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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셜리 클럽

더 셜리 클럽

[ 양장 ] 오늘의 젊은 작가-29이동
리뷰 총점9.1 리뷰 35건 | 판매지수 2,742
베스트
한국소설 top100 24주
정가
14,000
판매가
12,600 (10% 할인)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8월 21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28쪽 | 324g | 135*195*20mm
ISBN13 9788937473296
ISBN10 8937473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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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MD 한마디

[다정한 사랑과 연대의 이야기] 낯선 땅, 생경한 풍경 속에 홀로 섰을 때 곁에 쨍하고 나타난 자신과 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들, 주인공과 ‘셜리’들의 만남은 그렇게 시작된다. 비오는 날의 반가운 햇빛 같은 이들, 그 빛을 머금고 떠오르는 무지개처럼 반짝이는 또 한 사람, 그들이 모여 그려내는 사랑과 연대의 이야기. -소설MD 박형욱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SIDE A
Track 01 9
Track 02 30
Track 03 50
Track 04 70
Track 05 88
Track 06 109

SIDE B
Track 07 135
Track 08 154
Track 09 171
Track 10 193

Hidden Track

작가의 말 219
추천의 글 221

저자 소개 (1명)

YES24 리뷰 YES24 리뷰 보이기/감추기

당신에게도 셜리가
박형욱 (kaeti@yes24.com)
운명을 느끼는 순간이 있다. 적지 않은 확률로 그것은 체념과 포기로 넘어가는 문턱이 되기도 하는데, 사실 우리가 맞고 싶은 ‘운명의 순간’이란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시작, 더 나은 방향으로 상황을 반전시킬 타이밍, 주책이다 싶을 만큼 기대와 설렘이 폭발하는 그런 순간이 아닌가. 현실에 발 붙이고 살다 보면 그런 때라는 것이 과연 있기는 한 것인지 그 자체가 의심스러워 지기는 하지만, 『더 셜리 클럽』은 그런 순간들이 다만 환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이 사랑스러운 이야기는 머릿속에서만 느껴지는 달달한 상상이기보다는 입안에 분명 존재하는 사탕 같다. 입안에서 이야기를 가만 굴리다 보면 이 달콤함은 약간 쌉쌀해졌다가 화하게 시원해졌다가 이리저리 녹으면서 날카로워진 끝으로 가장 여린 부분을 찔러 비릿한 피맛을 주기도 한다. 이런 맛들을 경험해본 적 있는 이들이라면 알 것이다. 시시각각 변하는 그 생생한 감각을.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난 한국인 설희는 그곳에서 우연히 알게 된 ‘더 셜리 클럽’에 마음을 뺏기고, ‘설희’와 발음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지은 영어 이름 ‘셜리’는 그렇게 그의 인생에 커다란 전환점을 만든다. 셜리라는 이름을 쓰는 사람들과의 만남, 그로부터 시작되는 또 다른 인연들, 나이도 국적도 무엇도 뛰어넘는 우정과 사랑. 이야기의 처음, 모든 것이 낯설고 다른 ‘이상한 세계’에 떨어진 것만 같았던 설희는 어느새 클럽의 일원으로 함께하며 셜리가 된다. 아니 처음부터 그들에게 셜리는 셜리였을 테다.

우리는 우리가 사랑하고 우리를 사랑해주는 사람들 안에서 우리가 된다. (199쪽)

『더 셜리 클럽』을 지금 읽어야 할 이유는 각자 다르겠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있다. 여기에는 우리가 영영 숙제처럼 안고 가야 할 관계들이 있고, 이야기는 그 관계 안에 응당 있어야 할 가치들을 담아낸다. 이해와 화해, 연대가 있고 사랑이 있다. 이것은 그저 '셜리'라는, 평범하지만 이제는 특별해진 하나의 이름이 만드는 거짓말같은 기적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생각해보면 모든 문은 작은 하나의 열쇠로 열리고 무엇 하나 기적이 아닌 일도 없다. 그런 기적을, 운명의 순간을, 당신 자신의 것으로 여기게 된다면 그것으로 충분히 아름답지 않은가.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세계에서 두 번째로 살기 좋은 도시 멜버른. 축제의 도시 멜버른. 그해 11월 2일은 멜버른시와 빅토리아주뿐 아니라 오세아니아 대륙 전역을 통틀어 손꼽히게 큰 축제인 ‘멜버른컵 페스티벌’의 개막일이었다. 멜버른컵에 대해서라면 딱 두 가지밖에 할 말이 없다. 하나, 정말 큰 축제라는 것. 둘, 축제 기간 동안 사람들이 이상한 모자를 쓰고 다닌다는 것. 어쩌면 비행기에서부터 느낀 주인공의 기분을 계속 이어 갈 수도 있었을 것이다. 처음 호주에 발을 디딘 날이 어떤 세계의 새해 첫날이고 그 도시에서 가장 큰 축제가 열리는 날이라는 건, 해석하기에 따라서는 이 세계가 나를 환영한다는 의미이지 않을까. 하지만 그런 해석을 유지할 만한 장치가 그뒤로는 많지 않았다.
예약해 둔 호스텔은 멜버른 도심 서든크로스 역에서 도보 3분 거리에 있었다. 서든크로스 역은 멜버른 시티 공항버스의 도착지이기도 했다. 배차 간격이 촘촘해서인지 공항버스 탑승객이 많지 않았다. 그러니까 여기까지는 좋았다는 뜻이다. 기를 쓰고 찾아본 것도 아닌데 마침 내가 얻은 숙소가 공항버스 종착점 바로 옆이라는 사실, 비싼 티켓 값을 톡톡히 하는 쾌적한 버스, 그런 근사한 우연들이 앞으로도 자꾸자꾸 이어질 거라고 생각했다. 옆 차선으로 한 번도 본 적 없는 거대한 트레일러들이 아무렇지 않게 지나다녔기에 그것들이 전복되어 내가 탄 버스로 달려드는 장면을 떠올려 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안하지는 않았다.
--- pp.12~13

셜리 페이튼 할머니의 집은 아담하고 근사했다. 흰 울타리와 잘 가꾼 정원을 지나 현관 앞에서 심호흡을 하고 벨을 눌렀다.
“누구시죠”
“안녕하세요, 셜리예요.”
“어머, 나돈데.”
농담인가? 웃어도 되는? 이윽고 격자무늬에 여러 개의 원을 겹쳐 그려서 꽃처럼 보이는 선을 따라 금색 도료를 심은 유리문이 열리고 페이튼 할머니가 나왔다. 할머니는 한국인치고도 키가 큰 편이 아닌 나보다도 주먹 하나쯤 더 작았다.
“와 줘서 고마워요, 일찍 왔군요.”
응접실에서 기다리는 동안 셜리가 세 사람 더 왔다. 페이튼 할머니와 나를 포함해 총 다섯 명의 셜리가 모였다. 원래 멜버른 커뮤니티 페스티벌 참여를 포함한 큰 연간 행사들을 제외하면 주로 동네 단위의 소소한 친목 모임 위주라고 했다. 페이튼 할머니는 계속 똑같은 농담으로 손님을 맞았다. 누구시죠, 셜리라고요? 나도 그래요!(So am I, me too, me either!)
--- p.64

깨어 보니 도라와 린다는 돌아가고 없었다. 나는 이층 침대의 아래층에 누워 있었고, 위층에서 코 고는 소리가 들렸다. 피터인 듯했다. S는 내가 누워 있는 침대의 발치에 한 팔을 기대고 거기에 머리를 댄 채 잠들어 있었다. 이불 너머 내 무릎에 S의 팔꿈치가 닿아 있는 게 느껴졌다.
그 순간, 내가 이 사람을 좋아한다는 깨달음이 피할 길 없는 파도처럼 나를 뒤덮었다.
이 사실에 순응해야 했다. 내게 이 사람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이토록 큰 위안과 감사를 불러일으킨다는 것에. 이 사람을 알게 된 이후 나는 내내 이 사람을 필요로 해 왔는데, 그 사실을 애써 모른 척해 온 것 같았다. 그걸 인정하는 일에는 기묘한, 지금까지 한 번도 느껴 보지 못한 종류의 감동이 있었다. 나는, 좋아한다, 이 사람을. 이 사람이 좋다. 이 사람
을 좋아한다. 나에게 그건 아주 단순하고도 파괴적인 사실이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S의 잠든 얼굴을 뚫어져라 보고 있는데 S가 눈을 떴다. 그리고 특유의 보라색 목소리로 아침 인사를 했다.
“일어났어요?”
--- pp.123~124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아가씨 이름은 왜 셜리인가요?”

스무 살 한국인 ‘설희’는 호주의 할머니 ‘셜리’들의 클럽에 가입을 신청한다. 설희의 영어식 이름이 셜리이기 때문이다. 발음이 비슷해서 정했을 뿐인 이름이지만 이름으로 인한 놀랍고 사랑스러운 만남은 소설 내내 이어진다. 셜리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들의 클럽인 ‘더 셜리 클럽’은 셜리가 아주 예전에 유행한 이름인 탓에 멤버 중 할머니가 많다. 그저 이름이 같다는 이유로 그들은 재미(Fun)와 음식(Food)과 우정(Friend)를 나눈다. 임시-명예-회원으로 가입에 성공한 셜리는 할머니들과 피부색과 세대의 차이를 뛰어넘는 연결과 연대를 이룬다. 할머니들은 셜리를 아끼고, 감싸주고, 어려움에서 구해 준다. 사랑을 찾는 용기를 주고, 부모를 이해했던 경험을 전한다. 그렇게 셜리는, 모두 셜리인 동시에 유일한 셜리가 된다. 우리 모두의 이름 또한 그러하듯이.

“좋아요. 어떤 얘기부터 할까요?”

주말이면 셜리는 쉐어하우스를 나와 멜버른을 거닌다. 축제 기간에 우연히 만난 S는 또렷한 보라색 목소리를 가졌다. 셜리는 그가 혼혈인지 이민자인지 남자인지 여자인지조차 잘 모른다. 그저 보라색 목소리를 가졌다는 것만 확실히 안다. 몇 차례의 만남 이후, 셜리는 S를 사랑하게 되었다는 치명적 사실을 인정해야 함을 깨닫는다. 이제 서로가 많이 가까워졌고, 좀 더 알아갈 수 있게 됐다 생각한 순간 S가 사라진다. 아무런 연락도 없이, 한 번의 답신도 없이. 셜리는 이 사랑에 있어 절실함이 있다. 그 절실함이 긴 여행의 성격을 송두리째 바꾼다. 어떻게 해서든 다시 만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치즈공장 ‘워킹’홀리데이는 멜버른에서 에어즈록으로, 울루루로 그리고 퍼스로, 로트네스트섬으로 이어지는 거대한 ‘홀리데이’가 된다. 대륙을 떠돌게 된 셜리는 S를 만날 수 있을까? 만나면 대체 어디서부터 무엇을 이야기해야 할까.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더 셜리 클럽』 은 그때 그 여행길 위에 나를 다시 올려놓는다. 한없이 외롭고 작았던 나로 돌아가 그 어렵고 막막했던 순간들을 다시 살아 내게끔 부추긴다. 설희와 같이 공장에서 일하며 피부색이 다른 친구들을 만나 보도록, 이름이 같은 할머니들을 부지런히 쫓아다니면서 완전히 다른 역사를 살아온 누군가에게 마음을 내어주도록 만든다.
- 윤가은 (영화감독)
『더 셜리 클럽』을 읽는 것은 이름 하나를 새로 얻는 일 같습니다. 아울러 나와 똑같은 이름으로 살아가면서 다른 기쁨과 같은 슬픔들을 느낄 사람들을 만나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셜리는 셜리로, 우리는 우리 각자의 이름으로 함께 기억될 것입니다.
- 박준 (시인)

회원리뷰 (35건) 리뷰 총점9.1

혜택 및 유의사항?
구매 파워문화리뷰 『더 셜리 클럽』유대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것들에 대하여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블* | 2020.09.28 | 추천10 | 댓글2 리뷰제목
처음엔 한 여자가 한 남자에게 보내는 연서. 즉 테이프로 음성을 녹음하여 보내는 연서로 읽혔다. 그러나 책을 읽어갈수록 셜리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들의 유대에 대하여 생각하게 되었다. 고작 셜리라는 이름을 가졌을 뿐인데, 전혀 모르는 타인을 공항까지 마중나가고 숙소를 제공하는 일이 드물 것 같은데, 이 소설에서는 그것을 해낸다. 그들이 할머니들이라서 그럴까도 싶었지만 원;
리뷰제목

처음엔 한 여자가 한 남자에게 보내는 연서. 즉 테이프로 음성을 녹음하여 보내는 연서로 읽혔다. 그러나 책을 읽어갈수록 셜리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들의 유대에 대하여 생각하게 되었다. 고작 셜리라는 이름을 가졌을 뿐인데, 전혀 모르는 타인을 공항까지 마중나가고 숙소를 제공하는 일이 드물 것 같은데, 이 소설에서는 그것을 해낸다. 그들이 할머니들이라서 그럴까도 싶었지만 원래 할머니들이 인종 차별도 더 심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낯선 나라 낯선 타국에서 만나는 셜리들의 따뜻함이 이 소설의 다른 이야기인 사랑에 관한 것을 앞섰다. 그러고보면 사랑도 좋지만, 사람들에게 받는 친절과 애정, 유대만큼 중요한 것도 없는 것 같다. 왜냐하면 셜리들이 없었으면 사랑은 이루어지기 힘들었을 것이므로 그렇다. 




설희는 호주 멜버른으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났다. 시티와는 조금 떨어진 곳의 셰어하우스에서 거주하며 그들과 함께 치즈 공장에 다니는 중이다. 일을 쉬는 주말이면 시티에 나가곤 하는데 그 때가 각종 페스티발이 열리는 시즌이었다. 설희라는 발음과 비슷해서 셜리라는 영어식 이름을 쓰는데, 페스티발에서 셜리 클럽 회원들이 걷는 것을 보았다. 자기 이름도 셜리라며 반가워 그들을 따라 들어선 카페에서 S를 만났다. S는 보라색 목소리를 가졌다. 보라색 목소리를 가진 사람이 좋은 셜리는 사람의 목소리를 색깔로 구분하였다. 그래서 눈을 감고 들으면 똑같이 생긴 쌍둥이 할머니 셜리들을 색깔로 구분할 수 있었다. 예를들면 울루루에서 시스터스 로지를 운영하는 셜리 할머니는 선인장꽃처럼 진한 분홍색이고 쌍둥이 에밀리 할머니는 거기다 노란색을 조금 섞은 듯한 다홍색이라고 여겼다. 사람을 색깔로 구별할 수 있다면 눈을 감고도 그 사람이 하는 말들을 상상하며 색깔의 다채로움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워킹 홀리데이가 끝나면 한국으로 돌아가야하는 데도 그들은 셜리 클럽에 받아 주었다. 비록 임시 회원 자격이지만 셜리들은 셜리를 초대하여 함께 유대를 이어가게 된다. 멜버른 뿐만 아니라 다른 도시에도 셜리 클럽이 존재하고 있어 조만간 그 강력한 힘을 경험하는 셜리다. 다 같은 셜리이기 때문에 셜리의 집에 초대받아 가서, 누구세요? 하면 셜리인데요 라고 대답하면 '어머, 나돈데' 라며 즐겁게 맞이한다는 거다. 


소설에서 셜리가 좋아하는 S는 끝까지 이름이 주어지지 않는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그저 S 일 뿐이다. 그래서 S가 여자일수도, 남자일수도 있다는 가설들이 나오는 것 같다. 그런데도 나는 S가 남자라고 생각하며 읽었다. 어쩔 수 없는 사고방식이겠지만 자기 방식대로 읽으면 될 일이고, S가 여자였대도 그럴 수 있으리라 생각하면 될 일이다. 낯선 나라에서 타인들에게 마음을 열기란 쉽지 않은 일 같다. 그럼에도 우리는 여행지에서 마음을 열어 그들을 받아들이고 때로는 사랑에 빠져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다가오면 질투로 눈이 멀기도 한다. 자기가 가진 비밀들을 다 털어놓지 않아도 사랑에 빠지고 그 인연을 이어가기도 한다. 최근에 읽은 어느 작가의 소설에서도 나타났지만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과 오래도록 인연을 이어간다는 것은 커다란 자산처럼 느껴졌다. 문화가 달라도 마음을 열면 그것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아마 어딘가를 가지 못하기 때문에 이 소설의 배경인 호주의 멜버른이 더 아련하게 여겨졌는지도 모르겠다. 셜리처럼 그곳에 있는 상상을 하였다. 셜리가 걷던 길과 셜리의 수많은 고민(엄마와 아빠를 포함한), 그리고 갑자기 사라진 S를 찾아 멀리 떠나는 여정까지. 우리나라에서 있었으면 하지 못했을 것들에 대한 용기를 얻었달까. 무엇보다 부러웠던 것은 멜버른의 셜리들과 나누었던 유대였다. 셜리 클럽의 모토가 Fun, Food, Friend 였듯 셜리들과 함께 음식을 먹으며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엄마와 아빠를 이해하게 되지 않았던가. 


S라는 이니셜로 존재한 그의 탄생 배경도 남다르다. 독일 파견 광부와 간호사였던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들의 딸인 엄마와 영국인인 아버지에게서 태어났다. 동양인의 얼굴이 보이기도 한 S를 사랑하게 되며 셜리는 워킹 홀리데이를 연장할 수 있었다. 타인의 이야기를 들으며 비로소 자신과 마주하기도 한다. 답답했던 가슴이 트이는 순간이다. 




내가 당신을 얼마나 만나고 싶어 했는지를 나는 킬로미터 단위로 환산할 수 있어요. 당연히 그건 내 마음의 스케일과 디테일을 정확하게 표현하는 방법이 아니지만, 공평하게 말하자면, 그건 정확하게 표현하는 게 불가능한 정보잖아요. 사실 이건 힌트에 가까운 거죠. 다른 사람에게는 절대로 정확하게 전달할 수 없는 마음을, 느낌을, 측정 가능한 단위에 맡기는 거예요. 그것만으로도 사람은 압도되게 마련이니까. 압도적인 숫자 이상으로 어마어마한 마음이 그 뒤에 있다는 걸 누구나 상상할 수 있잖아요. (136페이지)


소설은 호주 원주민의 애환을 말하기도 하고, 독일 파견 광부와 간호사의 사연, 그리고 인종차별주의에 대하여도 말한다.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그것에 주눅들지 않고 곧은 시선을 가진 셜리가 마음에 든 이유다. 셜리 모튼의 집의 개러지 세일에서 서로 갖고 싶어 할 만한 물건을 찾아 교환하게 되는데 셜리는 라이방 선글라스를 S는 워크맨을 골랐다. 그러니까 이 소설은 SIDE A와 SIDE B로 이루어져 있으며 3인칭 시점과 셜리가 S에게 녹음해 건네는 다정한 속삭임이 번갈아 진행된다. 워크맨의 음악을 듣듯 우리는 작가가 전하는 호주의 풍경을 그리게 된다. 사랑처럼 아름다운 것이 없다!



#더셜리클럽  #박서련  #민음사  #책  #책추천  #소설  #소설추천  #한국소설  #한국소설추천  #한국문학  #오늘의젊은작가  #오늘의젊은작가시리즈  #책리뷰

10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0 댓글 2
파워문화리뷰 더 셜리 클럽-박서련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돼**스 | 2020.10.02 | 추천2 | 댓글0 리뷰제목
박서련의 『더 셜리 클럽』은 사랑의 사랑에 의한 사랑을 위한 소설이다. 워킹 홀리데이로 호주로 떠난 설희는 그곳에서 일과 사랑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 것은 아니고 일은 빼고 사랑을 얻는다. 성격 이상한 셰어 하우스의 마스터를 만나 잘하고 있던 치즈 공장의 일자리는 빼앗겼지만 사랑으로 충만한 사람을 만나는 행운을 얻는다. 영어 이름 셜리. 멜버른 커뮤니티 페스티벌에서 셜리;
리뷰제목



박서련의 『더 셜리 클럽』은 사랑의 사랑에 의한 사랑을 위한 소설이다. 워킹 홀리데이로 호주로 떠난 설희는 그곳에서 일과 사랑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 것은 아니고 일은 빼고 사랑을 얻는다. 성격 이상한 셰어 하우스의 마스터를 만나 잘하고 있던 치즈 공장의 일자리는 빼앗겼지만 사랑으로 충만한 사람을 만나는 행운을 얻는다. 영어 이름 셜리. 멜버른 커뮤니티 페스티벌에서 셜리는 인생에 있어서 몇 번 오지 않을 대단한 만남의 기회를 갖는다.


행렬의 끝에서 나타난 사람 좋아 보이는 할머니들. 작은 현수막에는 '더 셜리 클럽 빅토리아 지부'라는 글자가 적혀 있었다. 셜리는 당연히 그 행렬을 쫓아간다. 자신의 이름도 셜리라면서. 할머니들은 카페로 올라갔고 셜리는 따라 들어간다. 셜리 클럽에 끼기 위해 기회를 엿보던 중. 운명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셜리의 표현대로 '거의 완벽한 보라색 목소리'를 가진 S였다.


셜리는 그날 '재미, 맛있는 것, 친구'를 최고로 치는 셜리 클럽의 임시-명예-회원이 될 기회를 얻었고 S의 만남도 이어갈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더 셜리 클럽』은 워킹 홀리데이의 '희망' 편이라고 박서련을 밝힌다. 모든 이들이 소설에 나오는 것처럼 따뜻하고 악의 없는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건 아니니까. 셜리가 만나는 사람들(몇몇을 제외하곤)은 셜리에게 기꺼이 도움의 손길을 내민다.


먼저 연락을 해주고 피자를 먹으러 가고 공항에 내렸을 때 황망해 하지 않도록 마중을 나와주고 머물 곳을 안내해 준다. 누구나 그 정도의 도움을 줄 수 있는 거 아냐. 반문할 수 있는데 사실 그렇지 않다. 악의 없는 선의를 베푸는 건 노력과 연습이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언어와 문화가 다른 낯선 곳에서 온 이방인에게는 이방인이 아니더라도 타인에게는 약간의 경계심이 우리 안에 자리 잡고 있다.


내성적인 성격의 셜리가 이름이 같은 사람들이 모인 클럽에 먼저 다가간다. 함께 하고 싶다고. 이름이 같은 것 빼고는 공통점이 없지만 그것만이라도 우리는 함께 할 이유가 충분하지 않느냐는 마음으로. 셜리라는 이름은 우리 식으로 치면 '자'나 '숙' 자로 끝나는 이름보다도 오래된 느낌의 이름이다. 자신들보다 나이가 한참이나 어린 동양인 여자가 셜리라는 이름이라고 함께 하고 싶다고 할 때 그네들은 기꺼이 리틀 셜리를 받아준다.


그리고 S. 첫 만남에서 묘한 기분을 느끼게 했던 S. 셜리는 자신에게 다가온 보라색 사랑의 느낌을 받아들인다. 표지만큼이나 핑크 핑크 한 사랑의 느낌으로 가득한 『더 셜리 클럽』. 행복한 결말로 소설의 끝내주어서. 전 세계 어느 도시에 가더라도 셜리 클럽 지부가 있어 셜리들이 마중 나와줄 것 같은 희망의 기운을 느끼게 해주어서. 연대는 거창한 게 아닌 꼭 끌어안아주고 전화를 대신 걸어 주는 일이라는 걸 알게 해주어서. 고맙고 기쁘다.


기사를 찾다가 읽은 박서련의 인상 깊은 워홀 에피소드. 룸메이트랑 싸워서 거리에서 울고 있었다고 한다. 교복 입은 청소년들이 박서련에게 다가와 길을 잃었냐며 도움이 필요하면 말하라고 했단다. 실제 나이는 박서련이 많았을 텐데. 길에서 울고 있는 누군가를 그냥 지나치지 못했던 선량한 학생들. 그때 받았던 선의. 삶은 미약한 온기로 우리가 가진 냉혹함을 미지근하게 만들어준다. 요즘 울기만 하는 당신을 위한 소설 『더 셜리 클럽』. 읽고 나면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 울어 노래를 부르며 즐거운 기분을 느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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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더 셜리 클럽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비***스 | 2020.09.17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타인과 연결되어 있다고 느낄 때는 서로의 공통점을 발견했을 때가 아닐까. 아주 작고 사소한 것이라도 말이다. 좋아하는 것이 같다던지. 하물며 같은 이름을 가지고 있다면 어떨까? 호주 멜버른에는 셜리들이 모인 '더 셜리 클럽'이 있다. 이름이 같다는 이유로 모인 셜리들은 서로 돕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그런데 노년의 호주 여성으로 구성된 이 모임에 임시-명예-회원이 새로 가입하;
리뷰제목
타인과 연결되어 있다고 느낄 때는 서로의 공통점을 발견했을 때가 아닐까. 아주 작고 사소한 것이라도 말이다. 좋아하는 것이 같다던지. 하물며 같은 이름을 가지고 있다면 어떨까? 호주 멜버른에는 셜리들이 모인 '더 셜리 클럽'이 있다. 이름이 같다는 이유로 모인 셜리들은 서로 돕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그런데 노년의 호주 여성으로 구성된 이 모임에 임시-명예-회원이 새로 가입하게 되었으니, 바로 이 소설의 주인공 설희다. (그녀의 영어식 이름이 셜리) 호주의 셜리들은 피부색과 나이가 다른 새로운 설희(셜리)를 기꺼이 자신들의 일부로 받아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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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의 음반을 듣는 것 같은 구성이 인상적이다. 설희가 만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총천연색으로 표현되는 것도 재미있다. 호주라는 낯선 나라에 덩그러니 놓인 설희이지만, 그녀는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 덕분에 매일을 다채로운 색으로 물들인다. 급기야는 보라색 목소리를 가진 S를 향한 사랑이 솟아나기까지한다. 달콤한 풍선껌같은 그런 사랑. 그래, 결국에는 사랑이다. 설희의 여정을 따라가노라면 연결이나 우정과 같은 단어들을 지나 결국 사랑에 이르게 된다. 그리고 사랑을 믿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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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들이 하나로 뭉칠 수 있다면. 네임차트 사이트에 내 이름을 검색해보았다. 집계된 것만 해도 약 6000명. 과연 이름이 같은 6000명의 우리는 친구가 될 수 있을까? '더 셜리 클럽'을 만나고 나니 안될 것도 없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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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instagram.com/vivian_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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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48건) 한줄평 총점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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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평점5점
맘이 몽글몽글해지는 책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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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 | 2022.08.17
구매 평점5점
멜번이 더욱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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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7 | 2021.09.07
구매 평점5점
사랑이 샘솟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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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골드 c*******0 | 2021.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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