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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꽃씨 연필
꽃씨 연필 / 속단추 / 바위채송화 / 목련 1 / 목련 2 / 풀어야 해 / 나무 도마 / 까만 비닐봉지 / 사과 한 개 속에는 / 비 오는 날 / 가을 하늘 / 뚝배기 / 봄의 미소 / 봄은 / 가을 엽서 제2부 담 넘어 볼까 팬지꽃 밥그릇 / 석류 / 봄비 / 밥숟가락 번호 키 / 구두병원 황금 손 / 아빠의 뜨개질 / 나무아파트 / 뻥튀기 장수 / 담 넘어 볼까 / 포스트잇 / 감나무 주차장 / 신발 가족 / 청바지 가방 / 돼지코 연필깎이 / 무방구 해적선 / 제자리 / 실로폰 건널목 제3부 빗방울 농구 시합 누구 집일까 / 산길 / 빗방울 농구 시합 / 별꽃이 열리는 나무 / 봄동 책방 / 퍼주네 국밥집 / 축구공 / 빨랫줄에서는 / 타임캡슐 꿈나무 / 초록 교실 / 너는 아니 / 칠판 수영장 / 소화기 / 진달래꽃 그늘 이야기 / 나무에 달린 사이시옷 / 나무는 / 우산 속 웃음꽃 제4부 보름달 다리 호미 연필 / 별 / 할머니의 재봉틀 / 텃밭 바람 선풍기 / 올해도 감나무는 / 할머니 수건 / 다 보인대요 / 까치밥 / 일기 읽는 나비 / 돌각담 / 함박눈 / 플라타너스 자전거 / 아가와 나비 / 보름달 다리 / 거라시바위 재미있는 동시 이야기 따뜻한 세상에 대한 고운 꿈_백수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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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동심의 눈으로
자연과 생명을 다독이는 동시집! 동심이 가득한 세계로 어린이들을 초대해 온 청개구리 출판사의 동시집 시리즈 「시 읽는 어린이」 129번째 도서 『나무에 달린 사이시옷』이 출간되었다. 문학비평가와 연구자이기 도 한 정영애 시인이 1999년 〈아동문예문학상〉을 통해 동시인으로 등단한 이후 처음 펴내는 동시집이다. 시인은 그동안 공교육과 사회교육기관 등에서 많은 아이들과 만나 왔다. 그러면서 ‘어른의 마음’과는 다른 ‘어린이의 마음’, 즉 ‘동심’을 다시 마주하게 되었다. “사람이 태어날 때부터 가진 본 마음으로 거짓 없는 진실한 마음”인 동심은 “진실한 인간성과 통한다”고 시인은 말한다. 이처럼 동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시인이지만, 동심을 담았다고 모두 동시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백수인 시인은 동시는 “‘어린이의 마음’을 어떠한 언어로 어떠한 그릇에 어떻게 담느냐가 관건”이라면서 정영애 시인의 동시 작품들이야말로 ‘어린이의 마음’을 알맞은 시적 장치를 통하여 언어로 빚어내었다고 평가하였다. 아래의 작품은 동심을 의인화라는 장치를 통해 보여준다. 설거지할 때 까불다가 이가 빠져 버렸어요. 부엌에서 쫓겨나 베란다 구석에 쪼그리고 있었죠. “나도 그릇이에요.” 내 목소리 들렸을까요? 엄마가 나에게 흙을 넣고 모종을 심어 주셨어요. 난 마음 조이며 목마르지 않게 해 주었어요. 늦은 봄 빙그레 웃는 팬지꽃에 노란 나비가 찾아왔어요. 꽃밥을 먹으러. ―「팬지꽃 밥그릇」 전문 시적 화자는 ‘그릇’이다. 설거지하다가 이가 빠진 그릇은 부엌에서 쫓겨나 베란다 한 귀퉁이에 놓인다. “나도 그릇이에요.” 외치는 화자의 목소리를 들었을까? 엄마는 버리는 대신 화자에게 흙을 넣고 모종을 심으며 새로운 역할을 부여한다. 화자 역시 열심히 자신의 몸에 심어진 모종을 돌보고, 결국 팬지꽃을 피운다. 이가 빠져 버려질 뻔했던 그릇은 꽃밥을 담은 새로운 밥그릇이 되어 자신의 삶을 살아간다. 「팬지꽃 밥그릇」은 마치 동화처럼 기승전결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 어린이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이다. 그런데 이 동시에서 화자의 자리에 ‘그릇’이 아닌 ‘어린이’를 두면 또 다른 이야기로 읽히게 된다. “까불”거리는 어린이의 모습은 무척 친숙하다. 그게 어린이의 자연스러운 모습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통 까부는 아이는 자리에서 쫓겨나기 일쑤다. 예를 들어 수업시간에 떠들다가 교실 뒤나 밖으로 쫓겨난 아이가 떠오른다. “나도 그릇이에요.”라는 말은 “나도 여기 있어요.”와 다름없다. “부엌에서 쫓겨나 베란다 구석”으로 내몰린 어린이는 마치 가정과 사회에서 눈여겨보지 않는 소외된 어린이를 연상시키는 것이다. 이렇게 시선을 확대해 바라보면 이 작품이 지닌 무게감은 결코 가볍지 않다. 이처럼 작은 사물을 눈여겨보고 목소리를 주는 작품이 『나무에 달린 사이시옷』에 많이 수록되어 있다. 「나무 도마」「까만 비닐봉지」「뚝배기」「신발 가족」「청바지 가방」「돼지코 연필깎이」「축구공」「빨랫줄에서는」「소화기」「할머니의 재봉틀」「플라타너스 자전거」 등이 이에 속한다. 『나무에 달린 사이시옷』에 실린 작품들은 크게 나누어 가족에 대한 사랑을 노래한 동시(「아빠의 뜨개질」「담 넘어 볼까」「신발 가족」「진달래꽃 그늘 이야기」), 이웃에 대한 사랑을 그린 동시(「풀어야 해」「구두병원 황금 손」「나무아파트」「포스트잇」「무방구 해적선」「별꽃이 열리는 나무」「우산 속 웃음꽃」), 그리고 자연에 대한 깊은 애정이 담긴 작품(「바위채송화」「목련 1」「목련 2」「사과 한 개 속에는」「봄은」「가을 엽서」「석류」「봄비」「제자리」「누구 집일까」「빗방울 농구 시합」「나무에 달린 사이시옷」「나무는」)으로 살펴볼 수 있다. 이 중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모티프가 자연이다. 시인은 자연을 그릴 때 지나치게 추상적이거나 멀게 느껴지지 않도록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 자연을 일상 속에 빗대어 그리는 것이다. 즉, 일상으로서의 자연이다. “일상의 이야기는 무엇보다 소중합니다. 일상생활이 건강할 때 진짜 행복하거든요.”라는 시인의 말을 떠올리며 아래의 동시를 감상해보자. 키 큰 나무들이 줄 맞춰 있는 우리 동네는 나무아파트 숲 101동 미루나무 1층엔 허리 굽은 비비새 할머니가 살고 105동 떡갈나무 7층엔 수다쟁이 종달새 다솔이가 살아요. 옥탑방에는 민국이네가 막 까치집 둥지를 틀었지요. 나뭇잎 창문에 아침 햇살이 들어오면 종달새는 가방 메고 학교에 가고 비비새는 지팡이 짚고 노인정으로 가지요. 학교 끝난 종달새가 집으로 오면서 콧노래를 부르면 장미나무 빵집 아주머니 “학교에서 칭찬받았나 보네.” 개나리나무 세탁소 아저씨도 “새 친구가 생겼나 보구나.” 거들지요. 가끔씩 두부 장수 땡벌 할아버지가 “쨍그렁 쨍그렁” 수레를 끌면서 맴돌기도 하고요. 우리 집에 놀러 오세요. 참, 벨은 누르지 마세요. 막 잠든 아기 새가 놀라거든요. 문고리로 살짝만 “똑똑” 하세요. 현관문이 봄볕에 꽃문 열리듯 스르르 열리니까요. ―「나무아파트」 전문 「나무아파트」는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숲’의 공간을 ‘아파트’ 단지에 비유한 작품이다. 나무에 깃들어 사는 새들을 아파트에 사는 주민으로 은유했다. 이 작품을 읽노라면 우리에게는 그저 풍경일 뿐인 자연이 어느 순간 시끌벅적한 삶의 장소로 의미 변화를 이루어낸다. 이유는 바로 작품에서 생생하게 엿보이는 새들의 일상 덕분이다. 학교에 다녀온 종달새가 콧노래를 부르자 장미나무는 “학교에서 칭찬받았”는지 묻고, 개나리나무는 “새 친구가 생겼나 보”다고 거든다. 학교에서 돌아오는 어린이의 모습이 밝고 긍정적으로 그려져 있다. 이 모습을 보며 기분 좋은 인사를 건네는 이웃들의 모습에 공감이 간다. 이러한 일상이야말로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강한 일상’이 아닐까? 이처럼 동시집 『나무에 달린 사이시옷』은 가족, 이웃, 자연, 그리고 사물까지도 애정 가득한 시선으로 그려낸 작품집이다. 사랑이 가득한 이들 작품에는 건강한 사유가 넘쳐 흐른다. 이러한 건강함은 어린이 독자들의 마음에도 가닿을 것임에 분명하다. 요즘의 삭막한 일상에 온기를 더할 동시집으로 추천한다. 시인의 말 동심이 잘 자라려면, 가족이 필요하고, 친구가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진실한 사랑이 필요합니다. 나는 이러한 가족과 이웃과 가까운 자연에 대한 사랑 이야기를 첫 동시집에 담았습니다. 우리가 매일 만나는 일상의 이야기입니다. 그렇지만 이런 일상의 이야기는 무엇보다 소중합니다. 일상생활이 건강할 때 진짜 행복하거든요. 우리 친구들이 읽는 아동문학을 ‘사랑의 문학’이라고도 합니다. 일상생활의 건강함은 사랑을 실천하는 좋은 자세라고 할 수 있지요. (……) 나는 앞으로도 더욱 어린이 여러분의 꿈과 생각과 경험의 세계를 글로 쓰면서 이야기 나무를 키우고 싶습니다. 이 나무가 나와 우리 친구들에게 작은 위로가 되고 기쁨의 노래가 될 수 있다면 더없이 행복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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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애 시인의 동시는 ‘어린이의 마음’을 효과적으로 잘 전달하고 있다. 얼핏 단순하고 간단한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여겨지는 동시 작품들도 분석적으로 살펴보면 다양한 시적 장치들을 밑바닥에 깔고 있음을 알게 된다. 시적 담론의 견지에서 보면 사물, 식물, 동물들을 의인화하는 데에도 시적 대상을 시적 환경에 따라 동화와 투사 등의 장치를 적절히 잘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바탕 위에서 그의 시에는 대체적으로 지향하는 사상이 뚜렷하다. 그는 ‘어린이의 마음’을 빌려 소외된 자를 구제하고, 모든 존재가 따뜻한 마음을 주고받으며 더불어 사는 아름다운 세상을 꿈꾼다. 그 바탕에는 생명 존중 사상과 모든 갈등을 해소하고자 하는 화해와 평화의 정신이 깔려 있다.
- 백수인 (시인, 조선대학교 국어교육과 명예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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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동심이 벌이는 발랄한 상상력에 주목하는 것은 그 자체가 동시 특유의 에너지이면서 매력의 근거이기 때문이다. 정영애 시인의 탄력적인 동심적 감성은 상큼한 이미지와 은유를 통해 생동감 있게 진동한다. 동심 층위에 걸맞는 언어배치와 수사력이 뒷받침 되어 통통 튕기는 햇살, 혹은 빗방울처럼 신선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시인이 던진 시선들을 따라가다 보면 싱그런 웃음과 미소를 만난다. 호기심이 붙든 들길과 산새의 투명한 노래를 만난다. 한순간 동심언어는 훌쩍 날아올라 우주까지 뻗어간다.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이 말하고 있는 것은 고스란히 고귀한 동심의 향기들을 한꺼풀씩 벗겨내는 작업이란 점을 확인시켜 준다. 일관되이 시어들은 꿈과 사랑을 지향하는 미덕을 발하고 있다. - 윤삼현 (시인. 전 순천대문창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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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집 『나뭇가지에 달린 사이시옷』에는 가족과 이웃, 그리고 자연이 어울려 사는 재미가 가득합니다. 이를 우리는 유기체적 세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나를 둘러싼 환경과 함께 살아간다는 뜻입니다. “글 꽃씨를 공책에” 심는 연필 친구가 있는 것처럼, “텃밭 엽서”에 글을 쓰는 할머니의 호미 연필이 있어요. 겨우내 움츠렸던 축구공에 봄바람이 따라 들어가네요. 이처럼 동시와 함께 재미있게 놀다 보면, 속단추가 나무의 뿌리처럼 나를 꼭 껴안아 주고, 좋아하는 마음은 “포스트잇”처럼 나만 아는 곳에 딱 붙여놓아요. 할머니에게 재봉틀은 “길 떠나는 기차가” 되기도 하고, 밥숟가락은 “번호 키”가 되었어요, “나무 아파트”에서 새들은 사람이 되기도 해요. 이를 비유의 놀이라고 해야 하나요. 신기하게도 이와 같은 놀이를 하다 보면 세상을 많이 알게 돼요. 또 친절한 사람들이 잘 보여요. 이웃으로 사는 곤충과 동물들이 우리를 환영해 줘요. 자, 그럼 첫 동시집을 내신 정영애 작가님을 만나러 - 염창권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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