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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독자를 위한 서문
프롤로그 1악장. 40년 만의 피아노 tip 어른의 피아노를 시작하는 법 1 2악장. 꿈 곡을 연주하다 tip 어른의 피아노를 시작하는 법 2 3악장. 굳은 몸, 곧은 머리 tip 어른의 피아노를 시작하는 법 3 4악장. 마침내 발표회 tip 나의 은밀한 야망 5악장. 피아노 치는 할머니가 될래 에필로그 부록 1. 도전한 곡 일람 부록 2. 좋아하는 명반 11선 |
Emiko Inagaki,いながき えみこ,稻垣 えみ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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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회에서 주로 마주한 상대는 ‘사람’이었다. 사람은 정말이지 내 마음처럼 움직여 주지 않는다. (…) 그에 비하면 피아노 정도는 손쉬운 상태가 아닌가! 그렇다면 모든 건 나에게 달렸다. 피아노를 칠 것인지, 치지 않을 것인지. 노력할 것인지, 하지 않을 것인지.
--- p.26 도도솔솔라라솔…. 가히 충격이었다. 간단하기는커녕 이거 완전히 대공사가 아닌가! 무엇보다 일단 건반이 이렇게나 무거웠다는 사실에 진심으로 놀랐다. --- p.30 어렸을 때 지독히도 싫어했던 바로 그 손가락 번호다. 그때의 나에게 손가락 번호는 자유로운 연주를 방해하는 성가신 규칙일 뿐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그때와는 다르다. 규칙에는 반드시 의미가 있고 선조의 지혜가 담겨 있다고 믿는다. --- p.31 쇼팽의 곡 중에 메트로놈처럼 리듬이 규칙적인 곡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나는 있다! 그렇다, 내가 치는 쇼팽이다. 이 얼마나 한심한 일인지. 아니, 난 대체 뭘 하고 있지? 피아노 외에도 해야 할 일이 산더미 같은데…. --- p.54 모든 변주곡은 각각의 피아니스트가 악보와 격투를 벌였던 피투성이의 기록인 것이다. --- p.111 어른의 무기는 ‘노력은 배신하지 않음’을 아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분명히 아이들의 가능성은 무한대겠지만 유감스럽게도 아이들은 성실하게 노력하기 어렵다. 그러나 어른은 할 수 있다. 노력 여하에 따라 녹슨 가능성도 연마할 수 있다. 그게 내가 이 나이에 피아노를 마주하고 있는 이유다. --- p.138 어른에게는 어른 나름의, 어른만의 피아노가 있다. 어른의 피아노의 즐거움은 실력이 좋다거나 없다는 등의 사소한 문제와는 다른 곳에 있다. --- p.148 치매에 걸릴 사람은 걸린다. 하지만 아무리 중증 치매라고 해도 피아노만은 칠 수 있다고 한다. 너무 멋지지 않은가! 아무리 늙고 시들어도 드뷔시의 〈달빛〉을 화려하게 연주할 수 있다면. --- p.204 나는 언젠가부터 피아노를 배우는 이상, 언젠가는 ‘능숙하게’ 칠 수 있어야 한다고 당연하게 생각했다. 그래서 내 나이를, 그리고 앞으로 나이가 들어갈 것을 두려워했다. 하지만 정말로 중요한 건 능숙한 연주가 아니라 곡을 향한 풋풋한 사랑을 유지하는 것이 아닐까. 아무리 나이를 먹는대도 그 사랑을 계속 품을 수 있는지 없는지가 더 중요하다면…. --- p.260 무엇보다 멋진 점은 앞으로 아무리 나이가 들고 체력과 능력이 쇠약해져도, 실력이 조금도 늘지 않았다거나 실력이 오히려 줄었다고 해서 한탄하고 좌절할 걱정은 전혀 없다는 것이다. --- p.26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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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에게는 어른 나름의, 어른만의 피아노가 있다.”
피아노로부터 배운, 나이 듦의 즐거움 그리고 나를 사랑하는 일 한국의 밀레니얼 세대에게 어릴 적 피아노 학원은 친숙한 곳이었다. 당시 피아노는 곧 경제적 풍요의 상징물이었는데, 십여 년 앞서 경제적 성장을 이룬 일본에서도 피아노는 아이들에게 필수 코스와 같았다. 현상만 같은 게 아니라 한국이나 일본이나 피아노를 배우던 아이들의 심경마저 비슷했던 듯하다. “내가 떠듬떠듬 피아노를 치면 앳된 여선생님의 아름다운 얼굴은 순식간에 귀신처럼 험악하게 변했다. 들으라는 듯 내뱉는 귀신의 한숨 소리는 또 얼마나 크던지. (…) 그러니까 피아노에 관한 즐거운 기억 따위는 찾기 어렵다.” (p.22) 저자의 생생한 경험담을 읽으면, 방 안에 틀어박혀 지루한 표정으로 바이엘이나 체르니를 쳐야 했던 아이들, 한 번 연습하고는 빈 사과를 두 개 세 개 색칠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절로 떠오른다. 많은 이들이 그랬듯 저자 이나가키 에미코 또한 어릴 적 피아노와 인연이 길지 못했다. 그러다 50세에 퇴사 후, 문득 마음 깊숙한 곳으로부터 피아노를 향한 마음이 솟는다. 그렇게 40년 만에 피아노를 다시 시작한다. 나이 들어 배우는 피아노의 어려움을 저자는 몸소 실감한다. 건반 무게에 새삼 놀라고, 어릴 적엔 무시했던 손가락 번호를 필사적으로 읽으며 건반을 누르고, 노안이 찾아와 악보를 두 배로 확대 복사하는, 웃을 수만은 없는 해프닝들이 저자의 생생한 문체로 담겼다. 역시 늦었구나 싶을 때 반짝이는 성장의 순간을 맛보고, 그 맛에 취할 무렵 또 다른 고비를 맞닥뜨리게 되는, 웃음과 눈물이 뒤섞인 이야기다. 그렇게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저자는 깨닫는다. 인생 후반전에 누려야 할 즐거움은 그전과 사뭇 다르다는 것을. 남들이 보기에 완벽한 결과에 이르지 못하더라도 찰나가 될 매 순간 열정을 다하는 마음가짐이 앞으로의 인생을 즐겁게 만든다는 것을 말이다. “나는 언젠가부터 피아노를 배우는 이상, 언젠가는 ‘능숙하게’ 칠 수 있어야 한다고 당연하게 생각했다. 그래서 내 나이를, 그리고 앞으로 나이가 들어갈 것을 두려워했다. 하지만 정말로 중요한 건 능숙한 연주가 아니라 곡을 향한 풋풋한 사랑을 유지하는 것이 아닐까. 아무리 나이를 먹는대도 그 사랑을 계속 품을 수 있는지 없는지가 더 중요하다면….” (p.260) ‘늙음’, ‘노후’와 같은 단어 앞에서 좌절하던 저자는, 피아노를 만난 뒤 비로소 즐겁게 나이 들어갈 수 있겠다고 고백한다. 그래서 자신을 웃고 울리는 피아노 앞에, 저자는 오늘도 앉아 건반을 누른다. 자신과 같은 모험을 시작할 또 다른 누군가를 기다리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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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다. 41살에 다시 치는 피아노는 어릴 때 치던 것과 완전히 달랐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르냐고, 어떤 점이 좋고 또 힘드냐고 누가 묻는다면 할 말이 너무 많아서 난처할 정도다. 피아노와 마주한다는 것은 어쩌면 지금의 나를 마주하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피아노 앞에 앉으면 알게 된다. 내가 잃은 것이 무엇인지. 비로소 얻게 된 것은 무엇인지. 미처 하지 못한 말은 이 책에 전부 적혀 있으니 참고 부탁드립니다. - 오지은 (음악가,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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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나니 노후 얘기도, 피아노 얘기도 아닌, 결국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에 대한 이야기라 놀랐다. 그녀의 이야기는 든든한 격려다. - 온다 리쿠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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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앞에 앉으면 자신과의 대화가 시작된다. 이나가키 씨의 대화는 정직하고 재미있는 데다가, 읽고 있는 나까지 그 여정에 참여하고 싶어지게 만든다. - 시미즈 미치코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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