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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慶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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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복실이네 안방에는 이상한 가족사진이 걸려 있게 되었습니다. 아버지가 남실이의 돌 때 찍은 사진을 오려서 엄마 옆에 밥풀로 붙였죠. 참 재미있는 가족사진이 된 겁니다.
--- p.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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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문학으로서 자리매김한 장편동화
노경실의 새 장편 동화『복실이네 가족사진』이 나왔습니다. 1982년 신춘문예에 당선된 후 『상계동 아이들』이나 『심학산 아이들』 같은 빼어난 작품들을 쓰면서 우리 아동문학에 힘을 실어온 노경실의 문학적 역량이 결집된 대표작입니다. 요즘 아동문학 시장이 뜨겁게 달궈지고 있습니다. 어린이들을 생각하면 반가운 현상입니다. 그러나 지나치게 단편적인 소재들이 획일적으로 구성되어 어린이들에게 소개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그 동안 아동문학은 알게 모르게 일정한 한계를 지닌 과도기적 단계문학으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작품의 미덕 그러나 『복실이네 가족사진』은 이러한 이분법을 시원하게 넘어서고 있습니다. 『복실이네 가족사진』은 겉모습만 그럴듯하게 포장된 동화집이 아닙니다. 이 작품은 어린이들의 세계를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성이 뛰어난 본격 문학입니다. 이 작품에서는 어린이들의 눈에 비친 삶과 죽음, 함께 살아가는 삶, 넉넉치 않은 생활 속에서도 자신의 소중한 꿈을 이루어 가는 과정이 아주 자연스럽게 전개됩니다. 치밀한 구성과 섬세한 심리 묘사, 탄탄한 문장력, 긴 호흡으로 사건을 밀도있게 이끌어 나갔습니다. 아동문학도 문학 일반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진지한 주제와 문학적 서정성을 담을 수 있다는 것을 이 작품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작품 줄거리 이 작품은 지금은 엄마 아빠가 된 복실이와 효돌이의 어릴 적 이야기로 1960년대 후반을 배경으로 펼쳐집니다. 복실이네 가족은 모두 일곱 명입니다. 엄마와 아빠, 그리고 네 명의 딸과 막내둥이 아들 훈이가 그들입니다. 그리고 복실이네 옆집에는 효돌이가 삽니다. 효돌이는 찍어먹기 장사를 하고 신문 배달을 하면서 학교에 다니는 속 깊은 친구입니다. 이 작품은 복실이가 학교에서 처음으로 사진을 찍는 장면부터 시작됩니다. 그 시절만 해도 사진 찍는 것은 어린이들에게는 스릴 넘치고 긴장감이 감도는 일이었죠. 몇 년 후, 복실이네 가족도 사진을 찍으러 사진관에 갑니다. 막내둥이이자 외아들인 훈이의 돌이기 때문이죠. 복실이네 엄마 아빠가 훈이를 아끼는 마음은 유별납니다. 딸만 줄줄이 넷을 낳다가 끝으로 아들을 보았기 때문이죠. 당연히 복실이를 비롯한 세 딸들은 샘이 날 수밖에요. 그런데 사진 속에는 넷째 딸인 남실이의 얼굴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사진기가 펑! 하는 소리가 무서워 순간적으로 숨어 버린 거죠. 결국 복실이네 가족사진에 남실이의 모습만 빠지게 됩니다. 우연인지는 몰라도 남실이는 얼마 후 급성폐렴으로 죽게 됩니다. 너무나 순식간에 벌어진 일입니다. 남실이의 죽음은 복실이 가족에게 지울 수 없는 슬픔으로 자리잡게 됩니다. 그러나 이 작품에는 슬픈 이야기만 나오는 게 아닙니다. 언제나 복실이를 따뜻하게 위로해 주는 믿음직스런 효돌이가 있고, 모두들 넉넉하지 못하던 시절이지만 밝고 명랑하게 자라나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복실이가 동생들을 데리고 방 안에서 내복의 이를 잡는 모습이나 친구들과 하는 말까기 놀이, 텔레비전이 드물던 시절이라 만화가게에 가서 5원을 내고 동네아이들이 한데 모여 김 일 선수의 레슬링을 보며 목소리 높여 응원하기, 선생님께 20알이나 되는 회충약을 줄서서 먹기, 시골 할머니 댁에서 서커스 공연 보기 등은 요즘 어린이들 눈에 정말 신기하고 흥미진진한 모습들이겠지요. 이렇듯 소박하지만 늘 활기찬 생활 속에서 복실이는 나름대로의 꿈을 키우며 동생들도 돌봅니다. 재미와 아울러 진지한 삶의 모습이 활동사진처럼 그려지는 이야기입니다 『복실이네 가족사진』은 가슴 시리도록 슬프고 따스하고 아름다운 이야기입니다. 한 가족이 서로를 진정으로 위하고 사랑하면서 살아가는 이야기가 눈물겹습니다. 지금 우리는 물질적으로는 풍요롭지만 정말로 소중한 가치가 무엇인지 잊고 있습니다. 가정붕괴, 가족해체 시대에 『복실이네 가족사진』은 어른들에게는 가슴 속에 아름답게 갈무리되어 있는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 어린이들에게는 따뜻한 가정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볼 수 있게 하는 가족 동화입니다. 가정의 달을 맞이하면서 우리 어린이들에게, 그리고 부모님들에게도 마음으로부터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