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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브 생 로랑에게

[ 양장 ]
리뷰 총점9.1 리뷰 21건 | 판매지수 21,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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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21년 02월 09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160쪽 | 242g | 113*198*13mm
ISBN13 9791197325809
ISBN10 1197325808

이 상품의 태그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평생의 연인이 떠난 후 시작된 이야기
─ 패션 디자이너 이브 생 로랑의 연인이자 사업 파트너였던 피에르 베르제,
그가 50년을 함께해온 연인의 죽음 이후 써 내려간, 보낼 수 없는 편지들.


저자 피에르 베르제는 세계적인 패션 회사 ‘이브 생 로랑’을 이끈 기업가였을 뿐만 아니라 수많은 예술가들의 후원자이자 예술품 수집가이기도 했으며 국립 파리 오페라단의 회장에 오르는 등 문화계 전반에 영향력을 발휘한 인물이다. 한편 동성 간의 결합을 법적으로 보장하는 PACS(시민연대계약)법을 적극 지지하는가 하면 2010년에는 경영난에 시달리던 프랑스의 일간지 「르 몽드」를 인수하며 편집권의 완전 독립을 명문화하는 등 사회운동가로서의 행보도 인상적이라 할 만하다. 그러나 우리에게 그 무엇보다 깊은 울림으로 남는 것은, 그가 패션사에 길이 남을 한 천재의 영감이 제대로 구현되게끔 평생을 애썼다는 사실이다. 패션 외에는 무엇에도 관심이 없었던 이브 생 로랑이 패션에 관한 일 말고는 무엇도 하지 않을 수 있도록 그의 곁에서 발로 뛰며 곁을 지킨 인물이 다름 아닌 피에르 베르제였다. 이는 그가 본래 지니고 있었던 예술에 대한 존경심, 이브 생 로랑의 천재성에 대한 확신이 뒷받침된 행보이기도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천재의 이면에 드리운 어둠들, 알코올과 약물 중독, 우울과 히스테리까지도 끌어안게 한 강력한 원동력은 다름 아닌 이브 생 로랑에 대한 사랑이었다.

『나의 이브 생 로랑에게』는 이브 생 로랑의 장례식장에서 피에르 베르제가 낭독한 추도문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죽은 연인에게 보내는 편지의 형식으로 쓰인 이 글은 장례식에서 6개월이 지난 크리스마스에 다시 시작된다. 평생의 연인이 떠난 뒤 홀로 남은 78세의 피에르 베르제는 수신 불가능한 편지들을 써 내려가며 늘 함께했던 자신들의 일생을 회고하고 삶과 사랑을 되짚어나간다. 편지는 피에르 베르제가 이브 생 로랑의 1주기에 낭독한 추도문으로 끝을 맺는다.

저자 소개 (2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우리가 처음 만난 그때, 파리의 아침은 얼마나 맑고 싱그러웠는지.
--- 첫 문장

이 편지는 온전히 너를 향한 것, 우리의 대화를 이어나가는 방법이자 너에게 말을 거는 나의 방식이니까. 듣지도 답하지도 않을 너에게.
--- p.17

내가 네 눈을 감겨주었지. 그게 끝이었어. 울지는 않았어. 나중에, 한참 지나서야 비로소 눈물이 흐르더군. 너는 네가 사랑했던 사람들에 둘러싸여 숨을 거뒀어. 필리프와 내가 언론에 알리자 전화벨이 울리기 시작했어.
--- p.23

아마도 미치광이의 사랑이 이럴 거야. 두 미치광이의 사랑. 너를 떠나려고 노력도 해보고 다른 곳으로 가고 싶은 적도 있었지만, 매번 모든 길이 너에게로 이어졌어.
--- p.30

퐁피두 센터에서 고별 패션쇼가 열렸던 그날 넌 모든 것을 잃었지. 무대 위의 작품을 바라보며 안녕을 고한 거야. 마치 단두대에 오르는 사람처럼 런웨이에 오르던 너의 모습이 기억나.
--- p.45

그래, 두 미치광이의 작품! 전 세계의 신문들이 이 경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어. 호텔에는 더 이상 빈방이 없고, 르 부르제 공항편 비행기는 만석이야. 사람들은 이 경매를 ‘세기의 경매’라 불러. 솔직히 말하자면, 이 모든 게 즐겁긴 하지만 기뻐 날뛸 정도는 아니야.
--- p.53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양 삶을 가장한 채 지내고 있어. 평생 그래왔듯이 너에게 전화를 걸어 말을 하고, 네가 조심스레 내 사무실 문을 열어 방해꾼이 없는지 확인한다고 생각하면서. 그러나 어쩔 도리 없이, 언제나 너의 부재에 부딪치게 돼. 그 부재가 언제 어디서나 나를 엄습해. 너는 어디에나 있고, 또 그대로 머물러 있지.
--- p.71

너는 이따금씩 그런 식으로 사랑을 전하곤 했어. 편지 말미엔 이렇게 적혀 있었지. “언제나, 앞으로도 영원히, 너의 이브.”
--- p.101

이 글이 너의 재능, 너의 취향, 너의 명민함, 너의 다정함, 너의 부드러움, 너의 힘, 너의 용기, 너의 순수함, 너의 아름다움, 너의 시선, 너의 청렴함, 너의 정직성, 너의 고집과 욕구를 보여주기를. 너를 걸을 수 없게 했던 그 ‘거인의 날개’를.
--- p.144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 세기의 경매, 사랑의 증거

이번 경매에 온통 시간을 뺏기고 있어. 끝없이 같은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지. 소장품을 어떻게 모은 것인지, 우리가 소장한 첫 작품은 무엇인지, 왜 이 경매를 하려는 것인지, 네가 가장 좋아했던 미술품은 무엇이었으며 나는 또 어떤지에 대해 줄곧 같은 대답을 반복해.(37쪽)

한편으론 우리가 취향을 두고 맞선 적이 전혀 없었다는 것이 놀랍기도 하고. 사실은, 서로에게 건넨 가장 큰 사랑의 증거가 바로 이 컬렉션과 집이 아닐까.(53쪽)

2008년 이브 생 로랑이 사망한 뒤, 피에르 베르제는 이브 생 로랑과 함께 구입한 소장품들과 집을 모두 경매에 내놓는다. 책은 피에르 베르제가 소장품을 경매에 내놓기로 결심하고 이를 진행하는 과정을 따라간다. 소장품에 얽힌 사소하지만 애틋한 추억들, 경매 과정의 난관들, 곳곳에서 죽은 연인에 대한 기억을 발견하고 이를 담백하게 적어 내린 문장들을 통해, 경매가 단지 재산을 처분하는 과정이 아닌 그들의 삶과 사랑을 정리하는 과정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담담하게 보여준다. 아일린 그레이, 피카소, 마티스 등 비밀에 싸여 있던 그들의 소장품들은 2009년, 일명 ‘세기의 경매’를 통해 세상에 공개되었다. 한화로 7000억 원이 넘는 경매 수익금은 이후 에이즈 치료 재단을 비롯한 사회 각계로 전부 환원되었다.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너는 스물한 살이었고 남자와 살아본 적이 없었지.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나는 너에게 그러한 삶이 존재할 수 있고 그럴 때 필요한 건 솔직함뿐이라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어.(113쪽)

1958년, 이브 생 로랑과 피에르 베르제는 저녁 식사 자리에서 처음 만난다. 아직 수줍음이 채 가시지 않은 이브 생 로랑은 막 디오르의 수석 디자이너로서 세상에 얼굴을 알린 참이었고, 27세의 피에르 베르제는 구상 회화의 왕자로 불리던 화가 베르나르 뷔페와 7년간 연애를 이어오고 있었다. 단번에 사랑에 빠진 둘은 이후 1961년 함께 패션 회사를 설립하고 피에르 베르제가 경영을 맡게 되면서 강력한 결속력을 갖게 된다. 흥미로운 지점은 이들의 관계가 공과 사를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이며, 더욱 흥미로운 것은 그러한 관계가 평생 지속되었다는 사실이다. 패션계에서 첫손에 꼽히는 샤넬의 경영자 자리를 제안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브 생 로랑을 위해 일고의 여지없이 거절하는 대목에서 알 수 있듯이, 피에르 베르제가 보인 행보의 많은 부분은 연인에 의해, 혹은 연인을 위해 결정되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성적 지향성을 처음부터 숨기지 않았고, 성소수자를 위한 입법 운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1999년 PACS법이 통과되자마자 PACS에 서명하는 등, 개인적 관계를 사회적 영역으로 넓히는 일에 주저하지 않았다. 이러한 맥락에서 피에르 베르제는 죽은 연인에게 보내는 연서를 세상에 내놓으며, 동시에 이브 생 로랑이라는 디자이너가 패션사에 끼친 지대한 영향을 드러냄으로써 그의 동반자이자 사업 파트너로서의 면모를 적극적으로 드러낸다.

〉 패션의 혁명가, 이브 생 로랑

피에르 베르제는 한 인터뷰에서 “이 책은 나의 방식으로 쓴 이브 생 로랑의 전기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의 말대로, 이 책을 읽고 있으면 피에르 베르제의 눈으로 바라본 이브 생 로랑의 모습이 생생히 그려진다. 수줍고 영리한 소년이기도, 때때로 구제불능의 알코올중독자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것은 엄격한 완벽주의자인 동시에 패션을 미적 영역에서 사회적 영역으로 확장시킨 혁신적인 패션 디자이너의 모습이다.

네가 기성복을 발명했다는 거 잊지 마. 무엇도 그와 같은 영원한 영광을 가져다주지는 못할 거야. 너 이전에는 기성복이 없었다니, 믿기 어려운 일이지. 그러나 사실이야. 너는 현대 여성의 복식을 창조했고, 세계 곳곳에서 그 영향력을 발휘했지. 바지를 입은 여성들은 마치 로마 군단 같았어.(109쪽)

이브 생 로랑은 기성복을 도입한 최초의 디자이너로 알려져 있다. 계층이나 성별에 상관없이 누구나 자신의 옷을 입고 즐기길 바랐던 이브 생 로랑의 자유로운 생각은 당시 부유층의 전유물이었던 패션계에 큰 반향을 일으킨다. 1966년에는 남성의 턱시도 정장을 여성복에 도입하여 최초의 여성용 바지 정장을 만드는 등, 여성 복식사의 큰 획을 긋기도 한다. 그저 아름다운 의복이라는 한정된 범주에서 사회적 맥락으로 패션의 의미를 확장시킨 이브 생 로랑의 혁신성이 구현되는 것을, 피에르 베르제는 가장 가까이에서, 가장 적극적인 방식으로 지켜본다.

〉 완결된 생의 의미

『나의 이브 생 로랑에게』는 피에르 베르제가 이브 생 로랑의 장례식에서 낭독한 추도문으로 시작된다. 50년에 걸친 절절한 사랑과 존경을 담은 그의 편지는 6개월 뒤 크리스마스에 지극히 사적이고 내밀한 방식으로 다시 시작된다. 1년여간 이어진 편지로 그는 50년 동안 늘 함께해온 자신들의 삶을 복기한다. 이브 생 로랑과 함께 수집했으나 이제는 오롯이 자신에게 남겨진 수많은 예술 작품과 집을 처분하는 과정을 통해 그들이 이룬 것과 실패한 것을, 사랑의 눈부심과 지난한 고통의 시기를 담담히 드러낸다. 그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마지막 순간에는 수많은 사회적 수식어를 떼어낸, 단지 오랜 연인을 잃은 뒤 빈집에 남은 한 남자를 발견하게 된다.
「옮긴이의 말」 중에서

누군가의 연인으로, 천재의 조력자로 평생을 보낸 남자가 혼자 남게 된다면 어떤 모습일까. 이브 생 로랑이 죽은 뒤, 피에르 베르제는 평생을 그래왔듯, 음악을 듣고 책을 읽으며 더는 곁에 없는 그에게 말을 건넨다. 그곳엔 연인의 부재를 매 순간 체감하는 삶, 일상의 모든 것들이 그와의 추억을 상기시키고, 더는 미래의 전망도, 새로운 도전도 함께할 수 없음에 쓸쓸해하는 황혼의 탄식이 있다. 화려하고 굴곡진 삶의 여정 너머에서 고요히, 스스로 생이라는 연극의 막을 내리고 무대를 정리하는 한 남자를 통해, 우리는 완결되었으되 완벽하지는 않은 사랑을 마주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생의 본질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르게 될 것이다.

회원리뷰 (21건) 리뷰 총점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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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나의 이브 생 로랑에게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골드 l*****y | 2022.08.27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헤이 네가 너무 보고싶어" 이 한 구절에 반해 구매한 책. 패션계의 일축으로만 알고 있던 생로랑의 생애가 궁금했고 이를 편지로 서술한 내용이 흥미를 이끌었다. 소설이 아닌 편지 형식이에 가독하기에 매우 편리하면서도 어려웠다. 피에르는 패션 사업가가 아닌 정말 패션이라는 예술을 사랑했고 그걸 위해 살아 왔음이 느껴졌다. 이 편지를 서술하며 그 아래 눌러져있는 그리움이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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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 네가 너무 보고싶어"

이 한 구절에 반해 구매한 책. 패션계의 일축으로만 알고 있던 생로랑의 생애가 궁금했고 이를 편지로 서술한 내용이 흥미를 이끌었다. 소설이 아닌 편지 형식이에 가독하기에 매우 편리하면서도 어려웠다. 피에르는 패션 사업가가 아닌 정말 패션이라는 예술을 사랑했고 그걸 위해 살아 왔음이 느껴졌다. 이 편지를 서술하며 그 아래 눌러져있는 그리움이 편지마다 느껴져 더 감정적으로 와닿았다. 그렇기에 한 번에 읽기보다는 나누어 읽게 된 것 같다. 앞으로도 소장하면서 매일 한 페이지씩 읽어도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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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나의 이브 생 로랑에게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실* | 2022.08.23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어떤 사람이 남긴 발췌를 우연히 접하게 되면서 읽어보게 된 책입니다. 함께 했던 시간들이 남았다고 하더라도 홀로 하는 사랑이 이렇게 오래 지속될 수 있는 일이 가능할까 싶었는데 이 책을 통해 그런 사랑도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그 대상이 누구인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아마도 저는 매우 높은 확률로 어려울 것 같다고 생각이 들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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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이 남긴 발췌를 우연히 접하게 되면서 읽어보게 된 책입니다. 함께 했던 시간들이 남았다고 하더라도 홀로 하는 사랑이 이렇게 오래 지속될 수 있는 일이 가능할까 싶었는데 이 책을 통해 그런 사랑도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그 대상이 누구인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아마도 저는 매우 높은 확률로 어려울 것 같다고 생각이 들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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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이렇게 사랑이 오래 갈 수 있을까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연* | 2022.06.12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프랑스어 원제를 영어로 쓰면 'Letters to Yves'가 될 것이다. 아마 이브 생 로랑과 저자인 피에르 베르제의 관계를 잘 모르는 우리나라 사람을 위해 굳이 제목을 '나의 이브 생 로랑에게'로 바꿔 붙인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나에게도 피에르 베르제라는 이름은 매우 생소하다. 몇 달 전 이브 생 로랑에 대한 영화와 다큐멘터리를 보았는데도 그의 연인이자 동반자로 이브 생 로랑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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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어 원제를 영어로 쓰면 'Letters to Yves'가 될 것이다. 아마 이브 생 로랑과 저자인 피에르 베르제의 관계를 잘 모르는 우리나라 사람을 위해 굳이 제목을 '나의 이브 생 로랑에게'로 바꿔 붙인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나에게도 피에르 베르제라는 이름은 매우 생소하다. 몇 달 전 이브 생 로랑에 대한 영화와 다큐멘터리를 보았는데도 그의 연인이자 동반자로 이브 생 로랑 경영자였던 피에르 베르제라는 이름을 기억하지 못했으니 아마 대다수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다. 심지어 책 안쪽날개저자를 설명하는 말 어디에도 둘 사이가 연인이라는 걸 나타내는 건 없다. 동성애에 대한 우리나라의 호의적이지 않은 시선을 염려한 출판사의 생각이 반영된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책을 통해 알게된 것은 피에르 베르제가 이브 생 로랑의 예술을 뒷받침한 사이였을 뿐 만 아니라 장 지오노, 장 콕토, 마르그리트 뒤라스 등의 문인과 다양한 화가들과 관계를 갖고 그들의 예술을 이해하고 후원했기에 이브 생 로랑과 함께 수준 높은 수집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이브 생 로랑 사후 그와 함께 지내던 집과 별장 등 다양한 곳에 있던 그들의 컬렉션을 '피에르 베르제-이브 생 로랑 재단'을 위해 경매에 내놓고 그 작품들이 팔리는 과정을 지켜보는 1년 여 간 저자가 이브에게 쓴 편지를 모았다. 책 곳곳에서 그의 이브 생 로랑에 대한 애정과 그의 불안한 모습들로 인해 힘든 과정도 예술가에 대한 존중으로 버텨낸 과정이 녹아있다. 아니, 그것은 존중이나 사랑이 아니라 '추앙'이었다. 동반자의 성공을 진심으로 반기며 그를 위해 모든 걸 막아내고 감수하며 애쓰는 사람의 글을 읽으니 감사했다.

책 맨 앞장에 소 플리니우스의 '내 삶의 증인을 잃었으니, 엎으로 되는대로 살게 될까 걱정입니다.'라는 말이 씌어있다. 저자의 이브를 향한 마음을 알 수 있다.

"사소한 일에도 좌절하거나 불같이 화를"내는 이브를 오스카 와일드가 말한 "터너 이전에, 런던에 안개는 없었다."라는 말을 인용하며 예술가로 존중했기에 알제리 "식민지 개척자의 후손"과 "극렬한 반식민지주의자"이자 무정부주의자가 오랜 기간 같이 살 수 있었으리라. 그의 신념과 지성과 위트는 "네가 아랍 소년들과 사랑을 나누었다는 걸 네 부모님이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지 모르겠군" 같은 문장에서 보인다.

저자의 예술애호가이자 정치적 신념은 컬렉션 경매 과정에서 자신들의 중국 두상들이 아편전쟁 당시 프랑스군이 북경 황실 정원에서 약탈해 간 걸 알게되자 법원의 소유권 결정과 상관없이 "중국이 인권을 존중하고, 티베트의 독립과 달라이 라마를 받아들이겠다고 약속한다"는 조건하에 돌려주겠다 했다는 데서도 보인다.

이브 사망 후 몇 달 지나 저자는 이렇게 쓴다. "헤이, 네가 너무도 보고 싶어." 우리 나이로 80세에 이런 말을 할 수 있다는 게 놀랍다.

가족에게 성정체성을 드러낸 저자와 달리 "어머니는 너와 아주 특별한 관계로 지냈다고 믿고 계신 것 같더라"며 "환상 속에서 여생을 보내도록 놔둬야겠지. 진실은 그것을 아는 사람에게만 주어지고, 다른 사람들에겐 스스로 그것을 창조할 권리가 있는 법이니까."라며 여유로운 태도를 보인다. 아무리 성공한 유명인사라고 해도 여전히 동성애에 대해 거부감을 보이는 사람들이 있는 사회를 오랜 기간 살아온 사람이 여유를 갖는 과정이 얼마나 쉽지 않았을까도 생각해본다.

이 둘은 우리나라에는 아직 없는 시민 연대 계약을 했는데, 처음부터 동반자나 다름없었다며 처음 만난 날 "막 베르나르(이 사람은 화가)와 헤어진 참이었"다며 "너는 무척 마르고, 너무나 젊고, 아름답고, 수줍고, 빛이 났어. 내가, 그리고 우리가 옳았어.""라 말한다. 와, 세상에 오랜 세월 지난 후에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관계가, 또 삶이 있을까? 저자의 내공에 감탄할밖에.

110쪽에서 예전에 생 로랑의 바지를 입었다는 이유로 레스토랑에서 입장을 거절당한 여성의 이야기가 나온다. "사회적 영역에 다다르기 위해 미학의 영토를 벗어난 것이야말로 너의 가장 큰 공로"라는 걸 추앙이 아니면 무엇이라 할 수 있을까. 저자는 말한다. "샤넬이 여성에게 자유를 주었다면, 너는 그들에게 권력을 되찾아주었어."라고.

책을 읽으며 이브 생 로랑의 다양한 인간으로서의 모습과 예술가(사실 이전엔 패션 디자이너라고 생각했었는데)로서의 업적을 생각하고 그를 위해 옆에서 50여 년을 사랑과 헌신 속에서도 자신을 버리지 않고 예술애호가이자 후원자로 살았던 피에르 베르제를 생각했다. 이런 걸 보면 세상엔 사랑이란 게 진짜 있긴 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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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17건) 한줄평 총점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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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평점5점
열렬한 러브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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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플래티넘 달**4 | 2022.09.22
구매 평점5점
프랑스 멋쟁이들... 시적이고 아름다운 글들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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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골드 m**e | 2022.09.11
구매 평점5점
:헤이 네가 너무 보고싶어. 이 한 구절로 구매하게 된 책
이 한줄평이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YES마니아 : 골드 l*****y | 2022.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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