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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8월 26일
쪽수, 무게, 크기 264쪽 | 380g | 140*195*20mm
ISBN13 9791187580256
ISBN10 1187580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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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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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했다’는 말은 이상하게 어울리지 않는다. ‘선택되어졌다’는 말이 더 어울린다. 그러고 보면 선택은 늘 그랬던 것 같다. ‘선택했다’가 아니라 늘 ‘선택되어졌다’가 더 어울렸다. 어느 쪽의 미련이 더 가벼운가를 재기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그 선택을 감당해낼 만한 힘이 내게 없어서였는지 모르겠지만 선택된 내 시간을 보냈다. 그게 맞고 그렇게밖에 되지 않는 내 상황과 타협했다. 그럴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선택이 모든 것을 결정짓지 않는다」중에서

과거는 대부분 기억의 파편이다. 온전치 않다. 사람은 과거에서 좋은 것만 기억으로 남기려 하거나 좋지 않은 것들은 기억에서 지우려 한다. 심지어 제대하고 난 후 군대를 아직 가지 않은 사람들에게 “한 번쯤 가볼만하다”며 헛소리를 한다. 분명 맞는 말이지만, 안 가볼만한 이유도 101가지는 된다. 파편은 우리가 기억하고 싶은 것들만 기억하게 한다. 그래서 곧잘 군대 축구처럼 미화된다. 반면에 현재는 온전하다. 하나부터 열까지 몸으로 마음으로 느껴진다. ---「온전한 아픔」중에서

예전에 생각하던 나의 모습과 지금의 나의 모습은 많이 다르다. 지금쯤이면 꽤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을 거라 생각했고, 지금쯤이면 ‘이루었겠지’ 하던 것들이 있었다. 노트 귀퉁이에 끼적거려 놓았던 많은 삶의 목표들이, 그것도 아니라면 아주 소박한 바람들이 내 눈앞에 있을 거라 믿었다. 하지만 노트 귀퉁이에 적혀 있던 소망들은 여전히 노트 끝에 존재할 뿐 내 인생에는 없었다. 부단히 노력하며 살았지만 ‘이번에는 여기까지 하자, 이건 다음에 하자, 이건 내년에 하자’며 조금씩 미뤄두었다. 그렇게 밀리고 밀려 기억 속에서 사라진 것도 많고, 남아있는 것들조차도 여전히 내 인생에서 이루고 싶기만 할 뿐 순간순간 닥쳐오는 현실에 밀려 노트 끝에서 찢겨나갔다. ---「인생은 좀 밀리고 밀리다 도착하는 법이다」중에서

어릴 때는 누구나 자신감이 넘친다. 세상의 찬사와 감탄을 한몸에 받는다. 태어난 것만으로도 신기하고 다채롭고 영광스럽다. 존재가 기쁨이 된다는 것을 세상에 보여준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조금씩 나에 대한 의심이 시작된다. 우리는 그렇게 영광스럽지도 신기하지도 않은 존재라는 것을 자각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나 스스로를 의심하기 시작하면 조금씩 조금씩 할 수 있는 것들이 줄어든다. 심지어 할 수 있는 일도 하지 않으려 한다. 나 스스로가 의심스럽기 때문이다. 잘하고 있고 누군가 잘하고 있다 말해줘도 그 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의심하기 시작한 나를 믿는 일은 어렵다.
---「우리는 슈퍼 히어로였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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