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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이라 「우리의 공갈 젖꼭지 나무」
권정숙 「굿모닝 손대리」 김강 「검은 고양이는 어떻게 되었나」 김도일 「어룡이 놀던 자리」 문서정 「누가 불의 게임을 하는가」 채윤 「TEAS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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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집 『작은 것들』은 문학이 진정한 의미에서 선물일 수 있음을 증명하는 사례이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외로운 존재이다. 이것은 인간만이 외로움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기에 인간은 필사적으로 타인을 향해 손을 내밀고 귀를 기울이고 입을 여는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최근에는 인류 최초의 상업행위라고 할 수 있는 물물교환도 경제적인 이유가 아니라 타인과의 소통을 위한 동기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문학 역시도 기본적으로는 존재의 벽을 뚫고 타인에게 다가가기 위한 필사적인 도약의 행위에 가깝다. 특히나 소설은 구체적인 인간의 삶과 그 내면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가장 내밀한 것을 교환하는 행위에 해당한다. 작가는 타인(자신도 포함한)의 삶을 누구보다 오래 바라보고 고민한 결과를 원고지 위에 형상화하고, 독자는 작가가 형상화한 세계를 진지하게 들여다보며 존재의 벽을 넘으려는 필사의 도약을 감행한다. 특히나 소설은 인간의 내면과 삶의 실감에 있어, 그 어떤 인간의 행위와도 비교할 수 없는 탁월함을 지니고 있다. 소설집 『작은 것들』에는 강이라의 「우리의 공갈 젖꼭지 나무」, 권정숙의 「굿모닝 손 대리」, 김 강의 「검은 고양이는 어떻게 되었나」, 김도일의 「어룡이 놀던 자리」, 문서정의 「누가 불의 게임을 하는 가」, 채윤의 「TEASER」가 수록되어 있다. 각각의 작품은 소설이라는 선물이 얼마나 고유한 개성으로 빛날 수 있는가를 실감나게 보여준다. 이들 작품은 여섯 명의 작가가 혼신을 다하여 우리 시대 독자들을 향해 보낸 무상(無償)의 선물이라고 할 수 있다. 강이라의 「우리의 공갈 젖꼭지 나무」와 문서정의 「누가 불의 게임을 하는가」는 근대소설의 모범적 형식에 해당하는 교양소설에 해당한다. 본격적으로 이 사회의 구성원이 되려는 젊은이들의 고뇌와 성장의 과정이 아름답게 펼쳐져 있는 것이다. 그 성장의 행로와 방향은 조금 차이를 보여준다. 강이라의 「우리의 공갈 젖꼭지 나무」가 어리광 부리는 자신과의 결별을 통해 ‘지금-이곳’의 현실에 보다 집중하려는 다짐을 제시한다면, 문서정의 「누가 불의 게임을 하는 가」는 이곳이 아닌 저곳으로의 이주를 통한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것이다. 두 가지 성장의 모습에는 우리 시대 젊은이들이 처한 난경과 그럼에도 그 속에서 피어나는 삶의 의지가 담겨져 있다. 다음으로 권정숙의 「굿모닝 손 대리」와 김 강의 「검은 고양이는 어떻게 되었나」는 근대소설의 적자라고 할 수 있는 리얼리즘적 성격의 작품들이라고 할 수 있다. 두 작품은 자본주의라는 거대한 기계가 현대인을 휘두르고 내모는 양상을 이질적인 각도에서 보여주고 있다. 권정숙의 「굿모닝 손 대리」가 자본주의의 원리가 작동하는 최말단의 모습을 생생하게 드러낸다면, 김강의 「검은 고양이는 어떻게 되었나」는 조망적 시선을 통하여 그 원리의 전체적인 얼개를 스케치하는데 치중하고 있다. 두 작품은 하나의 짝을 이루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전체적인 모습과 실감을 독자에게 전달해준다. 마지막으로 김도일의 「어룡이 놀던 자리」와 채윤의 「TEASER」는 현재를 규정하는 핵심적인 심급이기도 한 과거와 미래를 통해 존재의 심층적 진실에 다가가고자 한 작품들이다. 김도일의 「어룡이 놀던 자리」는 한 인간의 삶을 지배하는 트라우마의 끈질긴 힘과 멀리에 있는 선(善)과 가까이에 있는 악(惡)의 미묘한 갈등이라는 존재의 근원적 이율배반을 파헤치고 있는 철학적인 작품이다. 채윤의 「TEASER」는 과학기술이 고도로 발달된 미래사회를 배경으로 하여 인간의 존재론적 위상과 참된 삶의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 소설집 『작은 것들』을 통해 여섯 명의 작가들이 독자들에게 준 선물은 참으로 아름답고 종요롭다. 그렇기에 이들 여섯 명의 작가들은 우리 시대 문학의 거인들이라고 보아도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소설집 『작은 것들』은 우리가 앞으로도 이 여섯 명의 작가들(강이라, 권정숙, 김강, 김도일, 문서정, 채윤)에게 계속 관심을 가져야 할 충분한 근거가 되어, 우리의 책상 위에 오롯이 놓여 있다. (문학평론가, 숭실대학교 국문학과 이경재 교수의 해설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