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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뿌리풀
양장
정진권 저
청어 2021.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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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어시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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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제1부 선운사 동백꽃

봄 하나
봄 둘
봄 셋
선운사 동백꽃
산다는 것
멸치젓
벌노랑이
들꽃
슬픈 이별
가지 꽃
첫 경험
여름으로 가는 길목에서
이별
노루
하루살이
인생
봄비 내리던 날
월문리
비
비수리
여름 편지
여름밤은 깊어 가는데
파리 한 마리
기상대
호도
똥파리
등대섬 풍경
달뿌리풀
등목
오래된 사진첩

제2부 개밥 주러 가는 날

점례의 호박 농사
간재미
못생긴 살구
글씨
마음씨
나이테가 하는 말
꽃섬
약속
기왕이
쥐꼬리망초
숭어
코로나19
달은 창을 비추고
누드베키아
아기
정자리 소나무
욕
우한 폐렴
더위팔기
공중화장실에서
장독대
개밥 주러 가는 날
맛있는 김치
고집멸도(苦集滅道)
물봉선
상을 치르고
가을
어머니라는 존재
환생(幻生)
자스민

제3부 가을날 아침


감악산
설렁탕
약속
가을날 아침
가을꽃
미투
호박 도둑년
거울
어느 가을날에
편지
숲속의 정원
안부(安否)
나마스테
설
아름답지 않은 것들
달맞이꽃
칼랑코에를 보며
산이
가을밤
가을밤의 이야기
세상 사람들에게
우시장 풍경
추락
판결
늙어 가는 것
술 예찬
불면증
꿈
옥이
달력을 넘기며

제4부 세월의 언덕에 서서

아그 동지(冬至)
강 박사
자작나무 숲에서
이별 방정식
새해
입수금지
십일월의 시(詩)
부산의 밤
눈 내리는 밤
여행
겨울
잘못된 인사
그대가 진정 울어야 할 때
코로나 등산
고광나무에 눈 내리면
세월의 언덕에 서서
세밑
송해
묻지마
똥
해후
눈이 내리면 강을 건너리
미얀마
홍로설(紅爐雪)
치매
고드름
설국열차
부의(賻儀)
전등사에서
겨울 들목에 서서

저자 소개 1

산민우山岷雨

필명 산민우山岷雨. 시인. 전라북도 김제에서 태어나 옥구 군산에서 성장했다. 월간 [한국시]로 등단하여, 시집 『바보 나그네』, 『두 할머니의 싸움』, 『인생(人生)』, 『그리운 어머니』, 『달뿌리풀』 등을 썼다. 현재 삼승약품 대표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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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7월 10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176쪽 | 402g | 145*205*15mm
ISBN13
9791158609597

책 속으로

**노루

안토니오 비발디를 듣다가
강변 숲에서
새끼 노루를 보았다
다리를 절룩거리며
달려가는 노루를 보려고
몸을 낮췄다
해 질 녘까지 기다렸으나
볼 수 없었다


**달뿌리풀

울음 우는 강가를 보라
쉐쉐거리며 흔들리는
그대는
억새도 아니었다
갈대도 아니었다
새들이 잠들어 쉬는 곳
갯가 외진 곳에
말없이 피어
바람에 흔들리다가
눈비에 흔들리다가
폈다가 졌다
졌다가 폈다
아무도 찾는 이 없는
후미진 곳에
그대는 묵묵히 자리를 지켰다
비구름 지나가고
은빛 만월(滿月)이 고개를 내밀던 날,
그대는 달뿌리라는 이름으로 태어났다
듬성듬성 빠진 머리로
가르마도 타지 않은
헝클어진 모습으로
오직 진실만을 얘기했다
그 어느 바람에 흔들림 없이
그 어느 눈보라에 꺾임 없이
변함없는 숨결로 살았다
그대가 누구인지 수년이 지나고서야 알았다
가슴에 담아두기만 했던
그대의 울음소리가 무엇인지
이순(耳順)이 넘어서야 알았다
그대는
만경강 새창이다리
구성진 상여소리였다

오 달뿌리풀이여!
오 아버지의 초상(肖像)이여!


**달은 창을 비추고

공연이 끝나고
텅 빈 무대만 남았다
탄식과 감동의 화려한 막은 내리고
삼삼오오 흩어져
맘에 맞는 일행들과 잔을 부딪혔다
바람 부는 거리에
충혈된 눈을 깜빡이다가
낯선 숙소에 호올로 몸을 뉘었다
휴대폰 배터리는 점점 죽어가고
객고의 적막함에 밤은 깊어 가는데
잠은 오지 않고 뒤척이고 있다
달은 창을 비추고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가
물끄러미 나를 보고 있다
멀리서 차량이 미끄러지듯
지나가는 희미한 소리에
스르르 눈을 감아 본다
창가의 그림자도 천천히 숨었다
달은 창을 비추고
안드로메다에 이르고 있다


**눈 내리는 밤

나비떼가 나풀나풀
소리 없이 내린다
강가에도 들녘에도
온 세상 하얗게
곱게 잠들어 내린다
잠 못 드는 밤,
가로등 불빛 하나
온몸으로 눈을 맞고 있다
적막한 가슴 다독이듯
밤새 외로움 재우고 있다
하아얀 나비처럼
한 잎 또 한 잎
밤새 그리움 쌓이고 있다


**세밑

자고 나니 발목까지
눈이 왔다
깜짝 놀랐다
온천지 하얀 꽃 폈다
자고 나면 하얘진다는
세밑
세상이 밝아졌다
백구가 좋아라
하얗게 웃고 있다
오래전 내리던 눈
영화처럼 내리고 있다
잿빛 하늘 보고
웃던 겨울이 그립다

펄 펄
펄 펄


**홍로설(紅爐雪)

화로에 눈이 나린다
화로에 눈이 나린다
적막한 산야에 눈이 나린다
붉은 꽃가루 바람에 날려
망막이 점점 흐려지는데
우리네 인생(人生)도
사위어가고 있다

화로에 눈이 나린다
화로에 눈이 나린다
초가삼간에 눈이 나린다
붉은 꽃가루 분분히 날려
눈물이 흘러내리는데
천 점 만 점 눈이 나린다
화로에 밤새 눈이 나린다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이번 시집은 나의 다섯 번째 시집입니다
밤사이 요란한 비가 내리고 아침 출근길에 빗줄기가 약해졌
습니다
우리를 감싸고 있는 근심 걱정이 우리를 아프게 하지만
밤새 내린 봄비로 깨끗이 씻겨 내려가길 바랍니다
절기는 춘분이지만 꽃샘바람은 넣었던 외투를 다시 꺼내게
합니다
칸트는 산책을 하며 하루를 가꾸어 나갔다 합니다
하루가 다르게 늙어가는 중장년의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살아
가는가
남겨진 날들에 대한 두려움, 지나간 날들에 대한 회한,
점점 더 사람과의 관계는 힘들어지고, 서운함은 늘어나고,
허무한 시간들의 연속입니다
오늘은 지친 몸을 추스르고 강가를 걸으렵니다
인적이 드문 강가를 걸으며 청결한 마음 찾아 나서렵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철 지난 갈대꽃을 보며, 소리 없이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며
후르륵 후르륵 몰려다니는 참새 떼를 보러 가렵니다
돌 틈으로 자신을 밀어 올려 생명에의 의지로 기어코 움트는
민들레도 어루만지며 잃었던 마음 주우러 나서렵니다
모두를 사랑하며 살 수 있는 그러한 세상 되기를 기도하렵니다
바람 한 줄기, 풀 한 포기, 꽃잎 하나가 소중한 삶으로
나를 바라보기 때문입니다

2021, 텅 빈 사무실에서
山岷雨 정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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