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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타의 일

마르타의 일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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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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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9년 09월 25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92쪽 | 380g | 128*188*18mm
ISBN13 9791160402865
ISBN10 11604028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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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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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아는 누군가에게 싫은 티는커녕 관심 없는 티 한 번 낸 적이 없었다. 적어도 내가 아는 한은 그랬다. 티는 고사하고 걔가 진심으로 누굴 미워하고 싫어해본 적이나 있을까. 딱히 생각해보지 않은 주제지만 굳이 길게 생각할 것도 없이 답이 나오는 일이기도 했다. 그런 경아는 나를, 내가 사람에게 인색하게 굴 줄 아는 면을 좋아했다. 자기가 죽어도 못 하는 일이어서 그랬을 것이다.
--- p.37

“구설수가 다 본인 행실에서 나오는 건 아니야. 유명세라는 말 알지? 요새는 그냥 유명해졌다, 할 때 쓰곤 하는데 그거 원래 나쁜 말이거든. 유명, 에다가 세금 할 때 세 자를 붙인 거야. 이름 떨치는 데에 따라붙는 나쁜 부작용들을 유명세라고 해. 그래서 유명세를 ‘치른다’고 하고.”
--- p.55

언니에게 왜 나한테 잘해주냐고 묻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 마음도, 언니라는 말의 어감도 어색하게 느껴져서 언니, 언니 하고 입안으로 몇 번 불러보았다.
--- p.70

어떤 기분 또는 생각, 같은 것보다는 말로 잘 표현되지 않는 충동이 몸속에서 회오리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주먹으로 노트북 모니터를 치고 싶었다.
--- p.120

공식적으로 경아의 죽음은 자살이었고, 실제로 경아가 했던 행동들을 복기해보아도 거의 그렇다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경아는 살해당한 것이었다. 자살했지만 살해당했다. 나로서는 납득이 되지 않는 이야기였다. 경아를 죽게 만든 인간이 아직도 살아 있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나는 이에 대해 아주 집요하게 고민했다. 무엇이 필요할까. 모두가 납득할 만한 이야기에는.
--- p.192

예수는 마리아와 마르다를 차별하지 않았습니다. 마리아를 다른 제자들처럼, 또는 그 이상으로 귀하게 여긴 것도 사실이지만 마르다는 하찮은 여자, 마리아는 특별한 여자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 p.258~259

노량진역에서 내려 고시텔로 가는 야트막한 오르막길을 걷는 동안 내가 마르타고 경아가 마리아라고 생각했던 날들을 떠올렸다. (…) 익명의 이야기 속에서 나는 마르타도 될 수 없었다. 나로 말하자면 신앙은 고사하고, 사람에 대한 믿음조차 거의 없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마르타였다. 경아가 마리아라면 나는 마르타가 되어야 했다.
그다지도 그 애를 사랑했다.
--- p.259~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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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그대로를 건조하게 서술했을 뿐인데 극도의 긴장과 한기가 느껴진다면, 무서운 것은 소설일까 현실일까. 《마르타의 일》은 사랑받던 마리아에게 일어난 일만큼이나 그 자매 마르타가 행복하고 무탈한 삶에 이르기 위해 일상에서 감당해야 하는 수많은 일들도 마찬가지로 ‘치 떨리는’ 것임을 폭로한다. 누구의 고통이 더 큰지를 떠나 어떤 자리에 있든 청년 여성의 삶은 너무 쉽게 악몽으로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 소설은 영리하게 고발한다.
- 윤이형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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