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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말_ 다시 커피 한잔
제1장 커피의 문화 가비茄菲와 커피 커피의 유혹 커피의 작은 역사 커피의 노래 쌉쌀한 그 맛, 커피의 맛 루왁 커피 에스프레소, 아메리카노, 카페지뉴 내가 좋아하는 커피 제2장 문학 속의 커피 커피 잔을 들고 다방 제비 구보씨와 낙랑 파라 방란장의 예술가들 다방 아네모네의 마담 밀다원 시대 공초 오상순과 청동다방 제3장 커피의 공간, 카페 카페 프란스 로마의 카페 그레코 〈실화〉 속의 카페 NOVA 고흐가 그린 밤의 카페 긴자의 카페 파울리스타 꽃 도둑이라는 이름의 카페 카페 스트라다 대학로의 학림다방 고향 마을 다방 은하수 이상의 집 맺음말_ 커피 한잔 |
權寧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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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이란 입에 담아보지 않고는 상상되지 않는 법. 맛의 감각은 체험으로 인식된 후 머릿속에 기억된다. 그러므로 ‘가비차’는 그것을 맛보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그저 신비로운 어떤 맛과 향취로 상상되었던 것은 아닐까? ‘가비차’라는 신기한 박래품이 이런 방식으로 한국인의 일상에 자리 잡게 된다는 것이 흥미로울 뿐이다. 입에 익지 않은 것이니 어찌 그 맛을 제대로 알랴?
--- p.31 커피메이커에서 커피가 진하게 커피포트 안으로 떨어져 내려오기 시작하면 집 안이 온통 커피숍처럼 소란스러워진다. 물 끓는 소리, 커피포트에 작은 물줄기로 커피 내리는 소리가 뒤섞이는 동안 커피 향이 거실 안에 가득 번진다. 나는 심호흡을 한다. 내 아내는 그 커피 향에 잠이 깬다고 말한다. 나는 그 말이 싫지 않다. 하지만 나는 커피의 향기보다 그 맛이 더 좋다. 따끈한 커피 잔을 입에 대는 순간 입술과 혀끝에 전해오는 감촉과 그 오묘한 맛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쌉쌀하면서도 달콤하고, 산뜻하면서도 새콤하고, 구수하면서도 깔끔한 그 맛. --- p.49 〈커피 잔을 들고〉에서 화자는 커피를 연인에 비유하고 그 달콤함을 슈크림으로 표현한다. 오후에 지친 몸을 이끌고 커피 한잔을 손에 들고 있다. 커피가 주는 맛과 향기가 환상적인 분위기로 안내한다는 것도 놓치지 않는다. ‘나를 끌고 가는 무지개’는 커피에서 풍기는 향취에 대한 환상을 표현한 구절이다. 오후에 마시는 커피 한잔은 하루의 피로를 모두 잊게 한다. 힘든 일을 잠시 내려놓게 만드는 커피야말로 커피의 매력이 아닐 수 없다 --- p.77 소설 〈밀다원 시대〉는 이처럼 부산 피난 당시 예술가라는 특정 계층을 중심으로 그들이 겪었던 고통의 시대를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 작가 자신이 그려내고 있는 인간상의 적나라한 모습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밀다원’이라는 다방의 공간 그 자체다. 삶과 예술, 절망과 고통, 사랑과 비애, 배신과 갈등 등이 모두 함께 녹아들어 있는 이 특이한 공간은 바깥세상에서 전개되고 있던 전쟁과 상관없이 강한 정서적 유대감으로 여기 모여든 예술가들을 한데 묶어놓는다. --- p.18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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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문학을 만나 더 깊어진 맛
프랑스의 정치가 텔레랑은 커피의 맛을 ‘악마처럼 검고 지옥처럼 뜨거우며 천사처럼 아름답고 사랑처럼 달콤하다’고 예찬했다. 그만큼 커피는 신비로운 마력을 가지고 있고, 많은 작가들에게 기호품을 넘어 작품의 촉매제가 되기도 했다. 그렇다면 작가들의 문학 작품 속에 나오는 ‘커피’는 어떤 매개체 역할을 했을까? 그리고 ‘카페’라는 공간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커피 한잔》은 커피를 애호하는 한 사람의 에세이기도 하지만, 단순히 커피를 음미하고 적은 감상평은 아니다. 문학 비평가인 권영민 교수가 다양한 문학 작품 속 커피 이야기를 로스팅한 뒤, 커피가 우리 일상에 자리 잡기까지의 시대적 배경을 알 수 있도록 블렌딩했다. 그리고 원두의 종류, 원두를 볶는 방법, 커피를 추출하는 방식 등에 따라 커피의 맛이 달라지듯, 커피의 유래부터 문학 작품 속 커피 이야기, 문학 속에 나오는 실제 카페를 찾아 커피를 시음한 감상까지 이 책에 고스란히 담아냈다. 문학 작품 속에 담긴 커피 이야기 김기림의 〈커피 잔을 들고〉부터 김동리의 〈밀다원 시대〉, 박태원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등등. 저자는 문학 작품 속에 녹아 있는 커피 이야기를 길어 올려서 짐짓 문학 강의를 하듯 풀어놓는다. 다양한 작품 속에서 커피는 삶에 닥친 모든 힘든 일의 무게를 덜어주기도 하고, 실연의 아픔을 달래주기도 하며,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여유를 주기도 한다. 먹을 것이 부족하고 삶이 팍팍했던 그 시절에도, 커피 한잔은 다채로운 풍경을 만들어냈다. 이것은 지금 우리의 삶에서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부분일 테다. 왁자지껄한 카페에서 사람들 틈에 끼어 커피를 즐기고, 버스 정류장에서 믹스 커피 한잔에 온기를 느끼며, 조용한 거실에서 커피 잔을 들고 상념에 빠지기도 한다. 이제 누구를 만나든지 “커피 한잔하실래요?”라는 말을 자연스레 건넨다. 이처럼 커피는 삶의 모습까지 바꾸어놓았고 일상의 한 부분이 되었다. 이 책을 통해 커피 한잔에 담긴 역사를 알게 되면, 더 깊고 진한 커피를 마실 수 있게 될 것이다. 이제 독자들이 음미할 차례다. 쌉쌀하면서도 달콤하고, 산뜻하면서도 새콤하고, 구수하면서도 깔끔한 그 맛. 커피와 문학이 만나 더 깊고 진해진 그 맛을 온전히 느껴보기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