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점 큰댁 서고 손님 나비 병풍 남방공작나비 나비 병 나비 온실 파수꾼 날벼락 버린 자식 태몽 도승지 가슴의 붓 양자 불로 날아든 나비 나비 책 신들린 붓 방해꾼 도화서 화웅 오리연적 배추흰나비 부자합작도 |
'나비 부자'?? 책 표지를 보면 아주 옛스러운 그림이 그려져 있는데, 나비도 보이고 언뜻 아버지와 아들로 보이는 조선시대 인물들도 보인다. 나비를 많이 키워서 '부자'라고 했나? 아니면 나비와 관련된 '아버지와 아들'이라서 '부자'라고 했나? 라는 의문을 품은 채 책 속에 빠져든다.
저자는 "내 꿈속의 나비 날갯짓에서 시작된 파동은 조선의 나비 화가 남계우의 붓 끝으로 옮겨 갔습니다. 남계우의 붓끝으로 살아난 나비들이 주인공 주원의 꿈을 키워 가게 해 주는 힘이 됐고 조선의 화풍을 지켜 주는 자존심이 됐던 것입니다"라면서 이 책을 통해 전하고 싶은 바를 '작가의 말'에서 밝히고 있다.
아하~~ 이 책은 실존인물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구나!! 남계우? 어디 찾아볼까?
오호~~ 1811년부터 1888년까지 사신 분이구나. "조선후기 「군접도」·「화접도대련」·「석화접도대련」 등의 작품을 그린 화가. 나비를 특히 잘 그려 남나비[南蝶]라고 불리었으며, 평생 동안을 나비와 꽃그림만을 즐겨 그려 많은 유작을 남겼다. 그의 나비 그림들은 곱고 화려한 채색과 정교한 공필(工筆)을 사용하였는데, 특히 정확한 세필의 사실적 묘사에 그의 뛰어난 관찰력과 묘사력이 잘 나타나 있다. 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군접도(群蝶圖)」(국립중앙박물관 소장) 4폭에는 여러 종류의 나비 약 150 마리가 그려져 있다. 그리고 그의 나비 그림은 모란·나리·패랭이·국화 등 꽃그림과 조화되어 있으며 고양이 등도 그려넣었는데, 동물화에도 기량있는 세필의 사실적 묘사를 보여주고 있다. 조선시대 나비 그림의 제일인자로 조선 말기의 사실적이면서 장식성이 강한 화풍의 진작에 중요한 구실을 하였다. "
이 책의 핵심 주제를 뽑으라면 나는 '장인정신'이라고 하겠다.
장인정신.[ 匠人精神 ] "자기가 하고 있는 일에 전념하거나 한 가지 기술을 전공하여 그 일에 정통하려고 하는 철저한 직업 정신을 말함.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일정한 직업에 전념하거나 한 가지 기술을 전공하여 그 일에 정통한 사람을 '장이'라고 하였는데, 이것은 우리 민족의 정신 속에 내면화되어 있는 철저한 장인 정신과 직업 윤리의 한 표현이다. 즉 '장이'는 순수한 우리말로 전문가를 뜻하는데, 사람이 전력을 다하여 연구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는 것에 자기의 최선을 다하는 철저한 장인 정신의 소유자를 말한다."라고 소개가 되는 정신이다. 이 책에도 가슴 뭉클하게 이런 대목이 남나비의 입에서 전해진다.
"제 목숨이야 한순간에 끝나겠지만 이 작품은 그렇지 않아요. 수백 년 살아남아 먼저 간 저를 얘기하고 있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또 이 책에는 아버지와 아들간의 애틋한 정을 느끼게 하는 부분도 많아서, 책을 읽어주는 아빠의 목소리가 촉촉해지기 일쑤였다. 에고 난 왜 이리 울보인지. 요즘에야 이런 사례가 거의 없겠지만 자신의 아들을 집안의 다른 어른의 집으로 양자로 보낸다는 게 어떻게 용납이 되겠는가. 보내야 하는 아빠 마음도 가야 하는 아들의 마음도. 아들을 향한, 그리고 아빠를 향한 마음이 전해질 때마나 헛기침을 해야 했던 순간들 ㅎ ㅎ
그리고, 이 책은 또 자연스럽게 조선 후기의 우리나라 사회상을 엿보게 해주고 있다. 앞서의 양자 보내기 풍습도 그렇지만, 오만한 청나라 앞에 굽신거려야 하는 상황, 미국인이 높은 자리에 앉아 있는 상황, 양반과 상놈이 구분되던 신분제, 양반이면서도 그림을 그리는 예술가라는 이유로 오히려 천대받던 상황 이 모든 것을 따로 딱딱하게 설명하지 않더라도 책 이야기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게 되는, 그런 의미로서도 참 좋은 책이다.
아직 초등학교 1학년이서 중간중간 이해가 되지 않는 듯한 표정도 몇 번 보게 되었지만 여러번 나누어서 며칠간 꾸준히 읽어주는 것을 따라오는 게 대견하기도 하고, 차츰차츰 글밥이 많은 책을 도전하는 재미도 쏠쏠히 느끼게 해 주는 고마운 책이다.
아하,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책을 받아들고 가졌던 처음의 의문인 이 책의 제목 '나비 부자'에서 '부자'는, '아버지와 아들'로서도 '부자'이고 최선을 다하는 자세나 마음 또는 그런 장인을 가리키는 '부자'의 의미로도 읽힐 수 있겠다.
나비로 이어진 부자지간의 애틋함이 묻어 있는 성장 이야기!
[나비 부자]
글 김해등 / 그림 최정인
스푼북
스푼북의 <큰 스푼>시리즈의 신간이 출간되었네요.
[나비 부자]
한 뼘씩 성장하고 있는 나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생각해 볼 수 있는 따스한 이야기들이 담긴 성장스토리들로 엮은 <큰 스푼>시리즈인 만큼 이 책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지 궁금해지네요.
'아버지와 아들'과 '많이 가짐'을 뜻하는 의미의 '부자'!
이처럼 이중적 의미를 가진 [나비 부자]는 조선 제일의 나비 화가인 남계우와 그의 아들 주원에 관한 이야기랍니다.
환쟁이라고 멸시 받기도 했던 조선의 화가들의 이야기를 역사를 이야기해주는 프로그램들에서 많이 봤었다며 알은 체를 하는 콩군~ ^^
그래서인지 동네사람들은 남계우의 기이한 행동을 사실 이해하지 못했을 거에요.
나비만 보면 어디든 행색이 말이 나오지 않을 정도로 쫓기 일쑤였으니까요.
그런 아버지의 모습을 고스란히 닮은 아들 주원.
어느 날, 청인과 알렌 공사의 방문으로 이 나비 부자의 일상에 작은 흔들림이 생겼지만, 이 사건은 나비 부자에게 더욱 서로를 바라보며 믿음을 나누는 결과를 가져와요.
'손보다는 가슴을 믿어라'라는 의미와 내가 하는 일에 확신을 가지고 임하는 남계우.
그의 모습을 보니, '먹을 갈면서 해야 할 일은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라는 어릴 적 배우던 서예교실에서의 선생님 말씀도 또렷이 떠오르네요.
남계우의 먹을 가는 모습을 찬찬히 읽어 보던 콩군이, 학교에서는 벼루와 먹을 사용하지 않고 먹물을 통에 그냥 부어 글씨를 썼다며 아쉬워 하더라고요.
[나비 부자]를 읽은 걸 기회 삼아서 벼루와 먹을 사서 직접 갈아보며 자신도 마음을 차분히 다스리는 걸 경험해보고프다 하네요.
주말에는 벼루와 먹을 사러 문구점 나들이 해야 할 듯 해요. ㅎㅎㅎ
양반의 체면 따위는 접어두고 자신이 좋아하고 아끼는 일에는 모든 정성을 쏟는 '남나비'인 남계우를 보면서 그의 아들인 주원이 느꼈던 것처럼 자신을 스스로 반성해보게 되네요.
어떤 일이든 자신이 애정을 가지고 그 일에 끈기있게 매진한다면 또 다른 '남계우'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어느 순간에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소신을 지키며, '이 정도면~ 적당해!'라는 마음과 타협하지 않고 온 정성을 다하는 남계우라는 인물에 대해 알 수 있게 해 준 [나비 부자]는 참 좋은 책 한 권으로 콩군 마음속에도 오래오래 남을 듯 하네요.
그리고 <부자합작도>를 남긴 것처럼 아이와 함께 무언가를 할 수 있는 부모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오늘부터 찾아보려 해요.
남계우와 주원 '나비 부자'의 서로에 대한 애틋함에 눈시울이 붉어지는 이 때에 말이죠.
아이와 함께 읽으면 참 좋을 [나비 부자] 한 권으로 아이와 따스한 마음을 나눠 보시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