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8년 10월 26일 |
---|---|
판형 |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 432쪽 | 642g | 140*224*30mm |
ISBN13 | 9788954653350 |
ISBN10 | 8954653359 |
발행일 | 2018년 10월 26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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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 |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 432쪽 | 642g | 140*224*30mm |
ISBN13 | 9788954653350 |
ISBN10 | 8954653359 |
프롤로그 Ⅰ 용 6월 20일~20일 Ⅱ 불협화음 6월 21일 Ⅲ 쌍둥이 소실 6월 21일~30일 에필로그 감사의 말 |
<받은 만큼 복수하는 소녀>는 증권 조작, 명예살인, 유전자 연구에 대한 이야기가 담겼다.
"레오는 이걸 현대전의 한 형태로 묘사했는데, 아주 흥미로운 발상이야."
"무기가 된 거짓말?"
"혼돈과 혼란을 유발하는 수단으로서의 거짓말. 폭력의 대체물로서의 거짓말."
밀레니엄 시리즈 다섯 번째 이야기는 감옥에 갇힌 리스베트로부터 시작한다.
전작에서 살해당한 프란스 발데르 교수의 아들을 무사히 빼내고 안전하게 지킨 결과로 그녀는 보답 대신 징역형을 살게 됐다.
그것도 스웨덴에서 가장 안전한 여성 감옥으로.
리스베트의 안전을 고려해 그렇게 고르고 골라 간 감옥은 베니토라는 범죄자에게 장악된 상태였고, 간수들마저 베니토를 거스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리스베트는 파리아라는 방글라데시 소녀가 베니토에게 폭행 당하는 걸 목격한다.
매일 이루어지는 그 폭력에 리스베트는 파리아를 구하기로 결심한다.
매 이야기마다 리스베트의 과거가 하나씩 풀려나는데 이번에는 리스베트의 온몸에 새겨진 용 문신이 왜 새겨졌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담겼다.
그리고 이 편에서 리스베트는 가장 중요한 사람을 잃는다...
집시 여인들 중 재능이 출중한 여자들이 낳은 쌍둥이들을 환경이 다른 곳으로 따로 입양시켜서 환경이 인간의 지능과 성격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연구하기 위한 비밀 유전자 연구가 행해지고, 리스베트도 어린 시절 가정폭력의 중심에서 그들의 마수에 걸려 입양을 가게 될 상황에 처한다. 6살 밖에 안된 리스베트는 창문으로 뛰어내려 도망친다. 그 이유로 입양은 무산됐지만 리스베트가 나중에 혹독한 시련을 겪게 되는 계기가 된다.
그렇게 분리되어 입양된 쌍둥이들 중 한 명인 레오는 금융권에서 알아주는 재력가의 아들로 자란다.
청각과민증에 예술적 감각이 출중했지만 그의 재능은 무시되고 금융인으로 길러진다.
모든 걸 다 가진 그는 늘 채워지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느낀다. 그리고 정말 그가 생각한 대로 그는 자신의 반쪽을 만나게 된다.
자신들을 실험한 사람들에게 복수하기로 맹세하는 레오와 댄.
그들의 복수는 안전하게 이루어질까?
그 와중에 어떤 이들은 지갑이 더 두툼해졌습니다. 생각만 해도 머리가 핑 돌 일이죠. 증시 폭락을 야기한 자들이 하락세에 미리 주식을 사놓고서 과연 얼마나 벌었을지 상상해 보세요. 그 정도 돈을 취하려면 은행 수천 곳은 털어야 할 겁니다."
요즘은 모두 앱으로 은행일을 처리한다.
통장은 사라진지 오래고, 모두 디지털 안에서 숫자에 의해 자신의 재산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모든 투자가 이루어진다.
하지만 그 디지털 세상이 한순간에 먹통이 된다면? 아무런 예고 없이 어느 날 갑자기 모든 은행 거래의 자료가 사라진다면?
이 이야기의 마지막엔 증시 폭락과 함께 확인할 수 없는 유언비어들이 뉴스처럼 퍼져간다.
그런 세상에서 진짜를 구별할 수 있을까? 디지털 숫자로만 표시되었던 내 재산은 다시 되찾을 수 있을까?
이 혼돈의 세상은 좀 더 편리하게 살려는 사람들을 한순간에 아비규환의 지옥으로 보내버릴 수 있다.
누군가의 터치 한 번에...
이슬람의 명예살인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파리아의 이야기는 여자를 소유물로만 생각하는 종교적 신념에 물든 사람들의 위험함을 보여준다. 이런 미친 짓이 아직도 버젓이 행해지고 있음에 분노 게이지가 상승한다. 종교와 정치와 마약에 중독되면 답이 없다는 걸 또 한 번 느꼈다.
주요 캐릭터들의 무게감이 줄어서 뭔가 허전하지만 현실의 문제들을 소설로 만들어 낸 라게르크란츠의 노력에는 감사한다.
리스베트의 과거의 조각들을 하나씩 벗겨내는 수고로움에도 감사한다.
그러나 무게감이 사라진 가벼운 캐릭터들의 모습은 여전히 대하기가 괴롭다.
그럼에도 이 시리즈를 멈출 수 없다.
리스베트는 강자에게 강하고 약자에게 약하다.
이제 리스베트와 미카엘은 감정의 찌꺼기가 사라지고 온전히 동료의식만 남은 거 같다.
국가 기관들이 '비밀'이라는 이름하에 자행했던 수많은 연구와 조작과 죽음의 은폐가 어디까지 이어질까?
우리에게도 결코 낯설지 않은 이야기들이기에 <밀레니엄 시리즈>를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많은 익숙한 이야기가 어느 나라에서든 비슷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하게 되는 <밀레니엄 시리즈>.
이제 한 권을 남겨두고 있다.
이 이야기의 마무리를 어떻게 할지 궁금하다.
2010년경에 열광하며 읽었던 <밀레니엄> 시리즈를 올해 안으로 완독하는 것이 목표다. 원작자 스티그 라르손이 집필한 1권부터 3권까지는 진작에 다 읽었으나, 스티그 라르손이 심장마비로 사망한 후 다비드 라게르크란츠가 대신 집필한 이후의 이야기는 좀처럼 읽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그러다 얼마 전 문득 <밀레니엄> 시리즈의 결말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4권을 읽고 바로 이어서 5권을 읽었다. 다비드 라게르크란츠가 생전에 스티그 라르손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진 그의 아버지와 형이 고용한 작가라는 사실은 께름칙하지만, 필력이 워낙 좋아 술술 읽히고(번역이 좋다고 봐야겠지) 기존의 <밀레니엄> 시리즈에서 다뤄졌던 이슈들에 작가 본인이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는 이슈들을 추가해 풀어내는 솜씨가 탁월해 계속 읽게 된다. (다비드 라게르크란츠의 대표작 <앨런 튜링, 최후의 방정식>도 주문했다. 절판이라 중고책 주문.)
5권에서 리스베트는 감옥에 들어가 있는 상태다. 타인의 재산을 침해하고 타인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렸다는 죄목으로 2개월 금고형을 선고받고 복역하게 된 리스베트. 지난 4권을 읽은 사람이라면 리스베트가 위기에 빠진 아이를 구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그러한 행동을 했다는 걸 알겠지만, 소설에 나오는 스웨덴 법원은 오로지 법 조항에만 근거해 리스베트를 처벌한다. 리스베트는 감옥에서 악명 높은 베니토 패거리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파리아를 구해주게 되고, 파리아가 이슬람교 집안의 억압을 견디다 못해 오빠를 죽인 죄로 수감 중인 사실을 알게 된다. 리스베트는 미카엘에게 파리아의 가족과 연인에 대해 조사해 달라고 부탁하는 한편, 리스베트 자신의 어린 시절과 관련이 있는 인물인 것으로 보이는 '레오'라는 인물에 대해 알아봐 달라고 요청한다.
5권에서 중점적으로 다뤄지는 이슈는 '쌍둥이 실험'이다. 유전과 환경 중에 무엇이 인간을 형성하는 데 있어 영향력이 더 큰지를 알아보기 위한 쌍둥이 실험을 실제로 스웨덴 정부가 시행했는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이 소설의 내용으로 미루어 봤을 때 스웨덴에서도 한동안 '유전이냐, 환경이냐'를 두고 치열한 논쟁이 이루어졌고 이에 따라 일련의 실험 또는 연구가 시행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스웨덴에도 인종 차별이 존재하고, 실험의 대상이 주로 피차별 대상인 '유랑민(집시 또는 로마라고도 불린다)'이었다는 사실이다. 소설에는 리스베트의 어머니 앙네타가 유랑민 출신이라 리스베트와 쌍둥이 카밀라가 실험의 대상이었다는 내용이 나온다.
내게 더욱 인상적이었던 내용은 유전과 환경보다도 '같은 배에서 난 형제자매와도 공유하지 않는 자신만의 환경'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인간의 운명을 결정짓는 요소로서 힐다가 '유일무이한 환경'이라고 지목한 것은, 같은 배에서 난 형제자매와도 공유하지 않는 자신만의 환경이었다. 가령 자신이 즐거움이나 매력을 느끼거나 특정 방향으로 이끌리는 무언가를 발견했을 때 스스로 추구하고 창조해내는 환경 말이다. (243쪽)
인간은 자신의 유전자를 자극하는 사건과 활동에 이끌리며 두렵거나 불안한 요소들은 회피한다. 그리고 바로 이것이 일반적인 환경 이상으로 인간의 인격을 만들어나간다. (중략) 무엇보다도 인간을 형성하는 건 그 누구와도 공유하지 않는 자신의 경험들이다. 그런 경험들은 우리를 삶 속으로 한 걸음씩 나아가게 하면서 눈에 보이지 않지만 결국 깊은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244쪽)
5권에서 중점적으로 다뤄지는 또 다른 이슈는 스톡홀름 대성당에 있는 기사 성 게오르기우스(또는 성 조지)와 용 동상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동상을 보고 성 게오르기우스가 용을 죽이고 옆에 있는 여인을 구출한 장면으로 해석하는데, 작가는 이에 대해 새로운 해석을 제시한다. 성 게오르기우스-용-여인이 살라첸코(리스베트의 아버지)-리스베트-앙니타(리스베트의 어머니)라는 것이다. 리스베트의 시그니처인 용 문신을 보고 이런 이야기를 생각해낸 걸까. 아들이 어머니를 구하는 이야기는 많이 봤지만, 딸이 어머니를 구하는 이야기는 많이 못 봐서 신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