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8년 01월 20일 |
---|---|
판형 |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 280쪽 | 438g | 128*188*20mm |
ISBN13 | 9791160503944 |
ISBN10 | 116050394X |
발행일 | 2018년 01월 2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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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 |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 280쪽 | 438g | 128*188*20mm |
ISBN13 | 9791160503944 |
ISBN10 | 116050394X |
서문: 나는 누구인가 1. 잠정 인격이 만들어지다 2. 중간항로에 들어서다 마음에 지진이 일어나다 사고방식이 바뀌다 거짓된 자기를 죽이다 투사를 거둬들이다 끝없을 것 같았던 여름이 지나가다 희망을 줄이다 우울, 불안, 신경증을 겪다 3. 온전한 인간이고 싶다 페르소나와 그림자의 대화 결혼생활에 위기가 오다 중년의 바람기는 왜 문제인가 부모 콤플렉스를 넘어서 일, 직업인가 소명인가 열등 기능의 재발견 그림자를 끌어안다 4. 문학으로 비춰보다 5. 진정한 치유는 자기 자신이 되는 것이다 6. 홀로 서다 외로움에서 고독으로 내 안의 잃어버린 아이를 만나다 삶을 사랑하는 열쇠, 열정 영혼의 늪에서 의미를 찾다 나와 나누는 대화 우리는 모두 언젠가 죽는다 빛나는 잠깐의 정지 상태 주석 참고문헌 찾아보기 |
내가 누군지도 모른 채 마흔이 되었다
인생의 중간 항로에서 만나는 융 심리학
제임스 홀리스 저, 김현철 역, 더 퀘스트
원제
The Middle Passage: From Misery to Meaning in Midlife
중간 항로: 고통으로부터 중년의 의미를 찾아가는
“마흔이 되면 마음에 지진이 일어난다. 진정한 당신이 되라는 내면의 신호다”
제목에 마흔이 붙어 있지만 원제는 중년기를 말합니다. 작가 제임스 홀리스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융 학파의 정신분석가입니다. 융 심리학에 대한 대중서 15권을 집필했는데 이 책은 작가의 첫 책이라고 합니다. 2018년에 번역된 책을 가지고 있는데 현재 절판이고 올해 3월에 개정판이 나왔습니다.
융의 분석심리학을 바탕으로 중년부터 남은 삶을 의미 있게 잘 보내기 위한 여정을 안내합니다. 그러면서 제임스 홀리스는 융이 말하는 ‘마흔의 위기’를 ‘중간 항로(Middle Passage)’라 부릅니다.
중간 항로(Middle Passage)는 아프리카 서해안과 서인도제도를 연결하는 대서양 횡단 항로인데요. 바로 아프리카 노예들을 아메리카 대륙으로 이동시키는 바닷길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인생의 중년이라는 시기에 이렇게 끔찍한 이름을 붙인 이유는 뭘까요?
그 이유는 흔히 인생을 항해로 비유하곤 하는데, 이 여정을 다른 사람의 손에 맡긴 채 살아가다 보면 배 안에 갇힌 사람들처럼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원치 않았던 목적지에 닿게 되기 때문입니다.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너무 거대한 이름을 붙인 것은 아닌지, 생각만 해도 서늘합니다.
p.37
중간 항로는 개인이 삶의 의미라는 질문을 새로이 던질 수밖에 없을 때 일어난다. 어렸을 때는 상상하곤 했으나 세월이 흐르며 지워져버린 질문 말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가려져 있던 문제를 직면해야 할 때도 그렇다. 정체성에 관한 의문이 다시 떠오르며 그 책임을 더 이상 회피할 수 없게 된다. 다시 말하지만, 중간 항로는 우리가 ‘지금까지의 내 삶과 역할을 빼고 나면 나는 대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질 때 비로소 시작된다.
누군가는 조금 일찍, 누군가는 조금 늦게, 사람마다 차이는 있지만 융이 말했던 것처럼 마흔 전후에 마음에 지진이 일어납니다. 나는 누구인가, 여긴 어디인가, 지금 나는 원하는 삶을 살고 있나, 이대로 살아야 하나, 남은 삶은 어떻게 살아야 하나, 지금까지의 삶을 재평가하고 남은 인생의 의미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순간이 옵니다.
p.88
성장하여 스스로 책임질 것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삶은 무자비하다. 단순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성장은 중간 항로에서 정말로 피할 수 없는 요구사항이다. 이는 결국 타인의 중재 없이 자신의 의존성, 콤플렉스, 공포를 직면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가 짊어져야 할 몫을 타인 탓으로 돌리는 일을 그만두고 자신의 육체적, 감정적, 정신적 안녕을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
직면하고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말이 묵직하게 다가옵니다. 마음에서 요동치는 신호를 무시하지 말고 직면해야 합니다. 내면을 들여다보고 진정한 자기 자신을 발견하고 자신의 모습으로 살아가자는 메시지를 줍니다. 고통스럽지만 중년의 위기는 충분히 기회가 될 수 있으니 스스로 키를 잡고 항로를 정하자고요. 물론 행해 중에는 바람도 불고, 태풍도 오고 쓰나미도 오겠지만 말입니다.
p.193
중간 항로로 들어서기 위한 전제조건은 딱 하나다. 우리는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엄마나 아빠처럼 우리를 구원해 줄 사람은 없다는 사실을, 그리고 우리와 생의 여로를 함께하는 동료들은 자신의 길을 알아서 스스로 잘 개척할 거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중간 항로라는 중요한 기로에 셨음을 인정하고 나면, 자신의 삶을 구성하는 씨실과 날실을 스스로 살펴 과거와 지금을 잇는 실이 무엇인지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첫 걸음은 중간 항로에 들어섰음을 인정하기.
그 다음 잠시 멈춰 돌아보고 회고하고 다시 나아갑니다.
중간 항로를 문학으로 비춰보는 챕터에서 <파우스트>, <마담 보바리>, <지하생활자의 수기> 속 장면을 비유해서 해석했는데요. 작품을 안 읽어서 아주 가까이 와닿지는 않아서 조금 아쉬웠어요. 사례로 든 영미권의 저서나 작가도 마찬가지입니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나 예이츠 외 다른 작가들의 작품들도 많이 나와요.) 내용을 잘 알고 있는 독자라면 더 풍부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전체적으로는 페르소나와 그림자, 중년의 위기와 개성화 등 융 심리학의 기본적인 개념을 (그나마) 쉽게 풀어써서 나름 괜찮았어요. 작년에 과제 준비하다가 읽고 다시 읽은 책인데 인생의 시기와 맞아서 그런지 밑줄 치며 끄덕이며 읽었습니다. 비슷한 연령에 비슷한 고민을 가지고 있는, 그저 내 모습으로 온전하게 살아가고 싶어 하는 인생의 동지들과 찐하게 이야기 나누고 싶은 책입니다.
책장을 덮으며 되뇌입니다.
진정한 치유는 자기 자신이 되는 것이라는 걸.
오늘도 내 자신으로 살아가자고요.
중간항로는 후천적으로 만들어낸 성격과 '자기'의 욕구 사이에 무시무시하 충돌이 벌어지면서 시작된다.
과거의 나를 미래의 나로 교체해야 하며, 과거의 나는 숨통이 끊어져야 한다.
기대한 대로 되지 않았다는 배신감과 투사가 사라지면서 나타나는 공허함이 중년의 위기를 만든다. 그러나 이런 위기속에서만 우리는 부모의 결정, 부모 콤플렉스, 문화적 조건을 넘어 진정한 개인으로 거듭날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외부 세계가 우리를 구원해줄 것이라는 희망을 버려야 나 스스로 구원해야 한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생긴다.두려움에 가득 차 어른들이 구원해주기를 바라는 각자의 내면아이에는 이를 책임질 수 있는 어른이 이미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투사의 결과로 나타난 내용물을 인식하고 깨달음으로써 유년기로부터 자신을 해방하는 거대한 발걸음을 내디딜 수 있다.
유년기의 희망과 기대가 사그라졌음을 인정하고 스스로의 의미를 발견할 책임을 직접 져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때, 비로서 2차 성인기가 시작된다.
이들 모두는 현실을 그린 지도가 더 이상 실재 지형과 맞지 않게 된 그 시점에 자신을 괴롭히는 거대한 욕구와 감정에 반응했을 뿐이다.
자식을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스스로 개성화를 이루게 해주는 것이 부모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일다. 그래야 자식도 자신의 아이에게 똑같이 해줄 수 있다.
타인의 문제에 갇혀 신음하기보다 나의 개성화에 더욱 집중하자.
그러면 모든 사람이 조금은 더 행복해진다.
우리는 선험적으로 무의식적인 존재이지만, 자신의 고유한 특질을 의식할 때만 의식 안에 존재 할 수 있다. 개인성을 의식 수준으로 끌어올리려면, 다시 말해 외부의 대상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상태를 넘어서려면 의식적으로 차이를 만드는 과정, 즉 개성화가 필요하다.
타인과의 친밀한 관계에 충실하기 위해서는 타인으로부터 에너지를 얻지 않아도 될 정도로 자신이 스스로 충분히 발달해야 한다. 이는 개성화가 지닌 역설다. 마찬가지로, 사회에 기여하기 위해서 우리는 완전한 개인이 되어야 한다.
개성화를 진행하려면 고독해야 하고, 고독으로 들어서기 위해서는 스스로게 날마다 '나는 어떤 식으로 두려움에 빠져 나 자신과 내 삶의 여정을 회피고 있는가? 라고 물어야 한다.
마흔의 감정 흐름은 종종 지루함이나 우울함에 막혀버린다. 우리의 본성이 몹시 좁은 통로로 갑갑하게 움직이다 결국은 둑 안에 갇혀버린다는 뜻이다. 유희가 있어야 사는 데 힘도 생긴다.
"죽음에게 뼛조각 몇 개 말고는 아무것도 남겨주지마라 "
니코스 카잔차키스
현재의 삶을 가장 충실하게 살아야 한다. 과거에 대해 끝없이 불평만 하면서 망설임과 부끄러움 속에 말년의 허약함과 죽음을 맞아서는 안 된다. 우리가 가장 온전하고 충실하게 살아야 할 시기는 분명 바로
지금이다.
의식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는 콤플렉스에 지배당하고 말 것이다. 우리안에 있는 영웅은 개성화라는 부름에 응답해야 한다. 외부세계의 불협화음에서 벗어나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용기를 계속 지닐 수 있다면, 중간항로는 한때 잃어버렸던 삶으로 우리를 다시 이끌어준다. 그 모든 불안에도 불구하고 신기하게 자유로운 느낌이 든다. 스스로와 중요한 연결을 맺고 있는 한, 자신 밖에서 일나는 일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음을 깨달을지도 모른다.
F 내가 누군지도 모른 채 마흔이 되었다 ㅡ 제임스 홀리스 , 김현철 옮김 , 더 퀘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