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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19년 02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396쪽 | 518g | 140*210*30mm
ISBN13 9788954655088
ISBN10 89546550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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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뉴스로 보는 책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앨리스 먼로의
삶을 직시하는 초연한 시선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이자 우리 시대 최고의 단편 작가 앨리스 먼로의 1978년 작품 『거지 소녀』가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76번으로 출간되었다. 1968년 출간된 첫 단편집 『행복한 그림자의 춤』부터 절필 선언 이전 2012년에 발표한 마지막 작품 『디어 라이프』까지, 먼로의 작품 가운데 『거지 소녀』는 비교적 초기, 먼로가 캐나다 이외의 나라에서도 막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을 무렵에 쓰인 소설이다. 단편으로 이름을 알린 먼로에게 출판사들은 장편을 써볼 것을 제안했고, 그 갈등과 협의의 과정에서 “단편소설의 형식에 장편소설의 내러티브를 결합한”([뉴 리퍼블릭]) 일종의 연작소설이라 할 수 있는 『거지 소녀』가 탄생했다.

캐나다에서는 ‘넌 도대체 네가 뭐라고 생각하니?Who Do You Think You Are?’라는 제목으로 발표된 『거지 소녀』는 주인공 로즈를 중심으로 연결된 단편 열 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가난하고 누추한 환경에서 나고 자란 똑똑한 여성 로즈가 그 굴레를 벗어나려 애쓰는 과정, 그리고 새어머니 플로와 쌓아나간 애증의 유대관계가 섬세하게 그려진다. 각 단편은 로즈의 유년기부터 중년에 이르기까지 거의 사십 년의 세월에 걸친 생애의 어느 한 시기를 다루고, 때로는 한 단편 속에서도 수십 년을 훌쩍 뛰어넘기도 한다. 열 편의 단편 각각이 그 자체만으로 완결성을 갖춘 “관조적이고 심미적인 완전체”([뉴 리퍼블릭])이면서 동시에 그 단편들이 모여 커다란 하나의 이야기를 구성하며 특별한 문학적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 작품으로 앨리스 먼로는 캐나다 최고 문학상인 총독문학상을 두번째로 수상했고 부커상 후보에도 올랐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장엄한 매질 009
특권 049
자몽 반 개 075
야생 백조 105
거지 소녀 125
장난질 181
섭리 241
사이먼의 행운 275
스펠링 313
넌 도대체 네가 뭐라고 생각하니? 339

해설 | 삶을 직시하는 냉정한 시선 371
앨리스 먼로 연보 383

저자 소개 (2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아무리 겁을 내고 소심하게 굴더라도, 그 어떤 충격과 불길한 예감에 시달린다 해도, 생존법을 배우는 것은 비참하게 사는 것과는 다르다. 그러기엔 너무 흥미롭다. --- p.58

그녀가 역겨워한 것은 사랑이었다. 예속과 자기비하와 자기기만이었다. 그것을 알아차렸던 것이다. 그녀는 바로 그 위험을 보았고 허점을 읽었다. 앞뒤를 가리지 않는 희망, 열의, 바람. --- p.72

로즈는 그런 상실과 변화에 크게 영향받지 않았다. 그녀가 배운 바에 의하면 인생이란 대체로 놀라운 사건들의 연속이었다. --- p.73

호기심. 그 어떤 욕망보다 더 줄기차고 긴급한 것. 그 자체로 욕망인 것. 단지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기 위해 뒤로 물러나 지나치게 오래 기다리면서 엄청난 위험을 감수하게 이끄는 것.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기 위해. --- p.118∼119

헨쇼 박사는 가난을 그저 불우함이나 결핍 정도로 생각하는 듯했지만 가난은 그런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흉한 막대기 모양 전등을 사용하며 자랑스러워하는 것을 의미했다. 시도 때도 없이 돈 얘기를 하고, 다른 사람들이 새로 산 물건을 놓고 악담을 하며 그것을 공짜로 얻은 건지 아닌지 입씨름하는 것을 의미했다. 플로가 정면 창문에 사서 단 비닐 커튼이나 가짜 레이스 따위를 두고 자부심과 질투가 난무하는 것을 의미했다. --- p.131

누군가가 어떤 사람을 원하게 되는 것은 그 사람이 무엇을 해서가 아니라 그 사람 안에 무엇이 있어서인데, 자기 안에 그것이 있는지 아닌지를 어떻게 알 것인가? 그녀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며, 아내, 애인, 하고 생각했다. 그 온화하고 사랑스러운 말들. 그 말들이 어떻게 자신에게 적용될 수 있을까? 그것은 기적이었다, 실수였다. 그것은 그녀가 꿈꿔온 것이었다, 그녀가 바라지 않는 것이었다. --- p.147∼148

뭘 원하는지 알아야만 뭘 원하지 않는지 알 수 있는 건 아니야. --- p.171

으레 그러하듯, 인생은 작은 효과를 위해 엄청난 소동을 피우는 법이다. --- p.237

어떤 치욕이, 치욕의 기억이, 앞날에 대한 예측이 그녀의 머릿속을 휘젓고 있는지 그 누가 짐작하겠는가? 그중에서도 가장 치욕스러운 것은 희망이었다. 처음에는 아주 기만적으로 파고들어 교활하게 위장하고 있다가 이내 모습을 드러낸 희망. --- p.304∼305

그녀는 생각했다. 사랑은 세상을 지워버린다고, 사랑이 잘되어갈 때만이 아니라 망가지고 있을 때도 마찬가지라고. 놀라울 것도 없는 생각이었고 실제로 그녀는 놀라지 않았다. 정말 놀라운 것은 모든 것이 자신을 위해 아이스크림 접시처럼 두껍고 평범하게 제자리에 있어주기를 바라고 요구했다는 사실이었다. 따라서 그녀가 달아나며 벗어나려 하는 것은 실망, 상실, 파경만이 아니며 그와 정반대되는 것, 즉 사랑의 축복과 충격, 그 눈부신 변화이기도 한 것 같았다. 그런 것들이 안전하다 해도 그녀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 둘 중 어떤 경우라도 결국엔 뭔가를, 자신만의 균형추이건 진실성의 작고 메마른 알맹이이건, 빼앗기게 된다. --- p.308

그녀는 비로소 이해하기 시작했다. 그녀가 아는 소년들은 아무리 무능해 보여도 결국은 남자가 될 것이며, 자신들이 갖춘 것보다 훨씬 큰 재능과 권위가 필요할 것 같은 일들을 하도록 허가받을 거라는 사실을. --- p.359

번역을 통해야만 말해질 수 있는 감정들이 있는 것 같았다. 아마도 그 감정들은 번역을 통해야만 행동으로 옮겨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그에 대해 말하지 않고 그에 따라 행동하지 않는 것이 올바른 길이다. 번역은 의심스러운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위험하기도 하고.
--- p.368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태연하고 냉정한 시선으로 그려낸 여성의 삶
그리고 새로운 도약


주인공 로즈는 앨리스 먼로가 유년기를 보내고 떠났다가 노년에 다시 돌아와 정착한 곳인 윙엄을 모델로 한 온타리오주 핸래티의 시골 마을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다. 가족으로는 가구 수선 일을 하는 아버지, 로즈가 아기일 때 아버지와 결혼해 집을 개조해서 식료품점을 운영하는 새어머니 플로, 그리고 이복동생 브라이언이 있다. 아버지는 헛간에서 일하며 셰익스피어의 희곡 대사를 읊고 “세상의 어떤 책이든 집어들어 제목을 읽어보지 않고는 지나칠 수 없는” 사람이지만, 동시에 딸 로즈에게 “너무 똑똑해지지 않는 게 신상에 이로울 거”라고 말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자기 안에서 끊임없이 억누르던 동경과 공상 같은 “최악”의 성향이 딸에게서도 보인다는 것, 그리고 딸은 그것을 억누르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는 사실에서 분노와 좌절, 혐오감마저 느낀다.

로즈가 학생일 때 병으로 세상을 뜬 아버지와 달리, 새어머니 플로는 로즈가 대학에 진학하고 결혼과 이혼을 하고 자신의 삶을 살아나가는 그 세월 내내 고향 핸래티의 집에 머문다. 어린 로즈가 집에 한아름 가지고 오는 책들을 경멸하고 로즈의 “시건방진 행동, 무례함, 지저분함, 자만심”을 지적하며 억누르려 하던 플로는 훗날 성인이 된 로즈에게 현재의 삶과 떠나온 삶의 간극이 얼마나 큰지 극적으로 보여주는 사람이 된다. 로즈는 새로운 친구들 앞에서 플로의 편지를 읽으며 조롱하기도 하고 자신의 새로운 삶을 보여줘 플로를 주눅들게 하고 싶기도 하지만, 결국 자신은 아직 플로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새삼스럽게 아찔해진다.

장학금을 받고 대학에 진학한 로즈는 부유한 집안 출신인 패트릭을 만나 결혼하지만 극심한 갈등과 중산층의 폐쇄적 삶에 대한 환멸 때문에 십 년 만에 이혼한다. 표제작인 단편의 제목이기도 한 ‘거지 소녀’는 무력하고 수동적인 거지 소녀와 그녀를 사랑한 코페투아왕을 그린 동명의 그림에서 따온 것으로, 패트릭은 로즈를 거지 소녀에 비교하며 “네가 가난해서 좋다”고 말한다. 결국 패트릭은 로즈라는 사람 자체를 본 것이 아니라 로즈에게 순종적인 이미지를 덧씌워 그 이미지만을 사랑한 것이다. 하지만 로즈 또한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한 현실에서 도피하는 심정으로 결혼을 결심했다. 나중에, 패트릭과의 파경에 대해 사람들에게 설명할 때 로즈는 “선택권을 가진 이들은 중산층 사람들뿐”이라고, “자신에게 토론토행 기차표를 살 돈만 있었다면 인생이 달라졌을 거라고” 변명 아닌 변명을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로즈의 마음 한구석에는 패트릭과의 관계에서 자신이 가진 권력을 시험해볼 기회를 거부하고 싶지 않다는 허영이 있었기에, 두 사람의 결혼이 파국을 맞은 것은 당연한 결과로 보인다.

외롭고 보잘것없을지언정 가장 자신다울 수 있는 자리를 찾아
스스로 선택한 삶을 살아가는 로즈의 여정


라디오 방송국에서 일자리를 구한 로즈는 패트릭과 이혼한 후 낯선 지역으로 이사를 가 독립적인 삶을 살아가기 시작한다. 어느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한 채 이곳저곳을 떠돌며 배우이자 교사로 살아가는 로즈의 삶은 안정적이지도 윤택하지도 않다. 얼룩지고 허름한 아파트는 추운 날씨에도 라디에이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배우로 버는 수입은 터무니없이 적으며 강의를 나가는 대학에서는 학위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급여를 깎인다. 그리고 그 삶에서 로즈는 끊임없이 외로워하고, 누군가에게 희망을 품었다가 좌절하고, 그러고 나서도 다시 다른 사람을 찾아 절박한 마음으로 헛된 희망을 품는다. 새로운 관계에 로즈가 품는 환상과 그 환상을 현실화하기 위해 그녀가 들이는 노력은 애처롭고 딱한 마음이 들 정도로 절박하다. 매번 실패하고 실망하고 때로는 그 실망이 두려워 도망치면서도 로즈는 “도대체 배우는 게 없는 사람”처럼 다시 또다른 관계에 모든 희망을 건다. “지금껏 어떤 남자 때문에 떠나야 해서 혹은 떠나는 것이 두려워서 얼마나 많은 황당한 편지를 썼는지, 얼마나 많은 부풀린 핑계들을 찾았는지”를 생각하며, 그런 자신이 어리석다고, 불필요한 도피를 감행하고 돈을 써버리고 위험을 감수했다고 인정하면서도 행복에 대한 환상 때문에 아주 작은 가능성이 보여도 매달리고 만다.

앨리스 먼로는 이런 로즈의 삶을 결코 미화하지 않는다. 시대적 배경이나 로즈의 열악한 사회적 · 개인적 환경을 고려하면, 넉넉하진 않지만 경제적으로 독립해서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스스로 삶을 꾸려나가는 로즈의 삶을 좀더 긍정적으로 그려낼 법한데도, 먼로는 시종일관 냉정하고 태연한 목소리로 로즈의 마음속 깊숙한 곳에 자리한 허영과 나약함을 그대로 다 드러낸다. 로즈가 실패하면 실패하는 대로, 수치심을 느끼면 느끼는 대로 서술하고, 어리석은 행동을 하면 가차 없이 로즈 스스로의 생각을 빌려 비판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외롭고 초라할지언정 그 삶은 로즈가 선택한 것이다. 어릴 적 “넌 도대체 네가 뭐라고 생각하니?”라는 멸시어린 질문을 새어머니 플로로부터, 고등학교 시절 교사로부터 듣고 자란 로즈가 직접 부딪치고 살아본 삶, 스스로 선택하고 끝까지 들여다본 삶인 것이다. 그럼으로써 로즈는 자신이 비록 대단한 사람은 아니지만 그런 질문을 들어야 하는 하찮은 존재도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해낸다. 당신에게는 내 삶에 대해 그렇게 말할 권리가 없다고, 그 모든 수치와 비아냥을 견뎌내야 하는 한이 있더라도 나는 그 삶을 살아보겠다고 온몸으로 말하는 사람이기에, 그런 로즈의 목소리는 더욱 커다란 공감과 울림을 자아낸다.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앨리스 먼로의 『거지 소녀』가 단편집인지 아니면 새로운 형식의 장편소설인지 확실히 말할 수는 없지만, 어떻게 분류하든 이 책은 놀라운 작품이다. 세심하게 묘사된 인물의 심리는 큰 즐거움을 주고, 깜짝 놀랄 만한 전환-예측하지 못한 시간의 도약, 익숙한 캐릭터의 변화-은 소설이란 바로 이래야 한다고, 조금은 무모하고 얼마간 미스터리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만든다.
- 존 가드너

풍부한 구조의 내러티브에 먼로의 우아한 스타일이 더해져 굉장한 성취를 거두었다.
- 조이스 캐럴 오츠

어떤 작품이 비범한 작가가 만들어낸 훌륭한 예술이라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작품의 모든 문장에서 느껴지는 감수성과 자신감을 통해 알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은 드러나거나 설명된 것에서뿐만 아니라 말해지지 않은 것에서도 느껴진다. 앨리스 먼로 작품의 모든 페이지에 바로 그런 예술이 있다.
- 월 스트리트 저널

먼로는 단편소설의 형식에 장편소설의 내러티브를 결합한 이 책으로 특별한 문학적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 책에 실린 열 편의 이야기는 각각이 관조적이고 심미적인 완전체다. 모든 이야기가 복잡성과 암시를 지닌 하나의 세상이며 그 나름의 강조점과 구조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각각의 세상을 통과해 우리의 감정에 다다른 그 모든 이야기는 한 편의 소설이 될 운명을 명확히 드러낸다.
- 뉴 리퍼블릭

앨리스 먼로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빛과 깊이를 정확히 포착해낸다. 주인공 로즈의 눈이라는 렌즈를 통해, 작가 자신이 만들어낸 내러티브로 이루어진 세상을 세심하게 살피면서 생기 넘치는 삶의 도약을 재현한다. 아주 유쾌한 작품이다.
- 뉴욕 타임스

등장인물에 대한 깊이 있는 묘사가 탁월하다. 모든 독자에게 마음속 깊이 이 책을 추천한다.
- 콜럼버스 디스패치

재기가 번뜩이고 아름다운, 그리고 무엇보다 진실한 작품. 『거지 소녀』는 우리 삶의 방식의 본질을 포착한다.
- 댈러스 뉴스

온타리오 출신 로즈에 대한, 긴밀히 연결된 열 편의 단편에서 먼로는 날카로운 지식과 감출 수 없는 다정함으로 가난한 노동계급의 삶과, 거기서 도망친 자들의 궤도를 벗어난 항로를 꿰뚫어본다.
- 커커스

전적으로 완벽하게 훌륭한 작품. 먼로가 쓴 모든 단어가 흥미롭다
- 앨리스 애덤스

회원리뷰 (30건) 리뷰 총점9.1

혜택 및 유의사항?
포토리뷰 거지 소녀.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구**모 | 2021.05.22 | 추천2 | 댓글0 리뷰제목
    10편의 단편소설들이 장편소설처럼 이야기가 전개되는 한 권의 책이었다. 로즈라는 그녀의 유년시절의 이야기와 가족의 이야기 그리고 연애와 결혼생활 그리고 이혼 후의 이야기들이 주위 인물들을 통해서 이야기되는 여러 작품들이다. 거지 소녀라는 작품은 강열했다. 위태로워 보이는 순간들과 선택은 내부의 균열들을 감추면서 결혼으로 위장된다. 서로가 가지고 있;
리뷰제목


 

 

10편의 단편소설들이 장편소설처럼 이야기가 전개되는 한 권의 책이었다. 로즈라는 그녀의 유년시절의 이야기와 가족의 이야기 그리고 연애와 결혼생활 그리고 이혼 후의 이야기들이 주위 인물들을 통해서 이야기되는 여러 작품들이다. 거지 소녀라는 작품은 강열했다. 위태로워 보이는 순간들과 선택은 내부의 균열들을 감추면서 결혼으로 위장된다. 서로가 가지고 있는 간극은 극명할 뿐이지만 사랑이라는 감정 앞에서 덮어버리면서 그들은 결혼을 하게 된다.

 

 

 

진실이 아닌 거짓말로도 자신의 결혼을 깨뜨리는 순간을 지향하는 로즈의 선택이 인상적이다. 솔직한 감정에 충실하지 못하고 결혼을 선택한 것은 결국 파장이 큰 파동이 되어 자신의 가정을 스스로가 무너뜨릴 뿐이었다. 위태롭지만 외면하고 있었던 여러 감정들은 크게 그녀를 흔들어 놓는다. 그녀의 고백과 솔직한 감정들은 무엇 때문이었는지 작품은 말하고 있지 않은가. 유산 관리는 누가 해? 남기신 게 없을 텐데. 웃기지 말고. 패트릭이 말했다. (133쪽)

 

 

 

가난한 삶이 가져다주는 생활들이 거리낌 없이 작품 속에 여러 번 등장한다. 유년시절에 경험한 것들과 학교생활에서 경험하는 것들, 가정생활에서 경험하는 것들도 매우 사실적으로 전달되는 작품이다.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던 작품이기도 하다.

 

 

 

세속적인 경건함을 독려하는 것 같았다. 134쪽

 

간절함과 고분고분함이라는 끔찍한 휘장이 정말로 거기 있었다. 136쪽

 

특히 인상적인 것은 두께였다. 수건과 러그, 나이프와 포크 손잡이의 두께, 그리고 침묵의 두께. 그곳에는 사치와 불안이 만연했다. 157쪽

 

 

 

이혼 후 그녀의 생활과 애정까지도 작품은 상당히 많은 것들을 전해주고 있다. 특히 작품 속에서 사고의 간극이 가장 많이 눈에 들어왔다. 결혼하기 전에 서로의 가정환경이 다른 것과 문화적인 차이는 극명하였지만 자신의 결혼이 가져다주는 변화를 그녀는 경험하게 된다. 고향에서 그녀에게 말을 건네는 부류들의 시선과 의도까지 읽게 된다.

 

또 다른 간극은 새어머니가 그녀가 연기 활동을 하는 모습을 시청하고 보낸 편지의 내용에서 느끼는 간극이 떠오른다. 그녀가 느끼는 것과 새어머니가 느끼는 수치심은 너무나도 다른 곳을 향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운명 같은 사랑을 만났다고 느끼는 순간과 그 사람을 기다리는 노력들과 연락이 없는 것에 느끼는 여러 감정들을 해소하는 기나긴 과정들도 작품은 놓치지 않고 있다. 그리고 우연히 듣는 그의 소식도 놀라움 자체였다. 그와 그녀의 사랑과 운명을 암시하듯이 말을 전해주는 슈퍼 가게 사장의 말을 다시금 떠올려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사랑도 그녀의 이야기의 한 부분이 되고 있었다.

 

 

 

새어머니의 치매 증상과 요양원 탐방도 기억에 남는 장면이 된다. 층에 따라 증상도 다르고 생활도 다르며 삶도 다르게 조명되고 있었던 노년의 모습이 인상적으로 보였고 생각이 많아지는 장면이기도 하다. 이 작품에서 놀라웠던 것은 그녀의 아버지가 그녀를 허리띠로 때리는 순간까지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아버지의 눈에 혐오와 쾌락이 차오른다... 좋아. 그가 말한다. (36쪽)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가정폭력의 단상이기도 하다. 암묵적이고 정당화되고 있는 가정에서의 폭력은 그렇게 아이의 시선에서 보이는 부모의 눈빛은 쾌락까지도 읽히고 있었다는 점이다.

 

 

 

네가 시를 잘 외울 수 있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보다 낫다고 생각해선 안 돼. 넌 도대체 네가 뭐라고 생각하니?... 여기에서 가르치고자 한 교훈을 그 어떤 시보다도 중시했고 로즈가 그 교훈을 깨달아야 한다고 진심으로 믿었다. 352~353쪽

 

 

 

가장 인상적인 글귀는 네가 뭐라고 생각하냐는 선생님의 질문의 의도였다. 우리가 무엇인지 끝없이 자문하며 오늘도 대답하면서 걷게 하는 것이기도 하다. 학교교육과 가정교육의 맹점을 이 대화에서 발견하기도 한다. 무엇을 놓치고 있지는 않았는지, 그릇된 가치관을 교육받고 성장한 것은 아니었는지 생각하게 해주는 순간이 된다. 우리가 무엇을 쉽게 간과하면서 지나친 것은 없었는지 스스로에게 자문하게 해주는 질문이기도 하다.

 

 

 

난 내가 오래된 말가죽으로 만들어졌다는 게 분명하게 느껴져요. 초원의 바람과 햇빛에 피부가 그을리고 거칠어졌다. 309쪽

 

 

 

말가죽으로 만들어진 그녀. 그녀의 삶은 초원의 바람을 피하지도 않았고 햇빛을 피하지도 않았던 삶을 그려낸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삶을 외면하지 않았고 용기내면서 내면의 소리에 외면하지 않았기에 자신의 결혼과 사랑도 부딪치면서 배우고 깨지면서 알아가는 삶을 걸어갔음을 이 작품의 그녀, 로즈에게서 만나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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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거지 소녀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3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a***a | 2020.12.30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앨리스 먼로의 소설에는 종종 같은 이름의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그래서 앞의 그 소설의 등장인물인가 하고 읽으면 거의 대부분은 그저 이름만 같은 다른 사람이었다. 그런데 이 책은 각 단편이 이어지는 연작 소설이어서 같은 등장인물이 등장한다. 그것이 소설의 등장인물을 더 풍성하게 한다. 뿐만아니라 앨리스 먼로의 단편은 그 자체로도 더할 나위가 없는데 그런 단편들이 서로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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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 먼로의 소설에는 종종 같은 이름의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그래서 앞의 그 소설의 등장인물인가 하고 읽으면 거의 대부분은 그저 이름만 같은 다른 사람이었다. 그런데 이 책은 각 단편이 이어지는 연작 소설이어서 같은 등장인물이 등장한다. 그것이 소설의 등장인물을 더 풍성하게 한다. 뿐만아니라 앨리스 먼로의 단편은 그 자체로도 더할 나위가 없는데 그런 단편들이 서로 이어지며 책 한권을 끌어가는 것이 매우 좋았다. 

댓글 0 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
구매 포토리뷰 [서평]앨리스 먼로의 『거지 소녀』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책**개 | 2020.09.26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거지 소녀(민은영옮김/문학동네)”의 작가 앨리스 먼로는 캐나다의 국민 작가이자 우리 시대의 체호프라 찬사를 받고 있다. 여성으로서 여성의 삶을 그려온 먼로의 작품은 알지 못하는 낯선 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임에도 이토록 익숙하게 느껴질까 싶은 순간들을 만들어낸다. 작품의 거의 대부분이 단편 소설이고 수많은 수상은 노벨문학상까지 이어진 반면 2012년 출간한 “디어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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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지 소녀(민은영옮김/문학동네)”의 작가 앨리스 먼로는 캐나다의 국민 작가이자 우리 시대의 체호프라 찬사를 받고 있다. 여성으로서 여성의 삶을 그려온 먼로의 작품은 알지 못하는 낯선 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임에도 이토록 익숙하게 느껴질까 싶은 순간들을 만들어낸다. 작품의 거의 대부분이 단편 소설이고 수많은 수상은 노벨문학상까지 이어진 반면 2012년 출간한 디어 라이프를 마지막 작품이라고 선언한 만큼 먼로 작품 읽기는 그 자체로 소중한 경험이라 할 수 있다.

 

어린 시절부터 중년 여성이 되기까지 주인공 로즈의 인생에서 의미 있는 사건이나 변곡점을 열 개의 단편으로 묶었다. 온타리오 주 핸레티에 있는 상점 뒤편, 사회구조의 상층부를 노동자부터 채워나가는 타운의 가난한 지역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다. 첫 이야기 장엄한 매질에서 마을의 불안하고 피폐한 분위기와 유년의 로즈를 만나게 된다. 로즈는 플로가 무슨 말이나 행동을 했든, 자신이 무슨 말이나 행동을 했든, 그것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외면한다. 중요한 것은 갈등 그 자체이며, 그것을 멈출 수는 없다. 지금과 같은 지경에 이르기 전에는 절대로 멈출 수 없다.(34p)"

 

일이 어떻게 진행될지 알면서도 속수무책일 때의 무력감과 부조리는 간파당하기 바라는 의도와 노골적인 응대로 이어지며 상처를 남긴다. 갈등의 절정으로 향하는 단계와 마찬가지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올 때도 일종의 패턴을 갖는다. 구타에서 풀려나 자신이 취할 가능한 태도를 생각하다 위로의 눈길을 받고 예쁘게 차려진 쟁반 앞에서 갈등하고 수치심을 느끼는 연속적인 장면들. 이와 같은 심리 묘사는 숨소리 마저 그려 넣은 것 같은 극사실주의 그림을 보는 듯 정밀하기까지 해 감탄을 불러일으킨다. 감정의 미세한 움직임을 그대로 활자화함으로 공감케하는 동시에 감정과 상황을 대상화하고 관찰하게끔 만든다.

 

사춘기의 혼란스러움을 따뜻하게 보듬어준 사람은, 이끌어 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렇게 충격받고 까발려진 그녀의 감정은, 비록 자신은 깨닫지 못했지만, 이미 시들면서 가장자리부터 오그라들기 시작했다. 플로는 모든 것을 말려버리는 열풍이었다.(71p)" 돌아오는 것은 비아냥과 악의 정도. 그녀는 우는 소리를 하는 대신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이라는 것을 필사적으로 찾아-공부라던지, 또 공부라던지-자력 탈출을 시도한다. "조심해라, 너무 똑똑해지지 않는 게 신상에 이로울 거야.(88p)"라는 조언이 일반화되던 시간, 공간에서.

 

네가 가난해서 나는 좋아. 너무 사랑스러워, 거지 소녀 같잖아.(중략) 코페투아왕과 거지 소녀, 알잖아. 그림 말이야. 그 그림 몰라?(144p)" 피를 팔아서 스웨터를 사야 하는 로즈에게 이런 간극은 좁히기 어렵다. 어쩌면 불가능하다. ‘가난에 대해서 오만에 대해서 작가는 일말의 치장도 없이 분명하게 서술하는데 그 정확함이 위안을 준다. 노력으로 성취 불가능한 영역을 깨닫는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그녀는 정말로 패트릭을 존중했지만 그가 원하는 방식으로 존중하지 않았고, 정말로 그를 사랑했지만 그가 원하는 방식으로 사랑하지 않았다. 당시에는 그것을 몰랐다. (195p)" 시간이 지나서 여전히 배우고 있다.

 

특권을 누린다는 느낌이 좋아서, 그 순간의 햇살이 너무 환해서, 그녀는 그것이 현명하지 않은 말일 수도 있다는 생각은 미처 하지 못했다.(297p)"미처 생각하지 못하는 일은 많고, 비슷한 모양새로 반복된다. ‘그때 내가 왜 그랬을까, ’, ‘더 잘할 수 있었는데의 굴레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는 내 모습이 겹쳐 보인다. ‘사이먼의 행운에서 이 문장 이후, ‘기다림, 기대는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의 보고서가 펼쳐진다. 사이먼을 고리로 바꿔 거기에 온 희망을 걸어놓은 그녀(301p)"의 스스로에게조차 내색하지 못하는 절망과 고통, 단념과 슬픔, 인정과 회복, 사랑과 세상의 관계를 깨닫는 부분은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다.사랑은 세상을 지워버린다고, 사랑이 잘되어갈 때만이 아니라 망가지고 있을 때도 마찬가지라고.(308p)"

 

감정적으로 매몰될 때도 많았지만 그럼에도 구원의 실마리가 되어 준 것은 그녀가 가진 관찰자적 시선이지 않았을까. 어릴때부터 시작된 사건의 기록자 역할(81p)' 말이다. 그녀는 배우고 있었다. 일 년에 두세 번씩 학교를 분열시켰던 큰 싸움을 감당하는 법을 배웠다. (중략) 아무리 겁을 내고 소심하게 굴더라도, 그 어떤 충격과 불길한 예감에 시달린다 해도, 생존법을 배우는 것은 비참하게 사는 것과는 다르다. 그러기엔 너무 흥미롭다.(58p)" 아름다운 문장으로 피상적으로 스쳐지나가던 감정, 숙고할 문제들, 숨겨있던 진실, 파장을 감내해야 하는 결과들과 선택하기 어려운 반응 등 로즈의 시간을 잠시나마 함께 통과한 듯 하다. 결국 그녀는 모든 실패와 고단함, 허무해 보이는 귀향에도 불구하고 배우고 깨달음의 연속인, 바로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낸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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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플래티넘 d*******1 | 2021.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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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3 | 2021.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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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 | 2020.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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