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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루 무루
장석원
파란 2021.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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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시인의 말

0
요령 소리 - 15
울어라 천둥 - 17
몽유(夢遊) - 18
출발하는 얼굴, 도착한 뚫린 몸 - 19
폴리리듬(polyrhythm) - 21
곽공(郭公)처럼 - 27
훈육과 훈제 - 29
오토매틱 - 31
실천과 극복 - 33
바늘처럼 눈빛이 묻었다 - 35
네 개의 눈을 가진 기계 - 38
환후(幻嗅) - 41
붉은 먼지로 으스러질 때까지 - 43

1
압흔(壓痕) - 47
목간(木簡) - 48
버드나무 목간 - 49
비명(碑銘) - 50
절단 - 56
솔직한 과일 - 58
쓸쓸한 진통제 - 60
춘분(春分) - 62
작약(炸藥) - 64
캠브리아(cambria) - 65
밤의 측지선(測地線) - 66
검은 항적(航跡) - 67
|| - 70
갈애(渴愛) - 72
영벌(永罰) - 73

2
적수(赤手) - 77
분비 - 78
방혈 - 79
식자(植字) - 80
적구(赤狗)처럼 - 81
몽혼 - 82
빙폭 - 84
동심(冬心) - 85
지뢰 - 87
수골(收骨) - 88
성묘 - 89
밀봉 - 91

3
고아의 비탄 - 95
나의 영혼은 그녀에게 저항할 수 없다 - 97
검은 경전을 펼치다 - 100
환(煥), 환(歡), 환(喚) - 102
폐멸 - 105
빈방의 햇빛 - 107
살아야지 - 108

4
초록 전체주의 - 113
단치히(Danzig) - 114
곡산에서 대곡으로 - 117
런 라이크 헬(run like hell) - 119
장맛비와 지게차 - 121
리얼리티 - 123
뜨거운 살로 퍼덕이는 - 124
이렇게 하는 것은 강건할 수 없고 이렇게 하는 것은 더 이상 강건할 수 없고 - 126
면도 - 128
아니면 - 129
상호 의존적인, 경험, 물방울, 사람 - 131
생활세계 - 133
KGB 물류 그룹 노란 트럭에 실려 씩씩대는 짐들과 듬직한 일꾼들 - 135
이접(離接) - 137
위생의 저녁 - 139
무감각 - 141
크레모아 - 143
리얼 띵(real thing) - 145
Tempus fugit, amor manet - 146

5

01
붉은 입추, 사람을 만나기 좋은 날 - 153
시멸(示滅) - 154
이곳은 끝나는 곳 눈을 뜨는 곳 얼굴이 펼쳐지는 곳 - 155

02
나는 카메라이다 - 159
그때 나는 누구를 기다렸나 - 160
메탈릭 레인(metallic rain) - 161
독송(讀誦) - 162
발정기의 새처럼 소란하게 - 163
가좌동 - 164
종점 - 165
88 - 166
폐허에 비 내리네 - 168
정군비어에서 아파치까지 - 169

03
나는 카메라이다 - 173
5미터 상공에서 멈춘 고폭탄 - 174
8월 8일 - 175
8월의 비 - 176
8월의 빛 - 177
뉴마(pneuma) - 178
업을 깨끗이 - 179
사랑의 궁극에 내가 없다 - 180
모든 것을 한 몸으로 생각한다 - 181

04
나는 카메라이다 - 185
아뇩다라 삼먁 삼보리 - 186
고해 - 187
사랑의 힘 - 188
어둠의 힘 - 189
나는 애물 - 190
불치(不治) - 191
선근(善根) - 192
달빛 기사와 춤을 - 193
한 사람만 사랑하겠어요, 어떻게 부부가 되겠어요 - 194
교수(絞首) - 195
달래나 주지 달래나 - 196
단-멸-도(斷-滅-度) - 197

05
나는 카메라이다 - 201
집착 없는 아름다운 행동 - 202
동의어, 배치 - 203
무모하다 사미(沙彌)여 - 205
가리왕(迦利王), 쉴 새 없이 당신이 - 206
악과 곡 - 207
파경 - 208
사랑은 덧없이 끝나고 - 209
망질(望秩) - 210
동통(疼痛) - 211
잔디 잔디 금잔디 - 212
염송(念誦) - 213
위엄 있는 그 모습 고요하네 - 214
아상(我相), 수련 잎에 떨어지는 빗방울 - 215
이별 후의 이별 - 216

해설 조대한 몸으로 쓰는 고통의 사제 - 218

저자 소개 1

1969년 충북 청주에서 태어났으며 고려대학교 국문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였다. 2002년 대한매일(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시 「낙하하는 것의 이름을 안들 睡蓮에게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가 당선되면서 문단에 나왔다. 시집 『아나키스트』, 『태양의 연대기』, 평론집, 『낯선 피의 침입』, 음악에세이, 『우리 결코, 음악이 되자』가 있다. 현재 광운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학생들에게 시론과 시를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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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8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35쪽 | 340g | 128*208*15mm
ISBN13
9791191897005

책 속으로

수골(收骨)

다른 사랑은 없다

침엽 같은 햇살

동공에 들어차는 불꽃

화형(火刑) 후 남은 뼈다귀

햇살
슬픔을 알 리 없고
햇살
고통을 모르고

햇살-죽창처럼
그 사람
나를 찌른다


곡산에서 대곡으로

철로에서 피 냄새가 솟는다
내가 지녔던 기척

박동이 느려진다
나를 죽이고 다른 나를 데려온다

사랑이 허물어진 자리에
꽃이 피어오르고, 잊지도 못했는데
눈물이 마른다, 면도로 나를 긁어내면
피 떨어질까, 내게는 흘릴 것이 없다

그날의 나, 비등점에 가까워진 너에게 말한다
자유의 다른 말, 잃을 것이 없다는 것 슬픔이 없다는 것 잊을 사람이 없다는 것
떠난 사람은 내가 아니다, 나는 버림받았지만 나는, 그 사람을 버리지 않았다
거기 내가 쓰러져 있었다

무너질 수밖에 꿇을 수밖에
갈라진 살 때문에 쏟아진 피 때문에

나는 패했다
나는 전사가 아니다

내가 떠난 후에 무엇이 있을까 한 줌 빛 한 움큼 회한 뼛가루 남아 있을까 이후에 후회 후에 나는 얼룩질까
어둠 속 살과 뼈 선명하다
검은 날개를 펼치고 그 사람 돌아온다


이별 후의 이별

부스러진 내 몸의 수취(獸臭). 그라인더를 향해 날아가는 나비. 열렸다 닫히는 눈꺼풀. 단심(丹心), 으깨진다.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시인의 말

꽃을 포식하며 그 몸이 지나간다. 눈뜨자 꽃그늘 속에서 나비가 나타났다. 점멸하는 나비, 나풀거리는 꽃잎, 나비를 삼킨 꽃의 입술. 그 사람, 조금 전에 부스러졌다. 나비의 날갯짓조차 소음이다. 눈 감자 나비와 나와 꽃이 먹힌다. 고요가 포만하다. 이생에 이별하고 후생에 연인으로 만나겠지만 이것을 이별이라 한다면 나는 이별하지 않으리 더 깊게 파헤치리 이별을 위해 나를 분할하리. 아무것도 아닌 나의 재생을 위하여 사랑은 절며 절며 이곳으로 건너왔지만 그 사람 나에게 들어왔지만 진달래처럼 나를 할복한 사람. 내장이 없어서 나는 울 수 없었다. 마른 비명 꽃을 삼켰다.

추천평

집대성이라고 할까, 아니면 폭발이라고 할까? 절창이라고 할까, 아니면 쇳소리라고 할까? 그도 아니면 눈 닿는 대로 터지는 꽃밭이라고 할까? 숨 가쁜 회한인가 하면, 이내 도취된 연모다. 참으로 절박한 시집 하나를 장석원은 그예 내밀어 놓았다.
이 시집의 주인공은 틀림없이 파토스다. 어느 페이지를 들춰 보아도 파토스의 향연이다. (이와 같은 모순어법이 또 어디 있겠는가마는……) 그런데 이 파토스는 파국을 예비하는 것이 아니라 파국의 지연을 위한 것이라는 데 특이점이 있다. 공동(空洞)의 심중에서 고운 쇳소리가 샘솟는다. 부재를 휘도는 곡조의 연유를 만해로부터 읽어 내고 소월에게서 들은 바 있는 독자는 이 쇳소리가 낯익은 정동(情動)에 연루되어 있음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메탈릭 소월.
일상의 일들을 시적 사건으로 정식화하고 이것을 담는 새로운 리듬을 여러 겹으로 풀어놓은 것이 수영임을 아는 독자는 여기서 자신의 둘레를 뚫어지게 들여다보는 이가 주저와 저항을 가장 스트레이트하게 풀어내는 육성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래퍼 수영.
소월이 굳이 좇지 않고 수영이 방법적으로 멀리하던 ‘당신’을 석원은 절박하게 부르고 있다. 하마면 오리라던 소식이 돌지 않는 폐허의 노래가 이와 같을지도 모른다. 이 파토스는 미래의 향수로 절절 끓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시집은 독기 어린 고백록이면서 동시에 통절한 애가다. - 조강석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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