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9년 05월 13일 |
---|---|
쪽수, 무게, 크기 | 312쪽 | 498g | 145*210*30mm |
ISBN13 | 9791196679200 |
ISBN10 | 1196679207 |
발행일 | 2019년 05월 13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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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12쪽 | 498g | 145*210*30mm |
ISBN13 | 9791196679200 |
ISBN10 | 1196679207 |
제1장 아름다움이 없는 일은 하고 싶지 않아 12 아름다운 것들은 대부분 외롭고 14 다들 외롭잖아. 안 그런 척할 뿐이지 18 상처는 만들지 않을 수 있다면 만들지 않아야 합니다 22 우리 생을 더 빛나게 하는 건 사랑보다는 휴일 27 “괜찮아”하고 말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28 인생은 나쁘고 가끔 좋을 뿐입니다 32 우리는 고독하면서도 개별적인 선인장 35 아름다움이 없는 일은 하고 싶지 않아 38 우리가 사랑하는 것이 우리를 사랑할 것입니다 42 괜찮으니까, 괜찮을 거야 제2장 당신이 아니면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서 46 우리는 언제나 떠나려 하고 있었다 49 하루에 하루씩 하루만큼 사라져 가는 52 내 속에 얼마나 많은 사랑이 있고 행복이 있는지 56 사랑하도록 합시다 59 달립니다, 가랑비 60 그런 거죠, 네, 그런 겁니다 62 배를 띄운 밤바다같이 달을 내건 밤하늘같이 65 조금 더 안고 있도록 합시다 66 이게 사랑일까 68 별빛 하나로도 생을 건너가는 사람이 있답니다 72 당신이 아니면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서 76 그렇게 살아갈 것 80 우리가 기억할 만한 건 꽃 한 다발의 일일 뿐일지도 84 당신은 좋은 사람입니다 86 이별에 관하여 89 우린 의외로 쉽게 잊혀진다 제3장 뜻대로 된다면 인생이 아니겠죠 94 약간의 각오와 약간의 여유 그리고 즐겨 보자는 마음가짐 98 죽기 살기로 덤빌 필요가 없으니까요 102 일단 눈 앞의 일에 집중하자고요 106 잘 살고 있지? 109 기계처럼 쓰는 사람을 작가라고 부릅니다 114 중요한 것은 멈추지 않는 것이죠 118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시간은 우리가 이미 보냈던 시간들이다 122 에스프레소는 에스프레소 잔에 125 돈을 벌면 기분이 좋잖아요 129 비난하는 사람은 늘 있게 마련입니다 132 하나를 준다고 하나를 얻는 건 아니더라고요 134 그때 거절했더라면 불면의 밤을 보내지 않아도 되었을 텐테 138 비관이라는 현미경, 낙관이라는 망원경 142 먹기 좋은 온도 145 단순한 것이 아름답다 148 북극곰은 북극곰의 인생을, 얼룩말은 얼룩말의 인생을 152 뜻대로 된다면 인생이 아니겠죠 156 맛없는 음식을 먹기엔 아까운 것이 인생이지 제4장 절망보다는 포트와인, 사랑보다는 에그 타르트 162 어딘가에는 반드시 무언가가 있다 166 각자의 인생에는 각자에게 일어날 만한 일만 일어난다 170 쉬는 이유 176 저지르고 생각합니다 180 포기할 땐 쿨하게, 멋있잖아요 184 여행이 아니었다면 나는 이 세계를 188 절망보다는 포트와인, 사랑보다는 에그 타르트 192 케언스, 그 해 여름 202 그러니까 우리는 조금 더 행복해졌습니다 214 여행을 왔기 때문에 여행하고 있는 것이에요 224 어찌 모든 인생을 걸고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234 오늘이 나쁘다고 내일까지 나쁘라는 법은 없어 238 그러니 계속 걸어가렴 241 목련의 시간 242 혹등고래의 캔맥주 따개 꼬리 244 인생이 팩트로만 이뤄진 건 아니죠 제5장 모든 꽃들이 시들고 모든 풍경이 사라져도 251 나만 생각할 것 252 지금 사랑해야지. 우린 점점 사라지고 있으니까 256 바간에서 260 조금 더 낙관적이 되었고 조금 더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264 밤의 공항에서 268 모든 꽃들이 시들고 모든 풍경이 사라져도 272 사랑같은 건 없어도 되고 276 우리는 사랑했고 더 깊은 눈동자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280 잠든 당신의 등에 귀를 댄 적이 있다 286 당신의 솔을 따라 290 나는 더 많이 여행할 것이고 나는 더 오래 외로울 것이다 294 사랑은 떠나고 여행만이 남았으니 298 사랑을 잊고 생과는 무관하게 300 변한 건 아무것도 없다. 아니, 모든 것이 변했다 304 나는 여행했고 당신은 아름다웠다 309 에필로그 |
최갑수 작가의 책을 나름 꽤 읽었다.
어제보다 나은 사람
음식은 맛있고 인생은 깊어갑니다
사랑보다도 더 사랑한다는 말이 있다면
그리고 이번에 <밤의 공항에서>를 읽었다.
각각의 책들이 특색이 있고 나름 주제가 있다. 그럼에도 한 작가의 책을 여러 권 읽다보면 보이는 게 있다.
최갑수 작가도 그렇다. 계속 반복해서 나타나는 그만의 글 꼬리표다. 그것은 최갑수 작가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좋은 영향을 주기도 하겠지만 또 한편으로는 상대가 너무 쉽게 읽혀 다음 책이 나왔을 때 고민하게 만드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그의 책에는 아름다운 글들이 많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아름답다와 상대되는 개념은 아니지만, 지나치게 현실주의 입장을 견지하는 글, 삶을 기대하고 소망하고 꿈을 꾸고 비전을 가지는 낙관론보다는, 삶이란 원래 그래, 라고 하는 시니컬하고 심드렁한 관조형 글들도 많다.
"살아가는 일은 어쩌면 고통에 점점 무뎌져 가는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 때로는 남 탓으로 돌리기도 하고 어리광도 부려봤지만, 인생이 뭐 그런 걸 들어줄 정도로 만만한 녀석은 아니잖아요." (28쪽)
"스쳐가는 풍경들을 바라보며 '존재에 특별한 이유 따위는 없어. 그냥 고유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거지 뭐'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냥 하루하루 이렇게 저물고 우린 그 시간 속에 조용히 서 있다 어느 날 사라지는 거죠. 네, 그런 겁니다." (60쪽)
참 맥 빠지는 글이다. 그렇지 않은가. 아우슈비츠에 끔찍한 수용소에서 살아남아 로고테라피 이론을 만든 빅터 프랭클의, 의미를 가질 때 우리는 살아갈 수 있다는 의미요법까지는 아니더라도, 우리 인간 존재에 대해 이렇게까지 무관심하게 내팽개칠 수는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런 글을 읽고 공감을 하고 치유를 받는다. 삶을 회복하고 그래, 하며 다시 걸어갈 힘을 얻는다. 이 점이 바로 최갑수 작가의 가장 치명적인 약점이면서 강점이다.
대부분 저자의 책은 이 두 관점이 씨줄과 날줄로 서로 교차하며 편직되어 나타난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그가 직접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아름다운 사진들이 가득 깔린다. 피사체는 사람이 많은데 참 잘 찍었다.
저런 심드렁한 글 옆에는 이렇게 예쁜 사진이 병렬로 배치되어 있다. 이런 편집이 바로, 사람을 무장해제시키는 비장무기다.
그는 처음부터 전문 여행작가는 아니었는데, 어찌하다 여행작가가 되었고, 지금은 그 삶을 사랑한다.
고독을 즐기고, 여행을 좋아한다.
하지만, 여행이 일이 되었을 때, 가기 싫은 곳을 가야할 때 그는 싫은 티를 낸다. 그리고 여느 직장인과 마찬가지로, 억지로 하는 일은 즐겁지 않다고 토로한다.
책 제목이 왜 <밤의 공항>일까, 하고 생각을 했다. 여행을 다니는 사람이라면, 공항이라는 단어가 주는 이미지가 있을 것이다. 나는 태어나서 딱 세 번 공항엘 가봤다. 결혼하고 제주도로 신혼여행 갈 때 한 번, 그리고 회사에서 12일 동안 연수겸 유럽에 갔을 때 한 번, 그리고 일본에 업무차 혼자 출장을 갔을 때. 그래서 나는 밤 공항에 대한 추억이 없다.
밤의 공항,은 추억이 될 수 있을까, 책 표지와 함께 제목을 읽으며, 처음에는 밤의 공항이 다소 낭만적인 단어, 공간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러다 곧 깨달았다.
밤의 공항은 슬프고 외롭고 피곤한 공간이라는 것을.
"세상에서 가장 피곤한 말은 밤의 공항이다." (80쪽)
저자는 자신이 던진 저 문장에 대해 더 이상 설명을 늘어놓지 않는다. 밤의 공항에서 할 일은 아침이 오기까지 기다리는 것이다. 침대도 없다. 따뜻한 커피도 없을 것이다. 피곤과 피로만 있을 것이다.
저자는, 여행의 환상, 여행의 낭만, 여행 작가에 대한 부러움따위는 모두 던져버리라고 말한다.
끊임없이 짐을 싸고, 떠나고, 새로운 문화에 적응하는 따위는 해외여행을 즐긴다면 반드시 거쳐가야 할 관문일 것이다.
저자는 여행의 피곤함, 여행 취재의 힘듦을 여러 책에서 지속적으로 반복해서 말한다. (사실 이제 알겠으니까 그 말은 다른 책에서는 그만 했으면 좋겠다.)
"나는 프로페셔널 여행작가인데, 이 직업은 1년 내내 여행과 사진과 글에 대해 생각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다. 밥을 먹을 때도, 걸을 때도, 영화를 볼 때도, 음악을 들을 때도 여행 콘텐츠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170쪽)
그럼에도 불구하고, 밤의 공항을 생각하노라면 지나치게 슬프다. 밤의 공항에서 홀로 가방을 껴안고 바닥에 주저앉아 있을 저자를 생각한다.
이 책은 내게 그렇게 다가왔다.
아름다운 글, 아름다운 사진, 다시 살아갈 힘을 주는, 뼈때리는 교훈 같은 글들 속에서
저자는 여전히 고독하다. 어쩌면 이 책을 쓸 즈음에는 사랑하는 누군가와 이별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 책은 그 사람에 대한 헌사처럼 느껴진다.
"다시 사진을 보고 있다. 우리는 서로를 연민하고 있고 우리는 서로를 사랑하고 있다. 쓰다듬으며 손을 내밀고 있다. 지금은 아무 상관없는 사이가 되었지만 그것이 아쉽지는 않다. 그 시간은 사라지지 않을 테니까. 여전히 달콤하게 이 우주 속을 떠다니고 있을 테니까.
당신은 끝까지 아름다울 것이고 나는 여행할 것이다. 아직 나에겐 많은 풍경이 남아있다." (311쪽. 책 마지막 문장)
저자는 아직 많은 풍경이 남아있다고, 호기롭게 소리친다. 하지만 나는 그에게 말해주고 싶다. 그 풍경이 모두 빛바래면 그땐 어떻게 할 거냐고. 그러니 얼른 사랑하는 사람에게로 돌아가라고. 그를 붙잡으라고.
"결국 공항이다. 어디론가 가기 위해 나는 서 있다. 쓰고, 읽고, 떠나는 일이 내겐 다 참고 견디는 방식이다. 여행은 생을 잊는 가장 쉬운 방법, 나는 무심한 세계에 있고 싶다. 카페와 호텔을 전전하는 삶이고 싶다." (291쪽)
그러지 마라. 결국 밤의 공항이 아니길 빈다. 참고 견디기 위해, 잊기 위해 선택한 가장 쉬운 방법, 당신에게 여행인 그 방법을, 무심하게 살고 싶은 그 마음을, 전전하는 삶을 살고 싶은 그 마음을, 이제는 조금씩 양보해보길 권한다.
당신은 끝까지 아름다울 수 있다. 여행도 끝까지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소유한 것이라고 생각한 풍경은 곧 빛이 바랠 것이다. 그러면 그 사랑, 그 아름다움도 같이 쇠락할 것이다. 그러니 부디. 그대여. 풍경은 이 책으로 남겨두고, 얼른 사랑을 향해 달려가길.
밤의 공항에서, 아침이 밝거든, 주저하지말고 달려나가 햇살을 맞이하길.
그의 책은 여행작가의 여행에세이라고 보기 어렵다. 여행지에서 일어난 일을 재미나게, 아름답게 설명하는 글들은 별로 없다. 여행보다는 저자의 생각, 저자의 의식의 흐름, 여행을 하면서 느꼈던 고독과 삶과 이별과 사랑에 대한 일기, 화보집에 가깝다.
"세상은 그렇게 허술하지 않다. 적당히 해서 되는 것도 있지만, 적당한 것들은 딱 적당한 수준에만 그치게 된다. 지금에야 뒤돌아보니 너무 쉽게 타협한 것이 아닌가. 더 고집을 부렸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자주 든다.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시간은 우리가 이미 보냈던 시간들이다." (119쪽)
나는 당신의 사랑을 믿는다.
"당신의 잠든 등을 열고 들어가고 싶었다.
가서 뼈처럼 눕고 싶었다.
거긴 따뜻할 것이고
당신의 숨소리로 고요할 것이고
한숨 자고 나오면 모든 일이
먼 옛날의 지나간 파도처럼 여겨질 테니."
(281쪽)
나도 밤의 공항에 드러누워 있는
기분으로 글을 읽는 중이다.
그는 변한 건 아무것도 없다더니
이내 모든 것이 변했다고 썼다.
어떤 것은 변하고 어떤 것은
변하지 않았다.
나또한 성장했지만 어느 부분은
또 그대로 남아있는 것 같다.
나는 어릴 때와 같지만 다르기도 하다.
조금 낯선 사람이 되었을 뿐.
최갑수 작가의 책을 한 권이상 읽었지만.
이번 책이 가장 좋았다.
특히 사진까지.
그러니까 처음 책을 펼치고 사진을 한없이
바라봤을 정도다.
밤의 공항이 그대로 담겨있는 사진들이
특히 최고였다.
한 장의 사진으로 여행지의 분위기를 느낌을, 순간을 잠시라도 경험해 볼 수 있는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작가 최갑수.
좋아하는 일이 직업이 된다면, 난 즐기면서 할 수 있을까? 꽤 오래전 종종 여행작가들의 블로그와 책을 읽고 보면서, 일상과 여행을 병행하며 살아가는 삶이란 어떤 기분일까?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있다. 아마 여행을,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지 않을까? 여행지를 정하고 항공권을 예약하고, 여행 일정을 세우며 짬짬이 난 어떤 여행을 하게 될까를 상상하고 설레는 나날을 보내게 된다. 그러다 여행 출발일이 다가와 공항 가는 버스에서 그 설렘은 점점 고조되고 공항에 도착해 비행기에 탑승하는 순간까지 설렘과 즐거운 긴장감에, 이 일상을 떠나 낯선 곳으로 나를 이동하는 일이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었다. 여행을 하며 외로웠던 적이 있었던가? 글쎄... 즐기기에도 짧은 시간이라 글을 읽으며 작가들이 느끼고 생각하는 만큼의 외로움에 깊이 빠져볼 수는 없었던 것 같다. 그런 시간이 주어진다고 해도, 마음에 와닿는 글을 쓸 수 있을까?
나만 좋은 글이 아닌, 누군가 보고 읽었을 때 공감할 수 있는 글을 쓴다는 건 어렵고도 어렵게만 느껴지기에 책 한 권 한 권을 읽을때면 나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주고 싶은걸까? 하는 마음으로 읽게 된다. 누구나 책장만 펼치면 읽을 수 있는 책이지만 읽어서 느끼는 바는 저마다 다르다는 것도 책읽기의 묘미, 여행에세이 경우는 그 느낌이 더욱더 다양해서 다른 이들의 리뷰를 읽어보는 것도 또 다른 책읽기가 되기도 한다. 마음에 담긴 외로움을 표현할 길이 없어 책을 읽으며 마음과 같은 문장을 찾고 싶은 걸지도 모르겠다. "다들 외롭잖아, 아 그런 척할 뿐이지."
3년 만에 만나는 그의 신간 <밤의 공항에서>는 여행을 통해 바라보는 삶을 이야기하는 그의 이야기를 읽어볼 수 있었다. 직업이 될 줄은 몰랐겠지. 20년 전 여행을 하며 사진을 찍고 글을 쓰며 여행작가로 살아가게 될 줄은...많은 날들을 낯선 길을 걸으며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선량한 이들이 건네는 손을 잡으며 보다 나은 자신이 되어갔다고 이야기한다. 더 낙관적이며, 세상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당신은 좋은 사람입니다. 행복하세요" 작가님께 부탁드려 받았던 사인이라 더 애정이가는 이 책은 꽤 오랜시간 여행이 가고 싶어질 때면 아무 페이지나 펼쳐 읽어보게 될 것 같다.
#밤의공항에서 #최갑수 #보다북스
??15p.
다들 외롭잖아 안 그런 척할 뿐이지. 음악을 듣는 것도, 여행을 떠나는 것도, 맛있는 음식을 찾아다니는 것도 외로워서잖아. 외로워서 페이스북을 하고, 외로워서 요리를 하고, 외로워서 건물을 짓고, 외로워서 당신을 만나는 거지, 외로워서... 그런데 우린 왜 점점 더 외로워지는 거지? 어제보다 오늘, 우리는 더 외로워진 거지?
??68p.
또 한 번의 여행이 끝났습니다. 집으로 가고 있습니다. 비행기 좌석 모니터에는 길이 2센티미터의 비행기가 부지런히 날아가고 있습니다. 몇 시간 후에는 내가 출발했던 곳에서 하늘을 올려다보며 떠나가는 비행기를 그리워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여행은 짧은데 삶은 왜 이리 혹독하고 긴 것일까요.
??88p.
낭비된 시간도 없고, 낭비된 마음도 없다. 모든 인연은 몸속 깊이 새겨진 채 우리의 남은 날들을 작동할 것이다. 나는 여기에서 살고 있고 당신은 거기에서 살고 있을 뿐이다. 그게 이별이다.
??177p.
후회할 각오가 되어 있고 견딜 자신이 있다면 저질러 보는 게 낫다. 그렇게 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참을 수 없는 것이 이 세상엔 분명히 있으니까. 세상은 우리가 다가가지 않으면 진면목을 보여 주지 않는다. 여행이 가르쳐 주는 건 언제나 한 가지다. 저질러라. 그 다음에 생각하라. 그레고리우스의 말대로 시간은 흘러가 버릴 것이고 삶에서 남는 건 별로 없을 테니까.
??256p.
많은 과거를 뒤로하고 바간으로 왔다. 과거든 더 이상 존재하지 않고 미래는 아직 다가오지 않았다. 우리의 현재는 서로에게 무의미하다. 우리는 각자의 여기에서 각자의 지금을 살고 있을 뿐이니까. 우리는 언제나 서로에게 주관적이고 그래서 우리는 서로를 이해할 수 없다. 서로에게 아무런 의미가 될 수 없다.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