다른 세 여성의 삶이 머리카락으로 연결되는 결말의 의미가 더 잘 담기지 않았을까.

영화처럼 쉽게 읽히는 책이었다. 이야기를 따라 정신없이 따라가다 보니 세 주인공의 삶에 푹 빠져 인도와 시칠리아, 캐나다를 몇번이고 오갔다.

국가를 막론하고 여성의, 약자의 삶은 고단하다. 어렵고 험난하다. 하지만 힘을 내야한다. 그래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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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우수작 삶의 의미가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는 순간|세 갈래 길(래티샤 콜롱바니 저, 임미경 역, 밝은세상)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밤*리 | 2019.12.19 | 추천4 | 댓글0 리뷰제목
삶의 의미가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는 순간  저마다의 사연 속에서 삶의 의미가 싹을 틔운다.저마다의 연대 속에서 삶의 가치가 꽃을 피운다. ■ 저마다의 사연 속에서 누구에게나 사연이 있다. 인생은 그럴 만한 사정과 까닭들로 가득하다. 그 덕분일까? 모든 삶은 한 편의 이야기다. 아름답기만 하면 좋으련만 모진 삶도 많다. 고통과 슬픔에 짓눌려 한(恨)이 서리;
리뷰제목

삶의 의미가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는 순간


 


저마다의 사연 속에서 삶의 의미가 싹을 틔운다.
저마다의 연대 속에서 삶의 가치가 꽃을 피운다.

 


■ 저마다의 사연 속에서

 

누구에게나 사연이 있다. 인생은 그럴 만한 사정과 까닭들로 가득하다. 그 덕분일까? 모든 삶은 한 편의 이야기다. 아름답기만 하면 좋으련만 모진 삶도 많다. 고통과 슬픔에 짓눌려 한(恨)이 서리기도 한다. 허나 삶을 통째로 기쁨이나 행복, 슬픔이나 불행으로 단정지을 순 없다. 삶은 어느 노래의 제목처럼 '슬프도록 아름다운' 격정의 연속이다.

 

여기 처절한 사연에 몸부림치는 세 여인이 있다. 우리의 어머니이고 자매이자 아내이며 딸이다. 가혹한 처지에 내몰린 그들 삶의 굴곡은 숨이 막힌다. 한번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는 늪 같다. 한번 밟으면 옴짝달싹조차 할 수 없는 덫 같다. 만약 내가 그런 입장이었다면 어땠을까? '나라면 이겨냈을 거야!'라며 호기를 부릴 순 있겠지만, 그들처럼 용기를 발휘할 수 있을진 장담할 수 없다.

 

제도의 탄압을 피해 인간의 존엄성을 갈구하는 스미타, 통념의 속박을 무릅쓰고 공동체의 존속을 사수하는 줄리아, 편견과 이기주의의 억압을 거부하고 삶의 진정한 가치를 찾아가는 사라. 참 고무적인 설명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묘사하는 그들의 삶을 구석구석 들여다보면 처참하기 그지없다. 다행스럽게도 그들은 처참함의 끝에서 희망을 찾는다. 고단한 삶이지만 고무적인 이유다.

 

나에게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내가 저지른 일이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도 있었다. 나는 처참했다. 세상이 밉고 억울했다. 후회와 증오가 뒤섞여 살아야 할 이유를 기억해낼 수조차 없었다. 일종의 억압이었다. 하지만 나는 다시 일어섰다. 이제는 내 삶도 희망을 본다. 후회하지만 후회스럽지 않다. 내 삶에 커다란 의미를 갖는 사연을 품게 됐다.

 

저마다의 사연 속에서 삶의 의미가 싹을 틔운다.

 


■ 저마다의 연대 속에서

 

세상의 부조리와 억압, 차별 등은 직접 당사자의 감당치이기도 하지만 오히려 이를 둘러싼 공동체의 문제는 아닐까? 스미타의 남편은 그녀의 탈출을 반대한다. 줄리아의 가족과 친구들은 그녀의 도전을 의심한다. 사라의 동료들은 그녀의 침몰을 즐긴다. 체념과 의구심, 이기주의는 슬픈 사연을 더 아프게 한다. 누군가의 사연 속에는 우리 모두의 책임이 숨어 있는 셈이다.

 

다행스럽게도 어떤 책임감은 사명감을 발휘한다. 나는 그런 책임감을 '연대의식'이라 부르고 싶다. 거대한 이념의 횡포로부터 우리를 지켜내는 힘이다. 이는 '모두가 하나'여야 한다는 통합주의가 아니다. 자칫 전체주의가 될 수도 있다. 오히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작은 연대'다. 미약하고 불완전하지만, 현실적이고 개방적이다. 소소하지만 단단한 결속은 오히려 강력하고 완전하다.

 

저마다의 사연을 오로지 제 힘만으로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우리가 연대하는 이유다. 한 자루의 화살은 약하지만 세 개를 묶으면 쉽게 부러지지 않는다는 이야기처럼, 거센 바람에 대나무는 부러지지만 갈대는 흔들릴지언정 부러지지 않는다는 말처럼 연대는 미약함을 모아 위대함을 이루어낸다. 세 여인이 희망을 품고 용기를 발휘할 수 있었던 데에는 그런 사연도 있었다.

 

그들의 삶은 숱한 사연들 가운데 혼재하는 파편일 뿐이지만 확고하게 연결되어 있다. 나비효과처럼 알아차릴 순 없지만 분명한 인과관계를 갖고 있다. 어쩌면 우리의 연대도 그렇다. 작은 연대는 나비의 날갯짓이다. 그 날갯짓은 어딘가에서 날갯짓을 시작한 또 하나의 작은 연대 덕분일지도 모른다. 당신과 내가 연결되어 있기에 저마다의 사연들이 위로받고 힘을 낸다.

 

나의 사연이 삶에 중요한 가치를 품고 후회스럽지 않은 자취로 남을 수 있었던 이유도 작은 연대 덕분이었다. 나는 어떤 이들에게 기댔고 그들은 나를 외면하지 않았다. 같이 아파해주고 위로해주고 희생해주었다. 나는 이제 그들의 사연에 귀기울일 수 있게 됐다. 세상을 원망하지도 않고 나 자신을 증오하지도 않는다. 나는 거창한 세상이 아닌 작은 연대 속에서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간다.

 

저마다의 연대 속에서 삶의 가치가 꽃을 피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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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세갈래의 머리카락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포***스 | 2019.09.21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뒤에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되는지 정말 궁금해지는 책이다그래서 손에서 내려놓을수 없게 만드는 책회사도 가고 법도 차리고 점도 자야되는데 뒷이야기가 궁금해 일상생활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정말 재미있는 이야기였다인도의 스미타, 시칠리아의 줄리, 캐나다 사라세 여자의 이야기서로 만난적도 없지만 공통적인 세 여자의 이야기여자이야기지만 소수 약자의 이야기이기도 하다장애인;
리뷰제목
뒤에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되는지 정말 궁금해지는 책이다
그래서 손에서 내려놓을수 없게 만드는 책
회사도 가고 법도 차리고 점도 자야되는데 뒷이야기가 궁금해 일상생활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정말 재미있는 이야기였다

인도의 스미타, 시칠리아의 줄리, 캐나다 사라
세 여자의 이야기
서로 만난적도 없지만 공통적인 세 여자의 이야기
여자이야기지만 소수 약자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장애인 성소수자 여자들 모두에게 해당될수 있는 이야기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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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24건) 한줄평 총점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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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민 | 2022.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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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골드 m*****3 | 2022.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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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골드 m*****3 | 2021.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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