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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는 바라지 않습니다 …7쪽
목격자는 없었다 …59쪽 고마워, 할머니 …127쪽 언니처럼 …185쪽 그림 속의 남자 …247쪽 |
Yo Ashizawa,あしざわ よう,芹澤 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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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몇 달이 지나 사회 수업 시간에 경찰이 하는 일을 공부하고 나서야 어머니가 한 말이 무슨 뜻이었는지 조금씩 이해가 갔다. 모든 사람의 생활을 안전하게 지킨다는 대목을 보고 흠칫 놀랐다.
―할머니는 ‘모든 사람’에 포함되지 않는구나. 생활의 안전을 보장하는 경찰에게조차 의지할 수 없고, 쓰레기 수거라는 공공서비스에서도 제외된다. 어머니는 할머니가 처한 그러한 상황을 ‘무라하치부’라는 말로 표현했다. 나는 할머니가 무슨 행패를 당하는지 알고서도, 에도시대 때나 있었던 풍습이 현대에 남아 있다는 사실이 좀처럼 믿기지 않았다. --- p.30, 「용서는 바라지 않습니다」 중에서 “그이는 빨간불을 무시할 사람이 아니에요.” 조용한 목소리로 딱 잘라 말한 후, 마치 도발이라도 하듯이 슈야의 얼굴을 똑바로 올려다보았다. “남편이 평소 준법정신이 투철했다는 둥 남에게 피해를 주기 싫어했다는 둥 제 주관적인 견해를 말씀드리는 게 아니에요. 남편은 정말로 빨간불을 무시할 만한 사람이 아니라고요. 아니, 정확하게 말씀드리자면 빨간불을 무시할 수 없어요.” --- p.105~106, 「목격자는 없었다」 중에서 “해서 되는 일이 있고 안 되는 일이 있잖아. 안, 잘 생각해봐. 이건 되는 일이야, 안 되는 일이야?” 평소 야단칠 때의 어조로 말하자 안이 고개를 숙였다. 나는 한숨을 푹 쉬고 입매를 누그러뜨렸다. “장난을 한번 쳐보고 싶었던 거지? 괜찮아. 안이 반성했다면 할머니도 화 안 낼게.” “……는 일.” “뭐?” 되묻는 것과 동시에 안이 고개를 들었다. 안의 얼굴에 풀죽은 기색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순간, 알아듣지 못한 말이 형태를 이루었다. ―되는 일. 방금 안은 그렇게 말하지 않았던가. --- p.130, 「고마워, 할머니」 중에서 나는 엄마가 될 자격이 없다고 유이카가 태어난 직후부터 언니에게 말해왔다. 내가 그럴 때마다 언니는 무슨 소리냐고 웃어넘겼다. 걱정 마, 그렇게 고민하는 게 유이카를 소중히 여긴다는 증거잖아?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한 엄마야. 언니 말에 설득력이 있었으므로 더는 스스로를 책망하지 않았다. 하지만 언니의 말은 정말로 옳았을까. --- p.232~233, 「언니처럼」 중에서 처음에는 연기 냄새를 맡고 이상하다 싶었죠. 탄내가 나서 하늘을 둘러보다 검은 연기를 보고 숨을 삼켰습니다. 선생님 댁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린 순간, 온몸에서 핏기가 싹 가시더군요. 그때는 아직 방향만 일치했을 뿐인데도 왜일까요. 선생님 댁에 불이 났다고 거의 확신했습니다. 물론 뭔가 짚이는 구석이 있었던 건 아닙니다. 다케루 혼자 남겨둔 집에 불씨는 없었을 테니까요. 그래도 어째서인지 선생님과 무관할 리 없다, 이번 사태가 무사히 끝날 리 없다고 직감했습니다. 그렇게 판단한 근거는 저도 모릅니다. 굳이 설명하자면 선생님의 인생이 기구하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려나요. --- p.280~281, 「그림 속의 남자」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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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마음속 따위 알 수 없다
어쩌면 평생, 그 자신까지도 18년 전 돌아가신 할머니의 유골을 절에 봉안하기 위해 료이치는 연인 미즈에와 함께 어릴 적 가봤던 히가키 마을로 향한다. 할머니는 시아버지를 살해해 감옥살이를 하던 중 암으로 사망했다. 살인자라는 이유로 마을 사람들이 유골을 내다버렸는데, 이제 세월이 흘렀으니 봉안해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미즈에는 과연 마을의 절에 유골을 모셔도 될지 모르겠다며, 오히려 할머니가 그것을 바라겠느냐고 되묻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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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미워서가 아니라 누구라도 죽여야만 했던 거야!
폭력과 애증, 무관심 속에 고립되는 사람들 그들 내면의 어둠을 꿰뚫는 미스터리 소설집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 《주간 분슌》 미스터리 베스트 10 일본 장르소설계에서 주목받는 신진 작가 아시자와 요 신작! 폭력과 애증, 무관심 속에 고립되는 사람들과 그들 내면의 어둠을 꿰뚫는 미스터리 소설집 최근 몇 년간 휴먼 미스터리, 호러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수의 작품을 출간하며 존재감을 보인 작가 아시자와 요의 대표 미스터리 소설집 《용서는 바라지 않습니다》가 출간된다. 작가는 출판사 편집자를 그만둔 뒤 발표한 《죄의 여백》으로 제3회 야성시대 프런티어 문학상을 수상하며 “풍부한 패를 가지고 있어 독자를 질리게 하지 않는다”는 호평을 받았다. 일본 아마존에서 분야 1위에 오른 호러 연작소설집 《아니 땐 굴뚝에 연기는》은 제32회 야마모토 슈고로 상과 일본서점대상에 각각 후보로 올랐고, 지난해 출간된 미스터리 소설집 《더러워진 손을 그곳에 닦지 말 것》은 제164회 나오키 상에 노미네이트되며 장르의 전문성에 대중성까지 갖춘 작가로 발돋움했다. 단정하고 서늘한 필치와 흠잡을 데 없는 이야기 구성으로 작품을 발표할 때마다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아시자와 요는 현재 일본 미스터리 소설계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는 작가이다. “끝이 없는 건 무섭지. 끝이 있다는 걸 알면 어지간한 일은 견딜 수 있는 법이다만.” 〈용서는 바라지 않습니다〉 《용서는 바라지 않습니다》는 사소한 계기로 시작된 악재가 눈덩이같이 불어나는 이야기들을 수록한 작품집이다. 별거 아닌 것 같았던 선택이 그야말로 악화일로의 시작이 되어 주인공을 수렁에 빠뜨리는 이야기에, 예측을 불허하는 섬찟한 범죄 동기가 뒤따른다. 물리적으로나 심리적으로 고립된 인간이 범죄를 일으키게 되는 과정과 위태로운 심리를 유감없이 담아낸 것이다. 범행을 저지른 충격적인 동기를 감성적으로 풀어낸 작품집임과 동시에 독자들을 속이는 서술 트릭도 숨어 있어 미스터리를 읽는 재미를 여실히 느낄 수 있다. 예상도 상상도 불가능한 섬찟한 범죄 동기! “그가 미워서가 아니라 누구라도 죽여야만 했던 거야” 폐쇄적이고 보수적인 마을에서 집단 따돌림을 당하다 시아버지를 살해한 할머니, 단순한 업무 실수를 은폐하기 위해 누군가에겐 간절한 증언을 거부한 남자, 손녀를 잘나가는 아역 배우로 만들기 위해 모든 것을 통제하는 할머니, 인생의 롤 모델이었던 언니가 범죄를 저지른 후 주위의 눈총에 시달리는 동생, 가족과 아들을 잃은 상실감을 그림으로 풀어내다 종국엔 남편을 살해한 화가. 이처럼 《용서는 바라지 않습니다》의 주인공들은 각기 다른 상황에 처해 있지만, 모두 심리적으로나 사회적으로 고립되어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살인자가 만인이 이해할 법한 동기를 가지고 있는 게 더 이상합니다. 금전이 목적이었다고 하면 그렇구나, 하고 받아들이는 사람이 많은 듯한데 그게 정말로 이해가 되는 동기일까요? 액수에 따라 다르다고요? 그럼 얼마 정도면 사람을 죽일 만한 가치가 있을까요?” 〈그림 속의 남자〉 《용서는 바라지 않습니다》 속 사건의 주변인들은 비교적 쉽게 사건이 일어난 이유를 추측해낸다. 시아버지 때문에 따돌림을 당했으니 죽였다거나(〈용서는 바라지 않습니다〉), 친구들과 놀지도 못하고 통제받는 게 싫어서 할머니가 죽게 내버려둔다거나(〈고마워, 할머니〉), 걸작을 그리는 데 소재거리가 필요해 남편을 살해했다는(〈그림 속의 남자〉) 식이다. 그러나 작가는 〈그림 속의 남자〉 화자의 입을 빌려 살인이란 범죄에 모두가 납득할 만한 동기란 없으며, 쉽게 말할 수 있는 건 단지 남의 일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는 ‘일을 저렇게 만든’ 동기가 아니라 범죄라는 행위에 다다르기까지의 상황만이 존재할 뿐이라는 이야기로 읽힌다. 작가는 각 단편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동기로 반전을 주어 장르적 재미를 챙기면서도 이렇듯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다. 결말에 다다라 범행을 저지른 진짜 이유를 알게 된 독자들은 ‘나는 저 사람과 다르니 괜찮아’라며 안심하는 대신 ‘내가 가해자도, 피해자도 되지 않은 건 그저 운이 좋았던 것뿐’이라는 서늘한 감상을 느끼게 될 것이다. 오싹한 심리적 공포와 충격적인 결말, 복선을 완벽하게 회수하는 노련한 서사로 작가 아시자와 요를 차기작이 기대되는 작가로 자리매김하게 한 수작이다. 《용서는 바라지 않습니다》는 제38회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상 후보로 노미네이트되고,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주간 분슌》 미스터리 베스트 10’에 올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