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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 길을 걷다
김찬일김석 사진
학이사(이상사) 2020.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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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부 _ 산

경남 사천 봉명산 다솔사
지리산 쌍계사 불일폭포
경북 문경 문경새재
경남 거창 금원산 수승대
대구 팔공산 은해사와 4암자
영덕군 달산면 산성계곡
경북 안동 왕모산
경북 경주 무장사지와 무장산 억새밭
경북 포항 오어사·운제산
대구 달성군 사문진 나루터·달성습지·화원동산

2부 _ 바다

경남 하동 대도大島
남해 수우도
경남 남해 금산
경남 남해 관음포와 가천 다랑이 마을
경남 거제도 내도의 원시림과 동백터널
경남 거제 이순신 만나러 가는 길
부산 가덕도 갈맷길
경북 영덕 블루로드와 죽도산
부산 몰운대~다대포~아미산 전망대
부산 암남공원 갈맷길

3부 _ 길

경남 진주 에나 대나무길
경남 창녕 우포늪
경남 의령 부잣길과 정암나루
경북 경주 남산 ‘삼릉 가는 길’
대구 동구 팔공산 용호상박길
경남 하동 의신 옛길
경남 창녕 부곡온천 둘레길
대구 김광석 길
대구 달성군 마비정 벽화마을
대구 달성군 남평 문씨 인흥 세거지
부산 사하구 감천마을

저자 소개2

영남대학교 철학과와 영남대 교육대학원, 계명대학교 정책대학원을 졸업하고 중등학교 교장으로 퇴직했다. <문학사랑>에서 시·수필 부문으로 신인상을 받으며 창작활동을 시작했다. 지은 책으로는 시집 『꽃지에서 몽산포까지』 등 3권과 수필집 『살아있는 유적』, 『숨쉬는 맥박』이 있으며, 교원문학상과 무일불교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매일신문에 여행 답사기를, 영남일보에 ‘김찬일의 방방곡곡 길을 걷다’를 6년째 연재하고 있으며, 현재 대구힐링트레킹 회장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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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6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40쪽 | 432g | 153*210*13mm
ISBN13
9791158542368

책 속으로

차는 노구의 몸을 쿨럭거리며 머리 풀고 있는 삼나무숲을 지나는데, 제법 큰 미석에 어금혈봉표(御禁穴封標)가 보인다. 1890년(고종25) 어명으로 다솔사 경내에 혈(穴, 묏자리)을 금지한다는 표석이다. 봉명은 군왕(君王)을 상징하는 봉황이 비약하는 울음을 울고, 다솔은 많은 사람을 거느리고 다스린다는, 풍수상 발복이 크게 일어난다는(성한 곳임을 뜻하는)곳이다. 하여 사세가 미약하던 조선 후기에 이곳에 묘를 쓰겠다는 권력자가 잇따라 나타나자 어명으로 그것을 금지한 것. 잠깐 차에서 내려 탐방하고, 다솔사 주차장에 도착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계단이라는 다솔사 계단을 오른다.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찻집이다. 다솔사 그 찻집. 돌부리에 발을 다쳐 창가에 앉아 덧없는 세월을 마신다. 지나간 사랑은 애틋한 것. 7월 그 찻집에 가면 왜 한숨이 나는 것일까.

다솔사에는 ‘다섯 개의 멋진 밭’이 있다. 솔밭, 차밭, 대밭, 명당에 부는 바람밭, 살아온 날들이 그리움이 되는 그리움의 밭. ‘차반향초(茶半香初)’, 송나라 시인 황산곡의 시구(詩句)가 쓰여있다.‘정좌처다반향초(靜坐處茶半香初) 묘용시수류화개(妙用時水流花開)’, 고요히 앉은 곳에서 차를 반나절이나 마셔도 향기는 처음 같고, 미묘한 작용을 할 때 물이 흐르듯 꽃이 핀다는 뜻이다. 글씨는 추사 김정희의 솜씨다. 그 미려한 글과 글씨에 감탄한다.

장군대좌혈의 명당인 절 마당에 들어선다. 우담바라가 피어 유명했던 대양루를 살핀다. 우담바라는 깨달은 자의 말씀, 즉 부처님 꽃이다. ‘꽃을 집어 들고 미소 짓는다’는 그 꽃이다. 3천 년 만에 한 번 핀다는 우담바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은화식물이다. 비유하면 부처가 태어날 때 이 꽃이 한 번 피며, 부처의 법문을 듣는 것은 이 꽃을 보는 것과 같아 부처와 만나는 인연이 그만큼 어렵다는 것이다.

- 문학의 산실 안심료

바로 옆 안심료 안마당으로 간다. 여기에 우뚝 서 있는 황금편백나무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한용운 선생의 회갑기념으로 열다섯 그루를 심어 지금은 세 그루가 남았다. 한용운 선생이 독립선언문의 초안을 작성하고, 김동리가 불후의 명작 ‘등신불’, ‘바위’를 집필한 곳. 효당 최범술 스님이 현대다도의 문을 연 곳. 김범부, 김법린, 변영만, 변영로, 변영태, 박영희 등 석학들이 두루 거쳐간 요사채인 안심료. 바람처럼, 구름처럼, 거쳐간 이들의 정신을 활활 태우는 황금편백나무의 꺼지지 않는 불이 내 가슴에도 옮아붙는다.

이곳에서 12년간 머물렀다는 한용운 선생은 항일 비밀결사단체인 만당(卍黨)을 조직하여 일제 식민불교에 대항해 불교혁신운동을 하였다. 불교를 나타내는 만(卍)자는 회전을 뜻한다. 우주는 회전으로 가득 차 있다. 지구는 자전하며 공전하고, 태양계도 공전하고, 은하계도 공전한다. 말하자면 우주는 온통 돌고 돌면서 존재하는 것이다.

안심료 뒤뜰로 들어가 다솔사 차밭을 구경하고 나온다. “말할 때 말하고, 침묵할 때 침묵하는 입아, 입아 그렇게만 해다오”란 글이 걸려있다. 곰은 웅담 때문에 죽고 사람은 혀(입) 때문에 죽는다는 말이 기억나 무심결에 웃음을 흘린다.

대웅전으로 건너간다. 부처님이 안 계신다. 대웅전 뒤편, 부처님진신 사리탑이 있다. 법당은 그냥 예배하는 장소다. 법당에서 염불소리 들린다. 황금편백 이파리 같은 염불 소리가 7월의 허공에 꽃비를 뿌린다. 몸이 있고 감정이 있으면 벗어날 수 없는 사랑과 미움의 투사심리, 꽃비에 젖어 화엄으로 바뀐다. 법열의 하얀 지느러미로 헤엄쳐 황금편백 흔드는 바람의 길. 느끼고 보니 7월의 바람, 염불 소리였으며 만해 한용운님의 한숨인가.

고통이 있는 사바세계 건너 고요한 기쁨 있는 적멸보궁으로 간다. 적멸은 ‘시생멸법 생멸멸이 적멸위락(是生滅法 生滅滅已 寂滅爲樂)’의 적멸이다. 번역해 본다. 태어나고 사라지는 것, 현실의 법이네. 당신의 마음속에 만들고 없애고 하는 허상을 짓지 않으면, 고요의 기쁨 누리는 것을. 이 법의 구절 타고 법당 뒤 진신사리탑을 돈다. 2천500년의 숨결로 살아있는 영롱한 석가의 뼈 108과를 모신 진신사리탑을 돈다. 시곗바늘 방향으로 세 번 돈다. 한 가지 소원을 이룬다고 한다. 탐방객들이 모두 돈다. 지금은 그래도 기도와 수행이 통하는 시대다.

인류의 잔인성과 파괴성이 절정에 달하고, 인간이 그 인간성을 잃어 버려 자연으로부터 채찍을 맞는 시대가 곧 올지도 모른다. 기도와 수행이 천지에 닿지 못하는, 신에게 닿지 못하는 시대가 오면 지구는 종말을 고하게 된다. 이 현재라는 밥을 꼭꼭 씹어서 깨달아야 한다. 더 이상의 파괴와 잔인함은 안 된다고.

- 푸른 이끼의 호소

산길이 아름답다. 우리는 살아있는 길로 간다. 나뭇잎 뒤에 핀 연주홍 야생화가 살아있다. 온통 천지가 살아있다. 모처럼 깊은 잠에서 깨어난다. 몽교일여다. 꿈과 현실이 만난다. 그 쓰잘데없는 개꿈을 이루겠다고 얼마나 부질없이 시달렸던가. 산그늘에서 휴식을 취한다. 아, 산속이 적멸이다. 어질병이 생긴다. 그 7월의 녹음 짙은 환상의 숲길, 잘 다듬어진 아름다운 길을 걷는 것은 방랑의 자유로운 멋이다.

7월의 나뭇잎 그늘을 지나 보안암에 선다. 보안암은 남성 출입 금지구역이다. 보안암 석굴에서 삼배를 올린다. 석불의 얼굴은 여느 시골 머슴같이 투박하고 다정하다. 기쁘게 보면 기쁜 얼굴이고, 슬프게 보면 슬픈 얼굴이다. 돌장승 그리려다 무심코 그린 얼굴이다.

석굴 안에는 두 개의 촛불, 하나의 빈 등, 이름 모를 붉은 꽃다발, 공양 그릇, 하나의 수박이 멋진 화폭을 그리고 있다. 도깨비 귀신문양의 석단 위에 앉은 부처님, 검은 흙 묻은 저 김매기 품앗이 얼굴, 바로 석가모니 부처님이다. 깨달은 몸에는 항상 빛이 난다. 말하자면 깨달음은 빛이다.
석가모니불 좌우에는 16나한상이 안치되어 있다. 애석하게도 오른편 1구는 사라져 버렸다. 사라진 나한은 사하촌에서 포교당을 열고 있는지 모른다. 고려 말에 건축했다는 널찍한 널돌로 쌓은 고려석굴은 질박하다. 석굴 안에서 비구니 한 분이 불공을 드린다. 부처님을 그리는 염불 소리가 푸른 이끼에 물을 먹인다. “사찰 주변의 이끼를 떼어가지 마세요. 마음속에만 담아 가세요”라는 팻말이 보인다. 그 점판암 자연석에 법문처럼 푸른 언어로 살아가는 이끼마저 사람들은 떼어가고, 저렇게 이끼가 모두 사라지는 날이 오면 당신도 함께 사라지리라.

우리는 돌아가면서 근처에 있는 떡바위에 올라가 마치 장군의 투구를 닮은 봉명산과 만점과 무고리 마을, 저 멀리 아스라한 산하의 진풍경을 본다. 경맥이 뚫리는 것 같다. 누가 뒤에서 불러주면 돌아보고, 전설처럼 하나의 바위가 될 텐데. 그 아름다운 경관에 거듭 감탄한다.

다시 보안암 방향으로 돌아 나와 왔던 길을 되돌아 봉명산 정상에 올랐다. 돌아 나와 정상에 오르는 것이 더 쉽다. 402m의 산 위 팔각정자에서 비토섬이 있는 사천바다를 바라본다. 7월의 해무를 이고 바다는 천 년의 사랑으로 출렁이고 있다. 하늘이 내게 천 년을 빌려준다면, 저 바다를 사랑해 볼까. 봉황이 운다는 산, 사람은 사랑으로 우는데 봉황은 구만리 하늘을 날기 위해 운다.

이제 다솔사로 귀환한다. 솔숲 그늘에 초면의 야생화가 은은한 은빛을 토하고 있다. 마음을 여민다. 절집은 문이 없다. 그러나 아무나 다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마음의 옷깃을 여며야 부처의 땅에 이를 수 있다.

---「경남 사천 봉명산 다솔사」중에서

출판사 리뷰

머리말

호모 사피엔스가 지구에 등장하고 지금 가장 풍요롭다. 온갖 물질적인 혜택에 푹 젖어 있으면서도 인간은 정작 상실과 소외감을 느낀다. 군중 속의 고독이라고 하기도 하지만, 인간 욕망의 무한성이 잠자지 않는 한, 인간은 항상 목마름과 욕구의 결핍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인간은 반독거성(半獨居性)과 반사회성(半社會性), 지성(知性)과 욕망(慾望)의 충돌로 언제나 갈등과 경쟁에 시달린다.

이러한 생존의 에너지가 인간을 진화시키고 심지어 신(神)의 경지에까지 이르게 하는 영성 발달의 근본 힘이 되어 온 것도 사실이다. 다음으로 인간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특징은 다양성이다. 인간이 얼마나 다양한가는 그 직업의 종류를 보면 안다. 뿐만 아니라 문학, 예술, 건축, 종교와 삶의 방법만 살펴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렇게 파악한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가치 있고 행복하게 살며, 그 주어진 단 한 번의 일생을 가장 차원 높게 살 것인지에 대한 해답의 실마리를 찾아보도록 하자. 앞에서 진술한 바와 같이 인간 본능은 기본욕구가 성취된다고 멈추어지는 것이 아니다. 기본욕구가 충족되면 오히려 더 높은 단계의 욕구를 갈망하는 것이다.

따라서 어디까지인지도 모르는 미답의 시간과 공간을 탐험하는 끝없는 모험심 때문에 인간은 드디어 우주공간에까지 진출하고 있다. 인간이 달나라, 화성, 이어 태양계를 정복한다 해도 그들의 모험심은 거기에 그치지 않고 더 먼 우주로 달려갈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엄청난 성공과 진화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내면은 항상 불안하고 죄의식을 느끼며, 소유욕의 충돌로 면역력이 떨어져 병약해진다는 것이다. 본 저서는 이 점에 초점을 맞추어 만들어졌다. 즉 걷는 것, 걸으면서 경험하는 다양한 갖가지를 의식화하여 치유와 깨달음을 얻는 것이다.

걷기인 트레킹을 통해 참 지식인 경험을 체득하고, 전설과 꿈, 말하자면 기호와 상징으로 이루어진 유적과 자연을 답사하여 우리 내면의 무한한 에너지를 끌어내어 의식화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의식과 무의식이 일체가 되고, 무의식에 잠재되어 있는 무한한 가능성과 힘, 신적인 능력까지도 자기화 즉 개성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오늘도 바쁘게 살아가면서 자기를 보지 못하고, 심지어 중병에 걸려서도 자기 병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이 책이 안식일처럼 명약(名藥)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단 항상 자기를 보고 있고, 자기를 읽고 있는 사람에 한해서이지만 말이다. 아무리 좋은 트레킹 로드를 걸어도 자기를 알지 못하고 걸으면, 그건 하나의 시간 소일에 불과하며, 추억이라고 하는 흑백 사진을 기억에 한 장 더 첨가하는 데 불과할 것이다.

어떻게 걷는 것이 가장 좋을까. 이미 잠깐 언급했지만, 답사 현장을 경험하면서 동시에 자기를 보고, 내면과 만나면서 걸으면 가장 이상적이다. 그러나 누구라도 자기가, 자기 안에 있는 황금종을 치면서, 또 그 울리는 소리를 쉽게 듣지는 못할 것이다. 그게 쉽다면 누구라도 예수, 석가, 공자, 소크라테스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자기 안의 것이면서 자기가 모르는 미지의 것들. 즉 황금종과 그 소리, 골고다 언덕의 십자가, 그리고 낙동강 상류 황지처럼 분출하는 내적 에너지. 이런 미지의 것은 무의식에 저장되어 있는 잠재적인 나의 무한 보물인 것이다.

본 저서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트레킹을 통하여 이렇게 저장된 내적인 무한에너지를 퍼 올려, 의식과 무의식적 에너지가 통합할 수 있도록 하여 전일체를 만드는 것이다. 즉 기호와 상징, 예를 들면 사찰의 부처님이 함유한 의미, 교회의 십자가가 가진 신적인 영성, 네 이웃 사랑하기를 네 몸같이 하라는 황금률, 등. 자기를 보면 볼수록 더 면밀히 깊이 볼 수 있는 숱한 기호와 상징을 체험하고 터득하여, 자기의식과 무의식을 교량과 터널로 연결하는 것이다. 그래서 의식과 무의식이 서로 교류하고 소통하여 하나의 전일체를 이루고, 완전한 자기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깨달음으로 걷는 트레킹이 나의 내적완성을 향한 치유와 힐링이고, 인간 최고의 가치인 영성으로 가는 진화임을, 많은 현장답사에서 확인하였다. 물질이 범람하여 인간이 그 본성을 잃고, 황금만능주의 늪에 빠져 있는 것을 십우도의 소처럼 진정한 자기를 찾아 영성의 완성으로 다가가는 그 길을 알려주는 게 이 책 저술의 큰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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