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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 인문학

컬러 인문학

: 색깔에 숨겨진 인류 문화의 수수께끼

[ 양장 ]
리뷰 총점8.9 리뷰 21건 | 판매지수 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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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top100 4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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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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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00 (10% 할인)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3월 14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24쪽 | 740g | 189*246*20mm
ISBN13 9788934980858
ISBN10 893498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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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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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산타는 코카콜라사의 작품이라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나돌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 산타클로스의 원조 격인 4세기의 친절한 주교 성 니콜라스는 새빨간 복장을 하고 다녔다고 전해지지만 이를 둘러싸고 의견이 약간 분분하다. 성 니콜라스가 중세 시대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을 때 빨간색 옷을 입은 모습으로 종종 묘사되었지만 초록색 옷을 입은 모습도 있었다. 세월이 흘러 유럽 너머에서도 갈색과 기타 다른 색 옷을 입은 산타들이 등장했지만 19세기로 접어들면서 빨강이 공통으로 자리 잡았다. 오늘날의 산타 모습은 스웨덴 출신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코카콜라사에 기용되어 연작 광고 제작에 참여한 헤이든 선드블롬Haddon Sundblom의 작품이다.
--- p.41

네덜란드 화가 빈센트 반 고흐는 석황을 특히 좋아해 그의 유명한 해바라기와 노란 금잔화, 별과 가로등을 그리면서 석황을 사용했다. 짧은 생애의 마지막을 향해 가던 시절 그의 정신병적 증상 중에는 튜브에서 노란 물감을 짜서 바로 입으로 가져갔다는 증거도 있다.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이런 행동은 납 중독을 초래했을 테고, 그 결과 여러 가지 심리적 문제와 더불어 공격적인 행동, 망상, 기억 상실, 불면증, 심신 미약 등을 촉발했을 수도 있다. 다시 말해 결국 자살로 이어진 정신적 상태를 가속화했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이다. 반 고흐의 노랑을 향한 사랑이 결국 그를 죽였다고 하면 너무 심한 표현일까?
--- p.84

가톨릭에서 파랑은 대개 마리아 숭배와 관련된다. 실제로도 성모 마리아는 늘 파란 망토를 입은 모습으로 묘사되었다. 하지만 1세기의 팔레스타인에서 복음서의 마리아처럼 신분이 낮은 여성은 천연 양모로 만든 무색 옷을 입었을 확률이 높다. 염료는 비쌌던 데다 그나마 몇 가지 안 되는 색은 부자와 권력자, 로마인들의 차지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마리아의 파란 망토는 초창기 기독교인들의 머릿속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푸른 망토는 6세기 비잔틴에서 처음 등장했다. 가톨릭 자료에서 이 색을 제시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무엇보다도 파랑은 황후가 입는 색이었다. 또 파랑은 고요의 색이며, 하늘과 땅의 색이기도 하다.
--- p.115~116

이 색이 문화의 한복판으로 밀고 들어온 것이 정확히 언제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1967년 해이트-애시버리 주변과 샌프란시스코를 휩쓸었던 ‘사랑의 여름’ 때가 아니었나 싶다. ‘히피hippie’와 ‘플라워 파워flower power’라는 단어가 사전에 등재된 것도 바로 이때였다. LSD와 환각제를 털어넣고, 축제에서 애시드 록과 얼터너티브 뮤직을 듣고, 베트남전에 반대하고, 기성 패션과 가치, 도덕을 멀리하면서 작가 팀 리어리Tim Leary가 쓴 대로 “도취하라, 어울려라, 일탈하라”는 생각을 제대로 읽어낸 것이다. 이는 스콧 매켄지Scott Mckenzie의 1967년 노래 〈샌프란시스코San Francisco〉가 포착해낸 정신이기도 했다. 여기서 그는 ‘머리에 꽃을 꽂은 온화한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매체가 그 이야기를 다루기 시작하면서 ‘사랑의 여름’의 메시지는 급속하게 확산되었다. 색채 동향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이 모두에서 보라가 넘쳐났다는 사실을 금방 눈치챘을 것이다. 머리에 꽂은 보랏빛 꽃, 보랏빛 평화 사인과 사랑의 사인 같은 각종 모티브, 보랏빛으로 홀치기 염색한 옛날 할머니 조끼와 블라우스와 탑 등등. 곧이어 파리, 런던, 베를린, 도쿄, 스톡홀름을 비롯해 전 세계 젊은이들이 보라를 입었다. 지미 헨드릭스는 안개가 정신을 혼미하게 하고 있다는 가사로 끝나는 몽환적인 분위기의 〈퍼플 헤이즈Purple Haze〉라는 노래로 이 새로운 의미들을 흡수했다.
--- p.148

림프절형 페스트bubonic plague를 ‘흑사병black death'으로 부른 이유는 피하 출혈 때문에 피부 밑에 시커먼 흔적을 남겼기 때문이다. 그런 흔적이 생기고 나면 신체 일부가 죽어 시커멓게 변했는데, 바로 궤사 증상이었다. 죽을 때쯤 되면 희생자는 온통 시커멓게 변해 꼴이 말이 아니었다. 지금은 이 병이 곰쥐에서 발병해 벼룩이 퍼뜨린다는 사실이 알려졌지만 그때만 해도 그렇지 않았다. ‘흑사병’을 언급한 유럽 최초의 기록은 135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벨기에 천문학자 시몽 드 세비노Simon de Cevino는 이 병을 가리켜 ‘검은 죽음mors nigra’으로 불렀지만 영국에서 문제의 이름을 얻게 된 것은 1823년 와서였다. 흑사병은 18세기 유럽, 19세기 중반의 오토만 제국과 중국, 20세기 초의 오스트레일리아 오지와 미국 등지에서 잇달아 발생하며 전 세계적으로 2억 명에 이르는 목숨을 앗아간 것으로 추정된다.
--- p.198~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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