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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잘하고 싶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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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보다 무거운 어깨를 짊어진 십대들의 진짜 외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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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1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224쪽 | 384g | 148*210*20mm
ISBN13 9788993195729
ISBN10 8993195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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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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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이지은
‘100명의 학생이 있다면 100가지의 공부법이 있다’는 생각으로 상담하고 강의하며 책을 쓴다. 한겨레 “함께하는 교육”의 기획위원으로 ‘이지은의 통통 학습법’을 연재하며 학습법 멘토로 활동 중이다. 아이들의 마음속에 들어갔다 나온 듯한 정확한 상담은 입소문을 통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쉬우면서도 울림이 있는 글은 칼럼과 책으로 전해져 부모와 학생의 많은 공감을 얻고 있다. 지은 책으로, 《중학생 공부고민 상담실》, 《수능이 끝나면 그네를 타라》, 《중학교에서 완성하는 자기주도학습법》, 《초등 4학년부터 시작하는 자기주도학습법》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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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애가 저 모양이야!”
유상이가 잠든 줄 알고 한 말이었을 것이다. 유상이는 그대로 굳었다. 그리고 그 이후로는 웃음도 말도 사라졌다.
“진짜 충격이었어요. 그때까지는 진짜 내가 제일 잘났고, 그냥 무조건 예쁜 아들인 줄 알았거든요. 근데 부모님도 날 안 좋게 생각하는구나, 저게 진심이구나 싶은 거예요.”
그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 듯 다 큰 사내아이의 눈이 빨개졌다. 엄마는 어릴 때 아이의 습관을 잡는다며 심하게 혼냈던 것이 기를 죽인 것 같다고 걱정이었지만 진짜 속사정은 그게 아니었던 것이다.

아이들은 부모와의 갈등에 신경 쓰느라 문제의 본질을 잊곤 한다(어른도 마찬가지이긴 하다). 적당히 연락만 하고 지내려고 생각했다가도 엄마의 잔소리에 밀리면 그 친구와 만나는 것이 무슨 독립운동이라도 되는 양 걸리지 않으려고 기를 쓴다. 그러고는 ‘나 얘한테 왜 이렇게 집착하지?’ 하며 스스로도 헷갈린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 분별력을 길러야 한다는 것이고, 가능하다면 그 친구에게 위로와 자신감을 줄 수도 있어야 한다. 다 큰 녀석들에게 나쁜 물들까 무조건 친구를 피하기만 하라고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사람이라면 누구나 혹독함을 견디는 법과 함께 가는 법을 알아야 한다.

“너는 널 포기한 적 없니?”
아름이는 한참 만에 대답했다.
“없어요.”
“한 번도?”
“네.”
“그럼 됐어.”
아름이의 대답은 지난날의 회상이기도 하고 앞으로의 다짐이기도 하다. 세상이 날 포기해도, 학교가 날 포기해도 심지어 부모가 날 포기해도 나는 나를 포기하지 않으리라. 부모님의 기대에 못 미치면 좀 어떤가. 나에게 기대하는 사람이 줄어들면 실망하는 사람도 줄어든다. 괜찮다. 남들의 욕심이 큰 것이지, 내가 부족한 것이 아니다.

“너 꼴찌잖아.”
“네…….”
“근데 짜증날 게 뭐 있어.”
사춘기 아이들은 감정 관리에 미숙하다. 나는 화연이가 구체적으로 무엇 때문에 짜증이 난 것인지 자신의 감정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기를 원했다.
“그걸 엄마한테 말하면 걔네 엄마도 절 무시할 거고……. 아무튼 남의 성적을 막 말하니까요.”
“자존심 상했다 이거야?”
“자존심도 상하고, 걔 말투가 완전 저를 우습게 보는 투였어요. 그것도 모르고 저는 걔랑 계속 어울려 다녔으니 얼마나 바보 같아요. 그리고 걔네 엄마도……. 하긴 내가 엄마여도 꼴찌랑 노는 걸 싫어하겠지만, 몇 년 동안 알고 지낸 사이인데 어떻게 성적 하나 가지고 화연이랑 놀지 말라고 할 수가 있어요?”
꼴찌를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 말투. 화연이는 거기에서 상처를 받은 듯했다. 그것은 자신이 꼴찌를 했다는 사실보다 더 충격이었고, 서운함이나 창피함보다 놀라움에 가까웠다.

고등학생쯤 되면 부모는 이미 무섭지 않다. 온갖 것을 다 알려고 하는 것이 귀찮을 뿐. 나쁜 짓을 부모에게 숨기는 이유는 집안 시끄러워지는 것이 싫기 때문이다. 엄마의 기절초풍하는 소리, 친구네 엄마들에게 전화를 돌리는 소란스러움, 퇴근하는 아빠의 화난 표정, 밤까지 이어지는 큰 소리, 불편한 잠자리 등이 싫기 때문이다. 그 난리를 피우느니 혼자 비밀을 간직하는 것이 백 번 낫고, 그 대가는 멍한 눈이다. 아이들이 친구들에 그토록 빠져 있는 이유는 친구들도 모두 그런 비밀이 있기 때문이다. ‘지네들끼리’ 있다고 해서 답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자신의 가치 있는 성장에 도움이 될 게 없다는 것도 안다. 그래도 답답한 마음은 풀어놓을 수 있지 않은가.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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