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출간일 | 2021년 08월 25일 |
---|---|
판형 |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 600쪽 | 694g | 135*195*34mm |
ISBN13 | 9791190582483 |
ISBN10 | 1190582481 |
출간일 | 2021년 08월 2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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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 |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 600쪽 | 694g | 135*195*34mm |
ISBN13 | 9791190582483 |
ISBN10 | 1190582481 |
MD 한마디
[감각적인 고칼로리 미스터리] 여성 혐오를 ‘버터’로 녹인, 실화 모티브의 미스터리 소설. 남성 연쇄 살인, 결혼 사기 피해액 10억원, 용의자는 100킬로그램이 넘는 주거불명 무직의 30대 여성이다. 용의자는 단독 인터뷰를 위해 접근한 기자에게 특별한 제안을 하고, 그들 사이, 거부하기 힘든 맛의 향연이 펼쳐진다. -소설MD 박형욱
“일본을 뒤흔든 꽃뱀 살인사건 모티브의 실화소설” 감각적이고 칼로리 높은 미스터리물! 2009년 도쿄 인근의 한 수도권 지역에서 발생한 연속 의문사 사건으로 일본이 발칵 뒤집힌다. 이른바 ‘꽃뱀 살인사건’이라고 불리는 이 사건의 용의자는 기지마 가나에라는 30대 여성으로 주거불명에 무직이었다. 그녀는 결혼을 미끼로 만난 남자들에게 10억 원이 넘는 돈을 갈취하고 그 중 3명은 자살로 위장하여 교묘하게 살해한 혐의로 체포되었다. 사람들이 경악한 것은 연쇄살인이라는 흉악범죄가 아니라 언론을 통해 공개된 100킬로그램이 넘는 용의자의 사진이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꽃뱀’의 이미지가 아니었던 것이다. 피해 남성들은 이 여자가 사기를 칠 것이라는 의심은 조금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기지마 가나에는 2017년 사형선고를 받고 현재 도쿄 구치소에 수감중이다. 옥중 생활 중에도 블로그를 운영하고 결혼을 하는 등 화제를 만들어냈다. ‘음식 소설’로 유명한 유즈키 아사코는 사건 자체보다 범인이 요리 블로그를 운영했고, 요리교실에 다녔다는 사실에 주목하며 소설 『버터』를 집필한다. |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버터'를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리를 잘 모르는 나의 입장에서는 버터와 마가린의 차이를 잘 모르기도 하고, 버터를 요리에 사용해 본 적이 없기에.. 한번도 버터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3명의 남자를 살해한 혐의로 감옥에 구속된 가지이 마나코를 취재하고 싶은 기자 리카.
리카는 그녀에게 끈질기게 편지를 보내 드디어 그녀를 면회할 수 있게 된다.
가지이는 자신을 인터뷰 하고 싶어하는 리카에 한가지 미션을 제시한다.
에쉬레 버터를 사서 갓 지은 밥에 냉장고에서 막 꺼낸 버터를 올리고 간장을 넣어 간장버터밥을 먹어보라고 한다. 그리고 맛에 대한 느낌을 자신에게 알려달라고 한다.
간장버터밥이라니.. 그것도 맛에 대한 느낌을 표현해 달라니.. 평소 요리를 하지 않는 리카는 가지이의 인터뷰를 성사시키기 위해서 그녀가 하라는 대로 간장버터밥을 만든다.
그리고 간장버터밥을 먹으면서 자신이 알지 못하는 버터에 대한 맛의 감각과 음식에 대한 세포들이 파르르~ 반응을 하기 시작한다. 리카의 솔직한 맛에 대한 느낌은 가지이의 마음을 움직였고, 그렇게 그들의 인터뷰는 계속 진행되었다.
리카는 가지이와의 만남이 거듭될 수록, 그녀가 살인자가 아니라 그녀 곁에서 죽인 3명의 남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건 아닐까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녀를 통해 리카는 요리에 대해 눈을 뜨게 되고, 고칼리라고 거부했던 여러 음식들을 자신의 손으로 직접 해서 먹기 시작한다.
리카는 직접 요리한 음식을 먹으면서 자신의 체형이 변하고 있음을 알게 되고, 남자친구인 마코토가 관리를 하라고 은근 핀잔을 주지만.. 타인의 눈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관대해지기 시작한다.
리카는 가지이가 왜 그렇게 성장할 수 밖에 없었는지를 이해하기 위해 그녀의 고향까지 내려가서 어머니와 여동생, 동네 친구까지도 만난다. 가지이가 알려준 라면을 맛보기 위해서 남자친구 마코토와 함께 잠을 잔 뒤 새벽에 나가서 라면 맛을 보기도 한다.
왜 리카가 이렇게 가지이에게 빠져드는지, 그녀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지 사실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기자로서 자신이 기획한 기사를 꼭 쓰겠다는 직업의식일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보기에는 저렇게까지 해야 되나 싶었는데..
가지이가 리카의 마음 속 짐을 콕 찌르는 모습이 나왔다. 그렇다. 리카는 이혼 후 혼자 살아간 아버지가 갑작스럽게 자살을 한 이유에 대해 마음 속 죄책감을 가지고 있었다.
당신이 내게 집착하는 이유를 알았네.
본인도 깨달은 대로 당신은 살인자야.
나와 거의 마찬가지야.
자신을 긍정하고 싶어서 내게서 눈을 뗄 수 없는 것뿐이야.
내가 무죄가 되면 저절로 자신도 용서할 수 있게 될 테니, 일석이조겠지.
P.391
리카는 우여곡절 끝에 가지이의 인터뷰를 기사화하게 되고, 폭발적인 인기를 얻게 된다.
하지만 얼마 후 가지이는 다른 기자와 인터뷰를 내면서 그동안 리카와의 있었던 일을 폭로해 버리고 만다. 그로 인해 리카는 엄청난 비난을 받게 되고, 그동안 자신이 꿈꾸던 데스크의 입지도 약해지게 된다.
하지만 리카는 가지이와의 관계를 통하여서, 자신 안에 내재해 있던 아버지와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을 드러나게 하고, 남자친구인 마코토와의 관계를 진지하게 돌아보면서 지지부진 했던 둘의 관계를 정리하게 되고, 버터를 통해 음식의 맛과 요리를 하는 즐거움을 알게 되었고..
가지이가 그렇게 요리교실에서 하고 싶어했지만 미처 하지 못했던 칠면조 요리를 하면서 자신 주변에 얼마나 소중한 사람들이 있는지을 깨닫게 된다.
리카는 전보다 살이 찌고, 32살에 남자친구와 헤어졌고, 자신이 꿈꾸던 꿈에서 벗어나버렸지만..
음식을 통해 리카를 속박하던 것들로부터 해방되었다고나 할까? 어떤 누구보다 건강한 정신을 가진 사람이 되었다고 본다.
난 게으른 편은 아니라고 생각해.
다만, 온종일 당신이나 세상을 기쁘게 할 만한 노력을 할 자신은 없어.
이제 젊지도 않고, 더는 타인에게 소비되고 싶지 않아.
일하는 법이나 사람 사귀는 법을 내 중심에 놓고 생각하고 싶어.
P.434
이 책은 600페이지에 가까운 꽤 두꺼운 책이다.
그리고 음식 재료, 조리과정, 맛에 대한 표현 등이 상당히 자세하고 전문적이라, 요알못인 내가 읽기에는 살짝 어려운 점이 있었다.
하지만 작가가 쓴 요리에 대한 내용이나 표현은 정말 탁월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읽으면서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특히 리카와 가지이의 첫번째 연결고리였던 버터간장밥은 다른 요리에 비해 손쉬워서 한번 해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유즈키 아사코 작가는 음식을 통해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소설을 많이 쓰는 편이다. 처음에는 누군가에 의해서 억지로 요리를 하거나 음식을 먹게 되지만, 횟수를 거듭할수록 음식은 주인공에게 삶의 의미를 더해주고 삶에 힘을 더 실어준다.
그래서 버터 뿐만 아니라 유즈키 아사코 작가의 책을 읽으면 마음이 편해지고, 나도 무언가를 먹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와우, 이 작가는 정말 음식에 진심이구나. [나는 매일 직장상사의 도시락을 싼다]로 번역된 [런치의 앗코짱 ランチのアッコちゃん (도시락 반찬마냥 다채로운 인생, 좀 더 안테나를 올려라 )]에서도 그저 식사를 배를 채우는 것으로 만족하지 말고 몸과 마음을 더 풍요롭게, 인생을 즐기는 건강한 식사를 하라고 했는데. 이 작품 속에서 나오는 여자인물들이 음식을 대하는 태도야 말로 그네들이 인생을 마주대하는 태도와 같았다. 그러니 음식을 대하는 태도나 인생을 대하는 태도가 바뀐다면 이들 서로 또한 바뀔터였다.
리카는 잘나가는 대기업 남성주간지의 유일한 정규여직원 기자였다. 그녀는 이번에 세간의 화제가 된 인물 기지이 마나코를 독점 취재하기로 결심한다. 그렇게 만난 그였지만, 도대체 기회를 주어지지않으며 미스테리같은 숙제만을 던져준다.
마나코는 자신보다 나이가 훨씬 많은 인물까지 금전전 혜택을 받다가 떼어내고 그러다가 피해자가 자살인자 살해인지 모를 죽음을 맞이하게 한 인물이었다. 이른바 세상이 말하는 꽃뱀. 하지만 그녀의 실제모습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꽃뱀과 달랐다. 보다 여유로운 체중과 둥그런 몸의 라인, 미인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생김새.
그래서 더욱 센세이셔널한 대중의 관심을 받는 그녀를 집중 취재하며 그녀의 숙제를 해가면서 리카는 왜 그녀에게 남자들이 빠졌는지를 알게된다. 그동안 먹고픈 것보다는 일이 우선인, 혼자 죽어간 아버지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는 리카는, 민폐를 끼치기 싫어 연인을 부르지도 음식을 음미하지도 않았다. 그런 그녀에겐 레이카라는 친구가 있었고 모든지 완벽하게 가정적인 것을 구현해냈다. 이 둘이 기지이 마나코를 대하면서, 그녀가 보여주는 것말고 진실을 찾아가게 되면서 각자 먹는 것, 인생에 대한 태도를 다시 돌아보게 된다.
버터를 많이 넣으면 음식이 맛있다는 거. 누구는 모르나. 많이 넣으면 칼로리라 폭발하니까 자발적으로 사회적인 압박으로 다이어트를 강요당했던 리카는 기지이 마나코를 통해 해방을 느낀다. 하지만, 마나코의 행위는 자신의 욕구를 폭발시키는 동시에 남자의 욕망을 채워줌으로서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레이카 또한 완벽한 음식을 통해 완벽한 가정을 꾸리려고 하지만, 이에 대한 거부감을 가지는 남편을 통해 일탈을 경험한뒤 자신의 생을 찾아간다.
결국 나중에 각자의 삶을 찾아가게 되는데, 이 모습에서 무척이나 개운함을 느낀다. 여기에서 언급하는 음식들을 제대로 접했다면 더욱 상큼했을지 모르겠지만, 그러한 것이 없어도 충분히 리카와 레이카가 다시 제대로 자신의 욕구를 가장 먼저 신경쓰면서 자신을 돌아보는 모습이 너무나도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