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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루이제 린저
관심작가 알림신청Luise Rins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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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는 약간은 비겁하고 계산적이고 이기적이지. 위대함과는 거리가 멀어. 내가 그리고 싶은 게 바로 이거야. 우리는 착하면서 동시에 악하고, 영웅적이면서 비겁하고, 인색하면서 관대하다는 것. 이 모든 것은 밀접하게 서로 붙어있다는 것. 그리고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한 사람으로 하여금 어떤 행위를 하도록 한 것이 무었이었는지를 아는 일은 불가능하다는 걸 말야.
--- p.151 여자 형제들은 서로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있든지 혹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든지 둘 중 하나다. 나의 동생 니나에 대해 나는 얼마 전까지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그녀는 나보다 열두살 아래였다. 내가 결혼했을 때 그녀는 더부룩한 갈래머리에 팔과 다리에 수많은 상처 자국을 지닌 깡마르고 무뚝뚝한 열 살짜리 소녀였다. 나의 결혼식 때 부모님이 니나에게 마치 시동처럼 내 면사포를 들고 가도록 시키자 그녀는 입을 꾹 다물고 몹시 화가 난 듯 얼굴이 하얗게 질려 가지고는 나의 면사포에 침을 뱉었다 나중에 조금 나아지기는 했지만 니나는 결코 귀엽거나 사랑스런 아이는 아니었다. 니나는 자기를 제발 가만히 좀 내버려둬 달라고 나에게 몇 번이나 단호히 말했고, 나 또한 그후 한번도 그녀에게 신경쓰지 않았다. --- 본문 중에서 |
삶의 한가운데를 지나서 도달하게 되는 ‘인간이 삶을 살아가는 방식’
『삶의 한가운데』는 주인공 니나를 사랑하는 슈타인의 일기 및 편지, 그리고 니나와 그녀의 언니 간의 며칠 간의 짧은 만남과 대화로 구성되어 있다. 이 소설의 주인공 중 하나인 슈타인은 니나와는 정반대의 인물이다. 의사인 슈타인은 그저 평범한 중년 남성이었으며 그저 지루한 하루하루를 지내고 있었다. 그러던 그 앞에 니나 부슈만이 나타난다. 광기와 절망으로 가득 차 있는 이 어린 소녀와의 만남으로 무의미한 그의 일상은 한순간 삶의 정점에 내던져진다. 그 후 슈타인은 아직 어린 소녀이던 때부터 니나가 성숙한 여인으로 성장하기까지 십팔 년간이나 삶의 전 과정을 지켜보게 된다. 슈타인은 그 전 과정 동안 니나를 자신의 목숨처럼 사랑하게 되지만, 그녀가 다른 남자와 결혼하고 또 다른 남자의 아이를 임신하고, 나치즘과의 투쟁 때문에 투옥되고, 자살을 기도하고, 턱없이 타락하는 순간순간을 고통 속에서 바라볼 수밖에 없다. 그리하여 슈타인은 오직 니나라는 한 여자를 통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는 온갖 삶의 잔혹한 이면을 모두 경험하면서 어느새 절망 속에서도 참된 삶의 자각을 해나간다. 이 소설은 18세기 괴테의 서간체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과 비교된다. 우선 서간체 형식이라는 점 때문이기도 한데, 그 점 외에도 베르테르가 로테와의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권총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것처럼, 슈타인 역시 니나와의 사랑을 이루지 못하며 니나를 만난 지 꼭 십팔 년 되는 날 역시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것이 유사하다. 그렇지만 베르테르가 격정의 인물이라면, 슈타인은 격정을 예지와 이성으로 다스릴 줄 아는 인물이었다. 그래서, 그는 십팔 년 동안 사랑의 감정에 휩싸여 있으면서도 끝내 그것을 달성하지 못하고 니나의 마음 주변을 맴돌 뿐이다. 그는 죽기 전날 니나를 만나 니나에 대한 자기의 사랑을 확인하는 것으로 그의 사랑의 대미를 장식한다. 이처럼 괴테가 베르테르라는 전인미답의 새 유형의 인물을 창조한 것처럼, 루이제 린저 또한 슈타인이라는 매우 독특한 인물을 창조했다고 볼 수 있다. 이 작품에서 새로운 인물이라면 슈타인보다는 니나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니나의 직선적, 모험적, 충동적 성격은 작가 루이제 린저의 성격이기도 하다. 자신의 절망을,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마치 큰 재산처럼 부러워하게 만드는 여자, 삶을 너무나 사랑했기에 그 삶이 자기를 배반했을 때 그 삶을 가차없이 버릴 줄 아는 여자, 가만히 있기보다는 차라리 모험을 택해 전부를 기꺼이 잃으려고 하는 여자,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자기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질 줄 아는 여자, 심지어 그 사랑까지 버릴 줄 아는 여자, 충동과 격정에 자신을 내맡길 줄 아는 여자. 이러한 니나였지만, 반나치즘 투쟁과 휴머니즘에 대한 태도 등 작가의 이념이 그대로 투영된 인물이기도 하다. 결국 이 소설을 두고 전 세계의 젊은이들이 열광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작가가 삶의 의미를 부단히 추구하고 모색하는 매혹적인 인간상을 그려내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고통과 격정에 헌신하지 못하는 사람은 죽을 수도 없다. 죽는다는 것은 마지막 헌신이기 때문이다. - 루이제 린저 |
루이제 린저는 시대 악에 용감하게 맞서 싸운 작가다. - 토마스 만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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