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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불편해

남자는 불편해

: 모두를 위한 남자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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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4월 04일
쪽수, 무게, 크기 240쪽 | 272g | 128*188*9mm
ISBN13 9788998602697
ISBN10 89986026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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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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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아이의 아빠가 보였다. 그는 자전거를 옆에 세워두고 가슴 위로 팔짱을 낀 채 200미터 아래에 있는 아들을 조용히 노려보았다. (중략) 그 얼굴은 “강해져! 징징거리지 마! 남자답게 굴어!”라고 말하고 있었다. 그것은 남자로서 살아가는 일의 분노와 고통을 고스란히 대물림하는 자의 얼굴이었다. 아이의 입장에 선 나는 격렬한 분노에 사로잡혔다. 그래서 참지 못하고 아이 아빠에게 이렇게 말했다. “당신 아들이 자라서 좋은 심리치료사를 구할 형편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오.” 그는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 pp.11-12

내가 크로스드레서여서 얻은 게 하나 있다면 그것은 남자로 살아가는 일을 더 예리하게 통찰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열두 살 때부터 나 자신의 남성성에 집중적으로 의문을 던져왔기 때문이다. 나는 나 자신에서 살짝 빠져나와, 무너져가는 거대한 남성성의 돔 문 앞에서 서성이는 의심하는 자였다. --- p.18

사이클링은 내가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분야다. 나는 매우 튼튼하며 강한 사이클리스트다. 자전거를 타고 언덕을 올라가다가 나보다 훨씬 앞서 가는 누군가를 발견하면 정상에 도착하기 전에 반드시 그를 앞질러야 한다. 그러지 않고는 못 배긴다. 거의 다 따라잡았을 때 나는 잠시 속도를 늦추고 숨을 고른다. 그들 곁을 스쳐갈 때 숨 헐떡이는 기색 하나 없이 쾌활하게 인사를 건네기 위해서다. 나는 중년의 사이클링 친구들과 농담을 나눌 때 우리 모두 등 뒤에 나이를 적은 천을 핀으로 꽂고 달려야 한다고 말한다. 훨씬 젊은 라이더들을 앞질러갈 때 그들에게 한층 더한 굴욕감을 선사할 수 있도록. --- p.70

남자들은 흉계를 꾸미느라 정말로 자신을 위장하고 싶을 때는, 그러니까 진짜로 카무플라주하고 싶을 때는 회색 비즈니스 정장을 입는다. 그들의 진지한 복장의 주된 기능은 단지 똑똑해 보이게 하는 것이 아니다. 절도범들이 평범한 일꾼으로 보이려고 눈에 잘 띄는 형광색 안전조끼를 입듯이, 남자들은 눈에 띄지 않기 위해 비즈니스 정장을 입는다. --- p.89

내가 〈올 맨〉을 통해 인터뷰했던 모든 남자 중에서 자신의 남성성에 대해 가장 느긋했던 사람은 케이지 파이터 콜린 ‘프릭쇼’ 플레처였다. 프로 종합격투기에서 성공적인 경력을 이어가고 있는 탄탄한 체격의 그는, 그 무엇도 증명해야 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 사람답게 자신의 남성성에 관해 솔직하고 유머러스하게 말했다. 호러쇼의 광대 같은 파이터 페르소나와 우스꽝스러운 문신은 동료 격투기 선수들이 종종 뿜어내는 정통 마초성을 조롱하는 것 같았다. --- pp.157-158

남자의 완성이란 정상에 오르는 경험이라고 흔히 선전된다. 전투에서 승리하고, 여자들을 끌어당기고, 순수한 아드레날린이 분출하는 절정의 순간이야말로 남자다운 것이라고. 그러나 인생은 그런 게 아니다. 자동차(남성성)를 몰고 경주 트랙에 올라서는 일은 실제로 있다고 하더라도 매우 드물기에, 우리에게는 일상을 살아가는 데 적합한 새로운 버전의 남성성이 필요하다. 주차하기 쉽고 트렁크가 넓고 어린이 좌석이 있으며 연비가 좋은 남성성 말이다. 남자들은 평화에 어울리는 장비를 갖추는 법을 배워야 한다. --- p.178

오토바이나 자전거를 탈 때처럼 두 개의 바퀴로 달릴 때 우리의 목숨은 고무 타이어 두 개의 좁은 궤적, 즉 접촉면에 의지한다. 접촉면은 타이어가 매 순간 도로와 접촉하는 부분이다. 어느 한도 내에서는 고무가 더 부드럽거나 타이어의 압력이 낮을수록 접촉면이 더 넓어지는 경향이 있고, 그에 따라 접촉면이 제공하는 접지력도 더 커진다. 인간관계에서 상처에 더 취약하다는 것은 우리 자신의 더 많은 부분을 그 관계에 내어놓고 더 기꺼이 상대방에게서 영향을 받을 준비가 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오토바이를 탈 때처럼 인간관계에서도 우리의 행복은 그 접촉면에 달려 있다. 취약성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충분하지 않다. 취약성은 미래에 남자들이 누릴 행복에서 핵심 역할을 맡을 것이다. 우리는 취약성과 감정에 대한 생각을 새롭게 바꾸어야 한다. 상처에 취약한 남자는 기괴한 돌연변이가 아니다. 그는 상처받는 일에 열려 있는 동시에 사랑에도 열려 있다. 그런 게 바로 정서적 건강함이다. 분노와 두려움과 슬픔을 억지로 눌러두지 않는 남자는 더 큰 기쁨과 더 친밀한 관계를 누릴 수 있다. --- pp.200-201

내가 좀 변태적이라는 걸 아주 어린 나이인 일곱 살 때쯤 알았지만, 그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는 몰랐다. 그러다 열세 살 때쯤 주간지에서 크로스드레서에 관한 글을 읽었다. 내 자격증에 이미 쓰여 있던 것을 그때 처음으로 읽은 것이다. 마침내 나는 언어를 갖게 되었다. 나처럼 느끼는 다른 사람들에 관한 글을 읽자 드레스를 입고 싶은 충동은 갑자기 더 이상 비밀스러운 내면의 대화, 내 의식과 무의식 사이에서만 오가는 대화가 아니게 되었다. 이제는 세상을 향해 말할 수 있는 또는 말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까. --- p.213

점점 더 포르노화되어가는 섹스에 대한 기대와 실제로 매일 함께 살아가며 겪는 경험 사이의 격차에 대처할 방법을 몰라 힘들어하는 젊은이들이 많다. 자신의 성적 취향에 완벽하게 들어맞는 포르노 식단에 익숙해져 있는 젊은이가 실제 여자와 정서적으로 복잡한 상호작용을 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을 때, 게다가 (헉!) 그녀에게도 자기만의 생각이 있다는 걸 알았을 때, 그는 그 상황을 감당해낼 수 없을 것이다.
--- p.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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