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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tha Christie,アガサ クリステ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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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버트램 호텔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그 옛날 모습 그대로였던 것이다. 그것은 너무나 기적적인 일이었다. 적어도 마플 양의 생각으로는 그랬다. 하지만 사실을 말하자면 그녀도 내심 의아해 하고 있는 중이었다. 도대체가 현실로 믿기엔 너무나 기쁜 일이었던 것이다. 마플 양은 그녀가 언제나 지니고 있는 날카로운 혜안과 상식으로 자기가 원하는 것은 그저 과거의 추억을 그때 그 시절의 색깔 그대로 되살려보려고 하는 것뿐임을 자각하고 있었다.
비록 부득이한 일이긴 했지만 그녀는 인생 대부분을 옛 시절의 즐거운 추억을 되살려보는 일로 보내왔었다. 만일 어쩌다가 그 추억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을 찾아내기라도 하면 그녀는 진정으로 행복을 맛보곤 했다. 그런데 요즘 와서는 그런 일도 쉽지 않았다. 자기와 같은 시대에 살던 사람들이 대부분 이미 세상을 뜬 처지였으므로 그럴 만도 했다.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여기 앉아서 그 기억들을 더듬고 있는 것이다. --- pp. 23-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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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바이러'
'안녕, 브리짓.' 수인사가 끝나고 엘바이러 블레이크 양은 광장 180번지의 현관문을 밀고 안으로 들어갔다. 창문을 통해 그녀가 오는 것을 보고 있던 친구 브리짓이 달려 내려와 현관문을 따주었다. '2층으로 올라가자.' 엘바이러가 말했다. '그래, 그러는 게 좋겠어. 안 그러면 엄마한테 방해받을 테니까.' 두 아가씨는 서둘러 층계를 올라갔다. 덕분에 막 침실에서 나온 브리짓의 어머니를 따돌릴 수 있었다. 브리짓의 어머니로서는 한발 늦은 셈이었다. '어머니는 안 계시니 운 좋은 줄이나 알아라.' --- p.7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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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플 양은 버트램 호텔에 오면서 이런저런 일을 기대하긴 했지만 베스 세지윅을 그곳에서 만나리라는 것은 전혀 꿈도 꾸지 않았었다. 호화로운 타이트 클럽이나 트럭 운전사들의 숙박소 - 혹시 뭐 그런데라면야 베스 세지윅의 폭 넓은 고나심을 끄는 데에 어울릴지 모른다. 하지만 이 버트램 호텔처럼 꽤나 고상하면서 또 옛 시대의 여관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장소라면 그녀와는 도무지 어울리지가 않는 것이었다. 그런데도 그녀는 분명히 그곳에 있었다. - 그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사실이었다. 영국에서 베스 세지윅의 얼굴이 패션 잡지나 대중신문에 나타나지 않는 달은 사실 한 달도 없었다. 그런데 그 유명한 스타의 실물이 바로 이 버트램 호텔에 나타나서는 어딘지 초조해 보이는 기색을 감추지 못한 채 담배를 피워대면서, 마치 지금까지 그런 것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는 얼굴을 하고 자기 앞에 높인 커다란 찻쟁반을 들여다 보고 있는 것이었다. 그녀가 주문한 것은 - 마플 양은 눈을 가늘게 뜨고는 뚫어지게 그것을 바라보았다 - 좀 멀리 떨어진 곳이긴 하지만 - 맞아, 도넛이군. 그것 참 재미있는데.
--- p.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